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은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슈퍼셀과 킹, 일렉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파워 플레이어’가 되어 전 세계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3월 말 국내에 출시된 ‘클래시 로얄’의 무서운 매출 순위 상승세가 이를 방증한다. 국내에서는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와 넥슨, 네시삼십삼분이 아직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케팅 공세를 앞세워 하루가 다르게 점유율을 높여가는 해외 기업들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국내 모바일 ‘3N’으로 불리는 대표 기업들은 2016년 사업 전개 방향을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넷마블과 넥슨, 네시삼십삼분 모두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평균 20종에 달하는 라인업을 준비해 쉴 새 없이 달릴 전망이다. 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점은 세 기업 각각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글로벌에 ‘올인’하는 넷마블
명실상부 국내 모바일 1위 업체인 넷마블은 글로벌 진출을 최대 과제로 내세웠다. 넷마블 방준혁의장은 지난 2월 있었던 NTP(Netmarble Together Press) 행사에서 직접 나서 “2016년 미션은 글로벌 진출이다”고 언급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으니, 이제는 해외 시장 공략만 남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넷마블은 2015년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며, 국내에서는 더 이상 대적자가 없음을 입증했다. 심지어 지난해 전체 매출 중 28%는 해외 시장에서 나온 것으로, 글로벌 성과도 나름대로 거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이 2016년 미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앞세운 이유는, 글로벌 ‘1차 시장’에서 크게 성과를 거둔 게임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1차 시장은 북미와 일본, 중국 등 메인 시장을 일컫는다. 이들 메인 시장에서 히트작을 배출한 회사들은 게임 하나로 연 매출 1조 원을 올린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는 매출 최상위권을 기록한 히트작도 1년 매출이 최대 3,000억 정도에 그친다. 넷마블과 글로벌 기업의 격차는 여기서 발생한다.
실제로 슈퍼셀은 지난해 ‘클래시오브클랜’과 ‘붐비치’, ‘헤이데이’만으로 연 매출 2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넷마블은 흥행시킨 타이틀이 10종 이상인데도, 정작 총 매출은 슈퍼셀보다 적다. 넷마블의 2016년 목표는 결국, 북미와 일본, 중국 등지에서 성공한 타이틀을 배출하는 것인 셈이다.
넷마블은 이미 지난해 북미 소셜게임 개발사 SGN을 인수해 글로벌 유저 데이터를 확보했다. 올해 출시할 26종 타이틀도 반수 이상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들이다. 디즈니 IP를 활용한 ‘디즈니매지컬다이스’를 비롯해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리니지 2’ 등 해외에서 인지도 있는 국내 게임 기반의 모바일게임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산하 스튜디오인 넷마블몬스터와 넷마블에스티를 합병, ‘스타워즈’ 모바일게임 개발도 준비 중이다. 북미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소셜카지노 장르도 라인업에 포함됐다. 그야말로 철저히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전략을 짠 셈이다.
전방위 마케팅에 사용될 ‘총알’은 IPO를 통해 확보한다. 이미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이 규모와 속도 경쟁 국면에 접어든 만큼, 초반에 총력을 다하지 않으면 영향력을 가져가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넷마블은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JP모건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국내와 해외, 둘 다 중요한 넥슨
반면 넥슨은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공략하는 ‘반반’ 전략을 전개한다. 지난해 ‘도미네이션즈’와 ‘HIT’의 성공으로 인해 대표 기업 반열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국내 영향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등한시할 수 없기에, 조직 규모를 늘려 최대한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커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로 현재 넥슨은 모바일본부 하에 해외사업팀과 국내사업팀을 따로 두고, 각 시장에 걸맞는 전략을 따로 전개할 전망이다.
2016년 라인업 구성에서도 넥슨의 이런 의중을 엿볼 수 있다. 국내를 타겟으로 한 작품들은 ‘M.O.E’나 ‘리터너즈’처럼 아예 새롭게 개발하는 타이틀이 많다. 장르도 독특한 편이다. 실제로 ‘M.O.E’는 미소녀 연애시뮬레이션과 메카닉 전략게임을 결합했고, ‘리터너즈’는 일반적인 RPG에 매니지먼트 요소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장르’다. 넥슨이 굳이 생소한 장르에 도전하는 이유는, 기존에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크로스프로모션을 통해 충분히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독특한 타이틀을 기반으로, 국내에서는 ‘출중한 개발력을 지닌 모바일게임사’라는 이미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2015년에 주목받은 타이틀 2종은 모두 퍼블리싱 타이틀이었지만, 2016년에는 자체 개발작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것이다.
비교적 기반이 약한 해외 시장은 IP 게임이나 현지 개발사의 작품으로 공략한다. ‘테라’와 ‘카발’, ‘테일즈런너’, ‘드래곤네스트’ 등 글로벌에서 마니아층을 보유한 게임을 퍼블리싱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HIT’처럼 국내에서 성과를 거둔 게임의 현지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해외 개발사 발굴과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한다. 지난 3월에는 ‘도미네이션즈’ 개발사인 빅휴즈게임즈를 인수했다. 또한 ‘레거시 퀘스트’처럼 해외 개발사가 만든 타이틀을 내놓아 현지 코어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듀랑고: 야생의 땅’과 같은 독특한 게임으로 넥슨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영향력 새로 다진다, 네시삼십삼분
지난해 네시삼십삼분은 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영웅’ 이후 주목할 만한 히트작을 배출하지 못했고, 투자 대비 성적도 미진했다. 게다가 ‘블레이드’ 중국, 대만 진출 등 해외 시장에도 문을 두드렸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그 결과 적지 않은 게임을 출시했음에도, 2015년에 영업손실 145억 원을 발생시키고 말았다. 그 탓에 넷마블과 대적할 만한 퍼블리셔로 꼽혔던 2014년 당시보다 국내 영향력도 많이 줄었다.
그래서 네시삼십삼분은 2016년 글로벌보다 국내 시장에 포커스를 맞춘다. 해외 성공보다 국내 기반을 다시 다지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기존 파트너사와 끈끈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영웅’ 이후 히트작을 배출하는 게 최대 과제다. 그래야만 다소 멀어진 시장의 관심과, 퍼블리셔로서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네시삼십삼분은 지난해부터 파트너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올해 초까지 국내외 24개 개발사에 7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으며, 지난 2월 중순 개최했던 2016년 전략 발표회에서도 ‘네시삼십삼분 유나이티드’를 중심으로 개발사와 긴밀하게 협업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시삼십삼분 유나이티드는 참여 개발사 간 개발 노하우와 유저 데이터를 공유하는 지식 공유 시스템으로, 여기에는 파트너사들의 유대 관계를 돈독하게 함과 동시에 국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돕겠다는 네시삼십삼분의 계산이 깔려 있다.
2016년 출시할 신작들도 대부분 국내를 노린 타이틀이다. ‘블레이드’ 이래로 꾸준히 대세를 지키고 있는 대작 RPG 장르 ‘로스트킹덤’은 이미 출시되어 매출 상위권에 랭크됐고, 이 외에 '스펠나인’과 ‘삼국블레이드’ 등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네시삼십삼분의 숙원인 FPS ‘오픈파이어’와 ‘팬텀 스트라이크’도 준비 중이다. IP 파워를 내세우는 타이틀도 대부분 국내에서 영향력이 있었던 게임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엘앤케이로직코리아 ‘붉은보석 2’와 드래곤플라이 ‘스페셜포스 모바일’이 그 주인공이다.
네시삼십삼분은 이들 타이틀을 기반으로 올해 국내 영향력을 다시 확보하고, 해외 진출 물꼬는 4분기부터 서서히 트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개발사인 섹션스튜디오와 개발 중인 ‘블러드테일즈’, 그리고 썸에이지에서 만드는 DC 코믹스 IP 게임이 선봉에 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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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내 위치를 벗어난 풋풋한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과 생활 콘텐츠를 좋아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게이머라고 주장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납득하지 않는 것 같음.glassdro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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