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

로봇대전 마니아들에게 바치는 5년간의 결정판(제 3차 수퍼로봇대전 알파)

/ 2

당초 발매일인 7월 14일에서 2주일 동안 “완성해 놓고” 발매하지 않아 수많은 로봇대전 팬들의 피를 말렸던 그 게임이 드디어 발매됐다. 알파 시리즈의 완결편이라고 불리는 이번 제 3차 수퍼로봇대전 알파(이하 3차 알파). 과연 어떠한 게임일까?

▲ 오래 기다렸다…

 

경배하라, 수퍼로봇대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발매일 전날 입수하게 된 3차 알파는 심장에 안 좋을 정도로 경악스러운 물건이었다. 장엄하면서도 암울한 오프닝과 함께 수퍼로봇대전 전속 밴드(…) Jam Project의 ‘GONG’이 울려 퍼지며 등장하는 타이틀 화면은 필자의 가슴을 벅차게 만들기 충분했다. 세상에서 제일 긴 2주일을 보냈던 사람은 비단 필자뿐만이 아니리라. 팬의 입장에서 3차 알파에 대해 한 번 얘기해 보자.

▲ 시… 심장에 안 좋은 것 같아…

 

소대 시스템의 진화

3차 알파 역시 기본 시스템은 ‘소대 시스템’이다. 2차에서 처음 채택된 소대 시스템은 과거 로봇대전 초창기에 유닛들만 나오던 작품(당시 파일럿은 존재하지 않았다)이 파일럿 시스템으로 바뀐 것에 비견될 정도로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다(이 작품의 프로듀서 테라다 씨의 말에 의하면).

원작을 통해 맘에는 들었지만 능력치가 조금 부족해 게임에서는 활약하지 못하고 함내에서 대기하기 일쑤였던 B급 파일럿들. 그런 그들을 소대에 동승시켜 전선에서 활약시킬 수 있는 소대 시스템은 많은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하지만 여러 유닛이 한 소대에 합쳐지다 보니 각 유닛이 가진 특성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소대 편성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지는 등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했다. 즉, 소대 시스템은 양날의 검이었던 셈이다.

3차 알파에서는 소대 시스템을 찬성하는 사람과 찬성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심한 개량이 이루어졌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대 자동편성 시스템이다. 밸런스 중시, 파워 중시, 스피드 중시 세 가지 타입으로 CPU가 알아서 소대를 편성해 주는데, 소대 시스템이 귀찮았던 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하지만 귀찮은 건 극도로 싫어하면서도 소대에 이름을 꼭 지어줘야 하는 약간 편집증적인 필자 같은 사람에겐 별로 쓸모없는 기능이지만). 자동 편성 및 예전에 쓰던 소대 설정까지 불러들일 수 있으니 그야말로 편리하지 아니한가!

▲ 자동 편성! 슬롯머신 돌리는 느낌이다


전투장면 고속 스킵!?

3차 알파에서 제일 마음에 든 것은 바로 이 전투장면 고속 스킵기능이다. 전투장면 스킵에는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전투에 돌입한 후 바로 ×버튼을 누르면 전투장면이 아예 스킵되는 ‘수퍼로봇대전 오리지널 제너레이션’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것이 그 하나다. 그리고 3차 알파에서 새로 추가된, 전투 중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빨리 감기처럼 전투화면이 고속으로 진행되는 전투장면 고속 진행이 그것이다. 이로 인해 지루한 소대원들의 공격이나 적 공격을 팍팍 넘겨버릴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연출이 좀 느려서 박력이 부족한 가오가이가의 브로큰 매그넘이나 지그의 마하 드릴 등도 훨씬 더 박력 있게 감상할 수 있어 아주 맘에 든다.

단점이라면 음성까지 고속으로 스킵되므로 잘못 이용하면 여러 대사가 빠른 말투로 동시에 들리는 등 불편한 부분이 있으므로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참고로 3차 알파에서 전투장면을 가장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버튼에 의한 스킵(전투장면 OFF보다 더 빠르다. 결과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게 문제지만)이다.

▲ 연출이 약간 바뀐 게러(…) 빔. 사진으론 확인할 수 없지만 고속 스킵하면 ‘게무’처럼 들리기도 한다

 

시나리오 차트

3차 알파는 4명의 주인공들이 각기 다른 루트를 진행해 나가는데, 지금까지 시리즈에는 없던 시나리오 차트 시스템이 채택됐다. 옵션 모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 시나리오 차트는 현재까지 진행한 부분의 시나리오가 대략적으로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수퍼로봇대전 GC’에 존재하던 서브 시나리오의 개념이 도입되어 이 시나리오 차트에서 본편의 뒷 이야기들을 즐겨볼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 점이다.

▲ 옵션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나리오 차트. 이제 매번 공략을 위해 만들어 둔 것 등을 뒤적일 필요가 없다!?

 

이번의 적은 누구인가?

3차 알파는 알파 시리즈의 집대성 격인 작품으로 등장 작품도, 게임 자체의 스케일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번 작품에서 드디어 ‘제 발마리 제국’이 본격적으로 침공해 오기 시작하며 베일에 싸여 있던 초기인들의 이야기, ‘신 수퍼로봇대전’에 등장했던 초거대 전함 헬모즈와 라오데키야의 재등장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 어라? 당신은 어쩐 일이슈?


자잘한 변경점

전작인 MX에서 비난을 받았던 너무 쉬운 난이도와 GC의 썰렁하기 그지없는 연출을 단번에 만회하려는 듯 3차 알파의 연출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다. 작렬하는 오프닝과 게임 도중 중요한 장면의 이벤트 영상, 마징 파워나 야생화 등의 연출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제작진들의 편애를 듬뿍 받고 있는 단쿠가의 연출은 비단 로봇대전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봐둘만한 수준의 것이다.

▲ 극과 극. 편애를 담뿍 받고 있는 단쿠가와

▲ 이전의 연출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도트카이저(-_-)

또한 정신 커맨드 사용이 무척이나 편리해졌다. 소대 시스템의 단점 중 하나였던 정신 커맨드 표시 화면을 일신해서 한 화면에서 모든 소대원들의 정신 커맨드를 확인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캐릭터가 사용해 줄 수 있는 보조 정신 커맨드 역시 그 화면에서 곧바로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매번 검색하거나 다 외워야만 했던 정신 커맨드들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경험치와 자금 회수가 조금 더 용이해졌다.

▲ 정신 커맨드 사용은 최고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편해졌다

요즘 들어 치솟는 물가를 반영했는지 적들이 주는 자금 액수와 PP가 상당히 증가한 느낌도 들어 2차 알파에서는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팬들의 불만을 반영한 듯 하다.

이번 작에는 캐릭터들의 새로운 특수 기능이 추가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기력 한계 돌파(氣力限界突破)인데, 기력 상한선이었던 150을 뚫고 170까지 기력을 올릴 수 있게 된 것. 이로써 이론상 1.7배(기력 보너스) * 2.5배(정신 커맨드 혼 보너스) = 4.25배의 대미지를 줄 수 있게 됐다.

▲ 기력 한계 돌파! FF의 대미지 한계 돌파에서 착안했나?(-_-)

이밖에 게임 상의 대화 내용을 확인하기도 쉬우졌다. 한 번 지나간 대화 내용을 확인하기 힘들었던 지난 시리즈들에 비해 △버튼을 누르면 아예 지나간 대화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메시지 로그 화면이 나타나 지금까지 본 대화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R3 버튼을 누르면 메시지가 자동으로 천천히 넘어가게 되어 편안히 인터미션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게임 시나리오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어의 경우 녹색 밑줄이 표시되어 □버튼을 누르면 간단 설명을 볼 수 있다(이후 이 단어들은 옵션의 용어사전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 처음 본 순간 이것들이 드디어 미쳤군…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편리해졌다

진동 기능도 부활했다! 크리티컬 히트의 연출이 변경되었으며 크리티컬 히트 시에는 진동이 전해져 전투가 좀 더 박력있어졌다. 하지만 PS 시절처럼 전투에 적절히 진동이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쉬운 점

제일 아쉬운 점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역시 소대 시스템이다. 아직도 소대 시스템에는 너무나 귀찮고 연출이 느려지며 게임이 루즈해진다는 단점이 남아 있다. 워낙에 아군이 강한 게임인데 떼로 몰려다니는데다, 좀 진행하다 보면 적들도 소대로 몰려나오기 때문에 ALL 병기가 없는 기체는 찬밥이 되기 일쑤. 모든 기체들을 다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지만….

두 번째로 아쉬운 점은 참전 작품에 있다. 너무 많이 나와서 식상한 작품들이 이번에도 적지 않은데, 더욱 문제인 점은 그 유닛들의 연출이 MX와 2차 알파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데 있다. 신규 참전 작품의 경우 화려한 연출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전작에서 등장했던 유닛들은 연출에서 크게 바뀐 점이 없으니….

▲ 이런 버터 르 크루제(…) 선생 같은 신규 참전 작품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에 대해서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뭐랄까, 2차 알파 때의 젠가 선생이나 제오라양 같은 임팩트가 조금 부족하다고 할까. 세레나처럼 나름대로 매력적인 캐릭터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수퍼로봇대전

누가 뭐라 해도 수퍼로봇대전은 매년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로봇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어주고 있다. 현재까지 관련 시리즈가 35작품이나 발매됐음에도 이번 작품은 순식간에 출하량 50만개를 달성할 정도니 그 인기는 충분히 짐작할만 하다(총 누계 판매량은 천만장이 넘었다). 이런 멋진 게임을 만들어 주었고, 동시에 2주일이나 더 기다리게 해서 피를 말렸던 프로듀서 테라다 타카노부 씨에게 감사와 원망을 함께 보낸다.

▲ 서비스, 서비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비디오
장르
SRPG
제작사
반프레스토
게임소개
'제 3차 슈퍼로봇대전 알파'는 '슈퍼로봇대전 알파'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자 이야기의 마무리를 짓는 게임이다. '기동전사 건담 SEED', '전설거신 이데온', '용자왕 가오가이거 파이널' 등이 새로 참전했으며 ... 자세히
게임잡지
2003년 7월호
2003년 6월호
2003년 5월호
2003년 4월호
2003년 2월호
게임일정
202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