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 "게임사 세액공제 있지만 못 써... 제도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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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는 제조업 중심의 기존 세액공제 제도가 현실에 맞지 않아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행 R&D 세액공제는 복잡한 요건과 외주 인건비 불인정 등으로 인해 전체 게임사의 2% 미만만 수혜를 받고 있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가 도입되면 대규모 투자 유발과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진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장 (사진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서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영상, 웹툰 제작비 세액공제가 신설된 후 게임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올해 3월에 이를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도 열렸고, 국회에서 게임 제작비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관련 토론회 현장에서 재정경제부가 주장하는 부분은, 지금도 게임사가 이용할 수 있는 세액공제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 진흥을 담당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생각은 다르다. 그렇다면 문체부와 콘진원이 국내 게임사에 제작비 세액공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도가 있는데도 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콘진원 송진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기존 R&D 세액공제, 제조업 중심이라 적용 어렵다

앞서 밝혔듯이 현재 국내 게임사도 이용할 수 있는 세액공제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제대로 쓰기는 어렵기에, 게임사가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콘진원 측 의견이다.

송진 센터장은 "일반 제도가 제조업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연구개발 개념을 콘텐츠 분야에 맞게 적용하기 어렵다"라며 "콘텐츠 기획·제작은 기술 관점의 성과를 제시하기 어렵고, 인건비와 용역비가 집중 투입되는데, 기존 R&D 세액공제는 기획비용이나 제작비용에 대한 인정 범위가 제한된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특히 외주 인건비는 공제 항목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외부 인력과의 협업이 다수 이뤄지는 콘텐츠 산업 특성을 고려하면 기술과의 결합 연구에 관계없이 위탁·공동연구개발 범위 확장이 매우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 엔씨 2026년 2분기 영업비용 구성, 게임산업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자료출처: 엔씨 IR 페이지)

기존 세액공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창작연구소 설치, 다른 업무를 겸직하지 않는 연구전담인력, 회계분리, 연구노트 작성 등이 요구된다. 송진 센터장은 "이와 같은 부분은 10인 미만 사업체가 87%를 차지하는 생태계 특성상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2026년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서 세액공제를 받은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송진 센터장은 "국세청에서 수혜기업 분야를 세부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아 게임 분야 수혜 비율을 별도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업계 의견 수렴이나 자체 조사 등에서 나타난 게임 기업의 R&D 세액공제 수혜는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답변했다. 지난 3월 국회 토론회에서도 문체부에서 '조사 결과 R&D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약 1,300개사)의 2.1% 수준(20개사 미만)에 그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금을 깎아주는 만큼의 사회적인 이익도 있을까?

세액공제는 세금을 감면하는 제도이기에, 이를 감수할 정도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야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송진 센터장은 "콘진원 연구 결과,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실시 후 5년간 총 1조 6,000억 원의 제작비 투자가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투자 증가가 부가가치유발액, 생산유발액, 취업자 수 증가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라며 "이러한 파급효과를 세수감소분과 비교하는 비용편익비율이 1.26으로 나타나서 세수감소보다 사회후생이 더 큰 것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 게임산업 조세지원 도입의 경제 효과 추정치 (자료제공: 콘진원)

세액공제 등 세제지원으로 게임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송진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라며 "중국 게임산업 급성장 등으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주요국은 세제지원 등을 통해 게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 게임산업의 상대적인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은 물론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브라질, 태국과 같은 신흥국까지 게임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해당 지역 인력을 고용하거나, 자국 언어를 지원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고용 창출, 문화 발전 등을 유도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 영국, 미국, 캐나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사례 (자료제공: 콘진원)

여기에 국내에서 비교해도 영상과 웹툰은 제작비 세액공제를 받고 있기에, 게임에 이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콘텐츠산업 지원 측면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송진 센터장은 "일반 세액공제제도 적용이 어려운 콘텐츠 분야 특성상 특화된 조세지원이 필요함에도,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영상과 웹툰에 한정되어 있다"라고 언급했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가 시행된다면 구체적인 내용은?

국내에서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는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 제도가 생긴다면 세부적인 시행 내용은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한 결정권은 문화체육관광부, 재정경제부에 있다. 다만 콘진원에서 '이러한 형태가 어떨까'라고 제안한 아이디어를 들어볼 수 있었다.

송진 센터장은 "관련 연구를 통해 제작비 인정 범위로 '제작 준비, 아트 제작, 게임 제작'을 제안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제작 준비에는 시나리오, 기획, 프로듀싱이 포함된다. 아트 제작에는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이 있다. 게임 제작에는 구조 설계, 기술 개발,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 자막 관련 비용, 사운드 비용, 플레이 테스트 등이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외주가 많고, 그 외에도 언리얼과 같은 상용 엔진 사용비, 최근 급증하는 생성형 AI 사용비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송진 센터장은 "실질적인 세부 인정 항목은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이 이뤄진 후 별도 시행령, 시행규칙 마련 절차를 통해 논의될 사항이라 생각한다. 위 항목은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라고 답했다.

▲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 중 어디까지를 공제범위에 넣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이 외에도 장기간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라이브 서비스 비용의 세액공제 적용 여부, 출시 전 적자 상태에서 개발하는 경우가 많은 게임사 특성을 고려한 환급형 세액공제(공제 혜택이 세금보다 많은 경우 남은 금액을 현금으로 주는 것) 도입 여부, 기업 규모별 세액공제율 등도 시행령 마련 단계에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송진 센터장은 "기존 영상, 웹툰 제작비 세액공제제도와 마찬가지로 기업 규모별 수혜율 차등으로 중소기업에 최대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가 설계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콘진원은 기존 제도 틀에 맞춰 대기업·중견기업 10%, 중소기업 15%의 기본 세액공제율 적용을 제안했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에서 많은 공동 제작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도 화두로 떠오른다. 송 센터장은 "현행 영상 제작비 세액공제 시행규칙은 '권리를 공동으로 보유한 경우, 권리 행사에 따른 수익의 50%를 배분받는 경우에만 그 권리를 보유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영상 제작비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작가와의 계약 체결 담당 ▲주요 출연자와 계약 체결 담당 ▲주요 스태프 중 2가지 이상 분야의 책임자와 계약 체결 담당 ▲제작비 집행 및 관리와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 담당이다.

콘진원 지원사업 등 정부 보조금은 공제 대상 아니다

세액공제 남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우선 콘진원 게임 제작 지원사업처럼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송진 센터장은 "조세특례제한법 제127조에 따라 중복 수혜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영상 제작비 세액공제 시행령에서 지원금 비용은 제외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어, (게임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출시 전 개발이 중단된 게임은 어떻게 될까? 송진 센터장은 "이 내용 역시 세액공제 도입이 이뤄진 후 별도 시행령, 시행규칙 마련 절차를 통해 논의될 사항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공개된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 영상, 웹툰과 유사한 형태로 도입될 경우, 정식 출시 전 중단된 프로젝트는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 개발 중단이 꽤 잦은 만큼, 이를 어떻게 처리할 지도 궁금해진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다국적 대형 게임사가 한국 지사를 통해 로컬라이징만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문화성 평가' 도입에 대해서도 논의가 요구된다. 송진 센터장은 "게임 분야에 이 내용이 필요한지, 해외 사례 등에 대한 검토 등이 이뤄지리라 예상한다"라며 "현행 영상과 웹툰에서는 문화성 평가와 같은 추가 요건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답변했다.

아쉽게도 8월 초에 발표된 2026년 재정경제부 세제개편안에는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송진 센터장은 "콘진원은 제작비 세액공제제도 도입을 위한 근거 자료 마련과 분석 등 정책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계 부처, 업계와 소통하며 제도 도입에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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