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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핀란드 군대 시뮬 개발자와의 '짬'내 나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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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개발자 (사진출처: 플리즈 비 페이션트 공식 홈페이지)
▲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배너, 개발사 대표 제리 하파부오 (사진출처: 플리즈 비 페이션트 공식 홈페이지)

군대. 휴전 중으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말만 들어도 고통스러운 과거(혹은 미래)가 떠오르는 단어다. 유럽 국가 핀란드 또한 의외의 징병제 국가인데, 핀란드 군대의 상세한 모습을 담은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finnish army simulator)' 데모가 스팀을 통해 공개됐다. 그런데 이 데모의 모습이 범상치 않다. 한국과 약 7,500km 떨어진 먼 나라임에도, 복무 환경과 경험을 보면 'k'를 뗀 7,500m 떨어진 우리네 군생활이라 말하기에도 어색함이 없기 때문이다.

게임 공식 티저에서는 도끼질을 시원하게 실패하는 장면이나 소총 개머리판으로 골프를 치는 장면 등 나사 빠진 모습을 보여줘 개그 요소가 가득한 블랙 코미디 시뮬레이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하지만 데모버전을 시연해본 노동8호 작가에게 잊었던 고통을 선사할 정도로 한국 복무와 비슷한 상황과 뛰어난 현실 고증을 보여주며 범상치 않은 게임임을 증명했다.

데모 만으로 이런 충격을 선사한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가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과연 데모에 등장한 모든 요소가 정말 핀란드 복무 환경의 현실일까? 이보다 더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개발자는 한국인이 아닐까? 이 모든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메카는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를 만든 플리즈 비 페이션트(please be patient)에서 대표 겸 리드 프로듀서 겸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제리 하파부오(Jeri Haapavuo)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플리즈 비 페이션트 공식 유튜브 채널)

개발사 이름에 충실한 게임,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핀란드 군대 시뮬레이터를 만든 게임 개발사 이름은 플리즈 비 페이션트(Please Be Patient, 견디세요)다. 개발사 이름처럼 가혹한 핀란드 군 복무 생활을 극사실적 시뮬레이터 장르로 그 무엇보다 실감나게 담아냈다. 게임 내 등장하는 모든 요소는 2011년 핀란드 군의 장비와 환경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개중에는 스포크(포크가 더해진 숟가락) 등 익숙한 물건들도 만나볼 수 있어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에서 짬내가 난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현실감도 현실감이지만, 군복무 버전 '마이 서머 카'에 가까운 야생적인 플레이 경험이 가장 핵심인 요소다. 일례로 사격 체험에서는 생활관에서 바닥 매트를 챙기고, 총기함에서 총을 꺼내 사격장으로 가는 '모든' 과정을 직접 조작해 진행해야 한다. 내무반 바닥 청소에서도 직접 앉아 바닥의 얼룩을 밀고, 제대일 카운트를 빗살을 부러트리며 세거나, 기합을 받기도 한다. 이동 과정 또한 마찬가지로, 훈련장까지 오와 열을 맞춰 걸어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1인칭으로 진행돼, 악독할 정도로 현장감을 잘 살렸다.

빗살을 하나하나 부러트리는 정성을 게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출처: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스팀 상점 페이지)
▲ 빗살을 하나하나 부러트리는 정성을 게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출처: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스팀 상점 페이지)

플리즈 비 페이션트는 핀란드에 위치한 5인으로 이루어진 게임 개발사다. 소프트웨어 컨설턴트였던 제리 하파부오 대표와 4인의 직원으로 구성됐다. 제리 대표는 5살 때 첫 PC를 구입해 10살 때부터 여가 활동으로 게임 제작을 해 온 인물로, 핀란드 공군에서 장교로 복무를 마쳤다. 메탈 기어 솔리드 1, 2와 그란 투리스모 1 등을 좋아한다 밝힌 제리 대표와 팀원들은 약 5년 간의 험난한 개발을 거쳐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를 만들었고, 마침내 오는 12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처음 군대 시뮬레이터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것은 2011년, 제리 대표가 군 복무를 하던 당시였다. 복무하는 동안 이 과정을 게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마치 웹툰 '짬'을 그린 주호민 작가가 '이 모든 것을 만화로 그리겠다'라고 다짐했다는 장면이 겹쳐 보인다. 제대 후 제리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프로젝트 관리 경험을 쌓은 후,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을 시작해 현재의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를 만들었다.

과연 게임 내에는 얼마나 사실적인 경험이 반영됐을까? 복무 경험자인 선배 기자의 조언과, 리뷰를 통해 호된 경험을 한 노동8호 작가의 도움을 받아 제리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국가도 언어도 문화도 다르고 이제껏 한 번도 서로의 존재를 의식해 본 적 없는 사이지만, 군대라는 공통점을 통해 왠지 낯익은 대화가 오간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고통 가득한 플레이를 즐긴(?) 노8작가님의 질문도 함께 담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고통 가득한 플레이를 즐긴(?) 노8작가님의 질문도 함께 담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경력이나 이전에 작업한 게임, 좋아하는 게임도 소개해달라

나는 인디게임 회사인 플리즈 비 페이션트 Ltd의 설립자 제리 하파부오(Jeri Haapavuo)다. 소프트웨어 공학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본업(주로 의료 및 산업 소프트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 여가 시간에 취미로 비디오 게임을 하고 개발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했으며 5살 때 첫 PC를 구입했다. 게임에 담긴 기술을 매력적이라 느꼈고, 게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어 초등학교 때(10세 정도) 여가 시간에 게임 개발을 배우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메탈 기어 솔리드 1, 2, 그란 투리스모 1, 토니 호크 시리즈 및 툼 레이더 시리즈다. 크래시 밴디쿳, 스파이로, 레전드 오브 더 고보스 같은 구식 플랫포머도 어린 시절부터 좋아한 게임이다. 여가 시간에는 100개가 넘는 게임 프로토타입을 개발했지만, 상용 게임은 단 하나, Gates of Horn and Ivory를 완성하고 출시한 경험이 있다. 이 게임은 심리 2D 퍼즐 플랫폼 게임으로 2018년 스팀을 통해 출시했다.

Q. 개발사 소개도 부탁한다

Please Be Patient Ltd는 2017년에 설립했고, 그 이후로 계속 개발 팀을 모으고 있다. 현재 5명 정도가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에서 파트 타임 형태로 일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팀은 상당히 발전했다. 개발비가 거의 없는 것이 개발이 오래 걸린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제 앞서 해보기 버전 출시가 가까워졌다.

Q. 이 게임의 개발이 시작된 이유는 무엇인가?  

2011년 군복무를 할 때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이지? 누가 이걸 게임으로 만들어야 해!"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로부터 5년이 조금 넘게 흘러, 소프트웨어 개발 및 프로젝트 관리 경험을 쌓은 후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개발을 시작했다. 

▲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게임화 과정 영상 (영상출처: 플리즈 비 페이션트 공식 유튜브 채널)

Q. 이 게임 데모와 트레일러가 7,500km 떨어진 극동아시아의 한국 예비군에게도 범위 대미지를 주고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직접 연락해 이를 알려주고 기사를 작성해 줘서 고맙다.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속 콘텐츠로 충격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 

Q. 핀란드도 한국과 같은 징병제 국가라는 것을 게임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한국의 경우 육군 기준 18개월 정도 복무하고, 최근에는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각종 부조리를 견뎌야 한다. 또한 복무기간 중 총 24일 이상의 휴가를 제외하고는 병영 밖으로 나갈 수 없다. 핀란드 군생활은 어떤가?

전문 분야나 책임 영역에 따라 6개월, 9개월, 12개월의 세 가지 복무 기간이 있다. 또한 징집 기간 후에는 국방 대학이나 특수 부대에 지원할 수도 있다. 휴일이 있기는 있긴 하지만 많지는 않다. 평균적으로 매월 두 번째 주말을 휴가로 보내고, 외에도 약 8-15일의 휴일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확한 일자는 복무 유형에 따라 많이 다르다. 

Q. 게임을 보니 핀란드와 한국의 군생활이 의외로 비슷해 보인다. 한국군에서는 수십 년 된 장비, 열악한 시설, 열악한 배식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핀란드의 상황은 어떤가? 

신병에게 주어지는 장비는 숙련도를 상정한 것인지 다소 낡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좋고 더 비싼 장비를 받을 수 있다. 시설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지만, 가끔 정말 낡고 곰팡이가 핀 부분도 있다. 내가 복무할 때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있는 TV룸도 있었다. 가장 자주 찾은 곳은 매점이다. 그 곳에서 당구나 플레이스테이션도 했다. 다만 음식은 상당히 아쉬웠다. 주로 핀란드식 죽과 완두콩 수프가 나왔다.

Q. 핀란드 사람들도 군대 가기 싫어하고, 제대 후 다시 입대하는 꿈에 시달리고, 군대 얘기하면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나나? 

아마도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고통이라고 느끼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 하지만 대부분은 군대에 일종의 PTSD를 가지고 있다. 남자들이 함께 저녁을 보낼 때는 거의 매번 군대 이야기가 화제가 된다. 그건 좋은 이야기거리가 되어주고는 하지만, 동시에 가장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애증의 관계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한 시간이 지난 지금, 끔찍한 일을 나누며 웃는 것을 꽤 좋아한다.

범상치 않은 퀄리티가 인상 깊다 (사진출처: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스팀 상점 페이지)
▲ 이런 퀄리티면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진출처: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스팀 상점 페이지)

Q. 본인의 군생활은 어땠나? 혹시 특별히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나? 

난 공군에서 예비 장교로 복무했다. 군대에서 1년을 보냈고, 리더십 훈련을 받았다. 한국군 기준으로 계급은 소위~중위로 보면 될 것 같다. 군생활 후반에는 게릴라 훈련도 받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20kg가 넘는 군장을 메고 55km를 행군하는 것이었다. 북유럽의 동절기 날씨에, 약 10시간 정도 야간 행군을 진행했다.

또 다른 힘든 경험은 장비나, 물, 음식이 없는 영하 20도의 숲에서 진행한 3일 간의 생존 캠프였다. 마실 수 있는 물을 얻기 위해 눈을 끓였고, 48시간 후에는 닭의 내장을 발라 먹기 위해 몇 킬로미터를 행군해야 했다. 텐트마저 없어서 부러진 낙하산 밑에서 잠을 잤다. 

Q. 게임에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 일화, 디테일한 요소를 적용했나? 예를 들어 데모에서 선임의 멍청한 지시로 인해 반복적으로 텐트를 치는 에피소드는 경험인가?

게임 내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모두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했다. 반복작업은 가장 큰 문제였다. 

Q. 게임을 하면서 군생활의 악몽이 되살아났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디테일 하나하나를 조작하도록 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에 대한 핀란드 게이머들의 반응은 어땠나?  

핀란드 게이머들은 알파 버전과 공개 데모를 좋아했다. 그들은 게임이 당시의 경험을 정말 잘 살렸다 느꼈다면서,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 모두를 불러일으켰다 말했다.

Q. 사격을 하러 갈 때 매트를 챙기고, 총기 상자에서 총을 꺼내 줄을 서서 사격장으로 가고, 인벤토리를 열고, 머리에 귀마개를 씌우고, 일어나서 귀마개를 빼고, 타겟으로 달려가 이것을 확인하고 반복하고, 내 총을 제자리에 두기까지 모든 것을 직접 했다. 이런 요소는 PTSD적 고통을 유발하면서도 이 게임의 핵심적인 매력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핀란드 게임사에서 만든 '마이 서머 카'도 이런 디테일한 고통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대체 핀란드에서는 왜 이런 게임들이 나오는 것인가?  

왠지 모르겠지만 사실적인 시뮬레이션 장르에 속하는 유명 핀란드 게임이 몇 개 있는 것 같다(마이 서머 카, 시티즈 스카이라인, 렉페스트 등).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의 경우 마이 서머 카와 비슷한 그래픽 스타일과, 거친 유머 및 ‘고통스러운’ 게임 플레이 요소를 가지고 있어 종종 비교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에는 도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주의는 이 목표를 달성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 생각한다 :)

총기함에서 직접 총을 꺼내는 것도 구현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총기함에서 직접 총을 꺼내는 것도 구현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병장이 천막을 부수는 장면은 부대 내 부조리를 대변하는 장면으로 보인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는데, 최근에 이로 인한 문제가 늘어나면서 상당수 개선됐다. 다만 그 부작용으로 부대원들이 일을 안 하려고 하거나 잘못을 조금 꾸짖어도 신고를 하는 등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핀란드의 군대 문화는 어떤가? 과거와 지금을 비교하면 조금 달라졌나?

군대 내에서의 괴롭힘을 의미하는 ‘simputus(한국으로 치면 '갈구기')’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다. 지난 10년 동안 상당히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2011년에는 거의 일상이었다. 최근엔 크게 개선되었다고 알고 있다.

Q. 계급이 오르면 점차 일이나 훈련을 거부하고 나중에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거나 아프다고 항상 누워있는(속칭 뺑끼) 문화가 핀란드 군대에도 있나? 

물론이다. 우리는 이러한 장소를 ‘nakkipiilo’(일을 하지 않기 위해 숨는 장소)'라고 부른다. ‘movetus(또는 motivaatiovemppa)'라는 단어도 있다. 이는 '아픈 척하여 쉬는 것'으로, 일종의 꾀병이다. 쉬기 위해서는 실제로 의사로부터 진단서를 얻어야 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손가락을 부러뜨리기까지 했다. 

참고로 핀란드에는 약 100개가 넘는 군대 관련 속어가 있다. 핀란드 군대 속어는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Q. 데모를 보니까 사격장에서 귀마개를 주더라. 한국의 경우 현역 시절엔 귀마개를 구경도 못 해 본 사람들이 많다. 핀란드는 어떤가. 

드물게 못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주로 귀마개를 준다. 하지만 위험한 장비(소총, 수류탄, 대형 차량 등)를 다룰 때 간혹 여러 사고가 발생한다.

문제의 그 천막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문제의 그 천막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한국군은 사격장에서 100m, 200m, 250m 표적 총 10발을 여러 번에 걸쳐 사격한다. 핀란드는 어떤가? 또, 한국에서는 사격을 행하기 전에 P.R.I라는 육체적으로 힘든 교육을 받는다. 총을 다루기 전에 긴장하라는 의미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핀란드에도 이런 것이 있는가? 

사격 연습은 다양한 코스로 이루어진다. 쏘는 횟수도 각기 다르고, 사격 자세와 거리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목표물이 움직이거나 모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다만, PRI 같은 것은 없다. 사격장에 가기 전에 기본 무기 사용 훈련을 받는 것이 끝이다. 

Q. P.R.I가 없다니 부럽다. 그러고 보니 게임에서 사격 훈련 후 표적을 확인했는데 옆 사로를 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장면이 있다. 경험자라면 웃을 수밖에 없는 장면인데, 핀란드에서도 종종 이런 일이 있나?  

물론이다. 사격에 서툰 이들은 소대원에게 돈을 지불하고 자신의 목표물을 쏴달라고 하기도 한다. 최고의 저격수는 명예의 황금 메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최루탄 훈련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는 어떤 식으로 최루탄 훈련을 받는가? 

우리는 최루 가스로 가득 찬 컨테이너로 들어가, 적어도 1분 동안 그 안에 머물러야 했다. 일부는 피부 화상에 가까운 트러블이 올라오기도 했다. 마스크를 단단하게 조이지 않으면 폐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총을 쏘고 과녁 확인까지도 진행하는 섬세함이 들어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총을 쏘고 과녁 확인까지도 진행하는 섬세함이 들어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핀란드군은 숲에서 많은 날을 보낸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보내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핀란드에는 숲이 많기 때문에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핀란드 군은 숲에서 많은 캠핑 관련 활동, 생존, 이동훈련을 진행한다.

Q. 게임에 스테이터스나 스킬의 흔적이 있다. 본편이 출시되면 어떻게 활용될 지 궁금하다.  

게임에는 플레이어 진행 상황과 일부 메타 스토리 요소가 있어, 플레이어가 전체 군 복무를 플레이할 동기를 부여한다. 이러한 재밌는 추가 기능이 없으면 몇몇 플레이어에게는 단순한 군 복무의 되새김이 되거나, 너무 가혹하거나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게임의 메인 콘텐츠 분량이 궁금하다. 텐트, 촬영, 청소 외에 어떤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나? 

다양한 종류의 활동이 많을 것이다. 스포츠(쿠퍼 테스트, 오리엔티어링, 체육관), 강의, 전투 훈련, 기타 캠핑 훈련, 시험, 군사 훈련 등이 있으며, 자유 시간에는 매점을 방문하거나 소대원과 친해질 수 있다.

Q. 게임의 전체 스토리도 알려달라. 멀티 엔딩 요소도 있는가?

게임에는 여러 스토리가 있지만, 이를 스포일러하고 싶지는 않다. 복무 자체도 플레이어가 다양한 활동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분기가 나뉜다. 

Q. VR 모드로 플레이하면 더 리얼할 것 같다. VR 모드를 만들 생각도 있나? 

그러고 싶다. 아마도 기본 게임에 대한 충분한 콘텐츠를 먼저 만든 후에 진행할 것 같다.

이 모든 콘텐츠를 VR로 구현했을 때 체험감은 과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 모든 콘텐츠를 VR로 구현했을 때 체험감은 과연...?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게임 설명에 '니코틴 제품'이라는 표기가 있더라. 아무래도 담배와 군대를 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한국군의 경우 과거에는 보급품에 담배가 포함됐지만 지금은 대대적인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고, 꽤 비싼 값에 담배를 사서 피워야 한다. 핀란드는 어떤가? 또, 핀란드에서는 기본적인 담배 가격이 비싼 것 같은데, 군에서는 담배를 싸게 살 수 있나? 

군대에 가는 많은 젊은이들이 군 복무 기간 동안 담배를 피우거나 스누스(씹는 담배)를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제대 후에는 다시 끊기는 한다. 매점에서 정가로 담배를 살 수 있지만, 스누스, 담배, 때로는 술을 거래하는 소대 내 ‘암시장’이 있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스누스는 핀란드에서 불법이지만, 이웃 국가인 스웨덴에서 가져오는 게 일반적이다.

Q. 핀란드 군대에도 P.X.가 있는 것 같다. 도넛은 맛있고 커피는 못 마신다는 것을 게임에서 보았다. 한국군의 경우 한국식 양념치킨, 라면, 각종 냉동식품, 과자 등이 인기 품목이다. 핀란드 P.X.의 인기 상품은 무엇이고, 사회의 슈퍼마켓과 다른 점은 뭔가?

앞서 설명한 것 외에는 육포와 초콜릿 바가 인기 상품이다. 참고로 내가 근무한 곳의 매점에서는 바지 끝단을 세게 감싸 더 '군인'처럼 보이게 하는 데 사용되는 다리 밴드(särmäri, 고무링)를 판매한다. 이게 정말 유용하게 쓰였다.

Q. 스팀에 있는 주의 표기에 '성적인 내용'이 보인다... 대체 이건 뭔가?

알다시피 18~19세의 청년들은 이런 곳에 갇혀 있을 때 더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핀란드에는 군대에 여성도 있다. 아마도 갈등... 성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Q. 아마도 핀란드 게이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일지 모르지만, 한국 게이머 역시 매우 기대하고 있다. 한국어를 정식으로 지원할 계획이 있는가?

한국 시장에서도 우리 게임을 만나볼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이다! 언젠가는 게임을 한국어로 번역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도움을 주실 분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 부탁드린다!

한국어로 번역됐을 때 모든 물품이 무엇으로 번역될 지 기대가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한국어로 번역됐을 때 모든 물품이 무엇으로 번역될 지 기대가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정식 출시는 언제쯤 될 것 같나?  

오는 12월 중으로 스팀에 약 4주간의 복무 기간을 보여주는 앞서 해보기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총 복무 기간은 약 8주이며, 앞서 해보기 출시 후 빠른 시일 내 정식 출시를 진행할 것이다.

Q. DLC는 어떤 형식으로 구성되나? 

다양한 교육 분야를 DLC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헌병 훈련, 신호수 훈련 등이 될 수도 있고, 리더십 훈련 부분을 게임에 구축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

Q. 장난스러운 질문이긴 한데, 최근 레딧에서 '스웨덴 게이트'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는 식사 초대 없이는 손님에게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말이다. 혹시 군대에서도 자신의 식사를 직접 준비해야 하나?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식사를 직접 준비할 필요가 없다. 병영 구역에는 항상 식사가 준비되어 있다. 복무 기간 동안엔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다만, 일부 부대의 경우 휴대용 스토브와 통조림/보존 식품만 줘서 직접 만들어 먹게 하기도 한다. 

Q. 마지막으로 이 게임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한국 게이머들이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을 알게 돼 정말 기쁘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많은 것을 공유하는 사이 같다. 언젠가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 같다!

연내 만나보게 될 앞서 해보기 판에서는 무엇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사진출처: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스팀 상점 페이지)
▲ 연내 만나보게 될 앞서 해보기 판에서는 무엇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사진출처: 핀란드 군인 시뮬레이터 스팀 상점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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