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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개복치'는 '헌트쿡' 요리에 어떤 재료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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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작품을 크게 성공시킨 ‘스타 인디개발자’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지속성’이다. 히트작으로 인해 유저들의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후속작도 그만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이 고민은 ‘살아남아라! 개복치’ 개발자도 마찬가지였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사무국은 3일(금), 서울 서초구 넥슨아레나에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16(이하 BIC 2016)’ 사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현장에서는 BIC 2016 세부 개요 발표를 비롯, 인디게임 분야에서 활동 중인 개발자들이 연사로 참석한 강연으로 꾸려졌다. 그중 일본 인디 개발자인 셀렉트버튼 나카하타 코야(Nakahata Koya) 대표가 참석해 ‘헌트쿡’ 성과에 대해 공유했다.


▲ 셀렉트버튼 나카하타 코야 대표

셀렉트버튼은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모바일게임 ‘살아남아라! 개복치’를 개발한 회사로, 올해 초 후속작인 ‘헌트쿡’을 출시했다. ‘헌트쿡’은 레스토랑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야생동물을 수렵해 재료를 직접 조달한다는 콘셉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글로벌에서 8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한 바 있으며, 현재도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미국, 대만 등지에서 서비스되는 중이다.

셀렉트버튼 나카하타 코야 대표는 지난해 말 ‘헌트쿡’ 개발을 알리면서, 출시 목표를 공유했다. 당시 나카하타 대표가 앞세운 목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살아남아라! 개복치’보다 인기가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LTV(Life Time Value,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결제하는 비용의 평균치)를 높이는 것이었다. '살아남아라! 개복치'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초기에 유입된 유저들이 오래 머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셀렉트버튼은 콘텐츠 순환 구조와 수익 모델을 새롭게 디자인했고, 광고 비중을 '살아남아라! 개복치'보다 대폭 줄였다.

당초 세운 목표는 달성됐다. ‘헌트쿡’은 ‘살아남아라! 개복치’보다 유저 잔존율이 2배 가량 높다. 일본 애플 앱스토어 기준으로 ‘살아남아라! 개복치’는 출시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잔존율 17%를 기록했는데, ‘헌트쿡’에는 32.5%의 유저가 남았다. 개복치에게 먹이를 주면서 덩치를 키우고, 사인을 수집하는 게 전부였던 전작에 비해 '헌트쿡'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헌트쿡'에서 유저는 레벨업을 통해 새로운 사냥 지역을 해금하고, 요리 레시피를 수집하고, 손님들이 주는 미션을 달성하는 등의 콘텐츠가 삽입되어 있다. 더불어 필요 이상으로 모인 재료를 랜덤하게 바꿔주는 NPC '야채꼬마'를 업데이트하는 등 콘텐츠 순환 구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LTV 방면에서도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 ‘살아남아라! 개복치’ LTV는 0.5달러 이하인데 반해, ‘헌트쿡’은 1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유저들이 게임에 오래 머문 만큼 결제 확률도 높아진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나카하타 대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했다. 잔존율과 LTV를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매출이나 전체적인 성과로 봤을 때는 ‘살아남아라! 개복치’가 더 파급력이 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살아남아라! 개복치’는 글로벌 누적 52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헌트쿡’은 80만 다운로드에 그쳤다. 특히, ‘살아남아라! 개복치’ 신드롬을 일으켰던 SNS 바이럴 마케팅은 의외로 ‘헌트쿡’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모바일게임 중 SNS 연동을 통한 보상형 마케팅을 펼치는 게임이 많아지면서, 유저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게임용 계정을 따로 생성하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셀렉트버튼은 ‘헌트쿡’ 경험을 바탕 삼아, 좀 더 심플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후속작으로 내놓을 방침이다. 대신 인앱 광고는 아예 삭제하고, 전작들에 비해 좀 더 촘촘하게 설계된 비즈니스 모델을 삽입하는 게 목표다.

나카하타 대표는 “‘헌트쿡’ 출시 전 목표로 했던 항목은 어느 정도 달성을 한 것 같다. 상대적으로 콘텐츠도 많고, 시스템도 많이 다듬어서 비교적 오래 즐길 만한 게임이 됐다. 그런데 ‘살아남아라! 개복치’보다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많다 보니,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 때문에 다운로드 횟수도 상대적으로 적고, 주변에서 ‘헌트쿡’을 하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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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새롬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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