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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게임: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반라미녀들의 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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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라 미녀들의 K-1!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

그동안 괴작게임 시리즈에 열렬한 환호를 보내줬던 극소수의 유료회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사실 필자는 유료회원이 몇명인지 알지 못한다만 이렇게 리플이 없다니 -_-;). 하지만 그동안의 괴작게임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게임들이 괴이하다는 공통점 이외에도 모두 PS2 기반의 게임들이라는 것이다. SCEK의 로비가 아니라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그런 음모까지는 아니더라도 PS2가 없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PS2가 없는 게이머들에게는 괴작게임 기사가 그림의 떡이요 술집 포스터의 이효리일 뿐이다. 따라서 필자는 과감하게 PC게임을 선택해보기로 했다.

 

▶ 지금까지의 괴작게임은 모두 PS2 일색.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무엇인가 석연치 않다!! 혹시 SCEK의 로비??

▶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큰 연관이 없지만 빈칸으로 남기기 뭐해서 그냥 넣었다 -_-; 역시 효리

 때는 바야흐로 21세기 정보화사회. 초고속 인터넷과 모바일 폰, PDA 등도 최첨단 문명도 1~2년 반짝하다가 유행에서 지나가고 유비쿼터스 시대에 돌입했다. 인간의 생활은 나날이 편리해져 모든 것을 집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 머리는 많이 쓰는데 몸은 조금도 안 쓰게 되었다. 실제로 기자의 주위에는 하루 3끼 면식수행(모니터 앞을 떠나기 싫어 하루 3끼 라면만 끓여먹는)을 하며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모든 정보를 하나도 남김없이 꿰차고 있는 인간도 있다.

인간은 똑똑한 동물이라 이렇게 나약해진 자신들의 몸을 계속 방치하다가는 어느날 오스트레일리아산 나무늘보처럼 늘어지다가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발명한 것이 이종격투기. 이 이종격투기를 통해서 인간은 거세된 자신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대리만족하면서 조금이나마 야생의 습성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외로움이 텍사스 들소떼처럼 밀려오는 밤 10시를 넘어설 때부터 케이블 TV에서 날밤이 새도록 방영해주는 이종격투기에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K-1, 프라이드 FC, 판크라세와 러시아와 미국을 주무대로 하는 AFC, UFC, CFC 등의 대회가 있지만 관절기를 거의 쓰지 않는 입식타격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바로 K-1이다. K-1은 카라데, 쿵푸, 킥복싱, 태권도 등 주로 타격에 의한 승부를 내는 경기다.

▶ 이종격투기와 비키니의 환상의 조합. 이것이 바로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의 기본 모토다!!!

가히 영장류 최강의 전사라고 부를만한 K-1 선수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 남녀평등의 이 시대에 왜 남자들만 군대를 가야 하는가!!” 가 아니고 “왜 남녀평등의 시대에 남자들의 K-1 경기만 봐야 하는가! 이쁘고 늘씬한 여자들이 벌이는 격투기는 왜 볼 수 없는가!!(없지는 않다. 다만 유명하지 않을 뿐이지 -_-;) 그래서 나온 게임이 바로...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다.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Bikini Karade Babes). 비키니와 가라데와 ‘걸~’ 들의 조합. 이름만 들어도 뭘 어쩌자는 게임인지 딱 감이 오지 않는가? 그렇다. ‘비키니를 입은 걸들이 신나게 한판 싸워 BoA요’가 바로 이게임의 기본 모토가 되시겠다.

▶ "에이 약해 약해~"  DOA의 빈약한 바스트 모핑에도 감동했던 게이머라면 곧 쌍코피가 터질 준비를...

그러나 지금까지 스트리트파이터의 춘리를 비롯해 쭉쭉빵빵 출렁출렁한 여전사들이 떼로 나오는 DOA 등 나름 섹시한 여전사들이 대전격투게임에 등장하지 않았던가?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라고 해서 그 전작들과 다를 바가 뭐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괴작’게임의 반열에 당당히 오른 이 게임이 설마 그렇게 치졸할리가 있겠는가... 읏흥~♡

 

도발도 100% 인 ‘도발’오프닝 동영상

각설하고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를 설치하고 게임을 실행시켜 보자. 가장 먼저 게이머를 반기는 것은 수십명의 미녀들이 등장하는 오프닝 동영상. 모두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촬영을 한 듯 웃통을 훌쩍 벗어던진 모습이다(설마 게임제목이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인데 모피코트를 입고 촬영을 했겠는가 이 순진한 양반아). 이 수십명의 미녀들이 드넓은 야외에서 각기 자신의 권각을 숨가쁘게 놀리면서 격투기를 진행하는 동영상이 파노라마로 이어진다. 단지 비키니를 입은 미녀들이 싸움을 하는 장면뿐이라면 비키니를 입은 미녀들이 배구를 하는 DOAX와 별 다를 바가 없다.

▶ 오프닝 동영상의 각종 '도발' 포즈다. 모르는 사람은 "저것은 여성의 성상품화야"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아는 사람은 저것이 대전격투에서 상대방의 성질을 돋우는 고도의 심리전 테크닉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궁색하구만 -_-;)

이 오프닝 동영상에는 전 WBC 페더급 챔피언이었던 ‘도널드 커리(복싱 경기중 상대방을 도발하는 모션으로 유명했음)’의 도발은 쨉도 안될 만큼 상대방의 격노게이지를 높여주며 수치심을 유발해 격전을 유도하는 ‘도발’ 이 군데군데 숨어있다. 상대방의 작은 가슴 사이즈를 조롱하는 듯 FF컵의 가슴을 흔들며 도발하는 모습, 자신의 엉덩이를 때리며 가학적으로 도발하는 모습, 격투를 하다 말고 스트레치를 하며 자신의 유연성을 과시하는 모습. 상대방의 가슴 가리개를 빼앗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모습을 비롯해 마지막에는 카메라 앞에 온갖 박테리아의 서식지가 되고 있는 냄새나는 발을 내 뻗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일부 페미니스트 영화평론가에게 20자 영화평을 써보라면 ‘저열한 여성상품화와 게임의 탈을 쓴 포르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게임은 게임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명제에 입각해 본다면 무식의 소치라고 치부할 수 있다. 실제로 동영상만 본 사람도 저렇게 분노하는 판에 실제로 면전에서 저런 것을 당한 여성 파이터들의 분노게이지는 얼마나 상승하겠느냐 이말이야 내말은!!(도올 김용옥의 톤으로)

▶ 적을 면전에 두고 태연하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강력한 도발. 이를 어이없게 지켜보는 표정이 압권!

▶ 마무리가 범상치 않다. 냄새나는 발을 상대방의 코앞에 들이대는 것으로 대미 장식!!

근 20년 동안 PC게임을 해온 기자에게도 이렇게 ‘막하자는’ 도발 동영상은 장르를 불문하고 처음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침소봉대, 과대포장된 게임 오프닝 동영상에 속아왔는가? 오프닝 동영상이 멋지다고 해서 게임까지 멋져야 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20여명의 미녀가 교대로 등장해 자신의 특기를 뽐내며 격투를 벌인다] 가 이 게임의 기본 모토라고는 이미 위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어차피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바에야 게임성에 대한 언급 또한 있어야 공신력있는 매체로서의 책임감을 완수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보라! 이 놀라운 사용자 배려를!!!

우리는 지금까지 게임이라는 탈을 쓴 쌩 뽀르노와 다름없는 게임들을 숱하게 겪어왔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게임성은 저 뒷전에 묻어두고 오로지 여자들의 벗은 몸과 카메라로 훑어대며 변태적인 성행위를 조장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실제로 U 뭐시기라는 게임은 게임매체의 별점에서 이례적으로 “이런 게임은 별 하나도 아깝다” 며 별 반개를 받은 일도 있다.

▶ 옵션에서도 도발적인 포즈를 앞세운 미녀를 대동한 이 친절함

▶ 저사양 게이머를 위한 배려도 확실하다. 총 13단계에 이르는 디스플레이 세밀도 조절 기능

그러나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는 이런 게임들과는 그 격을 달리 한다. 필자가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에 처음 놀란 것은 [게임 옵션] 메뉴에서였다. 게임 옵션 메뉴에서도 도발적인 포즈를 앞세운 미녀를 대동한 이 친절함이라니!! 또 “여자만 보면 됐지 무슨 게임 튜닝이냐”라고 하는 일반 쓰레기 19금 게임과는 달리 게임의 난이도, 파이트 카운트, 라운드 타임, 가드 대미지, 자동 터닝 등을 지정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옵션에서는 무려 13가지가 넘는 옵션을 게이머의 입맛대로 바꿀 수 있어 그 충격이 더하다. 또 저사양 게이머를 위한 배려도 놓치지 않는다. 대부분의 그래픽 옵션은 저사양 게이머를 위해서 토글 온/오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저사양 게이머를 위한 옵션을 따로 만들어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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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여자가 등장하지 않아도 될 메뉴에서 까지 미인 등장!

▶ 키보드뿐만 아니라 조이패드까지 완벽하게 지원한다

감동이 물밀듯 밀려오지 않는가? 우리는 지금 그동안 여자의 몸을 보여준다는 핑계로 온갖 불합리한 인터페이스를 강요당했던 19금 게임에 대한 인식이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 하나로 180도로 바뀌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흐억!!! 모든 공격이 왜 이리 므흣해!!

첫번째 게임은 미녀 캐릭터인 ‘아프로디테’와 ‘비너스’의 게임. 왠지 아프로디테의 등장이 심상치 않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아프로디테는 엉금엉금 기어서 등장!!! 세상에 어떤 격투게임에 어떤 무도가가 엉금엉금 기어서 등장을 한단 말인가? 우리는 이 대목에서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 제작자들의 열린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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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로디테의 등장. 엎드려 엉금엉금 기는 자세로 등장하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제작사의 열린 사고방식을 볼 수 있는 명장면

게임의 대응키는 무척 간단한 편이다. 펀치, 킥, 스페셜, 가드 딱 이 4가지로 갖가지 응용동작을 모두 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펀치와 스페셜키를 동시에 누르면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쇼에서 봄직한 사라지는 마술을 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페셜과 킥키를 동시에 누르면 저녁식사를 배부르게 먹은 처녀가 뱃살과 허벅지 살을 빼기 위해 누워서 자전거를 타는 연습 동작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이런 연속 동작은 우리가 보기에는 우스워도 실제 당하는 입장에서는 대미지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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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에서 천불이 나냐? 응? 도대체 화염방사기를 숨길 곳이 없는 곳에서 난데없이 쏟아져 나오는 불 방망이!

▶ 미혼처녀들이 식후 각선미 단련에 쓰는 '자전거타기'를 응용한 공격 동작. 상대가 저렇게 앉아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을뿐만 아니라 심각한 허점을 노출하게 된다

이쯤에서 우리는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의 베이브들이 펼치는 필살 특수 공격 몇가지를 알아볼 때가 되었다. 아프로디테의 주특기인 ‘상대방의 양쪽 따귀를 휘갈긴 후 길다란 머리채를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브’는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에서는 아주 순한, 소프트한 애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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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것이 웬 *** 쑈냔 말이다!! 탈리아는 폭죽을 쏘아 상대방을 제압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 페르세포네는 근접공격시 상대방을 제압해 자신의 무릎위에 엎드리게 한 후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무시무시한 특수기를 가지고 있다. 정신적 데미지 200%

‘비너스’의 주특기는 상대방의 브라를 빼앗아 대미지를 주는 방식이다. 또 ‘루씨나’는 가슴에서 강력한 에네르기파가 발사된다. ‘탈리아’의 주특기는 상대방을 등지고 엎드린 채로 신체의 그곳(!)에서 강력한 폭죽이 쏟아져 나오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므흣한 공격방식이며 ‘페르세포네’는 궁극의 공격비기인 스팽킹(손바닥이나 주걱으로 상대방의 히프를 때리는 것)을 시도한다. 이외에도 필자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필설로는 형언할 수 없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공격 방식이 있을 것으로 사료되나 시간관계상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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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에 연습할 안무는 핑클의 "영원한 사랑"? 대전격투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타격판정의 정확도는 아쉽게도 낮은 편이다 -_-;

▶ 캐릭터가 확대된 것이 보이는가? 이렇듯 중요장면에서는 자동적으로 줌인/ 줌아웃이 된다.

물론 게임은 정확한 타격 판정과 대미지 계산과는 약간 거리가 멀다. 정확하게 안면을 가격 했는데도 불구하고 판정이 나지 않거나 맞지도 않은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 맞았다고 판정이 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_-;;;;

 

그래도 격투게임이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췄다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가 대충 만든 게임이 아니라는 증거를 하나 더 대보자. 연습메뉴로 들어가면 상대방에 가한 콤보와 입력키가 바로 화면에 출력된다. 마치 철권의 새로운 시리즈르 접하는 것 같은 감동이 밀려들어오지 않는가? 로우킥, 미들킥, 하이킥과 각종 특수 공격키의 콤보를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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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모드로 들어가면 이렇게 자신이 입력한 키를 볼 수 있고

▶  콤보와 히트율도 체크해 볼 수 있다

 홈페이지의 압박!

이쯤에서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의 감동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오해.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의 홈페이지(www.bikinikaratebabes.com)에 들어가 보자. 홈페이지에는 게임에 등장하는 미녀들의 프로필과 비키니 사진들이 즐비... 까지는 아니고 몇장 있다. -_-; 또 포럼에서 유저들이 게임에 등장하는 미녀들에 대한 인기 투표는 물론이고 제작사의 현재의 분위기 또한 (마지막 업데이트는 4월 11일) 전해주고 있다. 정말 유저에 대한 배려와 살신성인이 남다른 회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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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게임캐릭터들의 늘씬한 비키니 포트폴리오를 감상할 수 있다. 포럼을 둘러 볼 수도 있고 개발사의 최근 소식도 알아볼 수 있다

 백견이 불여일행

이상으로 괴작게임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에 대한 기사를 마친다. 글과 그림으로만 접해서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는 독자가 있다면 게임메카 자료실에 있는 비키니 가라데 베이브의 데모파일을 반드시 받아서 실행해 보도록 하자. “뭐야 이런 허접떼기가!!!” 라고 하던 자신이 어느덧 “오오 이런 감동이!!” 라는 자세로 변환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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