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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 가격 인하 호재 다수, 구매 타이밍인가?

▲ RTX 3090 Ti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비디아)

작년만 해도 그래픽카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 PC 업그레이드를 포기한 게이머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게이머 사이에서 수요가 높은 RTX 3080, 3070 라인의 경우 국내에서도 온라인으로 원하는 타이밍에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품귀 현상이 완화됐고, 가격 역시 100만 원대로 기존보다 낮아졌다. 실제로 지난 3월 24일에 기가바이트 국내 유통사 제이씨현은 RTX 30 시리즈 중 24개 모델 가격을 인하했다.

이는 비단 국내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주요 제조사로 손꼽히는 ASUS 역시 1년 3개월 만에 RTX 30 시리즈 가격을 낮춘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독일, 호주 등 주요 국가 하드웨어 전문지 다수에서 연초부터 그래픽카드 시중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품귀 현상도 완화되어 전보다 구매하기 쉬워졌다는 분석 결과가 여러 번 제시된 바 있다.

작년부터 문제시된 공급난에 끝이 보인다

▲ 여름 출시를 예고한 인텔 아크 A-시리즈 데스크탑 제품군 (사진출처: 인텔 아크 소개영상 갈무리)

그래픽카드 가격은 향후에 더 낮아지리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엔비디아와 AMD로 압축되는 그래픽카드 시장에 새로운 선수가 출전한다. 장기간 CPU 시장을 꽉 잡아온 인텔이다. 작년부터 그래픽카드 시장 진출을 예고해온 인텔은 올해 1월에 열린 CES에서 자사 그래픽카드 신제품 ‘아크 알케미스트’를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인텔 팻 겔싱어 CEO는 “성능은 물론 가격에서도 이점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인텔은 지난 31일 노트북용 아크 A-시리즈 그래픽카드 제품군을 출시했고, 플래그십이 포함된 데스크탑용 제품군은 올해 여름 출시를 예고했다. PC 하드웨어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인텔이 그래픽카드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새로운 경쟁 구도를 토대로 합리적인 가격에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닌 제품 다수가 시장에 풀리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적절한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칩 제조 전반에 영향을 미쳤던 공급난이 올해는 다소 완화되리라는 청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서두에 이야기한대로 국내와 해외 모두 시중에 풀린 그래픽카드 제품이 늘어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고, 주요 제조사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에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2021년 연간 및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공급 제한이 완화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공급량이 실질적으로 증가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지난 5일에 인텔은 암호화폐 채굴에 최적화된 전용 칩을 공개했다. 이름은 ‘인텔 블록스케일 ASIC 신제품’이며 암호화폐 채굴에 최적화된 연산 성능과 효율 높은 전력 공급, 탄탄한 내구성 등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여기에 눈여겨볼 부분은 이 제품에 사용되는 노드는 인텔 CPU와 GPU와는 다른 노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전용 칩 생산이 자사 다른 제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인텔은 자사 CPU와 GPU 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카드 수요가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 이더리움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이더리움 재단 공식 블로그)

공급이 아닌 수요 측면에서 봐도 청신호가 감지된다. 먼저 그래픽카드 가격 폭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되는 암호화폐 채굴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비트코인과 함께 대표적인 암호화폐로 손꼽히는 이더리움 채굴 방식이 연산을 통해 채굴하는 작업증명에서 보유한 이더리움 자산에 비례해 보상을 주는 지분증명으로 달라진다.

채굴 방식 개선을 골자로 한 이더리움 2.0은 6월 중 적용될 예정이다. 이더리움 측이 채굴을 개편하는 주 이유는 과도한 전력 사용과 환경오염 유발에 대해 규제 움직임이 일었던 미국, EU 등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채굴에 그래픽카드가 필요 없어진다면 암호화폐 채굴자는 더 이상 고가의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진다. 결과적으로 그래픽카드 수요가 줄어들어 공급이 안정화되면 가격도 정가 수준으로 더 안정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국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테네시 대학교 글로벌 공급망 연구소 토마스 골드비 박사(Thomas Goldsby)는 지난 1일(현지 기준) 미국 게임 전문지 PC 게이머(PC Gamer)와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공급에 초점을 맞추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지고 업무, 놀이, 오락이 바뀌었을 때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라며 코로나 전 수준으로 일상이 회복된다면 수요가 줄어들며 공급에 여유가 생기고,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래도 아직은 방심하기 어려운 이유는?

▲ 최근 1년간 비트코인 시세 추이 (자료출처: 빗썸)

다만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암호화폐 시세다. 암호화폐는 가격 제한폭이 없고 예상치 못한 이슈로 시세가 널뛰는 경우가 다반사라 향후 가치를 짐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비트코인, 이더리움 외에도 시중에는 여러 알트코인이 산재하며 올해부터 국내외 게임사 다수가 암호화폐와 연계해 현금화가 가능한 P2E 신작 다수를 글로벌에 출시한다.

암호화폐 가치가 상승하며 채굴 수요가 늘어날 경우 그래픽카드 공급량이 늘어나더라도 가격은 낮아지지 않을 우려도 있다. 실제로 미국 IT 전문지 톰스 하드웨어(Tom's Hardware)는 작년에 글로벌 그래픽카드 출하량은 5,000만 개 이상으로 전년보다 29.5% 증가했으나 그래픽카드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됐다가 중고 매물로 나온 그래픽카드에 대한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된 그래픽카드는 수명이 짧고, 현저한 성능 저하가 우려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단계에서 제품의 중고 여부와 이전 용도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온라인 상에서 실제 피해 사례도 다수 제보됐다. 일각에서는 RTX 30 등 채굴 열풍이 불었던 시기에 출시된 제품군 전체를 배제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수요가 올해 출시되는 신제품으로 몰릴 경우 소비지 입장에서는 원하는 제품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시장에 풀린 물량이 늘고 전반적인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그래픽카드 사기 쉬워졌다’를 피부로 체감하기는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암울한 전망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래픽카드 구매가 쉬워지며 PC 업그레이드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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