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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트릭스터M은 과금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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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에 콕 박힌 '귀여운 리니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엔씨소프트는 작년 7월에 자사 신작 트릭스터M을 소개하며 귀에 콕 박히는 표현을 썼다. 엔트리브소프트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엔씨 이성구 총괄의 '귀여운 리니지'다. 이름만 들어도 무슨 게임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표현이었으나, 원작을 기다리는 팬들 마음 속에는 불안감이 슬며시 싹텄으리라 짐작된다.

당시 이성구 총괄은 리니지보다 가벼운 BM을 가져갈 것이라 언급했으나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오는 20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트릭스터M 과금은 이 총괄의 언급대로 귀여울까? 게임메카는 엔씨소프트 고윤호 사업실장과 엔트리브소프트 박원기 디렉터, 류창주 AD, 최성형 기획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 왼쪽부터 류창주 AD, 최성형 기획팀장, 박원기 디렉터, 고윤호 사업실장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성장 중심 가파른 프로모션 BM은 지양하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엔씨소프트는 트릭스터M 과금 모델을 무겁게 가져갈 의향이 없다. 이 게임에서 목표로 하는 것은 단기간에 많은 매출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리니지보다 폭넓은 유저층을 확보하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고윤호 사업실장은 “트릭스터M은 코어 유저 외에도 다양한 층의 이용자가 즐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에, 오픈 초기부터 과도한 매출유도나 성장 중시형의 가파른 프로모션 전략은 되도록 지양한다. 전체 이용자 성장에 보폭을 맞춰가는 BM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트릭스터M의 초기 방향성은 박리다매다. 매출보다는 구매자 수를 늘리는데 집중한다. 따라서 주요 상품도 유저가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서 필요한 물품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고윤호 사업실장은 “초반부터 과금에 대한 압박이 느껴지지 않도록 여러 고민을 담았다. 누구나 초반부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웰컴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으며, 플레이 성향에 맞춰 선택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각기 다른 효용의 상품을 다양한 가격대로 설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과금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가져간다는 점은 작년 간담회 및 트릭스터M 온라인 방송을 통해서도 얼핏 언급된 바 있다. 정보를 추려보면 일단 리니지 유료 버프라 할 수 있는 ‘아인하사드’와 같은 요소가 없고, 강화에 실패해도 아이템이 파괴되지 않는다. 아울러 PC 원작에서 유료로 판매됐던 ‘이속부(이동속도 증가)’와 ‘무게부(아이템 소지한도 증가)’도 모바일에서는 팔지 않는다

▲ 고윤호 사업실장은 온라인 방송에서도 무게부와 이속부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트릭스터M 방송 갈무리)

트릭스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드릴 액션에도 이러한 방향성이 담겼다. 모바일에서 드릴은 PC와 달리 소모성 아이템이 아니라 장비로 구현됐다. 드릴을 사용하면 내구도가 소모되고, 내구도가 높을수록 더 깊이 땅을 파서 좋은 아이템을 발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드릴 종류와 강화 정도에 따라 내구력이 달라진다. 드릴이 소모성 아이템이 아니고 발굴에 자동이 지원되는 점은 좋지만, 드릴 파밍과 강화, 내구도가 결합되며 이 부분이 결국 과금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대해 엔트리브소프트 최성형 기획팀장은 “드릴력(내구도)은 드릴 별로 차이가 나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재료인 ‘숫돌’로 드릴력을 회복할 수 있다. 숫돌은 게임 내 모든 마을에 존재하는 ‘카밀라의 상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라며 “발굴 깊이에 따른 드릴력 소모량이나 숫돌 가격 등은 내부 테스트를 거치면서 계속 개선했고, 우려하시는 수준의 불편함이나 부담은 느끼지 않으시리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원하지 않는 필드쟁에 말려들지 않게 하겠다

유저들이 우려했던 또 다른 부분은 필드쟁이다. 일단 원작에는 필드 PvP가 없었고, 개방된 필드에서 다수 대 다수가 붙는 PvP를 부담스러워하는 유저도 많다. 리니지는 원작 핵심이 공성전이었고 이를 선호하는 유저층도 두터웠으나, 트릭스터은 그렇지 않기에 재미있으면서도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 작년 간담회 당시 공개된 트릭스터M 이미지, 리니지 RvR이 연상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고윤호 사업실장은 “이 부분은 개발보다 사업에서 고민이 많았다. 우선 쟁을 할 수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어서 트레저 스팟(특별한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는 지점) 출현 조건을 ‘아무 곳’에서 ‘다우징 스팟(다우징 스킬로 찾아내는 스팟)’으로 조정했다. 이를 통해 원하지 않거나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트레저 스팟이 발굴되고, 이를 두고 타인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게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트레저 스팟은 발굴한 당사자가 일정 시간 우선권을 가지기에 찾아낸 사람이 먼저 파낼 수 있다. 아울러 다우징 스팟은 다우징 스킬이 있는 드릴만 있으면 누구나 찾아낼 수 있고, 찾아낸 지점이 ‘트레저 스팟’이 아니라면 발굴한 유저가 소유한다. 아울러 파티 플레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유저를 위한 솔로 콘텐츠도 제공된다.

이 외에도 콘텐츠에 대한 내용을 들어볼 수 있었다. 트릭스터M에는 원작 캐릭터 9종이 등장하며, PC 버전에 있었던 의상과 펫도 있다. 아울러 미완으로 끝났던 스토리도 제대로 마무리한다. 엔트리브소프트 박원기 디렉터는 “일정 시점까지는 기존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기 때문에 되도록 빠르게 원작 스토리를 완성시킬 계획이다. PC 버전처럼 몇 년에 한번씩 에피소드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후에도 새롭게 이어질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원작 캐릭터를 모바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접근성 높여 리니지보다 넓은 유저층에 다가가겠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엔씨소프트는 트릭스터M에서 기존보다 넓은 이용자층에 접근하려 한다. 지난 10일에 진행된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사전예약 단계에서 20대와 여성 유저 비중이 기존 엔씨소프트 게임보다 높다고 발표됐다.

따라서 지난 3월에 예정했던 출시를 연기하며 집중적으로 다듬은 부분도 접근성이다. 최성형 기획팀장은 “중점적으로 이뤄진 작업은 주요 시스템 폴리싱(다듬기)이다. 기존에 완성된 시스템 안에서 편의성을 확장하고, 이용동선 등을 정리했다. 또한 사내 테스트 등을 통해 PC 버전과 다르게 구성된 클래스 특성화 및 PvP 요소를 고려해 밸런스 전반을 다듬었다”라고 설명했다.

고윤호 사업실장 역시 “이 과정에서 후반부에 특히 신경 쓴 부분이 학습 구간에서의 성장 체험과 이를 위한 가이드 퀘스트 구성이다. 물론 플레이 보상 면에서도 많은 조정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MMORPG를 가볍게 즐겼거나, 모바일 MMORPG를 해보지 않은 유저도 좀 더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MMORPG는 지금도 국내 시장 메인이다. 다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PC는 물론 모바일에서도 MMORPG를 해본 적이 없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고, 업계에서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무거운 MMORPG에 집중해온 엔씨소프트가 트릭스터M으로 라이트 유저에게 접근하려는 것 역시 유저층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 첫 과제를 수행할 트릭스터M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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