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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로스트키퍼, 모바일과 던전 탐사의 만남은 성공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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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트키퍼' 공식 홍보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3대 고전 명작 RPG로 꼽히는 ‘마이트앤매직,’ ‘울티마,’ ‘위자드리’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던전 탐사를 소재로 했다는 점이지요. RPG에서 ‘던전 탐사’는 전통 있는 소재로, 새로운 곳을 탐험하고 색다른 아이템을 발견하는 재미를 줍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던전을 에 초점을 맞춘 게임을 찾기 어렵습니다. 특히 모바일 RPG의 경우 반복되는 전투로 캐릭터 성장에 집중할 뿐, 어지러운 던전을 탐험한다는 느낌을 받기는 쉽지 않지요.

그런데 지난 2월 24일에 ‘던전 탐사’를 메인으로 내세운 인디 모바일 RPG가 나왔습니다. 국내 개발사 볼란테스튜디오가 만든 ‘로스트키퍼’가 그 주인공인데요, 고전적인 소재인 ‘던전 탐사’에 귀여운 캐릭터와 인터페이스를 더했습니다. 모바일게임 중에 던전 탐사물이 많지 않기에 더욱 더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죠. ‘로스트키퍼’는 어떻게 ‘던전 탐사’의 재미를 살렸을까요?


▲ 귀여운 캐릭터들로 '던전 탐사'에 나서는 '로스트키퍼'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로스트키퍼’는 바다 너머에 있는 신비한 섬의 유적을 탐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항구의 좁은 도로에서부터 시작해서 고대의 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던전을 탐사하며 적을 무찌르고 보물을 발견하는 과정을 경험합니다. 특이한 점은 여러 방들로 구성된 던전 갈림길 중에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금 있는 방을 보다 자세히 조사해볼지 등을 직접 선택하는 ‘탐사’ 요소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은 예상보다 큰 보상을 얻게 해줄 때도 있지만,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위험에 처하게 하기도 합니다. 어떤 선택지를 고를지는 유저가 직접 선택해야 하지요.

그럼 본격적으로 ‘던전 탐험’에 대해 말해볼까요? 우선 내가 가진 캐릭터 4명을 골라 팀을 만들어 ‘던전’에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던전’에는 서로 연결된 여러 방들이 있지요. 그 중 한 곳에 들어가면 ‘전투’, ‘발견’, ‘함정’ 중 하나의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전투가 발생하면 등장한 괴물을 모두 해치워야만 다음 방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각 캐릭터는 전후좌우에 하나씩 서고, 자기 반대쪽에 선 적을 우선적으로 공격합니다. 여기에 장착한 아이템에 따라 공격, 회복, 버프, 디버프 등의 각기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캐릭터에 어떤 아이템을 장착시킬지, 어떤 위치에 배치시킬지 고민해 전략적으로 파티를 구성해야 하지요.


▲ 스킬이나 캐릭터 배치 등 파티를 전략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발견’ 이벤트가 발생하면 유용한 아이템이 담긴 ‘보물상자’나 체력을 회복해주는 ‘회복초’를 찾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함정’은 캐릭터들에게 큰 피해를 입힙니다. 따라서 전투는 물론 캐릭터 체력 상황이나 아이템 수량을 고려해 ‘던전’을 어디까지 탐험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즉, 전투와 자원 관리 두 부분을 동시에 신경 쓰는 세심한 운영이 요구되지요.


▲ 방을 탐색하면 보물 상자나 함정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던전 탐사물이 갖추어야 하는 요소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던전이라는 미지의 장소를 탐사하고 그 안에 존재하는 기괴한 것을 발견해나가는 재미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로스트키퍼’는 이 부분을 보여주는 부분이 조금 미흡합니다. 던전에 다양한 방이 있는 것은 맞지만 발생하는 이벤트만 다를 뿐 모두 똑같이 생겼습니다. 방 풍경은 어떤지, 내부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는 묘사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함정도 발동되면 캐릭터 체력을 감소시킬 뿐 어떻게 등장했는가가 의문이죠. 어디서 갑자기 떨어진 바위인지, 기묘한 석상에서 발사된 독침인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기에 상황에 몰입하기 어렵습니다. 즉 ‘로스트키퍼’는 탐사물이지만 ‘던전’이라는 미지의 공간에 대한 상상을 자극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내가 던전을 탐험하고 있다는 느낌을 얻기 어렵죠. 좀 더 전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던전 속 상황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부족합니다.


▲ 어느 방을 가도 똑같은 풍경만 나오니 탐험의 재미는 떨어집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던전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입니다. 게임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있는 방에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이 방을 더 자세히 탐색해볼 것인지 정도가 고작입니다. 던전 탐사물 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함정을 찾아 해제한다거나, 미리 다음 방에 괴물이 있는지 정찰한 후 피해 간다는 등의 선택지는 없습니다. 이처럼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선택의 재미도 좁아집니다.

모든 점을 종합하면, ‘로스트키퍼’는 소재는 참신합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1인칭으로 진행되는 던전 탐사물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분명 독특하고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정작 장르적 특징을 살릴 스토리텔링과 선택의 자유도는 아직 부족합니다. 소재는 신선하지만, 볼륨이 살짝 부족한 감이 있죠. 이러한 장르를 즐겨보지 않은 유저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던전 탐사물'을 즐겨온 매니아에게는 살짝 아쉬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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