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대격변` 확장팩의 최종 보스인 `데스윙의 광기`가 정복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주인공은 놀랍게도 한국의 25인 공격대인 카르가스 서버의 `즐거운공격대`였다. 한국에서 대규모 레이드 보스의 최초 공략 소식이 들려온 것은 오리지널 시절 `오닉시아`를 엘룬 서버의 `The Chosen` 공격대가 세계 최초로 쓰러뜨린 이후 7년 만이다.
▲ 당시
오닉시아를 처치한 The Chosen 공격대의 기념 스크린 샷
(당시의 인터뷰 기사에서
발췌: 기사
원문 보러가기)
북미나 유럽에 비해 늦은 한국의 패치 일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가 곧 세계 최고`임을 증명한 즐거운공격대에게 세계의 와우저들은 축하와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직도 세계 최고의 공격대의 자리에 오른 기쁨과 흥분 속에 흠뻑 취해있을 그들을 와우메카에서 만나보았다.
▲ 얼라이언스
소속인 즐거운공격대, 인터뷰는 엑소다르에서 단체로 진행되었다
인터뷰 시작에 앞서 공격대원 전원에게 간단한 질문을 몇 가지 건네었다. 먼저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많은 공격대원들은 `믿기지 않는다`, `꿈만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공격대원은 `아제로스는 결국 얼라이언스가 구할 줄 알았다`는 농담을 던지며 `얼라이언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강조하기도 했다.
▲ 아직도
세계 최고의 자리가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어서 쟁쟁한 공격대들을 압도하고 가장 빠르게 용의 영혼 공략을 완성한 비결을 물었다. 완벽한 공략, 환상의 팀워크 등 거창한 대답을 기대했지만 의외로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그것은 바로 공격대장인 `쫘파게티`의 이름이었다. 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공격대원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팀워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 모든
멤버가 `쫘파게티` 님의 이름을 연호하는 순간, 진정한 팀웍이란 이런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용의 영혼을 공략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보스가 누구였냐는 질문에도 역시 이구동성으로 `등`이라는 짤막한 답을 내놓았다. 데스윙의 등은 생명력이 너무 높아 공략에 필요한 장비 수준이 굉장히 높은데, 그 수준을 채우기 위해 가장 화력이 강한 직업만을 집중 투입하게끔 강요받는 기분이었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즐거운공격대는 실제로 용의 영혼 공략 기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데스윙의 등에 소요하였고, 현재도 수많은 공격대가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이 내놓은 대답은 `등`이었다
실제로 쟁쟁한 세계 정상급 공격대들도
현재 데스윙의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격대원들이 흥분한 나머지 다양한
답변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다음 질문부터는 1명씩 지목하여 답변을 받기로 하였다.
게임메카: 데스윙의 등과 데스윙의 광기의 난이도를 비교한다면?
즐거운공격대: 데스윙의 등은 뭐랄까.... `과연 이벽을 넘을 수 있을까?`라는 느낌이었다. 처음 마주치는 보스는 당연히 항상 그런 느낌이 있고 광기도 마찬가지였지만, 광기는 트라이 도중에도 `할만한데?`라는 느낌이었다면 등은 다음 주에도 또 하기 싫다. 나는 힐러라서 괜찮지만 아마 딜러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너무나도 딜링 요구치가 높아 나도 막바지에는 힐 안하고 공격만 해야 할 정도였다.
게임메카: 데스윙의 등과 광기의 직업 구성과
트라이 횟수를 알고 싶다.
즐거운공격대: 어느 던전에서나 그렇지만 생존 잘하고 딜링도 잘하는 딜러가 최고다. 그런데 용의 영혼에서는 특히 `생존에 강하면서 순간 몰아치기가 강한` 딜러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도적과 법사의 활용은 용의 영혼 공략의 핵심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도적은 모든 특성이 다 좋지만 잠행 특성이 이번 패치에 많이 상향되었고, 마법사는 화염 특성에 `소작`이라는 정말 좋은 특성이 있기에 생존과 딜링 양쪽 모두 강력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단일, 다수 대상할 것 없이 항상 강력한 화력을 낼 수 있다보니 많이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보스가 그렇진 않지만 마치 블리자드가 도적과 법사 활용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의 전투도 많았다. 물론 두 직업 뿐만 아니라 나머지 직업들도 완벽히 구성하여 시너지가 받쳐주어야 한다. 아마 다음 주 부터는 직업 구성을 여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우리도 특정 직업만 집중적으로 활용하진 않을 것 같다.
데스윙의 광기 트라이 횟수는 애드온을 살펴보니 215회로 기록되어 있다. 데스윙의 등을 처치하고 바로 광기를 트라이하기 시작해서 완벽히 정리하진 못했지만, 등은 대충 꼽아도 300회 이상 트라이한 것 같다. 자세한 구성은 전투 정보실을 통해 많이 알려진대로 도적과 마법사를 많이 활용했다. 힐러는 신성 성기사 1명, 수양 사제1명, 복원 술사 3명으로 구성하였다.
▲ 해외의
레이드 순위 정보 사이트에 소개된 즐거운공격대의 데스윙의 등 처치 당시 직업
구성
5명의 도적과 7명의 마법사가 눈길을 끈다
게임메카: 해외 커뮤니티 마나플라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역대 최고의 멤버로 공격대가 구성되었다`는 답변을 보았다. 여기에
대해서 자랑 좀 부탁한다. 탱커/힐러/딜러 등 구체적인 기준을 보여주면 더 좋다.
즐거운공격대: 그냥 자신있게 각 직업마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충원된 점이 크다. 예전에 즐거운공격대에서 고생하던 사람들도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을 많이 주었다. 마나플라스크의 인터뷰에서도 언급했지만 50명 가량의 공격대원 중에 많은 사람들이 주력 캐릭터 이외의 직업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파밍은 물론 직업별 이해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전략을 짜낼 수 있었다.
게임메카: 너무 솔직담백하다. 쿤겐이 `으스러진
손의 전당` 영웅 던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몬스터를 몰아서 광역 탱킹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즐거운공격대: 그러면 쫘파게티는 버티지 못할 것이다. 사실 전사 탱커는 너무 약하다. 쫘파게티가 용의 영혼이 열리기 1주일 전에 불의 땅에 갔다가 `문지기 발레록`에서 한 번도 회피가 뜨지 않아서 죽어 버렸다는 슬픈 이야기도 있다.
▲ `마나
플라스크`는 해외의 유명 공격대인 `Ensidia`를 후원하는 사이트이다
마나 플라스크의
대문을 장식한 즐거운공격대의 소식
게임메카: 방금 `체계적인 파밍`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파밍이 이루어진
것인가?
즐거운공격대: 이미 알려졌다시피 `공격대 찾기` 시스템의 버그를 이용한 일부 공격대의 사례가 북미나 유럽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일단 우리는 그러한 버그를 사용한 적은 없다. 우선 3명의 주캐릭터를 티어 방어구 토큰 직업 제한이 겹치지 않게 선출한다. 나머지 22명은 앞서 선출한 3명과 직업이 겹치지 않는 주캐릭터, 그리고 이미 공격대 찾기에 참여하여 입찰 권한이 없는 캐릭터를 혼합하여 구성한다. 양쪽을 합쳐 25명 팀을 구성하고 첫 주에 공격대 찾기를 26회 정도 진행하였다. 추가로 주캐릭터 8~9명과 나머지 자리에 부캐릭터를 섞어서 25인을 6팀, 10인 1팀 정도를 구성하여 용의 영혼 일반 난이도 레이드를 진행하였다. 물론 모든 것은 공격대 정규 일정에 참여하는 주캐릭터의 파밍을 위한 것이다.
▲
세계적인 공격대인 `Paragon`도 공격대 찾기의 버그를 이용하여 블록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
스크린 샷은 블록 이후, Paragon 측에서 사이트에 게재한 사과문이다
▲
일부 주캐릭터가 빠르게 장비를 갖출 수 있도록 즐거운공격대는 특별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정규
공대의 레이드를 위해 부캐릭터 몇 개 정도는 포기하는 것이다
2주 차에 용의 영혼 후반부 공격대 찾기가 열렸을 때도 1주 차와 동일한 방법을 적용하였다. 영웅 난이도가 열린 시점에는 서둘러 공략에 나서기보다 하나의 보스를 공략하면 세 개 파티 정도는 인스턴스에 귀속되지 않은 사람과 부캐릭터를 섞어서 대기 인원들도 충분히 장비를 파밍할 수 있게 하였다. 이 방법은 결과적으로 차후 데스윙의 등을 공략할 때, 마법사와 도적의 참여가 강요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용의 영혼이 집이나 다름없게 느껴질 만큼 셀 수 없을 정도로 드나들었다.
게임메카: 공략 과정에서 물약이나 영약,
보석 등 많은 물자가 필요한데 주로 어떤 경로로 조달하였는가?
즐거운공격대: 영약은 공격대에서 항상 인스턴스 초기화가 되기 전에 대량으로 준비하고 있다. 보통 일주일 전에는 모든 준비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최근에 일이 바빠서 바로 전날에 준비하는 경우도 있었다. 음식이나 물약은 개별 공격대원들이 준비한다. 음식의 경우, 공격대에서 마련했지만 최근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서 개인 준비물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4.2패치 때 캐릭터 9개를 불의 땅 골드 막공에 참여시키면서 모은 돈을 용의 영혼 공략 도중에 다 써버렸다. 영약 재료 모은다고 약초 채집 캐릭터로 황혼의 고원을 누볐던 걸 생각하면....
보석의 경우는 첫 주에 부캐릭터를 총동원, 일반 난이도를 여러 번 공략하여 획득한 보석을 주캐릭터에 모두 나누어 주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많은 붉은색 보석은 모자라서 경매장을 이용하거나 카르가스 서버의 호드 진영에서 가져오기도 했다. 모두 부캐릭터가 워낙 많아서 물자 충당에 어려움은 없었다.
게임메카: 마지막으로 아직 즐거운공격대를
잘 모르는 해외 공격대, 그리고 한국의 와우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배고픈 아크: 해외 공격대들이 한국 공격대에 대해서 모른다는 이야기가 가슴이 아팠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알려졌으면 좋겠다.
율히비: 즐거운공격대에 처음 가입한 것이 불타는 성전 시절이었는데, 그 때 킬제덴 국내 3위 처치를 기록했다. 당시에 쫘파게티가 `우리 세계 1등 한 번 하자!!`고 말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 때만해도 꿈같은 이야기였는데 결국 해냈다. 정말 너무 아름다운 밤이다!
Kz: 즐거운공격대도 레이드를 준비하고 트라이하는 과정에서 외국 상위 공격대의 영상과 조합을 보면서 느끼고 배운 것이 많다. 이번 용의 영혼에서는 쫘파게티가 좀 더 융통성있고 넓은 가능성으로 모든 정보와 상황을 바라보면서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고 적응해 나간 덕분에 성과를 이룩한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의 행보에 따라 외국 공격대들의 한국 공격대에 대한 인지도 역시 점차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Zedka: 항상 응원해준 한국의 유저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평소에 공격대원들이 티는 내지 않지만 마음 속으로는 다들 고맙게 여기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글: 게임메카 김상진, 이승범 기자(wzcs0044@gamemeca.com,granvias@gameme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