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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스튜디오가 마케팅 0원으로 3억 원을 번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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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개발사에게 있어 마케팅은 ‘계륵’같은 존재다. 다른 회사들이 하는 만큼 대규모 마케팅을 집행하자니 자본이 없고, 그렇다고 마케팅을 완전히 포기하고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험난하다.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인 소규모 개발사들은 게임을 어떻게 홍보해야 할까? 뾰족한 답이 없어 보이는 이 난제에 마카롱스튜디오가 특별한 팁을 공개했다.

넥슨은 27일(수), 판교 본사에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6(Nexon Developer Conference, 이하 NDC16)’을 개최했다. 현장에서는 게임업계에 관련한 다양한 주제들이 강연으로 다뤄졌다. 그중 로드컴플릿 배수정 이사는 ‘0부터 시작하는 소규모 글로벌 게임 개발부터 출시까지’라는 세션을 통해 규모가 작은 개발사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했다.


▲ 로드컴플릿 배수정 이사

로드컴플릿은 ‘크루세이더 퀘스트’로 잘 알려진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사실상 ‘소규모’는 아니다. 그런데 배 이사가 굳이 ‘소규모 글로벌 게임’을 강연 주제로 정한 이유는 마카롱스튜디오를 통해 관련 경험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마카롱스튜디오는 로드컴플릿 내에 구성된 소규모 개발팀으로, 계기는 ‘크루세이더 퀘스트’ 후속작 ‘데드아이즈’ 출시였다.

로드컴플릿이 출시한 ‘데드아이즈’는 픽셀아트 좀비가 등장하는 퍼즐게임으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추천 게임으로 선정되며 관심을 받았다. 로드컴플릿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유저가 유입됐지만, 노출 빈도에 비해 매출이 많지는 않았다. ‘데드아이즈’는 유료게임이었는데, 유저들의 구매 결정 기준이 생각보다 높았던 탓이다.

이 일을 계기로 배 이사는 한 가지 계획을 세운다. 유료라서 매출을 발생시키지 못했다면, 아예 매출보다 인지도를 목표로 다수의 추천 게임을 배출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탄생한 게 마카롱스튜디오다. 마카롱스튜디오 개발팀은 12명 남짓으로, 그래픽 아티스트 3명과 프로그래머 4명, 기획 3명, 내외 관리직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개발팀은 지난해 5월 출범되어, 한 팀 내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유닛식 운영을 통해 2015년 연말까지 총 5종의 게임을 출시했다. 대부분 한 가지 요소에 초점을 맞춘 캐주얼게임이지만, 7개월 동안 게임 5개를 내놓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카롱스튜디오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게임을 출시할 수 있었던 비결은, 애초에 개발팀의 목표가 그렇게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하게 시도하고, 많이 실패하더라도 독특한 무료 게임을 많이 출시해 전 세계에서 로드컴플릿의 인지도를 올리는 게 마카롱스튜디오의 미션이다. 로드컴플릿 배수정 이사는 “로드컴플릿에서 ‘디스코 판다’ 인도 퍼블리싱을 준비했던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는 시간만 오래 걸리고 성과를 크게 보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분명히 배운 게 있었다. 예전에는 현지 퍼블리셔가 없으면 글로벌 진출은 어렵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번 경험을 해보니 우리끼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큰 게임은 힘드니, 작은 프로젝트를 여러 번 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7개월간 마카롱스튜디오가 차곡차곡 쌓은 경험은 재산이 됐다. 한 달간 만들고 출시한 게임 3종은 매출 방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00만이 넘었다. 세 작품 중 2개는 오픈마켓 추천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다음에 내놓은 타이틀의 성과는 더 나았다. 3개월 동안 만든 타이틀 2개를 출시했는데, 누적 다운로드 280만 회에 2억 5,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서 마카롱스튜디오가 얻은 교훈은, 오픈마켓 추천 게임 선정이 지닌 마케팅 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배 이사는 “마카롱스튜디오는 7개월 간 마케팅 예산을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 추천 게임에 선정되면 자연스레 유저들이 많이 들어오고,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특정 게임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배너 광고만으로도 유저들에게 후속작 노출이 가능하다. 소규모 개발팀으로서는 정말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 마카롱스튜디오 일정을 담당하는 로드컴플릿 최혜인 PM

추천 게임으로 선정되는 노하우는, 각 마켓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게임에 녹여내는 것이다. 보통 구글 플레이는 안드로이드 기기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게임을 추천 게임으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iOS에 없는 ‘백 키’ 기능을 안드로이드 버전에 삽입하거나, 구글 게임 기능을 넣으면 피처드될 확률이 올라간다. 애플 앱스토어는 특별한 기준이 없지만, 게임을 선정하는 에디터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게임을 제작하면 도움이 된다.

새로운 플랫폼을 지원할 경우에도 노출 기회가 늘어난다. 실제로 마카롱스튜디오에서 출시한 ‘론리원’은 삼성 요청으로 타이젠 OS 버전을 따로 지원했는데, 덕분에 삼성이 출전하는 다양한 전시회에 시연 데모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작은 기회들이 모여 게임 다운로드가 늘어나고, 의미있는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외에도 출시 후 유저 리뷰를 통해 소통을 한다거나, 국내외 매체에 게임 소개 자료를 보내는 등 게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드컴플릿 배수정 이사는 “무엇보다 팀원들과 목표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마카롱스튜디오는 7개월간 쉴 새 없이 달려왔고, 지금도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 개발을 할 수 있는 건 일주일마다 방향성 회의를 하고, 목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소규모 개발팀인 만큼 커뮤니케이션은 훨씬 자유로우니 그 부분을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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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새롬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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