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관왕 문호준! 카트 빅3 말고 원탑이라 불러달라

[관련기사]
카트 황제 문호준, `스타2`팀에서 입단 제의가
V6 시대 도래! 14차 카트리그 결승전 현장스케치 

▲ 카트리그 6관왕에 오른 황제 문호준

카트라이더 리그에 최초 6관왕이 탄생했다. 15세의 어린 나이에 카트리그계의 원탑으로 굳건히 자리한 문호준이 그 주인공이다. 유영혁, 전대웅과 함께 카트리그 빅3로 손꼽히는 문호준은 이번 결승전을 통해 라이벌과의 현저한 점수 격차를 벌리며 자신의 독보적인 위치를 과시했다.

11월 17일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넥슨 14차 카트리그 결승전이 개최되었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다른 선수들의 경쟁을 물리치고 1위를 놓치지 않는 모습으로 꺾이지 않는 탄탄한 경기력을 입증한 문호준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초반 6세트 동안 42점을 따내며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문호준은 카트리그 결승전 사상 최단 세트인 11세트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준우승에 오른 전대웅의 점수 격차도 무려 44점이나 벌어진다.

반면 이번 결승전에서 또 다시 준우승을 차지하고 만 전대웅은 카트리그의 `콩라인`으로서의 이미지가 더욱 굳어지며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2010년에 열린 12차 대회에서 준우승에 오른 전대웅은 14차 리그 바로 전에 열린 `카트라이더` 팀대회 `팀스피릿`에서도 판타스틱4에 밀려 소속팀 퍼스트가 2위로 밀려났다. 급기야 오랜만에 열린 개인전 대회 14차 카트리그에서마저 다시 한 번 2위에 머물며, 준우승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카트리그를 관심있게 지켜본 팬이라면 3위는 문호준, 전대웅과 함께 카트리그 빅3로 손꼽히는 유영혁의 차지가 되었으리라 짐작할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번 결승전에서 3위에 오른 선수는 노진철이다. 노진철은 초반 두 세트 동안 문호준을 밀어내고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노진철은 "경기가 막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너무 성적이 좋아서 내가 우승하는 줄 알았다"라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 우리가 카트리그 순위권! 왼쪽부터 1위 문호준, 2위 전대웅, 3위 노진철

그렇다면 유영혁은 몇 위를 기록했을까? 놀랍게도 유영혁은 7위에 안착하며 겨우 최하위를 면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유영혁은 이번 시즌 학업에 집중하길 바라는 집안의 뜻에 따라 공부에 매진하여 충분한 연습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유영혁은 트랙 중반에 선두권에 들어도 다른 선수들의 거센 몸싸움을 견뎌내지 못하고 뒤로 처지며 상위권 경쟁에 끼어들지 못했다. 만약 이러한 경향이 굳어지면 문호준, 유영혁, 전대웅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빅3 체제는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이길 기회를 놓치지 않는 매의 눈! - 황제 문호준의 우승 비결

▲ 우승자의 특권! 키스 세리모니 중인 문호준

결승전에서 보여준 문호준의 주행력은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치고 들어갈 빈틈이 있으면 놓치지 않고 끼어들어 상위권으로 올라가고, 자신의 앞길을 막는 선수들은 밀어내며 자리를 지켰다. 특히 9세트에서 문호준은 출발선에서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몸싸움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속내를 미리 읽기라도 한 듯, 살짝 뒤로 빠지며 대형사고 발생을 방지하는 노련한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문호준의 장점 중 하나인 빠른 회복력과 든든한 뒷심 역시 결승전에서 빛을 발했다. 어떻게 라인을 타면 이긴다는 것을 몸으로 채득하고 있는 문호준은 중위권으로 출발선을 끊어도, 앞에 달리는 선수를 제치고 가장 먼저 골인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4세트에서 문호준은 선두권이 유지하고 있던 레이싱 라인의 옆길로 끼어들며 유영혁과 박인재를 순식간에 뒤로 밀어내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트랙랙 전체의 상황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자신이 해야할 것을 재빠르게 찾는 날카로운 판단력이 돋보였다.

▲ 매의 눈으로 승리의 순간을 포착한 문호준

문호준은 5세트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2위 밑으로 뒤쳐지지 않는 고른 성적을 거두었다. 전반 여섯 세트 동안, 42점을 휩쓸어 담은 문호준은 후반 세트에서도 페이스를 유지했다. 특히 10세트가 시작되기 전, 문호준 본인의 PC에 오류가 발생하여 경기 흐름이 잠시 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스가 재개되자마자 다시 한 번 1등을 차지하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결국 문호준은 80점 선취 방식 레이스에서 열 세트만에 79점을 달성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6등 이상의 성적만 거두면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는 유리한 상황에서도 문호준은 끝끝내 마지막 11세트마저 자신의 것으로 가져가며, 승부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카트리그 원탑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진 문호준은 높은 성적과 많은 팬들의 투표를 바탕으로 카트리그의 인기상, `핫 라이더`까지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 카트리그 인기상 `핫 라이더`도 문호준의 차지가 되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문호준은 운이 좋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그는 "카트리그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중요하다. 순간적인 사고를 잘 피해가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눈치를 잘 봐서 여파에 말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어느 정도 운에 기대지 않고서는 충돌을 당해낼 가능성은 없다"라고 전했다.

카트리그에도 물갈이 시즌이 왔다? 흔들리는 빅3 체제

▲ 문호준, 유영혁, 전대웅... 견고함을 자랑하던 카트 빅3에도 균열의 조짐이 보였다

지난 11월 3일 열린 승자전에서 함께 인터뷰를 한 문호준과 유영혁, 전대웅은 현재의 카트리그 빅3 체제를 굳건하게 지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결승전에서 견고했던 빅3가 무너질 조짐이 보였다. 문호준의 강력한 라이벌로서 오랫 동안 카트리그 강자의 자리를 지켜온 유영혁은 충격의 7위를 기록하며 관계자 및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문호준에게 3번이나 아깝게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은 물론, 큰 사고에 휘말렸을 때 다른 선수와의 몸싸움을 견뎌내지 못해 하위권으로 뒤쳐지며 중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전대웅 역시 문호준의 적수는 되지 못했다. 카트리그 선수들 중, 가장 깔끔한 주행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되며 `무결점의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전대웅, 하지만 이번 14차 카트리그에 접어들며 심한 기복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레이싱 초반부에 압도적인 1위로 치고 나가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며 어려운 길을 걸었다. 몸싸움에서 강하지 않아도, 타 선수의 추월을 불허하는 주행력으로 단점을 커버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전대웅이 차기 시즌에서는 제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3위에 오른 노진철은 문호준에 이어 온라인 팬투표 2위에 오르는 등, 이번 시즌을 통해 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결승전 순위권에 든 노진철은 초반 두 세트 동안 문호준을 밀어내고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예고했으나, 그 기세가 중후반 세트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패자부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순위권 등극이 기대된 박인재 역시 5위에 머물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결승전에 동반 진출하며 쌍둥이 형제 매치를 연출한 이중선과 이중대는 각각 4위와 8위, 순위보다는 매 순간 벌어지는 승부 자체에 집중하는 저돌적인 경기력으로 시선을 잡아끈 신하늘은 6위를 기록했다.

결승전 최종 순위 및 총점

1위 문호준 89PT
2위 전대웅 45PT
2위 노진철 36PT
4위 이중대 31PT
5위 박인재 30PT
6위 신하늘 28PT
7위 유영혁 26PT
8위 이중선 12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