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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캡 아시아의 제임스 거츠만 GM이 중국 시장에서 겪은 4년의 경험을 발표했다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겸손해져라. 그리고 중국의 문화를 존중해라. 그래야 당신의 게임도 존중받는다. 팝캡 아시아의 총괄 담당(이하 GM) 제임스 거츠만이 중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에게 던진 말이다.
10일 2012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이하 KGC 2012)를 위해 ‘플랜츠 vs 좀비’의 개발사 팝캡게임즈의 거츠만 GM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KGC에서 팝캡이 중국에 상하이 스튜디오를 설립한 후 4년의 시간 동안 얻은 교훈 및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그는 과거 중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한국게임이 시장 장악력을 잃은 요인으로 태도의 문제를 지적하여 눈길을 끌었다.
팝캡의 중국 진출은 본사로써도 큰 도전이었다고 한다. 중국 내 ‘플랜츠 VS 좀비’에 대한 인기는 어느 정도 증명된 상태였지만, 부분유료화라는 과금체계가 북미 개발사엔 생소한 비즈니스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츠만 GM은 중국시장에 진출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경험하는 것이 사업의 큰 전환점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 여겼다고 한다. 단순히 중국 시장에서 성공뿐 아니라, 언젠가 미국에도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할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거츠만 GM은 시장 조사를 위해 당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거액을 투자했던 EA의 케이스를 연구하면서 몇 가지 실패 요인을 찾아냈다고 한다. 첫째는 뛰어난 인재를 고용하지 못한 것, 두 번 째는 중국 사업에 관한 결정 권한을 북미 본사가 가지고 있었던 것, 세 번째는 대기업 자존심을 적용하여 중국 내 1위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은 것, 마지막은 중국 파트너를 무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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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캡의 중국 진출 과정을 만화로 살펴보자
모든 결정은 현지에서 한다
이를 교훈삼아 팝캡이 세운 중국 진출 모토는 ‘중국을 위한 사업은 중국에서 결정한다’였다. 거츠만 GM은 “본사에 아무리 설명해도 그들은 중국 시장에 대해 100% 이해할 수 없다. 직접 부딪힌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지식이 있으며, 그를 토대로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앞으로 모든 아시아 사업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한국은 한국에서, 중국은 중국에서, 일본은 일본에서 직접 사업을 진행하고 의사 결정 권한도 부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팝캡 아시아가 중국 지역 사업에 대한 모든 결정권한을 모두 가짐으로써 가장 빛을 발한 부분은현지화였다. 중국 내 ‘플랜츠 VS 좀비’의 인기는 새로운 현지화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마다 거듭 상승했다. 영어판으로만 출시하던 게임을 중국어로 번역하니 판매량이 2배 가량 뛰었고, ‘플랜츠 VS 좀비 소셜’, ‘플랜츠 VS 좀비 온라인’ 등을 발표했을 때, 그리고 ‘플랜츠 VS 좀비 만리장성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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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그래프는 `플랜츠 VS 좀비` 영어 버전 다운로드 수
보라색 그래프는 중국어
버전의 다운로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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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도 끝에 결국 2011년 매출은 2006년 보다 4배 가량 성장
현재 중국 내 iOS 인기차트 상위목록 중 7개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대부분 삼국지에서 파생된 게임이다. 팝캡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플랜츠VS좀비’의 삼국지 버전을 새롭게 준비 중이다.
이처럼 팝캡의 중국 내 안정적인 정착을 견인했던 중요한 역할은 적극적인 현지화에 있었다. 거츠만 GM은 “당신의 게임이 좋다면 기존 그대로도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중국이란 요소를 첨가한다면 성과는 배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터득한 중국의 문화는 이른바 ‘중국마인드’로 중국인들은 자신의 역사 문화와 해외 브랜드가 결합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이다.
한국게임, ‘흥행보증수표’ 과거 잊어라
최근 중국 내 한국 게임의 인기 하락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도만 해도 중국 게임 순위에서 100%에 가까운 수가 한국게임으로 도배됐다. 하지만 지금은 엄청나게 늘어난 현지 개발사와 해외 경쟁사에 맥을 못 추고 있다.
거츠만 GM은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데는 한국 게임사의 거만한 태도가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처음 중국에 정착해서 현지 퍼블리싱 파트너를 만났을 때 매번 들었던 이슈가 ‘한국게임사는 거만하다’는 이야기였다고 한다. 일례로 샨다게임즈의 한 관계자는 “한국게임사와 돈을 많이 주고 계약을 했는데, 개발사 측에 현지화를 위한 변경 요청이나 추가 콘텐츠를 절대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결국 “샨다는 차라리 우리가 게임을 만드는 게 훨씬 이득이다”는 말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거츠만 GM은 “과거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은 반드시 중국에서도 성공했다. 과거 이력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과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현지에서 한국 개발사는 현지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중국은 문화적인 요소가 강한 시장이다”며, “4년 반 동안 중국에서 느낀 점은 내가 미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했든 중국에선 달랐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자신이 이런 차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의 기술력을 무시하고 훈육시키려고 했다면 상대방도 자신의 태도를 눈치챈다고 전했다.
거츠만 GM은 “파트너뿐 아니라 직원을 존중하고 신뢰하지 않으면, 그들도 한국의 게임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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