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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끝판왕의 탄생, 마영전 드래곤 제작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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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비노기 영웅전`에 등장하는 `드래곤`(사진 제공: 넥슨)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즐겨본 게이머 중에서 ‘드래곤’이란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판타지 장르의 유명 인사이자 절대 강자로 등장하는 ‘드래곤’은 수많은 게임에서 최종 보스 혹은 주인공 일행을 도와주는 조언자 등의 역할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넥슨이 개발, 서비스 중인 MORPG ‘마비노기 영웅전’에도 ‘드래곤’이 등장했다. 30인 대규모 레이드 콘텐츠로 등장한 ‘드래곤’은 사실적인 그래픽과 압도적인 움직임으로 많은 유저들을 감탄하게 했다. 넥슨은 최초로 등장한 ‘엘쿨루스’ 이후 ‘뷔제클로스’, ‘지그린트’ 등 세 가지 속성의 드래곤을 연이어 공개하면서 ‘마비노기 영웅전’은 시즌 1을 마무리 지었다.

일반적으로 ‘드래곤’은 도마뱀과 같은 파충류에 날개를 결합한 듯한 모습을 띄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소설에서는 ‘비만’ 도마뱀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넥슨은 ‘마비노기 영웅전’의 ‘드래곤’을 어떻게 디자인 했을까? 개발 과정에서는 어떠한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게임메카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오늘부터 시작한 ‘넥슨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2012(NDC 2012)’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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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국중원 모델러(좌)와 이근우 원화가(우)

자료가 많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NDC 2012’에서 넥슨의 이근우 원화가와 국중원 모델러는 ‘끝판왕의 탄생 - 마비노기 영웅전 드래곤 제작 수첩’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해당 강연에서 이들은 ‘마비노기 영웅전’의 ‘드래곤’ 개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드래곤’은 개발자에게 있어서 꼭 한 번쯤 만들어보고 싶은 매력적인 존재다. 이 때문에 ‘드래곤’ 콘텐츠가 결정된 이후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팀에서는 개발에 대한 의욕이 넘치고 있었다. 굉장히 멋져 보이는 ‘드래곤’을 만든다는 생각에 모두 들떠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 개발에 착수하자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이근우 원화가: 검색 엔진에 ‘드래곤’이라고 치면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쉽게 ‘드래곤’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오히려 자료의 홍수로 인해 ‘마비노기 영웅전’의 ‘드래곤’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지 막막했습니다. 게다가 ‘드래곤’을 만들기 위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만들어 본 경험도 없었고요. 정말 막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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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다른 팀에서의 압박까지... 난감했다고 한다

게다가 개발 일정도 촉박해서 ‘드래곤’에 대해 공부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가며 천천히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원화가 완성되지 않으면 이후 모델러, 애니메이터 등 수많은 사람들의 작업 일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이근우 원화가는 좋은 결과물을 내놓기 보다는 기획 컨셉에 맞는 ‘드래곤’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근우 원화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그렇다고 ‘드래곤’의 기본적인 컨셉을 잡지 않은 채 대충 ‘뼈대’만 만들면 나중에 팔다리에 오차가 발생하거나 몸의 비율이 달라지는 등 더욱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를 기획한 기획자와 ‘드래곤’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액션 게임 답게 네 발로 걸었으면 좋겠다’, ‘꼬리가 길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목이 길면 제어하기 힘들다’ 등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에 등장하는 세 마리의 드래곤은 각각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해당 속성에 맞게 디자인하고 피부 질감 등 자세한 정보를 모델러에게 넘겼죠.

여러 가지 의견을 모아서 ‘마비노기 영웅전’의 드래곤은 상체와 하체의 비율을 1:1로 잡고 꼬리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 되었다. 목 길이는 적당한 길이로 설계했으며 날개는 비교적 크게 하여 실제 활공 시에도 큰 문제가 없도록 했다. 이러한 단계 끝에 ‘마비노기 영웅전’의 ‘드래곤’ 들은 게임 속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자신들의 강력한 모습을 유저들에게 뽐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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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러가 고민할 부분을 최소화하여 시간을 절약했다

엄청난 비용을 소모한 ‘드래곤’

국종원 모델러 역시 난감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발표를 시작했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넥슨이 서비스 하는 게임 중 모델링 제작비가 가장 높다. 게다가 ‘마비노기 영웅전’은 ‘프로모션’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종원 모델러는 모델링 + 프로모션 작업까지 이중으로 압박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드래곤’은 압박이 더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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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우 원화가와 비슷한 압박을 받은 국종원 모델러

국종원 모델러: 일반적인 업데이트와 달리 ‘드래곤’은 뼈대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는 콘텐츠라서 기존 뼈대를 재활용 할 수 없었거든요. 게다가 ‘드래곤’은 ‘마비노기 영웅전’ 최초의 비행 몬스터입니다. 기획, 모션 작업자 뿐 아니라 게임을 구현하는 프로그래머들도 여러 가지 테스트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일정이 전보다 더욱 빡빡했죠.

일반적으로 ‘마비노기 영웅전’의 보스 모델링 제작에는 4주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드래곤은 이들과 차원이 달랐다. 가장 처음 등장한 ‘엘쿨루스’가 12주, 에피소드 10에서 업데이트 된 ‘지그린트’는 14주, ‘뷔제클로스’는 15주나 걸렸다. 원래 모든 드래곤을 함께 업데이트 하고자 했지만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되어 결국 ‘엘쿨루스’만 먼저 업데이트 되었다. 이것도 간신히 달성한 결과라며 국종원 모델러는 식은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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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만 개 이상의 면을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종원 모델러: 이제서야 말씀 드리지만 당시 업데이트 페이지를 만들 때 드래곤의 모습이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그 때까지 드래곤 모델이 하나도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패치 직전에서야 간신히 만들어 졌어요. 덕분에 당시에는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신비주의 방식으로 ‘드래곤’ 홍보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죠.

이처럼 어려웠던 작업 과정을 거치게 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후반 콘텐츠에 등장하는 몬스터일수록 더욱 화려하고 강력하게 디자인 해야 하는 ‘룩 인플레이션’을 간과한 것이고 두 번째는 하필 그 때 개발 잔고가 소진되었으며 동시에 아웃소싱 불가능 콘텐츠가 대다수였다는 점이다. 그래도 국종원 모델러는 좋은 경험이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국종원 모델러: 힘들긴 했지만 많이 노력한 결과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성공적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드래곤 모두 한 번에 등장했으면 강렬한 이펙트를 유저들에게 남길 수 있었을텐데 그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 30인 레이드 콘텐츠 `드래곤` 프로모션 영상

진땀 흘렸지만 다시 제대로 만들고 싶다

만약 다시 ‘드래곤’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까? 이에 대해 두 사람은 ‘제대로 만들고 싶다’며 한 목소리로 말했다.

국종원 모델러: ‘마신 엘쿨루스’의 경우 3만 8천 개의 폴리곤이 들어갔는데 중간에 문제가 발생해서 부위 파괴 부분이 두 군데가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기획도 어느 정도 변경해야 했어요. 제 실수이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신 엘쿨루스’ 모델링 작업을 다시 하고 싶습니다.

이근우 원화가: ‘마비노기 영웅전’의 그래픽은 사실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드래곤’은 개인적인 상상을 통해 만든 존재이고 너무 크게 디자인되어서 이질감이 느껴지고 산만해 보인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파충류나 동물을 더 공부해서 사실감 넘치는 ‘드래곤’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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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도 이들은 다시 한 번 `드래곤`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사진 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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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ORPG
제작사
데브캣스튜디오
게임소개
'마비노기'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삼은 '마비노기 영웅전'은 소스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MORPG다. 베고, 찌르고, 차는 액션 외에 기둥, 항아리 등 주변 사물을 이용하거나 갈고리 사슬과 창 등 다양한 보조 무...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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