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즈(ARMS)' 한국어판이 오는 12일 발매된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언제부턴가 대전격투 게임은 고인물의 상징과도 같은 장르가 돼버렸다. 수많은 커맨드는 당연히 익혀야 하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피격판정을 외우는 것도 모자라, 프레임 단위를 읽어내는 수준의 시력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닌텐도는 격투 게임이 고수들의 전유물로 남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에 그들은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나 '폭권'처럼 누구나 하기 쉬운, 소위 접대용 대전 액션 게임을 여럿 출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더욱 쉬운 격투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복잡한 커맨드을 모두 없애고, 직관적인 조작을 위해 3인칭 시점을 채택하고, 거리를 가늠하기 힘들까 봐 팔을 아예 늘어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팔을 직접 움직여 펀치를 날리는 모션 컨트롤까지 추가했다. 이름도 직관적으로 지었다. '팔'과 '병기'를 한 단어에 녹여낸 닌텐도 스위치 신작 '암즈(ARMS)'. 4월 12일(목) 한국 출시를 앞두고, 어떤 게임인지 확인해봤다.
▲ '암즈(ARMS)' 공식 소개 영상 (영상출처: 한국닌텐도 공식 유튜브)
너무나도 닌텐도스러운 격투게임
'암즈'의 스토리는 지극히 닌텐도스럽다. 시종일관 유쾌하지만 그 속에 진지하고 어두운 면모도 있다. 이야기는 몸의 일부가 스프링처럼 늘어나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게임 속 세계에서 무려 1500년 전, 4000년 전에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현상은 발현되는 시기, 이유, 부위, 대상 등 모든 것이 불명확하다. 원인을 밝혀내려는 시도 또한 스프링에 밀쳐나듯 번번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몸 어딘가가 늘어난 사람들은 '암즈 능력자'라 불린다. 이런 능력자들이 한데 모여서 펼쳐지는 스포츠가 바로 '암즈'다. 능력이 발현된 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해주는 마스크가 개발되며 스포츠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플레이어는 여러 능력자들 중 한 명을 골라 'ARMS'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 몸의 일부가 스프링 처럼 늘어난 사람들을 '암즈 능력자'라 부른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 '암즈 능력자'들 간의 불꽃 터지는 스포츠!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게임 내에는 고유의 매력을 잔뜩 품은 파이터 15명이 등장한다. 스프링 모양 팔을 하고 있는 불굴의 파이터 '스프링 맨', 팝 스타 출신 날쌘 여성 캐릭터 '리본 걸' 등 간판 캐릭터부터,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참가한 미라 '마스터 머미', 능력자가 아님에도 직접 만든 로봇 슈트를 입고 시합에 참전한 천재 소녀 '메카니카' 등 개성 넘치는 '암즈' 능력자들을 게임 속에서 맘껏 조종할 수 있다.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는 '좋아요 잡기'라고 불리는 직관적인 조작법에 있다. 격투 게임에선 보기 드문 3인칭 시점에 조이콘의 모션 인식 기능을 더해 실제 권투와 크게 다를 바 없게 만들어 놓았다. 조이콘을 잡은 팔을 뻗으면 주먹이 나가고, 뻗은 주먹을 왼쪽 오른쪽으로 꺾어가며 방향 조절도 가능하다. 가드를 하고 싶을 땐 조이콘을 팔(八)자 모양으로 기울이고, 상대방을 잡아 메치고 싶다면 양손을 같이 뻗으면 된다. 여기에 버튼 조작도 가능하기 때문에 팔을 휘두르는 게 힘들다면 얼마든지 설정을 바꿀 수 있다.
▲ 매력 넘치는 15명의 파이터가 참전한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좋아요 잡기'로 불리는 직관적인 조작법이야말로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치열한 눈치싸움, 다채로운 전략, 화려한 액션
앞서 소개한대로 '암즈'는 캐주얼한 격투게임을 목표로 하지만 의외로 깊이 있는 전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앞뒤로만 움직일 수 있던 기존의 격투 게임과 달리 보다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회피나 공격 방향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여기에 점프와 대쉬를 적절히 섞으면 다양한 공세를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가위바위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공격은 가드에 막히고, 가드는 잡기에 당하며, 잡기는 공격에 뚫린다. 게임을 구성하는 세 가지 주요 공격 방식이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 상관관계가 플레이의 핵심이다. 이 밖에도 격투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기본 요소를 갖췄다. 차지 시스템이나 파이터의 고유능력을 통해 캐릭터에 특징을 불어넣었고, 필살기로 일발 역전을 노릴 수도 있다.
▲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리듬감 있는 '풋워크(Footwork)'를 구사할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 필살기로 통쾌한 한 방 역전을 노릴 수도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다양한 시스템이 얽히고설키며 만들어내는 여러 변수 속에서 플레이어는 마치 장기를 두듯이 전략을 구상해 나가야 한다.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고 잡기를 날릴지, 가드를 통해 빈틈을 노릴지, 필살기는 언제 날릴지 등을 계속해서 계산해야 한다. 조작은 간단하지만, 그 안에 복잡한 수읽기가 있다는 것이 '암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모드는 싱글 플레이가 가능한 '그랑프리'와 여러 이용자와 대전을 할 수 있는 'VS', 불특정 다수의 온라인 유저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파티 매치', 나의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랭크 매치' 등이 있다. 매치 룰도 다양하다. 기본적인 1대1 배틀은 물론이고, 농구나 배구, 과녁 맞히기, 보스 레이드 등 굉장히 많은 룰이 존재한다.
독특한 스테이지 구성도 눈에 띈다. 캐릭터 당 하나씩 배정된 스테이지는 각각 특별한 기믹을 가지고 있다. 트램펄린이나 자동차 등 밟고 높이 뛸 수 있는 구조물이 있거나, 엄폐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둥 등이 놓여있어 다양한 전략전술을 구상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대부분의 구조물은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며 이를 통해 숨겨진 요소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 농구, 배구, 과녁 맞히기, 보스 레이드 등 다양한 게임 방식을 즐길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암(ARM) 게터'를 통한 수집 요소도 갖추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듯 가벼운 격투 게임
'암즈'는 대전 액션 게임의 공식을 잘 반영하면서도 닌텐도 특유의 캐주얼함을 잘 담아낸 게임이다. 직관적인 컨트롤이 가능해 초보자도 쉽게 입문할 수 있으며 오늘 처음 컨트롤러를 잡은 게이머도 고수를 이길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고수가 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상대의 빈틈을 읽는 수읽기와 칼 같은 공격 타이밍을 잡기 위해선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한다.
'암즈'가 과연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나 '폭권'같은 닌텐도의 간판 접대용 대전 액션 게임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암즈'는 과연 닌텐도의 간판 접대용 대전 액션 게임으로 남을 수 있을까?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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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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