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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구글에 과징금 421억 원 ˝원스토어 게임 출시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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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 로고 (사진제공: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구글에 과징금 421억 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구체적으로 구글 코리아와 구글 본사가 국내 앱스토어인 원스토어에 주요 게임이 출시되지 못하도록 막았고, 이 부분이 앱마켓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11일, 구글 플레이 반경쟁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8년 4월에 게시했으며, 구글플레이가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을 포함한 대형 게임사 및 중소 게임사에 피처드(1면 노출), 해외 진출 지원, 공동 마케팅 등을 제안하며 원스토어에 게임을 내지 못하게 막았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구글은 업체 및 게임을 5개 등급으로 나누고, 각 등급에 맞춰 별도 조건을 제안해왔다. 먼저 구글 매출 비중 TOP4를 차지한 업체에는 구글 플레이 독점 출시 조건으로 해외진출, 공동마케팅, 피처드 등을 전방위로 지원하며 원스토어 출시를 전면적으로 방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구글이 중점적으로 관리한 주요 게임에는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 리니지M, 넥슨 메이플스토리M, 웹젠 뮤오리진 2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어서 TOP4 다음으로 중요하면서도 한국 시장 중심에 해외 일부에 진출한 일명 'MM 티어 2'에 대해서는 구글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독점 출시 조건으로 피처드를 지원하거나 중요도가 높은 게임에 대해 선택적으로 해외 진출 및 마케팅 협력을 지원한다는 것을 주로 했다. 이 외에도 한국에 진출하려는 중국 게임사, 주로 한국에만 활동해 원스토어에 게임을 동시에 낼 가능성이 높은 회사, 모바일에 진입하고자 하는 PC온라인게임업체 등에 대해 각기 다른 전략을 세워오며, 주요 신규 게임이 원스토어에 출시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 구글 측의 게임사 등급별 대응전략 (자료제공: 공정위)

구글이 2016년에 출범한 원스토어를 견제한 이유는?

공정위는 앞서 소개한 원스토어 대응 전략을 구글 코리아와 구글 본사가 함께 수립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정위 유성욱 시장감시국장은 11일 진행된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저희가 피심인(심사를 받는 사람)을 구글 본사까지 삼은 이유가 그러한 관여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배타조건부 지원전략을 수립할 때도 본사와 아마 긴밀하게 협조해서 구글 코리아와 구글 본사가 같이 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실제로 공정위가 발표한 관련 자료에는 대형게임a와의 미팅에 구글 본사 고위 임원이 참석해 독점 출시 결정을 받아낸 부분, 신작에 마케팅 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독점 출시를 요구하는 것과 함께 기존 게임도 원스토어에서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한 구글 임원 멘트가 담긴 이메일 내용, 피처드 논의 과정 중 ‘민감한 내용이기에 오프라인에서 논의하고, 메일을 지워달라’고 요청하는 구글 내부 이메일 내용 등이 증거로 제시되어 있다.

▲ 대형게임a에 대한 독점 지원 전략에 관련된 구글 내부문서 (자료제공: 공정위)


▲ 원스토어 배제 및 독점 출시 조건 제시에 대한 구글 내부 이메일 및 회의 내용 (자료제공: 공정위)

이와 함께 대형게임사 C, 중국게임사 D, 중소게임사 E에 대해 구글 측이 원스토어 출시를 막기 위해 협의했던 사례 3종이 소개됐다.



▲ 위에서부터 대형게임사 C, 중국게임사 D, 중소게임사 E의 사례 (자료제공: 공정위)

공정위 측은 앞서 이야기한 전략을 토대로 구글이 원스토어 게임 출시를 막으며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80%에서 2018년에 90% 이상으로 상승하며 독점력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그 기간에 원스토어는 주요 게임을 확보하지 못하며 유료 구매자가 감소하고, 이 부분은 원스토어 게임 유치를 더욱 더 어렵게 하는 흐름으로 이어지며 매출이 계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추산한 관련 매출은 1조 8,000억 원 정도다.

아울러 소비자 입장에서도 동일한 게임이라도 여러 마켓에서 출시된다면 콘텐츠 및 소비자 혜택 차별화 등으로 경쟁이 활성화되며 선택권이 확대되기에, 구글이 원스토어 게임 출시를 막으며 앱마켓과 모바일게임 분야 혁신 및 소비자 후생을 저해했다고 봤다.

▲ 원스토어 신규 게임 출시 봉쇄 결과 (자료제공: 공정위)

▲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점유율 (자료제공: 공정위)

공정위 유성욱 시장감시국장은 구글이 2016년 6월에 원스토어가 출범한 직후부터 구글이 배타적인 독점 조건을 앞세워 게임 출시를 막은 이유에 대해 “제가 보기에는 앱마켓이 유효하게 경쟁할 수 있는 다른 나라는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합쳐서 앱마켓을 등장시켰기에 굉장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앱마켓 관련해서 구글이 반경쟁적 행위를 한 것은 원스토어가 전 세계에서 첫 사례라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의 독점 출시 조건 제시는 마케팅이 아닌가?

이에 공정위는 관련 조사를 시작했고, 현장조사가 실시된 2018년 4월까지 구글은 앞서 이야기한 독점 출시 조건부 지원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배타조건부 거래행위, 불공정거래행위 중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에 해당하며, 구글 엘엘씨, 구글 코리아, 구글 아시아 퍼시픽에 시정명령을 하고, 421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정명령 주요 내용은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앱마켓 피처드, 해외진출 지원 등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러한 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감시 체계를 구축해 그 운용결과를 공정위에 보고하라는 것이다. 다만 공정위 유성욱 시장감시국장은 “2018년 4월에 조사하자마자 구글이 행위를 중지했기 때문에 다른 건과는 상황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가 다소 늦은 시점에 발표된 이유에 대해 유성욱 국장은 “열람∙복사 범위에 대해서 구글이 소송을 제기해서 한 2년 정도 시간을 끌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심사보고서는 2021년 1월에 상정됐으나 구글이 영업비밀 등에 대한 열람∙복사 소송을 제기하며 심의가 2년 넘게 지연됐으며, 이 소송에서는 공정위가 올해 3월 16일에 대법원에서 승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글 입장에서는 게임사에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영업행위를 한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유성욱 국장은 “좋은 조건을 따기 위해서 경쟁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이 건은 유력 경쟁사업자인 원스토어를 배제하기 위해서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마케팅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 구글이 독점 출시 조건 중 하나로 제시한 피처링(피처드되다) (자료제공: 공정위)

게임사 입장에서도 구글이 제시한 조건이 마음에 들어 이를 택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유성욱 국장은 “독점 출시를 하지 않으면 이익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차원에서는 불이익을 줬다고 볼 수 있다”라며 "원스토어는 고과금 유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여러 곳에 출시하는 것이 이익이다. 원스토어에 출시한다고 해서 별도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차원에서는 게임사 입장에서 구글 플레이와 원스토어에 입점하여 멀티 포밍하는 유인이 있었음에도 구글이 그런(피처드, 해외 진출 지원)을 강한 이야기를 했기에 게임사 내부적으로도 굉장히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업계에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원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는 모두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하지만, 플랫폼이 다르고 별도 관리가 필요하기에 게임 하나를 두 개 게임으로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가온다. 앞서 이야기한 부분은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 부담일 수 있다. 아울러 대형 게임사 역시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높은 상황에서, 매출이 두 마켓으로 양분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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