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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태어나는 ‘공각기동대’, 그 세계관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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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넥슨 일본법인이 일본 최대 출판사 고단샤와 인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공각기동대(攻殼機動隊)’의 온라인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공각기동대’는 1989년 ‘애플시드’로 데뷔한 일본 만화작가 시로 마사무네(士郎正宗)가 그린 SF만화다. 물론 국내에서도 해당 만화책이 출판된 바 있지만, 1995년(국내는 1996년) 동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EL’를 통해 이 작품을 만난 이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에 게임메카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공각기동대’ 온라인게임 개발 발표에 맞춰 ‘공각기동대’라는 작품이 어떠한 작품이었고, 그간 어느 게임들이 발매되었는지를 되짚어보도록 하겠다.

SF, 사이버펑크 문학의 한 획을 그은 ‘공각기동대’


▲ 1991년 출판된 '공각기동대'

‘공각기동대’는 서기 2029년 ‘공안 9과’라 일컬어지는 특수부대가 네트워크 해킹, 생화학 무기 테러 등 범죄에 대응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뇌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기계 장치로 개조된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草欗素子)의 내적 갈등이나 ‘기계와 영혼의 관계’라는, 조금은 무미건조하지만 철학적이고 심오한 주제가 작품 속에 묻어나고 있다.

‘공각기동대’ 세계관에서는 광학미채(光學迷彩), 인공지능을 가진 전투머신 다각(多脚)전차 ‘타치코마’, 케이블을 연결하여 인간의 정신을 전자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는 뇌인 ‘전뇌’, 전뇌를 통해 조종할 수 있는 기계 몸 ‘의체’ 등 사이버펑크 분위기를 살린 소재들이 많이 등장한다.



▲ 국내 극장에서도 개봉한 바 있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1995년 사이버펑크, SF, 메카닉 등 다양한 문화코드를 만들어냈던 ‘공각기동대’는 이후 TV 애니메이션, 극장판 애니메이션 등을 거쳐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명작 중에 하나로 손꼽히게 된다. 이는 ‘공각기동대’ 이후 등장하는 여러 과학 소설 및 미디어 믹스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영화 ‘매트릭스’다. ‘매트릭스’의 감독 워쇼스키 형제는 인터뷰를 통해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EL’를 통해 영감을 얻어 ‘매트릭스’의 세계관을 제작했다”고 했을 만큼, ‘공각기동대’라는 작품이 가지는 의미는 꽤 크다고 볼 수 있다.

넥슨 일본법인이 온라인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을 위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작품은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공각기동대: S.A.C. 2nd GIG’,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Solid State Society’ 세 종류로, 이는 원작 ‘공각기동대’를 토대로 제작된 TV 애니메이션과 OVA(Original Video Animation) 시리즈다.

쿠사나기 모토코가 ‘인형사’를 만나지 않았다면?

1995년 원작 ‘공각기동대’를 토대로 제작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총 두 편, OVA는 한 편이 존재한다. 두 작품 모두 원작 만화책과는 조금은 다른 스토리 노선을 따르고 있어 팬들 사이에서는 ‘제 3의 공각기동대’라 부른다.

▶ 2002년 -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 원작을 새롭게 구성한 TV 애니메이션 1기

총 26화(2쿨)로 제작된 TV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는 ‘공안 6과 외무 담당 프로그램에서 자아를 인식하여 네트워크 범죄(해킹)를 저지르는 ‘인형사’를 쿠사나기 모토코가 만나지 않았으면 어떠했을까?’라는 원작과 조금은 다른 설정으로 흘러가는 작품이다.


▲ '공각기동대'를 대표하는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가 된 '웃는 남자'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노선을 따르는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는 ‘웃는 남자(국내명 스마일맨)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귀여움을 담당하던 ‘타치코마’의 위트있는 행동으로 작품과 캐릭터가 모두 인기를 얻었고, 이후 타치코마는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는 스타가 된다.

▶ 2004년 – 공각기동대: S.A.C 2nd GIG


▲ '개별 11인'과 대응하며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다룬 2기

전작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1기)’의 성공에 힘입어 완결 이후 반년도 채 되지 않은 2004년, 후속작 ‘공각기동대: S.A.C 2ND GIG(2기)’가 방영된다. 2기에서는 1기에 등장했던 테러리스트 ‘개별 11인’과 대응하며 발생하는 사건, 사고를 그리고 있으며, ‘3차 세계 대전’, ‘미국과 일본의 알력 다툼’, ‘아시아 난민’ 등 조금은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 '공각기동대: S.A.C 2nd GIG'를 대표하는 명장면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가 원작 만화의 SF 요소를 재구성한 것과 다르게 ‘공각기동대: S.A.C 2nd GIG’에서는 스토리 설정 등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 팬들에게 좋지 않은 평을 받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국내에서는 중견 성우들을 고용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전작에 비해 2기는 자막으로만 방영하여 국내 팬들에게 질타의 소리를 들었다.

▶ 2006년 - 공각기동대: S. A. C Solid State Society


▲ 새로운 배후 '꼭두각시 광대'를 쫓는 이야기의 OVA

‘공각기동대: S.A.C 2ND GIG’로부터 2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공각기동대: S.A.C Solid State Society’는 2006년 방영됐다. TV 애니메이션이 아닌 OVA로 제작된 이번 작품은 저출산, 독거노인, 아동 학대 등 국가 행정 방관으로 인해 일어난 각종 사고 속에서, ‘2만 명의 아이들 납치’라는 거대한 사건과 그 배후 ‘꼭두각시 광대’를 쫓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특히 ‘공각기동대: S.A.C 2ND GIG’는 설정 구멍으로 감점 요인이었던 2기에 비해,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심도 있게 다뤄 호평을 받았다..

게임으로 부활하는 ‘공각기동대’, 온라인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SF, 메카닉 등 만화, 애니메이션은 물론 게임으로도 적합한 설정과 세계관을 갖춘 ‘공각기동대’. 그만큼 다양한 기종과 장르를 갖춘 ‘공각기동대’ 게임도 출시된 바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PS1, PS2, PSP 등 플레이스테이션 계열 콘솔로만 게임이 출시됐다는 점이다.

▶ 1997년 - 공각기동대



1997년 PS1으로 원작 만화 ‘공각기동대’를 토대로 한 동명의 게임 ‘공각기동대’가 발매된다. 극장판이 개봉하기 전 출시된 게임인 만큼, 주된 스토리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와 다르게 원작 만화의 조금은 유쾌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잘 담아내고 있다.


▲ 팬들도 인정한 시리즈 최고의 오프닝 (영상출처: 유튜브)

게임은 3D 그래픽의 액션게임으로,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가 아닌 붉은 타치코마 시점으로 진행된다. 3D 그래픽을 강조하던 PS1인 만큼 해당 콘솔로 발매된 ‘공각기동대’ 역시 벽을 타고 다니거나 천장에 매달리는 등 다양한 액션을 펼칠 수 있었지만,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를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활용할 수 없었다는 점에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다. 주인공을 제외하면 그 당시(1997년) 나온 게임들 중에서는 꽤 만족스러운 그래픽을 보여주었고, 게임 오프닝과 이벤트씬으로 활용된 애니메이션은 지금 봐도 꽤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다.

▶ 2004년 -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 국내에도 한글화를 통해 정식발매된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2004년 TV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가 인기를 끌던 그 시절, 동명의 게임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가 PS2로 발매된다. 국내에도 한글화를 거쳐 정식발매된 덕분에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 특유의 매력 있는 세계관과 설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전작과 동일하게 3D 액션게임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공안 9과에 소속된 쿠사나기 모토코와 바토가 등장하여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제작하였지만 게임만의 오리지널 이야기로 진행되어 ‘공각기동대’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당시(2004년) 발매된 게임치고는 그래픽이 깔끔하고 잘 표현되어 있다는 점 또한 특징이다. 게임에는 원작에도 등장하는 ‘전뇌해킹’을 통한 적을 조종할 수 있는 ‘전뇌해킹 시스템’이 들어가있어 최대한 원작과 흡사한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한 부분이 엿보였다.

▶ 2005년 -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사냥꾼의 영역(狩人の領域)



PS2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와 동일하게 1기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제작된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사냥꾼의 영역(이하 사냥꾼의 영역)’이 PSP로 출시됐다. 이 작품은 최초의 휴대용 콘솔로 나온 ‘공각기동대’ 시리즈로, 전작의 3인칭 액션과 다르게, 1인칭 FPS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 3인칭 액션에서 1인칭 FPS로 바뀐 '공각기동대'

‘사냥꾼의 영역’ 역시 PS2용과 동일하게 기본 뼈대만 애니메이션의 설정을 따르고 있고, 이야기는 오리지널로 흘러간다. 1인칭 FPS로 바뀌면서 기존의 쿠사나기 모토코나 타치코마가 따로 활약하는 구조에서 합동으로 전투를 펼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조작 방식의 불편함, 잦은 로딩 등의 문제로 팬들에게 혹평도 받았지만, 이벤트 CG영상이나 성격에 따라 관리할 수 있는 타치코마 등 여러 요소를 접목시켜 ‘공각기동대’ 특유의 세계관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 2011년 -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 소셜게임으로 출시된 '공각기동대'

2005년 이후 특별한 시리즈가 발매되지 않고 있던 ‘공각기동대’는 스마트폰으로 고개를 돌려 시리즈를 이어가게 된다. 이미 일본에서는 ‘공각기동대’ IP를 활용한 소셜게임이 발매 중에 있는데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역시 그러한 소셜게임들 중에 하나라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1기 제작 스탭의 감수를 통해 새로 구성된 오리지널 이야기 속에서, 게이머는 공안 9과에 배속된 새로운 수사관이 되어 주인공들과 함께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 2011년 - 캐릭터 플레이어 공각기동대: S.A.C 공안 9과 버전


▲ 음악 실행 애플리케이션 '공각기동대: S.A.C 공안 9과 버전'

‘캐릭터 플레이어 공각기동대: S.A.C 공안 9과 버전’은 스마트폰으로 많이 출시된 바 있는 캐릭터 음악 실행 애플리케이션이다. ‘공안 9과 버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를 포함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속 명장면과 ‘공각기동대’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는 인터페이스 구성이 특징이다.

▶ 2012년 공각기동대: S.A.C 우왕자왕 타치코마 타이머


▲ '공각기동대' 마스코트 타치코마가 등장하는 시계

‘공각기동대: S.A.C 우왕자왕 타치코마 타이머’는 ‘공각기동대’에서 유머를 담당하고 있는 인공지능 다각전차 타치코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계 애플리케이션이다. 공안 9과 본부를 귀엽게 돌아다니는 타치코마를 구경할 수 있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기본적인 시계 기능과 함께 타이머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편집할 수 있는 에디션 모드를 탑재하고 있다.

▶ 2012년 공각기동대: S.A.C 타치코마 워즈!


▲ 피쳐폰으로 출시된 '공각기동대: S.A.C 타치코마 워즈!'

일본 모바게를 통해 서비스 중인 ‘공각기동대: S.A.C 타치코마 워즈!’는 ‘공각기동대’의 타치코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피쳐폰용 소셜게임이다. 원작에 등장하는 다양한 도시와 사건, 사고를 타치코마를 조종하여 진행할 수 있으며, 소셜게임 특유의 협동 모드나 친구 추가 등의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린 새로운 온라인게임이 나오길 바라며



‘공각기동대’는 지금까지도 특유의 사이버펑크 세계관으로 많은 인기를 얻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물론 게임에서도 그 매력 있는 설정과 이야기가 돋보였던 만큼, 온라인게임으로 부활하는 ‘공각기동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들을 봤을 때 ‘공각기동대 온라인’은 3D 액션게임이나 타치코마끼리 전투를 펼치는 FPS 장르가 유력하다. 하지만  기존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온라인게임들이 MMORPG부터 여러 장르로 나왔던 만큼 새로운 설정과 세계관을 갖춘 새로운 장르도 기대해 볼만하다. 그리고 넥슨에서 아직 발표 하지 않은 국내 출시 여부도 빠르게 결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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