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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2011] 콘솔 대신해 급성장 중인 일본 모바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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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ming사의 타다시 시바 CEO

일본 Aiming 사의 타다시 시바(Tadashi Shiiba) CEO는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KGC 2011’ 2일차에서 ‘6,200억 엔 시장인 일본 마켓의 미래와 일본 게임 회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시바 CEO는 일본 게임 시장의 과거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의 게임 시장은 80년대 이후 닌텐도(NES, 게임보이 등) 주도 형태로 나아가다가, 94년 PS1, 닌텐도64, 세가새턴 등이 경쟁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발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98년 절정을 맞은 일본의 게임 산업은 계속해서 쇠퇴의 일로를 겪고 있다. 98년 당시 5,137억 엔 규모였던 게임 시장은 2003년 반토막 난 2,700억 엔 규모로 추락했다. 2007년에는 NDS와 Wii의 성공으로 잠시 4,300억 규모까지 상승했지만, 그 때에 불과했다.

이후 90년대 후반, 한국에서는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의 큰 성공을 거둔 MMORPG가 탄생했다. 당시 일본에서도 MMORPG를 만들고 있었으며, 테크모 역시 과거 PC용 온라인 게임을 개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에서 PC용 MMORPG를 개발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이유는 PC 네트워크의 보급률이다. 98년 당시 일본은 게임 개발 부문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했다. 그러나 PC 인터넷 보급율보다는 가정용 게임기의 보급율이 더 높았다. 때문에 일본에서 PC용 온라인게임은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물론 ‘라그나로크 온라인’, ‘리니지’, ‘파이널 판타지 11’ 등이 일본에서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뒀으나, 동시접속자(CCU)는 최대 10만 정도에 불과했다. 수익의 경우 부분유료화를 통해 ‘팡야’, ‘메이플스토리’, ‘레드스톤’ 등이 각각 1달에 1억, 2.5억, 3억 엔의 수익을 거두었다. 이는 일본 온라인 게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이다. 이제껏 월 3억 엔 이상의 수익을 거둔 온라인 게임은 없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 게임 시장은 어떨까? 먼저 가정용 콘솔 게임과 PC온라인 게임의 경우 그 수익이 매우 적다. 현재 일본에서 10만장 이상 판매되는 가정용 콘솔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게임 1장을 판매하면 대략 2~3000 엔의 수익을 올리는데, 대부분의 게임은 1억 엔 이상의 투자비용이 든다. 결국 대작 게임 외에는 흑자를 낼 확률이 적다. PC 온라인 게임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월매출 3천만 앤 정도를 기대할 수 있으며, 5천만 엔이 넘으면 성공한 게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PC 온라인 게임을 제작할 경우 2억 엔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결국 일본에서 PC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것은 사업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2008년 이후부터 급성장해 현재 2천억 엔의 규모까지 도달했다. 대표적인 일본의 소셜 모바일 게임업체 GREE 와 DeNA는 최근 2~3년간 급성장을 거듭했으며, 그 규모 면에서는 스퀘어에닉스 조차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수익 역시 높은 편인데, 1~3위 게임은 10억 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일본 게임 시장의 현황
PC 온라인 게임은 월 2~3억 엔의 수입을 내지만 모바일 소셜은 10억 이상의 게임도 보인다

현재 DeNA와 GREE는 연간 100억 엔의 광고비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광고를 중지한다면 일본 TV 광고에 공백이 생길 정도다. 여기에 어디서나 빠르게 접속 가능한 3G 인터넷망이 잘 정비되어 있기 덕분에 굳이 PC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현재 일본에서는 스마트폰/휴대폰을 이용해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것이 대세다.

시바 CEO는 “이대로 가면 일본에서의 온라인 게임은 스마트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PC 온라인이 일본에서 성공하려면 액션이나 그래픽 등 스마트폰에서 흉내내지 못할 정도의 요소를 가져야 한다. 현재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은 ‘드래곤네스트’, ‘C9’, ‘아바’ 등 액션성이 강하고 일본 유저들 취향에 잘 맞는 작품들이다.” 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본 게임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 게임시장의 주된 타겟층은 20~35세 사이의 남성이다. 한국의 경우 ‘메이플스토리’ 의 동접자 기록 등을 볼 때 일본보다 게임을 하는 유저 연령이 조금 낮은 듯 하다. ‘메이플스토리’ 가 일본에서 저런 기록을 세우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일본의 어린 유저들은 DS나 Wii 등을 한다. 20~35세 사이의 유저 대부분은 어릴 적에 게임의 재미를 경험하며 큰 세대이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다만 귀찮다고 느끼기는 한다. 때문에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 여기에 스스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약간 비싼 지불 비용에도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 라며 일본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시되는 메인 타겟층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일본 휴대 소셜게임의 문제는 너무 많은 게임 수와 그에 따른 획일화, 그리고 높은 수수료 비율이다. 일본의 애플 앱스토어 1위 게임은 GREE의 ‘도리랜드’ 다. 1일 매출이 3~500만 엔이니 상당한 히트작이다. ‘도리랜드’ 는 기본적으로 부분유료화 방식에 모바일 소셜, 미션과 카드, 배틀 시스템이 조합된 게임이다. 이는 일본 소셜게임의 보편적인 스타일이다. 2위 게임은 세가의 ‘킹덤 컨퀘스트’ 로, 국내에서 ‘SD삼국지’ 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인 본사의 게임과 비슷한 방식의 게임이다. 이 역시 위와 같은 수준의 수익을 내고 있다. 3위 게임은 1일 2~3백만 엔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모바일 게임의 수가 수천 개에 육박하며, GREE나 DeNA 또한 몇 개의 히트작에는 집중적인 광고를 지원해 주지만 대다수의 게임은 히트작이 아니다. 여기에 모든 게임에는 40%의 퍼블리싱 수수료가 붙으며, 여기에 추가적인 광고료도 따로 지불해야 한다.

▲ 일본 앱스토어 2위로 1일 3~500만 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세가의 `킹덤 컨퀘스트`

그렇다면 일본 게임업계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까? 이에 대해 시바 CEO는 “현재 일본 모바일 게임계를 주름잡고 있는 DeNA와 GREE는 라이트한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이 라이트게임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다마고치의 경우 1.5년만에 유행이 식어버렸다. 그렇다고는 해도 라이트 게임은 다른 일을 하는 도중 잠깐씩 할 수 있기 때문에 몇 시간씩 TV 앞에서 즐기지 않으면 안 되는 가정용 게임에 비해 즐기기가 쉽다. 이러한 강점 때문에 앞으로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 라며 당분간은 캐주얼 모바일 게임의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최근처럼 몇 배씩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DeNA는 3,200만 명, GREE는 2,700만 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일본 인구수를 생각해보면 더 이상 유저가 크게 늘어날 것 같진 않다. 사실 최근의 성장세를 봐도 매출 증가세가 서서히 멈춰 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외 진출이 쉬운 것도 아니다. 일본 시장에서 메인 타겟으로 삼았던 20~35세 남성 게이머는 일본 한정이다. 또한, 게임의 참신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아까 말한 ‘도리랜드’ 처럼 미션 카드 배틀 소셜 게임이 대부분이다. 이를 얼마나 잘 극복하는지가 일본 모바일 게임업계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DeNA와 GREE 뿐 아니라 우리 Aiming 역시 새로운 게임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꽤 작은 편이다. 커다란 흥행을 바란다면 일본 시장을 목표로 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DeNA와 GREE의 경우 많은 유저들을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Aiming은 온라인게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개발자들과 비슷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라며 한국 개발사들도 일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려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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