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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정치인 출신, 게임산업 남경필 회장 취임 첫 해 성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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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타 현장에서 출품된 게임을 줄기는 중인 남경필 회장

 

규제 공세에 시달려온 게임업계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중진인 남경필 의원이 한국게임산업협회(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의 회장으로 오며 내심 규제의 고리를 빨리 끊고, 부흥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남경필 회장이 꺼낸 카드는 ‘자율규제’다. 실제로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온라인과 모바일에 대한 자율규제를 마련했다. 업계에서 스트레스를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는 ‘규제’라는 단어를 스스로 내걸기까지는 오랜 설득이 뒤따랐다. 남경필 회장은 두 달에 한 번 꼴로 업체 대표들을 설득하며 자율규제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나갔다.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 작년 말이 되어서야 결과가 나온 이유는 업계를 설득하는데 그만큼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게임메카는 신년을 맞이해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의 회장으로 활동한 남경필 회장의 1년 간 활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게임 바로 알리기의 시작, 온라인, 모바일게임 자율규제 마련

 

▲ 청소년 보호를 위한 모바일 자율규제 발표 현장

 

남경필 회장이 취임 후 지금까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 도입할 자율규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2013년 2월에 취임한 남 회장은 이 때부터 업계 관계자를 만나 자율규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먼저 발표된 쪽은 온라인게임이다. 온라인게임의 자율규제는 자녀의 플레이 시간, 결과 등을 한번에 관리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부모와 아이가 스스로 적정한 게임이용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모바일게임 자율규제는 게임업계는 물론 이동통신사 3사와 단말기 업체와 손을 잡고 진행되며, 업계 별로 역할을 나눈 것이 포인트다. 우선 게임업계는 미국과 유럽의 게임심의기구인 ESRB, PEGI와 함께 국제 등급분류기준 마련에 힘을 쏟는다. 이어서 이동 통신사는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조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단말기 업체는 스마트폰 관리 앱을 기본 프로그램으로 각 기기에 장착해 이용자들이 좀 더 편하게 이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남경필 회장은 모바일게임 자율규제를 발표하며 “아이들의 게임을 부모가 제어한다는 것은 당장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창소년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게임업계의 뜻을 국민들이 헤아려주길 바란다”라고 말한 바 있다. 남경필 회장은 자율규제를 게임산업의 이미지를 바로 세우기 위한 첫걸음으로 삼고 있다. 즉, 게임은 엄연한 문화산업이며 잘못된 부분은 스스로 고칠 줄 아는 곳임을 말하는 첫 수단으로 자율규제가 선택된 것이다.

 

행정규제는 최후수단이 되어야, 웹보드게임 자율규제안 제시

 

▲ 님경필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도 자율규제를 강조해왔다

 

행정규제보다 자율규제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방침도 이어졌다. 올해 쟁점 중 하나였던 웹보드게임에 대한 자율규제안을 제시한 것이다. 당시 협회에서 마련한 웹보드게임 자율규제의 핵심은 하루 게임 이용 시간을 10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이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불법환전의 온상지로 손꼽힌 ‘맞포커(특정 상대를 지정하는 것)’를 폐지하고,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할 자율감독기구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협회 차원에서 제출된 웹보드게임 자율규제안은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문화부가 제시한 규제안이 일부 수정을 거쳐 시행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가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잘못된 부분을 고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점은 높이 평가된다. 남경필 회장은 현재도 행정규제보다는 자율규제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정치인 출신 회장인 만큼 이러한 부분을 외부에 어필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남경필 회장은 지난 10월에 진행된 미래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4대중독법의 문제점을 꼬집고, 자율규제의 중요성을 알렸다. 당시 남경필 회장은 “알콜, 마약, 도박의 경우 미성년자에게 허용되지 않는 반면 게임은 미성년자에게 허용되고 있다. 자율규제를 통한 실효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로 – 명칭 변경

 

 

사실 남경필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협회의 명칭을 바꾸는 것이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현재 이름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로 변경됐다. 남경필 회장이 협회의 이름을 바꾼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은 물론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관련산업을 포괄해 게임의 문화적인 위상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이름은 업계 내에서 협회 스스로가 여론을 의식해 명칭에서 ‘게임’을 배제해버린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사실 협회 내부에서는 큰 저항이 없었다. 일단 게임기업부터도 ‘게임’이 이름에 안 들어가는 곳이 많으며 해외 협회 중에도 명칭에 ‘게임’이 없는 경우도 많다”라며 “중요한 것은 명칭을 바꿔 게임산업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를 쇄신해보자는 활동의 일환이었다”라고 말했다.

 

중국시장 활짝 열리나? 신문출판총서와 교류 활성화 협약 체결

 

▲ 한국게임산업협회-중국 신문출판전매집단유한공사 협약식 (사진제공: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규제 대응을 벗어나 산업 진흥을 위한 활동도 이어졌다. 중국에 게임을 수출할 때 반드시 필요한 ‘판권’을 발행하는 신문출판총서와 게임을 비롯한 문화산업 분야의 교류, 유통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주 내용은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신문출판총서가 각국 게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단일 창구가 되어, 양국의 게임산업발전에 서로 힘을 합친다는 것이다.

 

만약 신문출판총서와의 협약이 긍정적으로 진행된다면 게임을 수출할 때 업체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판권 획득’이 좀 더 간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중국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외국 게임의 판권에 대해 까다로운 태도를 고수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 필요했다. 아쉬운 점은 중국 시장을 더 활짝 열 수 있었던 이 기회가 중독법 이슈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남경필 회장 "자율규제 정착 많은 도움 바란다"

 

K-IDEA 남경필 회장은 2014년을 맞이해 게임메카에 새해인사를 전해왔다. 남경필 회장의 신년사는 2013년 한 해 동안 준비한 자율규제가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는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 남경필입니다. 2014년 한 해는 그간 게임업계 차원에서 준비해둔 자율규제를 정착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이 진흥으로 돌아서는 획기적인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이 부분에 대해 게임메카 독자 분들의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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