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준과 유영혁, 카트리그 빅3 여전히 견고하다!

[관련기사]
현재 시간 저녁 6시, 카트 선수들은 배고프다?

▲ 카트리그 빅 3의 강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문호준(좌)와 유영혁(우)

스타리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택뱅리쌍(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송병구를 묶어서 부르는 말)처럼 카트라이더 리그에도 견고한 탑 3 체제가 구축되어 있다. 매 대회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는 문호준과 유영혁, 전대웅이 그 주인공이다. 이 3명의 선수들은 카트리그 빅3라 불리며 오랫동안 카트리그 상위권에 군림해 있다. 10월 13일,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펼쳐진 넥슨배 14차 카트리그 A, B조 2차전 경기는 빅 3 체제의 강력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문호준과 유영혁은 압도적인 총점 차이로 조 1위를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두 선수 모두 퍼펙트 승리(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는 놓쳤으나, 경기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불허하는 커다란 실력 차이가 느껴졌다. 기본적인 주행 실력은 물론 아슬아슬한 순간을 의연하게 넘기는 노련한 위기관리능력까지 돋보였다.

A조에서 경기를 치른 문호준은 대형사고에 휘말려 하위권으로 밀려나도 다른 선수들을 밀어내고 기어이 1위를 차지하는 뚝심 있는 플레이로 관계자 및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예상치 못한 트랙을 만나 당황한 나머지 4위로 첫 세트를 마무리한 유영혁 역시 빠른 시간 내에 제 페이스를 찾아 2세트부터 마지막 6세트까지 절대로 1등을 놓치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다. 두 선수의 2차전 경기는 `클래스는 죽지 않는다`는 의미를 남겼다.

문호준과 유영혁이 초반부터 치고 올라가며 사실상 1위를 확정짓자, 자연스럽게 순위 싸움은 2위 아래로 내려갔다. 특히 진출과 탈락의 분기점인 4위 자리가 순위 다툼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A조 5위 조성제는 2차전을 3위로 마감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1차전 때의 성과가 좋지 않아 4위 이중선에게 단 1점 차이로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B조 5위 김경훈은 2차전 마지막 세트에서 4위로 뛰어오를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영혁에게 밀려 이번 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경기 종료 직후, 김경훈은 큰 아쉬움에 경기석을 쉬이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호준, 꼴등으로 시작해도 1등으로 끝내는 저력!

▲ 독보적인 경기력으로 A조 1위를 차지한 문호준

14차 카트리그 2차전에서 문호준은 시쳇말로 `넘어설 수 없는 벽`이 느껴질 정도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1세트를 가볍게 1위로 마무리한 문호준은 2세트 초반 대형사고에 휘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을 따돌리며 1등으로 결승선을 끊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따라잡기 불가능한 거리를 쉼없이 달려와 기어이 1위 자리를 차지하는 문호준의 모습에 팬들은 물론 관계자들도 아낌 없이 환호를 보냈다.

문호준의 위기관리능력은 3세트에서도 발휘되었다. 출발선 부근에서 실수를 범해 중하위권으로 밀려난 문호준은 하나씩 상대를 밀어내고 1등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사실상 조 1위 자리를 굳혔다. 바로 이어진 4세트에서 문호준은 카트가 완전히 뒤집어지는 사고를 당해 7위에 머물렀으나, 이후 경기에서 2위 미만으로 밀려나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포인트를 획득했다. 결국 문호준은 총점 107점으로 2위 박인재보다 무려 72포인트나 많은 점수로 가뿐하게 A조 1위에 올랐다.

이번 2차전에서 문호준은 난이도가 높다고 판단된 신규 트랙을 초반 세트에 적극적으로 선택하며 다른 선수와의 격차를 확실히 벌리려는 전략을 펼쳤다. 트랙이 어려울수록 실력에 따른 편차가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수준급의 주행실력을 보유한 문호준에게 `높은 난이도`는 오히려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문호준은 카트가 서로 뒤엉켜 사고가 나기 쉬운 경기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가, 경기 중반부터 앞으로 치고 나가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 하위권에서 시작해도 제 실력만 발휘하면 얼마든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승리비결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1등을 놓칠 것 같지 않은 문호준에게도 강력한 라이벌은 존재한다. 바로 카트리그 빅 3로 손꼽히는 유영혁과 전대웅이다. 문호준은 승자 인터뷰를 통해 "빅3 체제가 구축되기 전까지는 거의 연습을 하지 않았는데, 유영혁 선수와 전대웅 선수가 등장한 뒤로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바로 연습 모드에 돌입한다"라며 라이벌에 대한 경쟁의식을 드러냈다. 카트리그 빅 3가 한 자리에 모일 것으로 전망되는 승자전에서 문호준이 과연 유영혁과 전대웅을 물리치고 1등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호준이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동안, 그 아래에서는 다음 라운드 진출권이 걸린 순위싸움이 벌어졌다. 박인재와 박종근은 마지막까지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였으며, 이중선과 조성제가 격돌한 4위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그 결과 4세트와 6세트에서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박인재가 문호준의 뒤를 이어 조 2위에 오르며 승자전에 직행했으며, 박종근은 3위로 패자전으로 내려갔다. A조에서 문호준을 위협할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힌 이중대는 2차전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으나 4위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하며 간신히 패자전 진출권을 획득했다.

2차전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문호준 57PT
2위 박인재 29PT
3위 조성제 22PT
4위 박종근 21PT
4위 최영욱 21PT
6위 안기준 16PT
7위 이중대 15PT
8위 이지우 8PT

1,2차전 합산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문호준 107PT(승자전 진출)
2위 박인재 45PT(승자전 진출)
3위 박종근 38 PT(패자전 진출)
4위 이중대 36 PT(패자전 진출)
5위 조성제 35 PT
6위 최영욱 26 PT
7위 안기준 25 PT
8위 이지우 12 PT

유영혁, 이제 문호준의 시대는 갔다!

▲ 문호준의 시대는 갔다! B조 1위에 오른 유영혁

"문호준의 시대는 가고, 나 유영혁의 시대가 올 것이다." B조 2차전이 종료된 직후 진행된 승자 인터뷰에서 유영혁은 강력한 멘트로 문호준에 대한 라이벌 의식을 드러냈다. 이번 2차전을 통해 유영혁이 보여준 경기력은 문호준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났다. 특히 페이스를 잃어 첫 세트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 안에 제 실력을 찾아 나머지 세트를 모두 1위로 마감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유영혁은 "퍼펙트 승리가 첫 세트에서 깨지는 바람에 경기 전체가 어려워질 것 같아 불안했다. 하지만 운이 좋아 조 1위로 경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라며 덤덤한 어조로 소감을 밝혔다.

1세트 트랙은 평소 유영혁이 선호하기로 유명한 `차이나 골목길 대질주`였다. 그러나 첫 세트에 이 트랙이 선정되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유영혁은 페이스가 흐트러져 박현호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1세트를 4위로 마감한 유영혁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음 세트에 임했다. 2세트에도 충돌로 인해 뒤로 밀려난 유영혁은 뚝심 있게 다른 선수를 제치고 앞으로 치고 올라와 김경훈을 밀어내고 1등으로 결승선을 밟았다.

바로 이어진 3세트에서도 박현호와 원상원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1위로 골인한 유영혁은 사실상 조 1위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유영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4세트부터 마지막 6세트까지 단 한 번도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총점 107점으로 2위 박현호를 57점이나 따돌리고 당당히 B조 1위에 올랐다. 특히 마지막 6세트에서 유영혁은 김경훈과 누가 1위로 골인할 지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대결을 펼쳐 관계자 및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B조 역시 A조와 마찬가지로 경기 초반에 조 1위가 유영혁으로 사실상 굳어졌다. 여기에 조 2위 박현호가 꾸준히 포인트를 획득하며 중반 이후부터 2위를 거의 확정짓자 3위와 4위 자리가 순위 싸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B조 3위에 오른 원상원은 1차전과 2차전, 두 경기에서 꾸준히 포인트를 획득하며 패자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1차전에서 12점을 획득하여 6위에 머문 박정렬은 2차전에서 26점을 손에 넣으며 조 4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유영혁과 마지막 세트에서 접전을 벌인 김경훈, 만약 그가 6세트에서 1등으로 골인했다면 최소한 패자전 진출권을 획득한 박정렬과 조 4위를 결정하는 재경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손에 넣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골인 직전 유영혁에게 한끝 차이로 밀리며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다. 단 3점 차이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김경훈은 충격에 빠진 나머지 경기석에 엎드려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편 인터넷 TV 사이트 아프리카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김택환은 1차전과 2차전, 두 경기에서 모두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최종 순위 6위로 이번 시즌을 마감해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2차전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유영혁 53PT
2위 박정렬 26PT
3위 박현호 21PT
4위 김경훈 19PT
5위 원상원 17PT
6위 박민수 16PT
7위 배종훈 5PT
7위 김택환 5PT

1,2차전 합산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유영혁 107PT(승자전 진출)
2위 박현호 50PT(승자전 진출)
3위 원상원 39PT(패자전 진출)
4위 박정렬 38PT(패자전 진출)
5위 김경훈 35PT
6위 김택환 18PT
7위 박민수 16PT
8위 배종훈 7PT

* 박민수 선수는 1차전에서 10PT를 획득하였으나 준비해온 카트 4종을 경기 내에 번갈아가며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을 위반하여 10점 감점처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