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2년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도 게임업계에는 다양한 이슈가 쏟아졌다. 지난해 애플, 구글이 운영하는 유력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며 제 2의 성장기를 맞이한 모바일게임은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을 만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 과정 속에서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와 같은 인기게임이 급부상했으며, 올해 다작으로 승부를 봤던 주요 업체들 역시 카카오톡 게임하기 성공의 영향으로 다가오는 2013년부터 모바일 플랫폼 대결에 본격 돌입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그간 국내에서 주요 플랫폼으로 손꼽힌 온라인게임은 침체기를 맞이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로 대표되는 외산 게임의 강세와 연이은 신작 실패, 여기에 모바일 플랫폼이 대두되며 사람들이 PC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 역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웹게임의 경우 중국산 게임들이 대거 한국에 입성하며 자체 개발보다는 퍼블리싱에 초점이 맞춰진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정책 이슈 역시 뜨거웠다. 2012년 초를 뜨겁게 달궜던 쿨링오프제로 인해 게임산업에 대한 삼중규제 논란이 일었으며, 올해 7월에는 문화부의 게임시간선택제가 시행되었다. 이어서 10월에는 여성부의 셧다운제 게임물 평가기준과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확대, 그리고 문화부의 웹보드게임 규제안이 화두로 올랐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부터 준비 과정에 돌입한 게임물 심의 민간이양은 이를 담당할 기관선정이 늦어지며 아직도 뚜렷한 윤곽이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다.
게임메카는 2012년 연말을 맞이해 올해 한 해 게임업계를 뒤흔들었던 10대 뉴스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1. '카카오톡 게임하기' – 모바일게임 주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 국내 게임쇼 지스타에서도 게임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모바일게임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해당 이미지는 지스타 2012에 출품된 위메이드의 '달을 삼킨 늑대' 플레이 모습
올해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모바일게임이다. 전통 모바일게임업체인 컴투스와 게임빌은 2012년 상반기부터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 오픈 효과를 톡톡히 보며 매출 및 수익이 모두 수직 상승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지난 10월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픈마켓법에 근거한 자율등급분류 건수는 23만 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지난 1년 간의 시행 기간 동안 큰 파장 없이 자율심의가 이뤄진 점에 대해, 해당 제도가 안정적으로 국내에 안착하며 게임 제작 활성화에 기여하고 추후 온라인과 아케이드로 확대되는 등급심의 민간위탁 예행연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7월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카카오톡은 6000만 이상의 회원 수와 짧은 메시지를 주고 받는 카카오톡의 속성에 부합하는 게임을 발굴해내며 모바일게임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국민게임으로 거듭난 ‘애니팡’과 효율적인 과금 모델로 고수익을 일궈낸 ‘드래곤 플라이트’다.
▲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애니팡(상)'과 '드래곤 플라이트(하)'
이처럼 모바일게임이 급부상하자 기존 온라인게임업체들도 앞다투어 해당 플랫폼에 본격 진출했다. 넥슨, 네오위즈, NHN, CJ E&M, 그라비티, 라이브플랙스, YNK 코리아, 액토즈소프트, 와이디온라인, KTH, 웹젠, 드래곤 플라이 등이 모바일게임 진출을 선언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 역시 내년부터 모바일게임에 주력하겠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즉, 중소기업은 물론 대형 업체들도 올해를 기점으로 모바일에 본격 발을 들였다.
모바일게임을 둘러싼 각 업체의 대결구도는 게임에서 플랫폼 경쟁으로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국내를 넘어 일본 진출을 시도한 NHN부터 최근 자체 플랫폼인 ‘넥슨 플레이’를 공개한 넥슨, 네오위즈 게임즈와 네오위즈 인터넷의 ‘피망플러스’, 모바일게임 통합 브랜드 ‘위미’를 위시한 위메이드, 모바일게임 명가 컴투스의 ‘컴투스 허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데드스페이스’ 등 대표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한 EA, 자체 모바일 플랫폼 ‘액티베이트’를 공개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 해외 업체들의 진출 역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NHN의 정욱 전 대표, 블루사이드에서 퇴사한 지용찬 PD 등 온라인게임업계에서 물러나 스마트폰 개발사를 차린 인물도 속속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처럼 다수의 업체들이 한꺼번에 스마트폰 게임에 달려드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높다. 국내 기준 5000억 규모의 시장에 너무 많은 수의 업체가 몰리며 과도한 경쟁 과열과 이로 인한 제작비 상승이 예기되고 있다. 여기에 타 플랫폼에 비해 단일 게임의 수명이 짧다는 태생적인 문제점과 출시되는 수에 비해 흥행작이 극히 드물다는 단점 역시 뾰족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잘 나타난 부분이 ‘애니팡’의 성공 이후, 각종 ‘팡’류 게임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좋게 말하자면 ‘벤치마킹’, 나쁘게 말하자면 ‘성공작 베끼기’ 열풍이 분 것이다. TCG류의 게임이 소셜게임 부분을 점한 일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유행에 편승해 비슷한 류의 게임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현상은 각 게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업계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2. 외산게임 열풍 속, 국산 온라인게임의 침체기
▲ PC방 순위에서 장기간 1위를 지키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사진제공: 라이엇 게임즈)
2012년 모바일게임이 그 어느 때보다 위세를 드높이고 있을 때, 한국 게임시장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던 온라인게임은 정체기를 맞이했다. 최고 PC방 점유율 30%를 찍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올해 상반기를 뒤흔든 ‘디아블로3’ 등 북미 게임의 강세가 눈에 띄게 나타난 것에 비해, ‘라그나로크2’, ‘DK 온라인’, ‘반 온라인’, ‘세븐코어’ 등, 올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국산 온라인게임은 초반에만 반짝했을 뿐, 그 기세를 후반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또한 웹게임에는 중국산 게임이 대거 유입되며 상대적으로 국내 개발사들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자체 개발보다 시간과 인력, 자본 등 투입되는 리소스가 적다는 점과 큰 성공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 국내 유통업체 간의 아귀가 맞물리며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또한 중국 현지에서 어느 정도 완성도가 검증된 게임을 들여오며,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 역시 퍼블리싱을 하는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요소 중 하나다.
국내 게임시장의 구조가 대작 위주로 재편되고, 신작이 성공하는 빈도 수가 줄어들며 대형 업체보다 중소 제작사들이 느끼는 온라인게임 개발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진 점 역시 주요하게 작용됐다. 특히 한국의 경우 기존작과 신작 간의 유저 순환 흐름이 정체되며, 새로운 게임에 이용자를 유치하는 것이 힘들어 내수시장이 악화되는 결과가 도출됐다.
올해 가장 급격한 물살에 휘말린 업체는 네오위즈다. 네오위즈는 온라인게임 시장 악화에 대한 타개책을 찾는 것과 동시에 내부에서 발생한 각종 악재를 견뎌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2012년 상반기 네오위즈는 주요 수익원인 ‘크로스파이어’와 ‘피파 온라인2’를 모두 손에서 놓아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으며, 2013년 1월 중에 시행될 예정인 문화부의 신규 고포류 게임 규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여기에 모바일게임 강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던 네오위즈 인터넷과의 합병도 무산됐다.
이 중 ‘크로스파이어’의 경우, 게임의 개발사 스마일게이트로부터 일부 수익을 배부 받는 방향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일단 한시름 놓았으나,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그러나 ‘피파 온라인2’는 EA와의 퍼블리싱 계약이 만료되며 오는 3월 31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3.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인수, 그리고 '마비노기 2'
▲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첫 합작, '마비노기2: 아레나' (사진제공: 넥슨)
올해 업계의 핫이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의 협력관계 구축이다. 지난 6월, 넥슨은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지분 14.7%를 인수하며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로 자리했다. 국내에서 1, 2등을 다투던 두 업체의 만남은 당시 업계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건에 대해 두 업체는 외산 게임의 영향력 강화에 대한 위기론을 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로 힘을 합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엔씨소프트는 일부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대대적인 인원감축을 실시하는 등, 조직개편을 위해 뼈를 깎아내는 과정을 거쳤다. 여기에 최근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모두의 게임’을 출시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핫독스튜디오를 인수하는 등, 체질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넥슨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를 인수하려 한다는 루머가 불기도 했다.
그리고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첫 합작품의 정체가 지스타 2012를 하루 앞두고 발표됐다. 넥슨의 대표작 ‘마비노기’의 후속작 ‘마비노기2: 아레나’가 그 주인공이다. ‘마비노기2: 아레나’는 MMO의 긴밀한 상호작용과 MO의 즉시성을 혼합한 작품으로 ZXC, 3가지 키를 중심으로 한 간편한 조작과 관중의 개입을 보다 확장한 관전 플레이를 특징으로 삼는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마비노기2; 아레나’는 지난 지스타를 통해 시연버전을 선보인 바 있으며, 2013년 서비스를 목표로 삼고 있다. MMORPG 개발에 뼈가 굵은 엔씨소프트와 퍼블리싱에 일가견이 있는 넥슨의 합작이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완성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4. 디아블로3 VS 블레이드 앤 소울, 2012년 상반기 맞대결
▲ 올해 상반기에 맞대결한 '디아블로3(좌)'와 '블레이드 앤 소울(우)'
역사는 돌고 돈다. 올해 상반기 첨예한 대결구도를 유지했던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러한 격언이 떠오른다. 1998년 ‘리니지’ VS ‘스타1’으로 시작된 두 업체의 인연(?)은 2003년 ‘리니지2’와 ‘와우’, 2008년 ‘아이온’과 ‘리치왕의 분노’로 이어졌다. 이처럼 10년이 넘도록 해묵은 경쟁관계를 유지해온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는 2012년 ‘블레이드 앤 소울’과 ‘디아블로3’로 다시 한 번 맞붙었다.
한국과 미국, 양국을 대표하는 게임업체의 대결은 쿨링오프제 입법화 등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신년을 시작한 국내 게임업계에 오랜만에 활력을 가져다 주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블레이드 앤 소울’과 ‘디아블로3’는 비공개테스트 등, 주요 일정이 겹치며 긴장감이 넘치는 경쟁구도가 올해 상반기에 장기간 이어졌다.
그리고 두 게임은 올해 첫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디아블로3’의 경우, 왕십리 대란으로 대표되는 출시 전 이슈화에는 성공했으나 이후 해킹, 접속불안, 각종 버그 발생 등 운영 이슈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접속 불안의 경우, PC방 업계와의 소송에 이어 공정위-문화부 등 국내 유관기관으로부터 시정권고가 내려오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후 블리자드는 40레벨 이하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환불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서버 확충 및 패치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 했으나, 문제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하며 출시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장기간 이어가지 못했다.
‘블레이드 앤 소울’은 올해 출시된 국산 온라인게임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손꼽히며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3관왕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했으나, 콘텐츠 부족이 아쉬운 점으로 손꼽혔다. 새로운 즐길 거리를 원하는 이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엔씨소프트는 ‘핏빛 상어항’ 등의 신규 던전을 지속적으로 공개한 것에 이어, 새로운 직업군 ‘린검사’를 추가하며 주의를 환기시키기에 나섰으나 ‘디아블로3’와 마찬가지로 초반의 높은 기세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5. 속 빈 강정, E3-게임스컴-도쿄게임쇼 유명무실
E3와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에는 언제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세계를 대표하는 3대 게임쇼라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세 행사 모두 명성에 어울리는 이슈를 낳지 못하며 다소 싱겁게 마무리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신작 발표도 미비했으며, 높은 인지도를 지닌 IP의 속편이 게임쇼의 중심을 이루며 집중도 높은 화제를 제시하지 못했으며, 게이머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깜짝 소식도 없었다.
올해의 경우, 너티독의 ‘라스트 오브 어스’나 PS3의 대표 타이틀 ‘갓 오브 워: 어센션’, 에픽게임즈의 간판 타이틀 ‘기어즈 오브 워: 저지먼트’, EA의 공포게임 시리즈 ‘데드스페이스3’, Xbox360의 대표 슈팅 시리즈 ‘헤일로4’, 유비소프트의 대표작 ‘어쌔신 크리드’ 신작 2종 등이 각 게임쇼를 통해 공개되며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E3와 게임스컴은 라인업 상에서 큰 차별성을 가져가지 못했으며, 도쿄게임쇼의 경우, 해외 업체들의 참여가 미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하락했다. 여기에 MS와 닌텐도는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에 모두 출전하지 않으며 행사에 대한 사전 기대감이 떨어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좋은 소스는 소니와 MS의 ‘차세대 콘솔’ 관련 소식이지만 아쉽게도 올해에는 이렇다 할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8월 MS의 윈도우 라이브 GM이 인터뷰를 통해 차세대 Xbox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화제에 오른 바 있으며, 11월에는 소니가 PS4로 추정되는 차새대 콘솔 개발 킷을 개발사 측에 제공했다는 소식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해 12월에 출시된 닌텐도의 Wii U가 예상 외로 고전하고 있는 와중, 소니와 MS가 이 시기를 노려 내년 게임쇼에 차세대 콘솔을 공개하며 이슈화에 성공할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6. 소니-닌텐도-THQ, 해외 대형업체 위기 대두
소니, 닌텐도, THQ 등 해외 대형업체들도 올해 힘겨운 시기를 맞이했다. 우선 콘솔 플랫폼에 힘을 실은 닌텐도와 소니는 우울한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 닌텐도의 경우, 킬러 타이틀 중 하나인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가 42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렸으나, 3DS와 3DS LL, Wii 등 타 기종이 해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며 지난 2~3분기(한국 4분기)에 영업손실 291억 5900만 엔(한화로 약 3997억원)을 기록했다.
소니는 게임 부분에서 영업손실 12억 7000만 엔(한화로 약 174억 원)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PSP의 후속 기종인 PS비타가 매출에 기여했으나 PS3와 PSP의 소프트웨어 판매 감소가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소니는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로부터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으며 위상이 땅으로 추락했다. 소니 측에 한가지 위안으로 작용하는 점은 게임 부분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미 대표 게임업체로 손꼽히던 THQ는 올해 위기를 넘기는데 실패했다. ‘워해머’,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메트로 2033’ 등 경쟁력 있는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THQ는 작년부터 제기된 경영난을 해결할 뾰족한 방도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개발 스튜디오 폐쇄, 일부 IP 매각, 감원과 감봉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으나 결국 지난 12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현재 THQ가 보유 중인 IP는 ‘워해머’와 ‘WWE’, ‘홈프론트’, ‘다크사이더스’ 등으로 차후 해당 IP가 어느 업체에 인수되는가 역시 관심사 중 하나다.
이 외에도 올해 해외 게임업계에는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매섭게 불었다. 올해 3월에는 블리자드가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600여명을 해고했으며, MS와 워너브라더스, 액티비전 역시 인원을 감축했다. 여기에 팝캡게임즈 역시 일부 스튜디오를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올해 ‘시크릿 월드’를 출시한 펀컴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운영비용을 절감하며 정리해고를 감행했다.
7. 지스타와 게임물 심의 민간이양, 희비 엇갈렸다
올해 게임업계에는 총 2건의 민간이양이 화두에 올랐다. 하나는 국내 대표 게임쇼 지스타의 주관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로 이전된 것이며, 또 하나는 국내 게임물 등급심의의 민간이양이다. 2012년 상반기부터 화두에 오른 두 이슈는 올해 말 전혀 다른 결과를 맞이했다. 지스타는 민간이양 후, 첫 행사를 무사히 마쳤으나 게임물 등급심의 건은 올해 하반기 다양한 변수에 맞물리며 지지부진한 상황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 지스타 2012가 열렸던 벡스코에 운집한 관람객들
민간이양 후 첫 개최를 맞이한 지스타 2012는 전년도에 비해 확충된 전시공간을 활용해 보다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B2C관과 B2B관을 구분해 업계와 일반 관람객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또한 온라인게임이 주를 이뤘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모바일게임의 출품 및 참가업체가 늘어나며,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업계의 중심이 이동하는 시류가 행사 전체에 반영됐다.
올해 지스타는 총 관람객 19만 명, 31개국 434개 업체 참여, 수출계약 167건의 성과를 기록하며 민간이양 이후 최초 개최를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일반 전시행사 외에도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게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별도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질적인 면에서도 보다 발전하려는 노력이 반영됐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 14일 지스타의 차기 개최지로 부산이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향후 지스타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총 4년 간 부산에서 열린다. 개최지 선정 심사 과정에서 부산시는 그간 문제시된 숙박과 교통, 음식에 대한 바가지 요금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고 밝히는 등, 행사 유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는 4년 동안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반면 올해 7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의 개정안이 시행되며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 게임물 등급심의 민간이양은 현재 다양한 이슈로 인해 벽에 부딪친 상황이다. 우선 등급분류업무를 이전받을 민간기관이 심사가 늦어지며, 전체적인 일정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게임위의 존치에 대해 서로 상충되는 내용을 담은 문화부와 전병헌 의원의 법안이 정리된 이후에야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여기에 게임위는 예산삭감 이후, 정상적으로 기관을 운영하기 위해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밝혀 혼란이 가중됐다.
현재 게임물 등급심의 민간이양을 준비 중인 게임문화재단 측은 “재원마련과 참가업체 확대 등의 사안에서 정부와의 협의를 보지 못한 상황이라 이를 보완 중에 있다”라며 “또한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국고지원기간이 올해로 마감되고, 전병헌 의원의 게임위 폐지 법안이 발의되는 등 법적인 부분에 변수가 많아 향후 행보를 정확히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게임물 등급심의 민간이양은 업계가 희망하는 자율심의로 가기 위한 첫 단추다. 따라서 준비부터 실제 업무 이행까지 모든 부분을 철저하게 시행해 초반 잡음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민간이양 작업의 실질적인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기관지정이 지연되고, 올해 연말 게임위에 대한 정책적인 변수가 다수 발생하며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8. 바람 잘 날 없는 게임업체, 삼중규제 위협
▲ 쿨링오프제를 포함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된 정부종합청사 대회의실 현장
2012년 연초에 제기된 쿨링오프제 입법화는 게임업계에 대한 삼중규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며 이슈화됐다. 게임이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제기된 쿨링오프제는 셧다운제와 유사한 시간 제한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 제도를 제시한 교육과학기술부는 게임 과몰입 해소를 위한 기금마련과 게임물 내용 심의 강화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해당 내용이 포함된 특별법안을 발의했으나, 위원회 내 의견 충돌, 의견 수렴 미비 등이 문제시됐다. 결국 학교폭력근절을 목적으로 발의된 특별법안은 게임 규제에 대한 부분이 제외된 것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쿨링오프제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이 외에도 문화부의 게임시간선택제(선택적 셧다운제) 시행과 고포류 게임에 대한 신종 규제 등이 주요 정책 이슈로 떠올랐다. 총 2종의 셧다운제의 영향으로 게임업계 내에는 법망을 피해 청소년 이용가 등급에서 청소년 이용불가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여기에 올해 국정감사 및 각 부처의 자체 조사를 통해 셧다운제 2종의 실효성이 미비하다는 결론이 도출되며 이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콘솔 게임에도 셧다운제의 영향이 미쳤다. SCEK는 게임시간선택제가 시행된 지난 7월 1일부로 PS3의 PS 스토어를 임시적으로 폐쇄하고, 신규 DLC 구매 및 무료 다운로드 콘텐츠 다운로드를 정지시켰다. 한국 MS는 Xbox 360의 온라인 서비스 Xbox Live에 더 이상 청소년 유저를 받지 않겠다는 강수를 뒀다.
e스포츠에서도 셧다운제가 화제로 떠올랐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프랑스의 ‘스타2’ 대회 아이언스퀴드의 온라인 예선전에 출전한 스타테일의 이승현이 셧다운제로 인해 경기 도중 게임이 강제 종료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여유시간이 부족했던 이승현은 결국 올인성 공격으로 돌을 던지며 해당 경기를 반강제적으로 패한 후, 셧다운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계정으로 접속해 경기를 이어갔으나 이전 경기의 영향으로 남은 경기를 모두 내주며 예선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
이어서 오는 1월 중 시행을 앞두고 있는 고포류 게임 규제는 게임 내 이용금액을 월 30만원으로 고정하고, 한판 당 배팅 금액을 1만원으로 제한, 그리고 하루 10만원 이상 게임머니를 잃을 경우 이틀간 접속 차단을 골자로 삼고 있다. 이번 건에 대해 문화부는 “신규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에 있어서 업계 측에 자율규제방안을 마련하라 제시했으나, 준비된 부분이 미진한 수준이었다”라며 “따라서 사행성 근절을 위한 방안을 보완해 이를 시행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현재 업계는 문화부 측에 고포류 게임 규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행화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에 비해 규제가 과도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라며 “또한 문화부의 행정지침을 준수하고, 그간 자율규제 및 불법 환전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건전한 운영을 꾀한 업계의 노력이 반영되지 않아 유감스럽다”라고 전했다.
9. 건전게임이란 무엇인가요? 여성부 게임물 평가계획 논란
▲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 적용 게임물 평가기준
셧다운제 대상 게임물의 범위를 정하기 위해 마련된 여성가족부의 게임물 평가계획은 업계 내에 상당한 파장을 미쳤다. 파티 플레이 등 온라인게임의 핵심 요소는 물론 ‘협동을 통한 뿌듯한 감정’ 과 같이 긍정적인 부분까지 중독성 발생 요인으로 규정하며, 전체 기준이 일반적인 범주 내에서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여성가족부는 업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실시하고, 12개 기준을 7개로 줄이는 등의 수정을 가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항의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여성가족부의 게임물 평가계획에 부합하는 게임을 만들자는 내용의 ‘건전 게임 만들기 게임잼’ 행사를 열었다. 해당 행사에 참가한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 턴스마일은 당시 출품한 작품 ‘클리닝 캣’을 실제 게임으로 제작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평가에 모바일게임이 포함된다는 것 역시 이슈화되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2013년 5월까지 유예기간을 확보한 상황이지만, 이번 평가의 결과가 추후 모바일게임에 대한 평가결과가 셧다운제 적용 여부에 대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은 있다. 즉, 모바일게임에 대한 셧다운제 확대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도입 논란은 대선 과정에서도 이슈화되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차기 대통령으로 자리한 박근혜 당선자는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도입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히며 업계의 우려를 샀다. 실제로 박 당선자의 대통령 당선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20일에는 규제 확대 걱정으로 인해 모바일게임이 포함된 국내 게임주가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10. '스타1’의 뒤를 이은 ‘LOL’과 ‘스타2’, 상반된 분위기
▲ 수많은 관중이 운집한 'LOL 더 챔피언스' 결승전 현장 (사진제공: 온게임넷)
2012년 국내 e스포츠 업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e스포츠의 태동기와 전성기를 함께 한 ‘스타1’은 신흥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과 ‘스타2’에 바통을 넘겨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스타1’을 기리기 위한 일환으로 ‘명예의 전당’을 마련해 관련 선수를 치하하고, 진기록 등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WCG 2011을 통해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본 ‘LOL’은 게임 자체에 대한 높은 인기와 선수 및 게임단의 활발한 유입, 종목사 라이엇 게임즈와 온게임넷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주력 종목으로 자리했다. 온게임넷이 주최한 정규리그 ‘LOL 더 챔피언스’는 첫 결승전에서 8000만, 두 번째 결승에서는 11,000여명의 관중을 불러모으며 흥행 가도에 돌입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진행한 자체 세계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쉽’은 현장 집객 8000만, 온라인 스트리밍 중계 시청자 828만 명을 기록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이러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스타1’ 이후 주춤했던 신규 게임단 창단의 물꼬가 트였다. ‘LOL 더 챔피언스’의 첫 후원사로 자리한 아주부는 프로스트와 블레이즈, 2팀으로 팀을 꾸렸으며 기존부터 국내에서 활동하던 LG-IM, 나진 실드-소드가 가세한 것에 CJ 엔투스와 KT 롤스터 역시 별도 팀을 꾸려 ‘리그 오브 레전드’에 뛰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홍진호와 박정석, 김원기 등의 올드 게이머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의 감독으로 자리하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원로 선수들의 감독 취임은 e스포츠 선수들에게 은퇴 후 진로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 '스타2' e스포츠 비전 선포식 현장
‘스타2’의 경우, 올해 제 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그간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해왔던 국내 e스포츠 관계자들이 지난 5월에 열린 비전 선포식을 통해 합의점을 찾으며 힘을 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온게임넷의 ‘스타리그’와 한국e스포츠협회의 ‘프로리그’는 올해 ‘스타1’에서 ‘스타2’로 이동하며 종목 전환을 시행했다. 또한 외국 e스포츠 리그와의 연계를 통한 해외 진출 시도 역시 더욱 가속화되었다.
그러나 ‘스타2’는 지속적으로 터진 내부 갈등이 종목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종목 전환 후 첫 개최를 앞두고 있던 스타리그는 선수 출전을 둘러싼 한국e스포츠협회와 기존 ‘스타2’ 게임단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e스포츠 연맹 간의 대립으로 한때 파행 위기에 내몰렸다. 또한 e스포츠 연맹과 현재는 해체된 ‘스타2’ 게임단 슬레이어스 간의 갈등이 불거져 논란화된 바 있다.
스타 플레이어의 은퇴와 게임단 해체 소식 역시 전해졌다. 선수 생활 종료 후 아주부 ‘스타2’ 팀 매니저로 자리한 이윤열, ‘스타1’ 최후의 여성 프로게이머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지수가 대표적인 예다. 또한 성적 부진 및 홍보효과 미비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공군 에이스와 임요환을 주축으로 결성된 ‘스타2’ 팀 슬레이어스, 2010년부터 ‘스타2’ 종목에서 활동한 oGs, 스타테일 ‘LOL’ 팀이 해체됐다.
▲ 은퇴 후, 아주부 '스타2' 팀 매니저로 자리한 이윤열 (사진제공: 아주부)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3월 12일에 출시될 예정인 ‘군단의 심장’이 e스포츠에 다시 불을 붙일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e스포츠 연맹, 양측의 출발선이 달랐던 ‘자유의 날개’와 달리 ‘군단의 심장’은 국내 모든 관계자가 동일선상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확장팩 ‘브루드워’ 출시 이후, 급격한 흥행가도에 오른 ‘스타1’ 종목처럼 ‘스타2’ e스포츠 역시 ‘군단의 심장’을 통해 붐업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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