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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팝픽의 피해자 두 번 죽이기 “고갱님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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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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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의 친구 초대 메시지, 많이들 받아 보셨을 텐데요. 간혹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이런 메시지가 오면 당혹스럽기도 하고 짜증이 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대상이 법적 소송 중인 철천지 원수지간이라면 어떨까요? 저라면 스마트폰을 던져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바로 일러스트 업계 갑-을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그래픽 디자인 출판업체 팝픽의 ‘위캔비트’ 사건입니다.

작년 5월 불거진 팝픽의 일러스트레이터 처우 문제는 게임메카를 통해 처음으로 보도된 후 수많은 후속 기사가 나오며 2013년을 뒤흔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피해자들의 제보가 뒤따랐는데요, 한 달에 5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야근에 밤샘 근무, 심지어 자신의 일러스트가 팝픽 송현정 대표 등의 이름으로 도용되는 등 착취를 당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급기야 팝픽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작가와 학생들은 소셜 펀딩을 통해 소송 비용을 모금한 후, 회사 측에 대해 노동법 위반과 저작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위캔비트’ 사건은 이러한 상황에서 터졌습니다. 팝픽은 얼마 전,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하면서 ‘위캔비트’ 라는 리듬게임을 출시했는데요, 출시 전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출시 후에는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 홍보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메시지가 소송을 제기 중인 피해 작가들에게도 가리지 않고 전송되었다는 것입니다. 팝픽의 송현정 대표는 지난 6일, 저작권 침해 작가와 피해 학생 및 가족들에게 게임 홍보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피해 작가 중 한 명이 이에 답신을 보내자 송 대표는 “고갱님 사랑합니다 ^^*” 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팝픽 측은 트위터와 카페, 티스토어 댓글 등을 통해 “사랑합니다.... 당신을 팝픽하겠어요 잇힝”,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등의 글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말 자체는 전형적인 마케팅 문구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소송을 진행 중인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자숙해야 할 팝픽 측의 이런 뻔뻔한 대응이 보기 좋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도덕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팝픽 측의 글을 본 게임메카 독자분들 역시 Sangshin Lee "굉장한 미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밖에.. 끝 모를 당당함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관심병인 듯싶음", crystalmovie “위캔비트 불매운동합시다.”, 사후폭쇄진 “어그로 제대로 끄네 ㅋㅋ 그래도 게임 홍보는 확실히 될 듯. 물론 나쁜 방향으로” 라며 팝픽 측의 태도를 질타했습니다.

급기야 팝픽은 지난 9일(목), 게임메카가 보도한 자사와 관련된 기사를 모두 삭제하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 및 영업방해로 고소장을 접수하겠다는 공문을 게임메카에 보내왔습니다. 법정 소송을 통해 자신들의 ‘무혐의’ 가 인정되었다는 당당한 태도와 함께 말이죠. 지난 5월, 팝픽 사태의 최초 보도 이후 메일을 통해 보낸 송현정 대표의 공식 사과문(관련기사) 때와는 180도 바뀐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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