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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고도비만으로 건강 악화된 게임업계

▲ 올해 1분기 국내 게임사 실적은 전체적으로 저조하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국내 주요 게임사 1분기 실적이 속속들이 공개되고 있다. 주요 작품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이룬 그라비티와 네오위즈,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회사를 책임져온 주요 온라인게임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한 넥슨이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하락세가 짙게 드러났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61% 감소했고, 모바일 강자로 자리했던 넷마블은 영업이익이 54.3% 줄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온 컴투스도 영업이익이 23.5% 감소했다. 웹젠 역시 영업이익이 62% 줄었고, 게임빌은 매출은 늘었으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 게임사 실적이 부진한 단편적인 이유는 주요 매출원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신작이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는 유독 새로 등장한 모바일게임이 적었다. 1월부터 3월까지를 살펴보면 해외에서 만든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거나 기존에 출시된 모바일게임으로 다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대부분을 이뤘다. 많게는 한 달에 수십 종씩 쏟아지던 모바일 신작이 자취를 감춘 이유는 무엇일까?

비대해진 몸으로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이중고

본래 모바일은 온라인보다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좀 더 빠르게 게임을 출시해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모바일은 더 이상 적은 인원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모바일 시장 트렌드가 퍼즐, 수집형 RPG, 액션 RPG, MMORPG까지 흘러가며 게임 규모는 점점 더 커졌다.

따라서 소규모 인원, 적은 비용으로 수익을 낼 수 있던 모바일의 강점은 많이 희석됐다. 실제로 4월에 출시된 넥슨 ‘트라하’는 개발 인원 100명이 3년 간 준비했으며, 넷마블이 12월에 출시한 ‘블소 레볼루션’ 개발비는 100억 원 이상이다. 다시 말해 모바일게임 덩치가 너무나 커진 것이다. 게임 하나에 들어가는 인력, 비용, 시간이 모두다 늘었다.


▲ '트라하'와 '블소 레볼루션'에는 만만치 않은 리소스가 투입됐다 (사진제공: 넥슨/넷마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던 초창기와 비교하면 게임 하나를 완성하는데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리고,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제작비도 커졌다. 그러다 보니 예전처럼 빠르게 많은 게임을 만들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하는 전략은 애초에 불가능해진 것이다. 실제로 각 게임사에서 연례행사처럼 수십 종에 달하는 모바일 라인업을 발표하던 것은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모바일 시장 자체도 정체됐다. 사람 몸으로 비유하면 혈관이 꽉 막혔다. 국내에서는 ‘리니지M’이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은 1년 넘게 문이 굳게 잠겼고, 기존작 강세는 해외 시장에서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다시 말해 모바일게임 자체의 덩치가 커진 가운데, 비대한 몸으로 바늘구멍처럼 작은 틈을 돌파해야 하는 이중고가 겹친 것이다.

따라서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출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게임 하나하나에 예전보다 많은 리소스가 투입되었기에 시장에서 참패하면 회사가 입는 타격도 만만치 않게 크다. 따라서 각 게임에 대한 내부 기준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 부분이 1분기 신작 공백으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출시를 올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한 바 있다.

▲ 국내에서는 '리니지M' 독주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자료출처: 구글 플레이)

마지막으로 출시 후 투입되는 비용도 덩치가 커졌다. 가장 단적인 부분은 마케팅 비용이다. 본래도 모바일은 TV광고가 낯설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출시 초에 마케팅 물량을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여기에 앞서 말했다시피 이제 등장하는 신작은 하나하나가 덩치가 만만치 않다. 회사의 사활을 건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초기 마케팅에도 혼신의 힘을 다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에 있어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국내 시장을 ‘리니지M’이 꽉 잡고 있기에 해외를 공략해야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 아울러 주요 수출국이던 중국이 닫히며 기존에 자주 진출하던 일본, 동남아와 함께 북미나 유럽과 같은 서양을 노리는 경우도 크게 늘어났다. 게임은 하나지만 지역에 각각 마케팅이 들어가며 관련 비용은 커진 것이다. 위메이드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된 이유로 모바일게임 해외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를 꼽았다.

종합적으로 보면 모바일게임은 비대해졌다. 게임 하나에 들어가는 개발비와 제작 인력, 기간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처럼 게임 1종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고, 해외 진출도 기존보다 많아지며 마케팅 비용도 덩달아 뛰었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시장 자체가 정체되며 예전보다 신작 출시를 결정하는 것 역시 한결 조심스러워졌다. 올해 1분기를 정리하자면 비대해진 모바일게임으로 인해 업계 전체적으로 피가 통하지 않는 동맥경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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