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테마 > 순정남

[순정남] 오스카상보다 호화로운, 게임 속 영화배우 TOP5

/ 1
※ [순위 정하는 남자]는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28일(미국 현지시각), 세계 최대 영화 시상식 ‘아카데미 어워드’가 열렸습니다. 헐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영화인들 가운데 이냐리투 감독이 지난해 ‘버드맨’에 이어 ‘레버넌트’로 또다시 감독상을 받았고, 남우주연으로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장장 5수만에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렸죠. 이외에도 여우주연상 브리 라슨, 남녀조연상 마크 라이런스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까지 그야말로 성대한 별들의 제전이었습니다.

오늘날 헐리우드 스타들은 영화를 넘어 게임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올랜도 블룸, 클로이 모레츠처럼 홍보 모델로 활약하거나, 아예 직접 목소리 연기를 담당하기도 하죠. 대배우 게리 올드만, 리암 니슨, 사무엘 잭슨이 ‘콜 오브 듀티’, ‘폴아웃’, ‘GTA’에 성우로 참여했단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이들은 훌륭한 연기로 게임에 깊이를 더했을 뿐 아니라 존재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홍보 효과를 불러왔습니다.

최근에는 모션 캡처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단순히 배우의 목소리를 따오는데 그치지 않고 모습 전체를 게임 내에 구현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목구비를 최대한 그대로 본떠야 표정이 어색하지 않고 감정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게임에서 헐리우드 스타를 만나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져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제껏 게임에 등장한 영화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5위 케빈 스페이시(콜옵: 어드밴스드 워페어), 게임계에 왕림한 ‘카이저’


▲ 실제 케빈 스페이시(좌)와 게임 속 조나단 아이언스(우)

5위는 헐리우드의 영원한 ‘카이저’ 케빈 스페이시입니다. 본래 코미디언으로 데뷔했지만 이후 ‘유주얼 서스펙트’와 ‘세븐’ 등에서 강렬한 살인마 연기를 펼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죠. 근래에는 영화계 활동이 다소 뜸하지만 전성기에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과 남우주연상을 모두 받아본 명배우입니다. 지적이면서도 강단 있는 외모 덕분에 주로 진중한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무게 있는 악역도 곧잘 소화하죠.

특히 2006년작 ‘슈퍼맨 리턴즈’에서 ‘렉스 루터’로 분하여 악당의 아우라를 제대로 풍겼는데, 그런 그가 게임계에도 악역으로 전격 진출했습니다. 바로 액티비전의 야심작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를 통해서죠. 작중 케빈 스페이시는 세계 최대의 민간군사기업 ‘아틀라스 코퍼레이션’ 회장 ‘조나단 아이언스’가 되어, 직접 목소리 연기를 하고 자신의 외모까지 제공했습니다.

‘조나단 아이언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일개 국가에 비견될 만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각지의 분쟁을 해결해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위원에까지 오른 야심가입니다. 그는 ‘아틀라스 코퍼레이션’을 앞세워 전세계를 장악하는 것만이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 믿고, 끝내 독재자의 길을 걷죠. 케빈 스페이시는 이처럼 막강한 권력과 굳은 의지를 지닌 ‘조나단’의 캐릭터성을 200% 살려내 뭇 게이머의 대호평을 받았습니다.

4위 금성무(귀무자), 얼굴만으로 환마를 제압하는 꽃미남 사무라이


▲ 실제 금성무(좌)와 게임 속 아케치 사마노스케(우)

4위는 중화권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 금성무입니다. 주로 활동하는 일본에선 가네시로 다케시라고도 하죠. 95년작 ‘중경삼림’으로 우월한 미모를 유감없이 뽐내며 한국에까지 이름을 날렸고, 비교적 최근에는 삼국지 원작 ‘적벽대전’에서 하늘이 내린 모사 ‘제갈량’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았습니다. 73년생이니 벌써 마흔을 훌쩍 넘겼음에도 여전히 ‘제갈량 존예(X나 예쁘다)’같은 표현이 떠도는걸 보면 정말 외모 하난 타고났습니다.

2000년대 초 콘솔을 즐겨 한 게이머에겐 영화 배우 금성무보다는 퇴마 사무라이 ‘사마노스케’가 더 익숙할 겁니다. 2001년 PS2 독점작으로 큰 인기를 얻은 액션게임 ‘귀무자’에 금성무 본인 외모는 물론 목소리까지 제공했거든요. 95년 ‘중경삼림’과 2008년 ‘적벽대전’ 사이 어디에선가 금성무를 알게 됐다면 열에 아홉은 ‘귀무자’를 통해서입니다. 참고로 ‘귀무자 3’에선 ‘레옹’으로 잘 알려진 장 르노가 또 다른 주인공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일본 전국시대 무장 ‘아케치 사마노스케’는 검술의 달인으로, 사악한 ‘환마’의 힘을 휘두르는 군웅 ‘오다 노부나가’에 맞서 오니(おに, 귀신) 무사, 즉 ‘귀무자’로 각성합니다. 어둠 속에서 암약하는 ‘환마’를 처단하기 위해 평생을 받치고 늙어서도 승려가 되어 퇴마 활동을 펼친 훌륭한 인물이죠. 다만 당시 녹음 환경이 워낙 열약했던 데다 애초에 금성무가 연기파 배우는 아닌지라, ‘사마노스케’의 목소리는 왠지 성의가 없다는 악평을 받기도 했죠.

3위 잭 블랙(브루탈 레전드), 영화와 음악에 게임까지 오가는 악동


▲ 실제 잭 블랙(좌)과 게임 속 에디 리그(우)

3위는 코미디언이자 영화 배우, 그리고 악동 뮤지션으로 유명한 잭 블랙입니다. 사람 좋은 인상과 재치 있는 성격은 물론 뛰어난 음악 실력까지 갖춘 팔색조 같은 배우죠.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스쿨 오브 락’, ‘킹콩’ 등 여러 작품에서 호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목소리 연기에 나선 ‘쿵푸 팬더’까지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친우 코미디언 카일 가스와 함께 결성한 어쿠스틱 메탈 밴드 ‘터네이셔스 D’ 또한 나름의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죠.

영화 배우에 메탈 밴드 보컬, 애니메이션 캐릭터까지 해봤으니 이제 게임 주인공도 한번쯤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지난 2009년 잭 블랙을 주연으로 삼은 본격 메탈 액션게임 ‘브루탈 레전드’가 나왔습니다. 상업성 찌든 노래에 이골이 난 상남자 ‘에디 리그’가 전설적인 메탈의 힘으로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로, 그야말로 메탈 마니아를 위한 정신 쏙 빠지는 전개가 일품이죠. 여기에 ‘블랙 사바스’ 오지 오스본, ‘주다스 프리스트’ 롭 헬포드 등 전설적인 메탈 뮤지션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분위기를 더욱 띄웁니다.

‘에디 리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잭 블랙이 추구하는 거친 ‘메탈 스피릿’을 그대로 형상화한 캐릭터입니다. 다부진 역삼각형 몸매에 휘날리는 장발, 촘촘히 가시가 박힌 아대와 해골이 새겨진 가죽 재킷까지 제대로 갖춰 입었죠. 이것도 모자라 도끼날이 달린 기타로 악마들을 썰어버리고 폭풍 같은 연주로 적들의 머리를 터트리고 다닙니다. 아, 물론 게임 중간중간 이어지는 잭 블랙의 연기도 그냥 자기 자신이라 할 정도로 일품이랍니다.

2위 엘렌 페이지(비욘드: 투 소울즈), 2013년 두(?) 화제작의 여주인공


▲ 실제 엘렌 페이지(좌)와 수정 전 엘리(중), 그리고 조디 홈즈(우)

2위는 헐리우드 대표 동안 배우 엘렌 필포츠 페이지입니다. 캐나다 동부의 소도시 출신으로, 왜소한 체격과 귀여운 인상 덕분에 ‘작은 캐나다인(Tiny Canadian)’이라는 별명이 있죠. 10대 리틀맘의 우여곡절을 그린 영화 ‘주노’로 스타 반열에 올랐고, ‘인셉션’ 속 꿈 설계사 ‘아리아드네’로도 큰 인기를 끌었답니다. 여기에 초능력 돌연변이들의 활약을 그린 히어로물 ‘엑스맨’에도 물체를 마음껏 통과하는 ‘섀도우 캣’으로 두 차례 출연한 바 있어요.

엘렌 페이지가 출연한 게임은 공식적으로 하나인데… 비공식적으로 하나가 더 있습니다. 우선 비공식은 2013년 최고의 화제작 ‘더 라스트 오브 어스’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공개된 여주인공 ‘엘리’의 모습이 엘렌 페이지와 지나치게 흡사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녀는 이미 ‘비욘드: 투 소울즈’라는 다른 게임과 정식 계약을 맺고 있었어요. 엘렌 페이지로서는 무단으로 초상을 도용 당한 것이 썩 달갑지 않았겠죠. 결국 이 사태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개발진이 ‘엘리’의 모습을 부랴부랴 수정하며 종결됐습니다.

‘비욘드: 투 소울즈’에서 엘렌 페이지는 초현실적인 힘을 쓰는 영능력자 ‘조디 홈즈’로 나옵니다. 그녀는 영능력 때문에 어려서부터 악령에 시달리고, 커서는 CIA에 차출되는 등 갖은 고생을 겪으며 차츰 자신만의 인생을 찾아가죠. 이 캐릭터는 게임이 출시된 후 엄한(?) 이유로 화제를 모았는데, 샤워 장면에서 고정된 앵글을 강제로 풀고 알몸을 볼 수가 있었거든요. 문제는 ‘조디 홈즈’ 자체가 엘렌 페이지의 모션 캡처로 만들어진 존재라 간접적으로나마… 흠, 넘어가겠습니다.

1위 이병헌(로스트 플래닛), 스톰 쉐도우가 왕년에는 로봇 좀 몰았다 


▲ 실제 이병헌(좌)과 게임 속 웨인(우)

마지막 1위는 이번 ‘아카데미 어워드’에서 수상... 은 아쉽게도 아니고 시상의 영예를 안은 이병헌입니다. 국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배우로, 92년 KBS 드라마 ‘내일은 사랑’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래 안방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지난 2009년에는 헐리우드 액션 영화 ‘지.아이.조’에 카리스마 암살자 ‘스톰 쉐도우’로 출연해 해외 진출까지 성공했습니다. 사생활에서 다소 추문이 돌긴 하지만, 연기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중평입니다.

이병헌이 게임에 출연한 것은 꽤 오래 전 일입니다. 그가 주연을 맡은 캡콤의 2007년작 ‘로스트 플래닛’은 극저온 외계 행성에서 고기동 로봇과 거대 괴수가 혈투를 벌이는 꽤 괜찮은 작품이죠. 당시 이병헌은 드라마 ‘올인’ 흥행으로 일본에서 ‘뵨사마’라 불리는 한류 스타였기에 이 같은 파격적인 섭외가 가능했습니다. 사실 캡콤은 이병헌을 금성무와 장 르노에 이어 ‘신 귀무자’ 주인공으로 발탁하려 했는데, 계약 조건이 맞질 않아 ‘로스트 플래닛’에 이르러서야 겨우 함께할 수 있었다는 군요.

이병헌의 모습을 빌린 주인공 ‘웨인’은 외계 생명체 ‘아크리드’에 맞서 싸우는 인류 정착민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과거 ‘네벡’이라는 군사 조직의 일원이었는데, 어째선지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자취를 감췄죠. 이후 ‘웨인’은 아버지와 ‘아크리드’가 뒤엉킨 격전 속에서 기억을 잃고 오랫동안 잠들게 됩니다. 다시금 깨어난 ‘웨인’이 흐릿한 기억을 추적하며 ‘네벡’의 음모를 분쇄하는 것이 본편 내용이죠. 캐릭터 자체는 능력도 성격도 좋은 ‘훈남’입니다만, 이병헌은 그저 얼굴만 빌려준 것이기 때문에 멋들어진 목소리까지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비디오
장르
어드벤쳐
제작사
퀀틱드림
게임소개
'비욘드: 투 소울즈'는 두 영혼 간의 공명을 소재로 다룬 게임이다. 초자연적인 힘을 소유한 소녀 '조디 홈즈'가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조디 홈즈' 역을 맡았으며 영화 '인셉션'에... 자세히
김영훈 기자 기사 제보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4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