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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오프라인 행사 개최 위해 넘어야 할 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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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행사 진행 여부를 결정짓지 못 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프라인 행사 진행 여부를 결정짓지 못 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월 대만 타이페이 게임쇼를 시작으로 전세계 주요 게임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얼마 전 블리즈컨마저도 온라인 전환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올해 대형 오프라인 게임 행사는 중국 차이나조이를 제외하면 모두 취소된 상황이다.

이 와중,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 한 행사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다. 작년의 경우 6월 19일부터 부스 조기신청을 받기 시작했으며, 모집 사실은 6월 4일 발표했다. 예년대로라면 지금쯤 사전모집 공고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지만, 지스타 조직위 측은 아직 행사 진행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고 있지 않다. 코로나19 상황을 최대한 지켜보고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지스타 조직위 입장에서는 일 년에 한 번뿐인 초대형 행사를 건너뛰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당수 완화되면 꼼꼼한 방역 대책과 함께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은 하다. 그러나 만약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한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스타가 오프라인으로 열리기 위해 넘어야 할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는 2020 로고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
▲ 현재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는 2020 로고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

1. 해외 바이어 부재, 참가 이유 줄어드는 B2B

어느 게임쇼나 그렇겠지만, 지스타는 두가지로 나뉜다.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B2C,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 행사다. 특히 지스타는 매년 B2B 비중을 키우고 있다. 작년 지스타 회장을 찾은 유료 바이어는 사흘 간 총 2,436 명으로, 재작년 대비 12.3%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들을 통해 수많은 투자상담이 진행됐고, 계약이 성사됐다. 유료 바이어 중 상당수는 해외 바이어다. 국산 게임을 자국에 서비스하거나, 국내 게임 플랫폼에 자사 게임을 탑재하고,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필요한 다양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

그러나 올해, 해외 바이어가 지스타에 방문하려면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2주 간 자가격리 혹은 시설격리를 의무화 하고 있다. 시설 격리 시 하루 약 10만 원의 비용을 격리자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지스타 개최 전까지 모든 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가 해제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작년과 재작년에 걸쳐 한국을 수 차례 방문한 한 중국 게임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한국 방문이 어렵다. 역병이 진정되면, 나는 다시 한국에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스타가 열린다 해도 해외 바이어가 격리까지 감수하며 행사에 참가하리라 기대할 순 없다.

해외 바이어가 감소하면, B2B 출전 업체 역시 자연 감소할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해외 업체들은 한국에 와서 부스를 내지 못하고, 국내 업체들 역시 비즈니스 상담이 큰 폭으로 줄기에 참가 자체에 부담을 느낀다. 매년 B2B에 대형 부스를 낸 한 업체 관계자는 “만약 지스타가 열린다 하더라도 참가 여부는 최대한 상황을 지켜보고 보수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해외 참가사와 바이어가 대폭 준다면 사실상 출전 의미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현 상황이라면 B2B 부스 참가사들도 참가 이유가 많이 줄어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현 상황이라면 B2B 부스 참가사들도 참가 이유가 많이 줄어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2. 부스 내 감염이라도 되면? 출전 꺼려지는 B2C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 참가 업체들 역시 회의적인 반응이다. 힘들여 부스를 낸다 해도 현 상황에 얼마나 많은 방문객이 찾아올 지도 미지수고, 만약 사람이 몰리더라도 게임쇼 회장 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상당수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 지스타에 참가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라 영화관 등에서도 개인간 거리를 띄우는 와중에, 게임쇼 부스를 낸다면 어떤 형식으로 내야 할 지조차 막막하다”라며 “아무리 부스 내 거리두기를 잘 지킨다 해도 사람이 몰리는 게임쇼 회장에서 얼마나 방역이 잘 지켜질 지 모르겠다. 특히 지스타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리기에, 지역 방역망이 뚫릴 우려도 커서 현재로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B2C 부스를 크게 낸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중대형 업체들은 지스타 참여에 대해 매년 어느 정도 내/외부적인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라는 중대한 사건이 있기에, 이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하는 업체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게임 행사 특성 상 완벽한 방역이 가능할 것인가도 문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게임 행사 특성 상 완벽한 방역이 가능할 것인가도 문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3. 이 시국에 게임쇼? 나빠진 사회적 인식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은 게이머 및 일반 국민들의 시선이다. 먼저 국민적 감정 상 이 시국에 대형 게임쇼를 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클럽, 종교시설, 놀이공원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전파가 확산되면서 학생들 개학조차 미뤄지고 있는 와중에,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사람이 몰리는 게임쇼를 연다는 것은 자칫 국민적 반감을 사기 쉽다.

게이머들도 지스타 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 5월 29일, 지스타 개최 가능성을 다룬 게임메카 [이구동성] 만평에는 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댓글이 대다수였다. 한 독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 오프라인 게임쇼를 연다면,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건수를 잡으려고 눈을 치켜뜨고 있는 게임 반대론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스타는 통상 수학능력시험이 끼어 있는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개최된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수능 시험일이 12월 3일(목)으로 연기됐으며, 여기에 맞출 경우 지스타는 12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리게 된다. 이 일정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6월 말까지는 부스 조기모집 공고를 내거나 행사 취소 혹은 온라인 전환을 발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지스타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오프라인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내부 토의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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