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X EAST의 메인 중 하나는 인디게임이다. 대형 업체에 비해 인디 개발사들은 조직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기 어렵다. 이러한 업체를 돕기 위해 마련된 '인디 전용 쇼케이스'가 PAX EAST에서 시작된 '인디 메가부스'다. 2002년부터 시작된 '인디 메가부스'는 PAX EAST는 물론 게임스컴이나 GDC 2015와 같은 다른 게임쇼까지 진출할 정도로 세가 확장됐다.
올해 PAX EAST에도 어김없이 인디 메가부스가 등장했다. PAX EAST 2015 인디 메가부스에는 개발사 76곳이 게임 79종을 출품했다. 부스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일반 참가자들로 북적거렸으며, 개발자들은 직접 질의응답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부 게임은 대기열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 PAX EAST 2015 인디 메가부스 현장
게임메카는 PAX EAST 2015 현장에 마련된 인디 메가부스를 방문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게임을 즐겨보고 싶었으나 79종이나 되는 게임을 모두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출품작 중 7종을 골라 직접 즐기고 각 타이틀에 대한 짤막한 소감을 담았다.
위가 아닌 밑으로 하강하는 종스크롤 액션 - 다운웰(DOWNWELL)
▲ 게임에 몰입 중인 참가자
PC와 스마트폰, 2가지 플랫폼을 지원하는 '다운웰'은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색다른 게임성을 보여준다. '다운웰'은 위가 아닌 아래 방향으로 진행되는 종스크롤 액션인 것이다. 플레이어가 할 일은 최대한 멀리 하강하는 것이다. 이러한 게임성에 맞춰 스테이지 자체도 세로로 길기 때문에 PC는 물론 폰을 한 손에 쥐고 플레이해도 불편하지 않다.
▲ 누가 더 많이 내려가나를 겨루는 '다운웰' (사진출처: 인디 메가부스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무작정 밑으로만 떨어지는 것은 '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 스테이지 내에는 플레이어의 하강을 방해하는 몬스터와 장애물이 등장한다. 이들을 한 방에 날리는 '발차기'가 바로 이 게임의 무기다. 플레이어는 한 번에 8번 발을 구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앞을 막는 블록이나 몬스터를 제거할 수 있다. 8번을 다 쓰면 '발차기'를 충전하는 쿨타임이 필요하다. 몬스터에게 맞아 체력이 0이 되면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높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면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내고, 적재적소에 발차기를 사용하는 순간판단력이 요구된다.
빛과 어둠으로 분위기를 전한다 - 홈씩(HOMESICK)
▲ 호러 어드벤처 게임 '홈씩'
이번에 소개할 '홈씩'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PC용 어드벤처 게임이다. 의문의 건물에 갇혀 반복적인 악몽에 시달리는 주인공이 모든 비밀을 밝히고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이 '홈씩'의 줄거리다. 플레이 자체는 기존 어드벤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우스 조작이 대부분을 이루며, 필요한 단서를 모아 퍼즐을 풀어나가는 '방 탈출'식 게임이다.
▲ 극명한 색채 대비가 눈길을 끈다 (사진출처: 인디 메가부스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홈씩'이 눈길을 끈 부분은 그래픽이다. 특히 빛을 쓰는 방식이 대범하다. 밝은 부분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밝게, 어두운 부분은 빛을 최대한 차단해 쓸쓸하면서도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이러한 빛의 사용은 게임의 분위기를 한눈에 보여주는데 주요하게 작용된다. 공포 요소가 가미된 '홈씩'은 스토리에 따라 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화한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분위기 조성을 세밀한 광원 효과로 이뤄낸 셈이다. 온통 회색인 건물에서 유일하게 색을 가진 존재는 꽃과 식물이다. 이 식물들은 보는 맛을 살리는 것은 물론 빛의 유무를 쉽게 구분하도록 도와준다.
우주선 하나를 2인이 조종한다, 러버 인 어 데인저러스 스페이스타임(Lovers in a Dangerous Spacetime)'
▲ 둘이서 즐기는 '러버 인 어 데인저러스 스페이스타임'
친구들과 함께 오는 참가자가 많은 PAX EAST 2015의 특성을 고려해 협동 플레이를 강조한 게임도 다수 등장했다. PC와 Xbox One용 슈팅 게임 '러버 인 어 데인저러스 스페이스타임'도 그 중 하나다. 흥미로운 부분은 협동 플레이다. 플레이어 2인은 우주선 하나를 조종한다. 동그란 우주선 안에 조그마한 캐릭터 2종이 들어 있다.
▲ 조종과 전투, 2가지를 동시에 해야 된다 (사진출처: 인디 메가부스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어가 할 일은 여러 층으로 나눠진 우주선 안을 돌아다니며 적이 위치한 방향에 있는 포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사방팔방에서 적들이 달려들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발 빠르게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2곳 이상에서 동시에 적이 들이닥치는 경우, 동료와 내가 맡을 지역을 구분해 동시에 대응하는 협동 플레이가 요구된다. 여기서 우주선 조종도 플레이어가 해야 된다. 직진하다가 커브를 만나면 우주선 중앙에 있는 키를 돌려 방향을 맞춰놓은 뒤, 다시 포로 이동해 전투에 임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필요하다.
마우스 하나로 즐기는 액션 - 마스터플랜(THE MASTERPLAN)
▲ 마우스 하나로 즐기는 '마스터플랜'
키보드 없이 마우스 하나로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액션게임이 나왔다. PC를 지원하는 '마스터플랜'이 그 주인공이다. '마스터플랜'에서 키보드는 필요 없다. 이동, 전투, 수집, 심지어 퍼즐을 푸는 것까지 마우스 하나로 해결한다. 이동은 캐릭터를 왼쪽 버튼으로 클릭한 뒤 드래그로 경로를 이어주고 목적지를 우클릭하면 된다. 전투와 수집, 퍼즐과 같은 플레이는 모두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된다. 클릭과 드래그, 2가지 조작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 다른 캐릭터와의 협동이 중요하다 (사진출처: 인디 메가부스 공식 홈페이지)
그렇다고 게임이 간단하지는 않다. 일단 '마스터플랜'은 탑뷰 시점을 지원한다. 여기에 스테이지 곳곳에 배치된 적들은 일정 시야를 가지고 있다. 포인트는 시야를 피해 적을 기습하거나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뒤에서 적을 찌르면 한방에 쓰러뜨릴 수 있다. 반대로 전면전이 일어나면 단번에 적을 제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방에서 적들이 몰려온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추가 캐릭터다. '마스터플랜'은 캐릭터 4종을 동시에 다루는 게임이다. 이동이나 전투 시에 왼쪽 버튼을 눌러 캐릭터를 지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관건은 각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효율적으로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다.
은근히 머리 쓰게 만드네? - 미니 메트로(MINI METRO)
▲ 지하철 노선을 소재로 한 '미니 메트로'
PC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지원하는 '미니 메트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하철 노선을 소재로 한 게임이다. 목표는 승객들이 지하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역과 역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다. '미니 메트로'는 지하철 노선표를 연상시키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깔끔하면서도 플레이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지하철 노선은 선으로, 역과 승객은 동그라미, 세모, 네모와 같은 도형으로 표시된다. 승객의 모습이 역과 똑같은 도형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어떤 승객이 어느 역에 가고 싶어하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 은근히 머리를 쓰게 만든다 (사진출처: 인디 메가부스 공식 홈페이지)
관건은 특정 역에 승객이 집중되지 않도록 지하철을 운영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승객이 몰리면 카운트다운처럼 역 주위에 검은 원이 차오른다. 새로운 노선을 놓거나 노선을 바꾸거나, 신규 열차를 추가해 승객들을 빠르게 다른 역으로 분산시켜야 게임오버를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지하철 한가운데에 거대한 강이 있다는 것이다. 강을 넘어 노선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다리나 터널과 같은 장치가 필요한데, 스테이지마다 쓸 수 있는 장치 수가 한정되어 있다. 즉, 계획 없이 노선을 연결하면 나중에는 장비가 없어 필요한 노선을 못 만드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퍼즐을 맞춰 음악을 완성한다 - 센트리스(SENTRIS)
▲ 강렬한 그래픽으로 눈길을 끄는 '센트리스'
리듬게임과 퍼즐이 만났다. PC용 리듬게임 '센트리스'가 그 주인공이다. '센트리스'는 리듬게임의 주 요소인 노트를 '퍼즐'처럼 처리했다. 여러 부분으로 나눠진 투명한 원 안에 색색의 블록을 채워 넣어 음악을 완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 위에 필요한 노트의 색과 길이가 표시되고, 유저는 이에 맞는 블록을 찾아 넣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이러한 방식은 색다를 뿐 아니라 리듬게임의 장벽 중 하나인 '까다로운 조작'을 타파하는 효과까지 불러온다.
▲ 블록으로 원을 채워가며 음악을 완성한다 (사진출처: 인디 메가부스 공식 홈페이지)
보통 리듬게임을 처음 즐기는 사람은 비처럼 쏟아지는 노트를 어찌 처리할 지 난감해 한다. 그러나 '센트리스'에서는 이러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패드로 게임을 즐길 경우 스틱을 좌우로 움직여 블록을 찾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노트 하나가 뚝딱 처리된다. 즉, 조작 때문에 어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노트가 없는 빈 공간에는 내가 원하는 블록을 넣어 나만의 음악을 완성할 수 있다. 여기에 색색의 블록이 가득한 원은 보기에도 예쁘다.
터치를 사용하는 효율적인 방법 - 서버드(SEVERED)
▲ PS비타 게임 '서버드' 부스
PS비타에 범상치 않은 인디게임이 등장했다. 잘려나간 본인의 팔을 찾아나선 소녀의 여정을 다룬 '서버드(SEVERED)'가 인디 메가부스 체험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타이틀이 됐다. '서버드'는 PS비타의 터치 조작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동은 물론, 오브젝트 작동이나 전투도 터치로 진행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PS비타를 바닥에 내려놓고 양손으로 바쁘게 화면을 터치하며 게임 중인 참가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선으로 표시된 부분을 손가락으로 그으면 절단된다 (사진출처: 인디 메가부스 공식 홈페이지)
느낌이 가장 강렬한 부분은 전투다. '서버드'에는 적의 몸통 일부를 잘라내는 절단 요소가 들어가 있다. 절단 부위를 손가락으로 그으면 잘려나가는 식이다. 이렇게 잘라낸 부위는 주인공의 능력치를 강화하는데 사용된다. 이 외에도 반대 방향으로 화면을 그어 적의 공격을 쳐내는 수비와 타이밍에 맞춰 화면을 터치해 공격을 맞받아치는 카운터 등, 터치를 활용한 조작이 세밀하게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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