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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게임산업, 올해도 찬밥신세 못 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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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관련기사]
셧다운제 확대에 강제징수까지, 게임 강력규제법 또 발의
손인춘 의원 “게임중독 예방법안, 규제 아닌 치유 목적”

 

연초부터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바람이 매섭습니다. 지난 8일에 새롭게 발의된 인터넷게임중독에 관한 법률안 2종은 일명 ‘게임규제종합선물세트’라 불리며 이번 주 내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셧다운제 적용 연령 및 시간 확대와 국내 게임사업자의 매출 1%를 중독치료기금으로 징수, 각 게임의 중독유발지수 체크 등이 해당 법률안의 주요 내용입니다. 또한 이 모든 권한을 여성가족부라는 특정 부처에 집중시키겠다는 점 역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역시 ‘게임중독’이라는 사회적인 현상 해결에 ‘산업 규제’라는 동일한 해결책밖에 내놓지 못하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게임메카 독자 게먹게살은 “방법이 저것밖에 안 떠오르는 걸까? 귀찮은 걸까?”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게임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최근 명예퇴직이나 권고 사직을 받고 있는데. 정부에서 책임질 대책은 있겠지”라며 과도한 규제로 인한 산업위축과 퇴직률 증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죠.

 

게임메카 baldur 님은 “알코올중독 관련으로 주류업계가 매년 내는 돈 50억 (전체 매출의 0.05%) 수준, 도박중독 관련으로 도박업계가 매년 내는 돈 20억 (전체 매출의 0.03%) 수준, 게임산업 1퍼센트, 이미 업체들이 내놓는 게임중독치료기금 100억”이라며 구체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이번 법률안의 규제 정도가 지나치게 강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반대 의견이 빗발치자 법안을 대표 발의한 손인춘 의원실은 업계와의 의견 수렴을 통해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만, 네티즌들은 이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네티즌은 “이건 애초에 계획대로임. 대충 조삼모사식. 처음부터 쌔게 부르고 당연히 반발 할테니 양보한다는 식으로 낮춰서. 최종적으로는 자기들이 예상했던 대로 징수액을 맞추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선발의 후 수정? 업계 목소리 들으려면 진작에 들었겠지. 물타기 또 시전하네”라고 말했죠.

 

이전 사례를 살펴봐도 업계의 목소리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 의문이 듭니다. 비상식적인 기준으로 논란화된 여성부의 ‘게임물 평가계획 척도’나 이달 내에 발효될 예정인 문화부의 ‘웹보드게임 규제안’ 역시 업계와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쳤으나, 진정으로 ‘협의’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의 의견 반영은 없었습니다. 늦어도 오는 2월 중에 열릴 예정인 손인춘 의원의 공청회가 제 기능을 할 지, 아니면 법안 상정을 위한 허울뿐인 과정으로 전락할 지 유의 깊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다양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연결라인을 지닌 관공서 측에 지역 특산품이나 명소 등을 캐릭터화하여 게임으로 제작하면 보다 친숙하게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 관광사업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제안해보았으나 돌아오는 반응은 대부분 시큰둥했다고 합니다.

 

즉, 게임을 보다 긍정적으로 활용할 아이디어를 고안해내는 부분에 창의성이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중 ‘게임문화조성’에 관한 부분을 자세히 읽어보면 게임의 대중문화화 혹은 사회적 순기능 강화보다 ‘게임 과몰입’ 혹은 ‘게임중독’으로 지칭되는 부작용 예방, 치료에 대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럼 역으로 게임 이용으로 인한 모든 부작용을 해소하면 게임이 저절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진정한 대중문화의 반열에 서게 되는 것인지 묻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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