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이 확장에 집중한 붉은사막 첫 DLC ‘미지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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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의 첫 유료 DLC 미지의 여정은 깊이를 파고드는 대신 해양 모험과 사업장 경영 등 새로운 요소를 더하는 방식을 택했다.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며 즐기는 해상 전투와 해저 탐사는 시각적 만족감을 주지만 본편의 기믹을 재배치한 수준에 그쳤다. 가구점과 식당 등을 직접 운영하는 사업장 경영은 가장 높은 만족도를 주며 서브 콘텐츠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붉은사막 미지의 여정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펄어비스)
▲ 붉은사막 미지의 여정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펄어비스)

지난 3월 ‘붉은사막’이 처음 출시됐을 때 가장 큰 강점으로 꼽혔던 것은 단연 압도적인 콘텐츠의 볼륨이었다. 파이웰 대륙을 누비며 동물을 사냥하고 채집을 이어나가는 것부터 선술집 도박에 빠지는 것까지, 수도 없이 많은 시간을 쏟아내도 충분한 풍부한 콘텐츠 구성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다만 방대한 양에 비해 개별 시스템 간의 연계도가 상대적으로 얕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렇기에 첫 유료 DLC인 ‘미지의 여정(Charting the Unknown)’이 공개됐을 때,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얼마나 보완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게임을 다시 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DLC는 깊이를 파고드는 대신 옆으로 ‘새로운 반 마일’을 덧붙이는 방식을 택했다. 해양 모험과 사업장 경영, 연애 시스템까지 온갖 요소를 한 보따리 풀어놓아, 호평 받았던 매력 포인트만 집중적으로 추가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파이웰 대륙에서 고양이부터 쓰다듬고 시작하는 것이 국룰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랜만에 돌아온 파이웰 대륙, 고양이부터 쓰다듬고 시작하는 것이 국룰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로봇으로 땅을, 골드스타로 하늘을, 범선으로 바다를

이번 DLC의 핵심 무대를 골라야 한다면 단연 드넓은 바다를 언급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직접 건조한 범선을 타고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시각적 만족감과 항해하는 감각 자체는 상당히 훌륭하게 구현됐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동료 꾸미기 기능을 활용해 선원들의 외형을 입맛대로 세팅한 뒤 바다로 나가는 과정은 해적 선장이 된 듯한 낭만을 확실하게 채워준다.

범선의 구조와 붉은사막 특유의 시선 이동이 맞물리며 발생하는 불편한 점도 있었다. 소형 범선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데, 갑판 내부에 조타륜이나 함포 등 상호작용할 오브젝트가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다 보니 묵직하고 느린 조작감이 좁은 공간에서 부정적인 시너지를 냈다. 다만 금괴 등의 재화를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다면 공간이 넉넉한 대형 범선을 구매할 수 있어, 본편을 미리 충분히 즐겨둔 유저라면 진입이 어렵지 않았다.

짧은 퀘스트를 밀면 생기는 소형 범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짧은 퀘스트를 밀면 생기는 소형 범선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토리를 잘 밀어뒀다면 금괴 등을 활용해 곧바로 대형 범선 구축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토리를 잘 밀어뒀다면 금괴 등을 활용해 곧바로 대형 범선 구축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그만큼 챙길 선원도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물론 그만큼 챙길 선원도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가장 흥미로운 점은 호쾌한 해상 전투다. 선체 앞부분의 충각을 통해 배를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해적들에게 치명적인 대미지를 입힐 수 있으며, 이렇게 적의 배로 넘어가 선상에서 벌이는 근접전에서도 변함없이 호쾌한 액션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붉은사막 특유의 그래플링 액션을 흔들리는 배 위에서 벌이는 일은 다른 게임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재미였다.

다만 배 위에서 해적을 전멸시키는 것이 끝이 아니라, 굳이 내 배로 돌아가 빈 적함을 포격해 침몰시켜야만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구조만큼은 다소 불친절하게 다가왔다. 백병전을 통해 해적들을 모두 처치했을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보물상자를 열 수 있게끔 해두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다.

바람을 타고 이동할 때 가속을 받을 수 있는 바람의 방향이 직관적으로 안내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바람을 타고 이동할 때 가속을 받을 수 있는 바람의 방향이 직관적으로 안내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배 손실이 싫다면 바다 위를 달려 해적선에 혼자 침투해 무쌍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배 손실이 싫다면 바다 위를 달려 해적선에 혼자 침투해 무쌍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해양 탐사, 수심만큼 깊었다면 좋았을 텐데

범선을 타고 해양이라는 드넓은 수평 공간을 다니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해저탐사가 가능한 수직형 공간이었다. 지나치게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물이 탁해지고 빛이 점차 사라지는 시각적 효과나, 산호초 주변에서 생물들이 서식하는 실제 경관에 가까운 요소들을 세밀하게 구현해 두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있었다.

초반 탐험에서 의외의 도움을 받은 것은 마녀들로부터 습득하는 쿠쿠새 레시피로 제작한 ‘쿠쿠새 감시자 등짐’이었다. 바다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주변을 돌아다니다 말고 바다뱀이나 상어 등에 공격을 받게 될 경우 드론들이 직접 타격해 공격을 막아주며 주변을 보호해줬기 때문이다. 무기를 통한 직접 공격 등은 물 속 환경의 저항 상 매우 느리고 갑갑했지만, 이를 보조해주는 다양한 아이템과 함께 주변을 탐험하자 탐험의 쾌적도가 크게 올랐다.

회색갈기 친구들과의 만남이 지루하다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회색갈기 친구들과의 만남이 지루하다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잠수복을 입고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잠수복을 입고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울러 별도의 퀘스트 없이 새 아이템이나 콘텐츠를 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물에 뛰어들기만 해도 별다른 가이드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했다. 다만 이를 다르게 설명하자면 내부에 배치된 여러 요소들이 완전히 새로운 신규 콘텐츠라기보다, 이전 본편의 기믹과 퍼즐을 해양 환경에 맞춰 재배치한 경우에 가까웠다.

해저에 배치된 요소들은 물속이라는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패턴을 파악해 기믹을 수행하는 구조가 본편의 어비스나 유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존에 수행한 바 있는 퍼즐 풀이, 스킬 및 기믹 해제 등의 여러 요소들이 바다에 맞추어 재조정 되는 선에 그쳤다. 이는 자유로운 탐험 자체를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충분한 원동력이 될 수 있겠으나, 이미 모든 콘텐츠를 끝내고 새로운 목표를 찾는 유저들에게는 다소 아쉽게 다가올 지도 모르겠다.


▲ 빛도 닿지 않는 아주 깊은 곳에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요소를 만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내 손으로 해방한 곳을 되살리는 ‘사업장 경영’

바다를 돌아다닐 때마다 찾아오는 허전함을 달래준 것은 의외로 육지의 ‘사업장 경영’ 콘텐츠였다. 가구점, 식당, 의상점 등 대여섯 가지에 달하는 사업장을 직접 운영할 수 있는데, 이번 DLC에 추가된 신규 요소 중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매장 내부 동선에 맞춰 생산 시설을 배치하고 고급스러움 수치를 맞춘 뒤, 손님들이 오가며 사업장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름의 만족감도 존재한다. 오가는 특별한 손님들의 얼굴도 스토리를 진행하는 동안 마주쳤던 인물이기도 하고, 공방 내부 구조를 직접 배치하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업장을 성장시키는 보람도 있었다.

▲ 해방시킨 시설을 계약하면 직접 운영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람과 소품을 배치하고 기다리다 보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람과 소품을 배치하고 기다리다 보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빠르게 성장하는 내 매장을 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빠르게 성장하는 내 매장을 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외형과 업종만 다를 뿐, 각 사업장에서 요구하는 세팅 방식이 유사한 점은 인지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 인지도가 오르는 동안 다른 매장을 확장하거나 퀘스트를 진행하면 되지만, 수익을 내는 경영 로직 자체가 단순해 금방 높은 등급을 찍을 수 있다. 향후 패치를 통해 업종별 특성을 살리는 등 경영 로직을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는다면, 본편을 지탱하는 훌륭한 서브 콘텐츠로 자리 잡을 잠재력은 충분해 보였다.

확장팩이 아니라 DLC인 이유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NPC 연애 시스템이나, 본편 엔딩 이후 해금되는 추가 스토리 미션의 경우 볼륨이나 달성감보다는 사업장 경영과 해양 탐험 중간에 숨을 돌릴 겸 다니게 만드는 요소에 가까웠다. 특히 스토리의 경우 기존 보스를 다시 조우하거나, 과거 행적을 복기하는 점에 가까웠기에 이는 부차적인 요소로 인지할 수밖에 없었다.

여유로운 탐험과 경영을 즐기고 싶다면 '미지의 여정'은 좋은 선택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여유로운 탐험과 경영을 즐기고 싶다면 '미지의 여정'은 좋은 선택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런 점에 있어 ‘미지의 여정’은 본편을 보완한 확장팩이 아니라 더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DLC로서 역할을 다했다. 본편의 광대하고 다양한 요소를 즐겁게 파고들었던 유저라면 이번에도 자유로운 탐험을 즐기며 새로운 요소를 찾기 좋은 분량이지만, 밀도를 중시하는 유저라면 이번 DLC만으로 만족하긴 어려울 수도 있겠다. 새로운 액션과 서사의 밀도를 희망하는 유저들에게는 조금의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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