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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PVP 네임드 열전! 오리지날 편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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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타르!"

얼라이언스는 승리를 위해, 호드는 명예를 위해, 지난 6년간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왔다. 이는 과거 필드에서 벌이던 `필드쟁`부터 `전장`과 `투기장`까지 많은 플레이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와우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다.

PVP 콘텐츠의 변천사와 더불어, 그 중심에 있었던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 무수한 시간과, 소모되어 간 폴리곤들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사람에 열광했고 사람에게 좌절했다. PVP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두각을 드러낸 사람들은 우리가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가진 것만 같았고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스킬에 대한 재해석과 번개같은 반사신경, 신들린 컨트롤로 남들보다 뛰어난 전투 능력을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그들. 우리는 그들을 `네임드(Named)`라 부른다.

 

`네임드`란?

네임드의 사전적 의미는 `지명된, 지정한; 유명한`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네임드 플레이어는 `유명한 플레이어`, 네임드 몬스터는 `지명된 몬스터`로 해석할 수 있다. 즉, PVP나 레이드를 통해 유명해진 플레이어들을 `네임드`라 부르고, `오닉시아`, `캘타스 썬스트라이더`와 같이 고유 이름을 갖는 몬스터를 `네임드 몬스터`라 부르는 것이다.


▲ `네임드`와 `네임드 몬스터`의 차이를 알겠는가?

`오리` 시절로!

와우를 오랜 시간 즐긴 유저들의 글을 보다보면 "오리시절엔 어땠지", "오리땐 그랬어"라는 회상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서의 `오리`란 물론 `오리지날`의 줄임말이다. `오리지날`은 와우의 정식 서비스 시작(2005. 1. 18)부터 첫 확장팩인 불타는 성전의 서비스 시작(2007. 2. 2)전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것이다. 즉, 와우가 가장 변하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았던 초기의 서비스 시절을 일컫는 말이다.

그 때 그 시절, 많은 PVP 유저들을 설레게 했던 환상적 컨트롤의 소유자들. `오리`시절 `네임드`들을 만나보자.

 

마법사의 정석! Otherguy.

Sorrow Hill(슬픔의 언덕)이라는 이름의 동영상을 아는가? 많은 이들이 아직까지도 마법사 PVP의 시초이자 정석이라며 엄지를 치켜드는 Otherguy의 동영상 제목이다. Otherguy 동영상의 등장은 와우 PVP 동영상의 시작을 알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까지의 동영상들이 단순히 와우의 영상물이었다면, 그의 동영상은 키바인딩, 카메라의 움직임, 사이드 스탭 등 현재 PVP 동영상의 모태적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그의 동영상이 단순히 이전 영상과 다르기 때문에 그가 네임드 반열에 올라설 수 있던 것은 아니다.

당시의 마법사 PVP는 전반적으로 변이 후 화염구 스킬을 사용하며 별다른 이동 없이 단순히 스킬을 연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Otherguy는 화려한 `무빙`과 `불 태우기` `화염 작열` 스킬을 활용하여 상대를 유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상대의 수에 관계없이 마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각종 스킬을 최적의 상황에 적절히 사용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경악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 Otherguy의 Sorrow Hill 4편!

Otherguy는 아이템을 사용하는 방식 또한 남들과 달랐다. 당시 법사는 지능 스탯 위주의 아이템을 착용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지만 그는 체력 위주의 아이템을 착용, 버려지던 아이템인 `시체더미 로브`를 베스트 셀러에 등극하게 만든다. 또한 그가 사용하던 마나 소비량 감소 보조 무기는 그의 주력 스킬인 `불 태우기`를 아무리 사용해도 마나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발생하게 했다. 이는 곧 공식 패치를 통한 아이템 하향 조정을 불러왔고, 얼개 보석의 너프를 초래한 장본인이 되었다.

하지만 Otherguy는 와우의 모든 콘텐츠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고, 그의 등장이 점점 뜸해지자 교통 사고로 죽었다는 루머까지 돌았었다. 이는 곧 그의 재등장으로 무마 되었지만, 그는 Sorrow Hill 9편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참고로 Otherguy는 출장이 주근무인 회사원이라 와우를 꾸준히 플레이할 수 없었다고 한다.

 

화냉트리의 선구자! Saerdna와 Mission.

오리지날 시절 마법사의 PVP 필수 특성 트리는 `비전`이었다. 당시 환기 스킬은 특성을 찍어야 쓸 수 있었고, 신비한 폭발은 특성에 5포인트를 투자해야 즉시 시전이 가능했으며, 마법 반사 연마는 특성에 2포인트를 찍어야 침묵이 가능했기에 PVP에서 비전 특성은 보조 특성으로 필수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유행했던 PVP 트리는 화염과 비전 트리. 일명 `아케인 법사`라 불리우며 아케인 냉정 사용 후 불덩이 작열로 몰아치던 전략이었다.

이러한 기존의 틀을 깨고 등장한 Saerdna. 그의 동영상 제작 기술은 Otherguy의 영상에서 진화하여 영상에 대한 충분한 몰입감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실력이었다. 스킬의 적절한 사용은 물론, 뛰어난 응용력과 번개같은 반사 신경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사운드를 통해 상대가 사용하는 스킬을 파악하고 빠르게 얼음 방패 스킬을 사용하여 무마시키던 모습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당시의 냉기 트리는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포인트 투자를 요했고, 비전 트리의 환기와 정신 집중이 없으면 마나 부족에 허덕이던 때였기 때문에 냉기 특성은 유저들 모두가 `쓸 데 없는 특성`이라고 칭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Saerdna는 공격과 보조의 특성 트리를 버리고 공격과 공격 특성 트리로 몰아치는 모습을 매우 잘 보여주었다. 이후 패치를 통해 마법사의 특성에 큰 변화가 생기며 냉기 특성은 PVP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 Saerdna의 PVP! 3편의 Part.1

그의 아이템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가 상대하던 상대들이 결코 PVP에 대한 개념이 없는 상대가 아니었음은 이미 동영상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아이템 또한 결코 낮은 등급의 아이템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에픽으로 캐릭창을 채운 상대들이 대부분이었다.(오리지날 시절을 플레이 했던 유저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 Saerdna의 아이템은 당시 존재했던 칭호에 따라 구입할 수 있었던 칭호 아이템, 즉 부사령관 아이템이었다. 비록 부사령관 아이템이 당시 PVP 특화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전문적 PVP 아이템이라 보긴 힘들었고, 당시의 에픽 아이템에 비하면 낮은 수준의 아이템이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었다. 즉, Saerdna는 뛰어난 실력으로 아이템에 의한 차이를 넘어선 PVP플레이를 처음 선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Saerdna의 뒤를 이어 등장하는 화냉트리의 또 다른 선구자 Mission.

번개같은 반사 신경과 빠르게 몰아치는 방식이 Saerdna였다면, Mission은 더욱 화려한 무빙과 감각적인 타이밍, 속도감 있는 전개와 전략을 통해 화냉트리 마법사 PVP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가 등장했을 당시에는 냉기 특성에 물정령 소환의 등장으로 화염 특성은 사냥을 위한, 냉기는 특성은 PVP를 위한 특성이란 인식이 자리 잡혔을 때이다. 즉, 물정령없이는 마법사의 PVP가 이뤄지지 않던 시절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 때에 물정령없이 기공 수류탄을 들고 나타나 기각 막힌 얼음 방패와 마법 반사 타이밍, 애드온 하나 없이 기본 UI를 사용하며 상대를 유린하는 그의 모습은 비단 Saerdna의 위엄에 뒤지지 않았다.


▲ Mission의 4번째 동영상!

하지만 그가 등장했던 시기에는 이미 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마법사 네임드들이 존재하였고, 그들에게 가려 그의 존재감은 처음부터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3편 이후 4편과 마지막인 4.5편이 널리 공개 되면서 그는 "Otherguy가 Mission으로 돌아왔다"라는 루머를 남길 만큼 강한 인상을 주었으며 수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채 사라졌다.

지금까지도 Otherguy와 Saerdna, Mission은 수많은 마법사 유저들이 `법신`이라 부르며 다시 찾아 볼만큼 마법사의 PVP 플레이에 큰 영향을 끼쳤다.

 

마법사의 신! vurtne.

이제 소개할 이 유저의 영향력은 가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 할 수 있겠다.

그의 이름은 vurtne. 우리나라에서 `버츈`, `버튼`, `부트네` 등의 발음으로 불리며(정작 본인은 자신의 아이디를 생각없이 지어서 어떤 발음으로 불러도 상관없다고 했다.) 진정한 마법사의 신으로 등극했던 그. 독특한 발상과 화려한 무빙, 번개같은 반사 신경과 판단력, 뛰어난 동영상 편집 능력까지 고루 갖춘 뛰어난 `Frostmage vurtne`라는 이름의 동영상을 선보였다. 특히 vurtne 동영상의 3편인 `Elemental PVP`는 vurtne의 최전성기이자 최고의 수작으로 꼽히며 수많은 팬들과 함께 제 2의 vurtne를 꿈꾸는 양산형 마법사 유저들을 만들어 내기에 이른다. 그의 동영상들은 이전과 이후의 수많은 마법사 PVP 동영상들의 비교 대상이 되며 마법사 PVP의 기준이 되었다.

우선적으로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던 것은 그의 순간 판단력과 타이밍, 그리고 PVP에 대한 감과 번개같은 반사 신경이었다. 반사 신경이란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PVP 유저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능력 중 하나이지만, 그의 반사 신경은 이전까지 최고로 인정 받던 위의 세 마법사들과 같거나 혹은 그 이상이었다. 흑마법사의 죽음의 고리를 단순히 얼음 방패로 무마 시키는 것이 아닌, 냉정 사용 후 얼음 방패로 무마 시키는 모습과 스킬 속임수를 통한 상대의 마법 반사 스킬 사용 유도, 상대를 어리둥절케 하는 점멸, 도적의 소멸을 마법 반사로 막기 등의 모습은 사람 이상의 반사 신경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명플레이였다.


▲ vurtne의 3번째 동영상 `Elemental PVP`. 최고의 수작으로 꼽힌다.

vurtne의 플레이에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실력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독특한 발상과 거기에 따르는 코믹적 요소들은 많은 웃음을 자아냈다. 광역 스킬로 몰이 사냥하는 상대를 변이로 죽이기, 정신 지배 후 경비병에게 죽게 만들기, 기계 공학의 반사기를 통해 상대방을 의도대로 농락하기, 모든 장비를 벗고 상대방 죽이기 등 단순한 PVP 내용만으로 이루어진 동영상이 아닌 누구도 하지 않았던 코믹적인 요소들이 다양하게 들어있었다.

vurtne 역시 아이템이 매우 좋지 않은 편에 속했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레이드나 아이템에 대한 욕심이 많지 않음을 밝혔다. 그리고 마법사를 선택한 이유도 아이템이 좋지 않아도 PVP에서 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그를 본 누군가가 "아직도 이 아이템을 쓰고 있어!?"라고 할 만큼 모든 동영상에서 그의 아이템은 낮은 등급이었다. 아이템의 차이를 실력으로 넘어선, 위의 Saerdna와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그가 Saerdna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다.수많은 사람들이 그와 Saerdna, Otherguy와 비교하였지만 정작 본인은 Saerdna가 누군지 모른다고 하였다. 오히려 그는 `Francis`라는 냉기 특성의 마법사의 동영상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 전설의 사라짐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 `delete`를 치고 Okay를 누르면...

총 5편의 동영상과 6번째 동영상에 대한 예고편만을 남긴 채 그는 사라졌다. `불타는 성전`의 등장과 함께 나는 탈 것이 등장하고, 마법사의 스킬 개편이 되면서 그는 와우 PVP의 재미 요소가 없어질 것이란 말을 남겼다. 그가 게임에서 사라지고 나서도 종종 그의 친구와 함께 등장 했다던가, 다른 캐릭으로 플레이 중이라던가 하는 루머가 있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그나마 최근 Drakedog의 9번 째 영상 제작에 그가 참여했다는 정도로 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참고로, 그는 스웨덴에 살며 당시 파트 타임 업무에 종사하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밝혔다.

 

최고의 엔터테이너이자 최고의 악당, 그리고 최고의 이슈메이커! Drakedog.

와우를 플레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용개`혹은 `Drakedog`, `EE`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네임드라 불리우는 유저 중 가장 많은 이슈와 루머, 유명세를 이끌고 다니는 Drakedog. 흑마법사가 PVP에서 최약체이던 시절, 특히나 파괴 특성은 "파괴를 탈 바엔 법사를 하지`라는 인식이 강하여 수많은 흑마법사들이 고통이나 악마 특성을 연구하고 사용하던 시절에 Drakedog는 파괴 특성으로 `The Evil Empire`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첫 동영상을 선보였다.(Evil Empire는 Drakedog가 길드장으로 있는 EE길드의 원문이다.)

당시 사용 빈도가 낮았던 소환수 써큐버스의 현혹과 영혼의 불꽃 콤보, 기계 공학을 PVP의 메즈기술로 사용, 파괴 특성으로 순식간에 몰아치는 플레이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다. 특히, 기계 공학을 PVP에 접목시킨 것은 Drakedog가 처음으로, 이후 PVP 동영상에서 숱하게 등장하는 기계 공학을 통한 메즈는 모두 그에게서 시작된 것이다.

새로운 것들에 대한 시도만이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다. 빠른 판단력과 대응, 다양한 전략적 플레이, 빠른 반사 신경과 적절한 무빙 등의 실력과 점차 발전하는 동영상 편집 능력, 빠르게 전개되는 플레이는 그가 했던 새로운 시도들 만큼이나 대단했다. 그렇게 시작된 Drakedog붐은 빨간 복면 아이템을 유행시켰고, 수많은 흑마 유저들을 파괴 특성으로 갈아타게 했으며, 이후의 흑마법사 동영상들은 모두 Drakedog의 동영상에 비교될 만큼 흑마법사 PVP의 기준이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만이 아니라 북미 서버에서는 언더시티에 Drakedog의 동상을 세우자는 의견까지 제시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컸다.


▲ Drakedog의 최고의 수작인 `Drakedog 7`의 Part. 1

선구자적 시도와 실력, 보는 이들을 흡입하는 플레이 외에도 그를 더욱 유명하게 했던 것은 바로 그의 행보. 갖은 욕설과 비매너 행위, 무차별적 살육 등으로 그는 악당적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들은 그의 유명세를 추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더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가 했던 이전의 게임들에서도 그의 악당적 행보가 밝혀지고(울티마 온라인의 `SUPERSTAR`, 리니지2의 `WEZA`등의 아이디로 엄청난 악행을 저질렀었다.) 모사이트의 게시판에서는 그를 주제로 다양한 만화, 합성 사진, 사연들이 올라왔다. 또한 그가 했던 한마디 한마디가 모조리 유행 되기도 했으며, 각종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그의 팬들은 어디서나 `EE!!`를 외쳤다. 동시에 그의 곁에서 함께 하는 유저들도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PVP 네임드들이 등장했고 Drakedog의 PVP 실력에 대한 평가가 절하되기 시작했다. 동영상 제작만큼은 최고라 할 수 있지만 PVP 자체는 오히려 실력이 줄었다는 평이 많다. 그리고 최근 그의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제 2의 Drakedog를 노리고 등장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골수팬들은 `EE`를 외치며 그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개인 블로그를 통해 Drakedog 10의 제작 예고를 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 Drakedog 일러스트. 미술학도이자 그의 친우였던 Musso(Dump)의 작품이다.

비록 활동이 뜸해지고 실력에 대한 의심과 평가절하가 있다 하더라도, 그가 명실상부 우리 나라 최고의 네임드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전사 PVP의 최고 경지를 보여주겠다! Laintime.

전사가 PVP에서 최약체 중 하나로 취급 당하던 때가 있었다. 힐러와 함께 있는 전사는 무섭지만, 단일 대상으로서의 전사는 농락의 대상이었다.(모든 장비를 벗고 대장군 전사를 잡기도 했었던 시절이다.) 당시의 전사 PVP 동영상은 최상급 아이템을 입고, 힐러의 힐을 받으며 대미지 쇼를 펼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2005년 10월, Laintime의 PVP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그리고 그의 동영상은 국내외적으로 순식간에 각광을 받았다. 심지어 그의 외국팬들은 그의 동영상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모아 재편집하여 `The Legend`라 이름을 붙여줄 만큼 그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Laintime의 PVP에는 힐러가 없었다. 애드온도 없었다. 흔한 대미지 쇼도 없었다. 하지만 그 어떤 전사의 PVP 동영상보다 몰입하게 된다. Laintime은 편하게 힐러의 힐을 받으며 일명 `썰자`를 하는 것이 아닌, 온갖 음식과 물약, 붕대, 시체먹기 등을 써가며 피가 1이 남아도 상대를 잡아내는 처절한 전투를 보여준다.


▲ Laintime 1편, 대장군의 포스가 느껴진다!

그의 동영상은 3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무빙. 자신의 무기 공속에 따라 치고 빠지면서 상대는 무기 공속에 관계없이 자신과 똑같은 횟수를 때리게 만든다. 또 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장비를 체크한다는 것이다. 기초적인 애드온조차 사용하지 않았던 그가 유일하게 사용한 애드온이 인스펙트 애드온이라고 한다. 밀리 클래스 상대의 장비를 체크하고, 그에 따라 무장 해제를 쓸지, 상대의 공속은 어떠한지, 마법 부여는 무엇을 했는지 등을 파악하여 전략적으로 전투를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투 중 끊임없이 점프하고 캐릭터 창과 가방 창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이러한 행동에도 타이밍이 있으며, 이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이 아드레날린과 APM 유지를 위해 초반에 자신의 건물과 일꾼, 그리고 미네랄과 랠리포인트 지정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한다.

수많은 유저들의 찬사 속에서 그는 2007년 2월, Laintime 5편을 마지막으로 군입대를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0년 1월, 그가 다시 돌아왔다. 예전처럼 필드가 아닌, 성기사 `소라아오이`와 2:2 투기장을 뛰는 그의 모습을 무려 54분의 동영상에서 볼 수 있었다.  2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는 대단한 실력을 보여주었고, 검투사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다. 이제 국방의 의무까지 마친 그는 꾸준히 와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 또 어떤 동영상으로 유저들을 놀라게할 지 기대가 크다.

 

상대를 확인할 수조차 없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도적! Grim.

와우 PVP 동영상들을 보다보면 시원시원한 대미지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동영상들이 꽤 있다. Grim 역시 엄청난 대미지로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해버리는 PVP 동영상을 공개했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동영상은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냥 엄청난 대미지로 일명 `썰자 동영상`으로 치부될 수 있었던 그의 동영상이 엄청난 히트와 함께 동경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 Grim의 `Total Annihilation` 2편의 Part. 1

Grim의 PVP 동영상은 마치 영화같은 동영상이었다. 탄탄한 편집을 통해 당시까지 없었던 초반 인트로의 영화와 같은 장면들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었다. 또한 동영상 중간 중간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유머있는 컷이나 자막들을 넣었으며, 다양한 특성에 다양한 전략으로 전투를 선보이며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지루함을 없애버린다. 또한 상대가 누구인지조차 확인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제압해버리는 대미지 쇼와 빠른 전개 자체만으로도 시원시원한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Grim의 아이템은 당시 최고 등급의 아이템이었던 전멸의 비수와 심장부 사냥개 이빨이었으며, 방어구와 장신구 모두 최상급의 도적이었다.

하지만 Grim이 PVP 실력도 없이 단순히 좋은 아이템만으로 네임드 반열에 올라선 것은 아니다. 자신보다 더 좋은 장비의 상대 도적(썬퓨도적)에게 먼저 맞고도 승리를 거두는 장면도 그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다. 또한 투기장이 등장하면서 그의 실력은 확실히 증명되었다. 물론 2편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계정거래를 했다던가, 부주가 있다던가 하는 루머도 있었지만 투기장 시즌1에서 그는 괜찮은 실력을 보였다고 한다.(Grim과 똑같은 장비를 착용하고도 그와 같이 플레이했던 도적은 없었다.)

 

간지소멸! 간지혼란! 실력으로 승부하는 도적! Niar.

Grim이 폭풍처럼 몰아치며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었다면, Niar는 개념적인 컨트롤과 판단력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엄밀히 말하면 Grim보다 Niar가 먼저 PVP 동영상을 선보였지만, 확실히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3번째 동영상인 `Feel the Pain 3`부터였다. 나이트엘프의 종족 특성인 그림자 숨기로 마법사의 캐스팅을 끊는 시도와 흑마법사의 죽음의 고리를 소멸로 무마시키는 모습, 혼란으로 마법사의 캐스팅을 무마시키는 등의 개념적인 컨트롤로 많은 유저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 Niar의 `Feel the pain 4` Part.1

하지만 시기적으로 Grim이나 vurtne, Laintime 등의 당대 최고의 네임드 영상과 비교 당하기 일쑤였고, 그들에 비해 화려하지 못한 동영상 편집 능력과 화려한 스킬이 없는 도적의 특징으로 실력 이하의 평가를 받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래도 그의 섬세하고 개념적인 스타일은 그를 네임드의 반열에 올라서게 했다.(그의 전성기 WCM평가 평균은 모두 4.8이상이었다.)

하지만 `불타는 성전`이 등장하기 직전과 이후의 동영상에서 최고 등급의 아이템을 착용하고도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평균적으로 대다수의 유저들이 PVP 실력이 상향됨에 따라 그의 플레이는 점차 빛을 잃어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의 전성기 플레이를 기억하는 도적 유저들은 그를 선구자라 부르며, 그의 플레이를 다시 찾는다.

 

야성 드루이드의 전설이 되다! 선구자! Dump.

와우의 PVP는 직업과 특성에 있어서 선구자적 면모를 보이던 유저들의 노력으로 발전되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드루이드 역시 야성 특성이 PVP에서 매우 약체로 분류되던 시절(야성은 레벨업 특성으로 간주되었다.), 흑마법사의 선구자인 Drakedog처럼 드루이드의 선구자 Dump가 등장했다.(참고로 이 둘은 친구라고 한다.) 야성 드루이드로 상황에 맞춰 다양한 폼을 구사하며, 적절한 타이밍의 힐과 메즈, 상성의 상대도 무너뜨리는 그의 모습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끝나갈 무렵, MBC게임에서 개채된 와우의 PVP 팀 대항전은 드루이드 유저들에게 있어 특기할만한 사건이었다. 드루이드의 선전을 기대하기는커녕 드루이드의 존재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그는 두 번째 선수로 출전해 상대 선수 모두를 쓰러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이 전설의 시작이었다.

강력한 한 방은 없지만 높은 체력과 방어력의 곰폼(Form), 방어력은 낮지만 강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표범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치타폼, 그리고 힐과 메즈기까지 모두 능수능란하게 사용하여 하이브리드라는 드루이부분의 전투에서 주로 보여준 폼은 곰으로(당시 표범의 방어력은 매우 낮아 쉽게 녹는다는 것이 정설이었다.)속도감있는 전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즉, 곰과 힐로 `버티기`가 주된 플레이였으며 표범으로드의 특징을 멋지게 살린 플레이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대 잠깐씩 치고 빠지는 플레이가 곁들여졌다.


▲ Dump의 최고 수작인 5편! Part. 1

하지만, 1.8패치와 함께 등장한 `Musso #5=Dump`에서 그는 또 한번의 선구자적 면모를 보여준다. 1.8 패치는 대대적인 특성 변화가 있었고, 드루이드의 야성 특성은 완전히 전과 다르게 변했다. 결과적으로 야성 특성은 대폭적으로 상향되었다. 패치 전, Dump의 야성 특성은 국민 트리라 할 수 있던 조화8-야성22-회복21의 혼합 트리였다.(이 역시 Dump가 만든 트리다.)

하지만 패치 후 조화14-야성32-회복5의 트리로 바꾸고 5편을 공개하였다. 그리고 Dump는 강해진 표범의 대미지와 빠른 이동속도로 상대를 정신없게 만들며 빠르게 버블을 모아 제압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공격 방식과 속도감있는 전개를 보여주었다. 이런 Dump의 방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많은 야성 드루이드의 표본이 되었다. 그리고 또 다시 그의 특성 트리는 야성 드루이드의 국민 트리가 되었다.


▲ Dump의 뛰어난 동영상 편집 능력을 볼 수 있다.

Dump의 5편에서의 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으로는 일명 `데칼폼`이라 불리우는 표범의 룩 변환이다. 표범은 4족 보행의 긴 외형 때문에 거리감이나 공격범위 등의 문제점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2족 보행의 데칼폼은 그러한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했으며, 이 역시 순식간에 유행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야성 드루이드들이 찾아보곤 한다. 이런 룩변환만이 아니라 그의 동영상 제작 능력 역시 지금 보아도 거부감이 들지 않을 만큼 뛰어났다. 음악에 맞춰 중간중간 등장하는 화려한 데칼의 움직임이나 개그컷 등은 몰입감을 더해주며 지루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Dump는 `불타는 성전`이 서비스가 미처 시작되기 전 군입대로 와우를 떠났고, 복귀한 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진 않았다. 현재는 게임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격변`을 코앞에 둔 지금, 그의 이름은 오랜 시간을 플레이한 유저들에게나 기억될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드루이드가 PVP에서 암울하던 시절부터 그는 희망을 보여주었고, 누구보다 앞장서서 많은 것들을 만들어냈다.(참고로, Musso는 Dump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 시절의 아이디이다. 하지만 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되면서 아이디를 선점당하여 Dump로 활동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를 Musso라 부른다.)

 

정석의 플레이! 대장군 드루이드! 클로.

Dump의 군입대로 드루이드 네임드 부재와 동시에 그 자리를 꿰찬 유저가 바로 클로다. 클로 역시 클로즈 베타 테스트 시절부터 주술사로 플레이한 유저이다. 하지만 Dump와의 친분으로 인해 오픈 베타 테스트부터 드루이드를 플레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Dump가 야성 드루이드 암울기를 이끌었다면, 클로는 드루이드의 전성기를 개화시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클로는 1.8 패치 전까지는 회복 특성의 드루이드를 운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패치 후 본격적으로 야성 드루이드를 시작하면서 네임드 반열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그는 Dump의 빈 자리를 충분히 메울 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상대 도적이 실명 스킬을 사용할 것을 예측하여 미리 독해제 스킬을 사용하거나 사냥꾼의 얼음의 덫을 해제하기 위해 NPC를 소환하는 장신구를 사용하는 등의 모습은 많은 유저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 클로의 4번째 동영상 Part.1

클로는 Dump의 PVP를 한 단계 발전 시켰다. Dump가 밀리 계열과의 PVP에서 곰 위주로 싸웠다면, 클로는 밀리 계열을 표범 위주로 제압했다. 특히 드루이드의 빠른 이동 속도를 이용한 화려한 무빙과 표범의 몰아치기는 그의 영상의 백미 중 하나이다. 또한 동영상 편집과 표범을 놀로, 곰을 늑대인간으로, 각종 스킬까지 룩변환을 하여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게다가 그는 5번째 동영상을 통해 조화 특성 드루이드의 PVP를 보여주었다. 즉, 그는 야성 특성의 드루이드 뿐만 아니라 조화 특성과 복원 특성까지, 드루이드의 전부를 보여주고자 했었다.

To be continued...

글_와우메카 유저기자단 `녹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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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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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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