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테마 > 이구동성

[이구동성]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생존'하세요

/ 1


메카만평




2014년 청마(馬)의 해가 밝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복 입고 웃으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를 외치고 싶건만, 일단 게임업계 종사자 분들께 수고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돌이켜 보면, 2013년은 국내 게임업계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물질로 규정하는 게임중독법이 발의되면서 업계의 사기는 바닥까지 떨어졌고, 많은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구조조정을 실시하거나 신작 개발을 취소했습니다. 오죽하면 업계 관계자들의 SNS가 ‘이민 가야겠다’, ‘이제 게임개발 포기해야 하나’ 같은 자조적 목소리로 도배되었을까요.

뿐만 아닙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수많은 게임업체들이 온라인게임 사업을 축소/철수해가며 모바일게임으로 뛰어들었지만, 현재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레드오션화 된 지 오래입니다. 아케이드 게임센터는 계속되는 불황으로 폐업 업소가 줄을 잇는 중이며, PC방 업계는 금연법으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죠. 그나마 e스포츠업계가 나름 호황을 맞이했다고는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여전히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습니다. 이쯤 되니 2013년은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2013년을 휩쓴 한국 게임업계의 위기에 대해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ID 일루아디아 님은 온라인게임의 몰락에 대해 “규제를 빌미로 그간 게임사들이 방조해온 오토 작업장과 사행성 및 캐쉬아이템에 대한 것을 쉴드치려 한다면 오만과 엄살이다. 게임사 스스로의 자성 없이는 미래도 없을 것이다” 라고 게임업계의 자성을 촉구했으며, ID DPS매니아 님은 “난 곧 한국판 아타리쇼크가 터진다해도 놀랍지 않을 것 같다” 라며 모바일게임의 레드오션화에 대해 꼬집으셨습니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그 어떤 때보다 다양한 댓글이 나왔는데요, 개인적으로는 ID 덕후파멸 님의 "이전까지 게임규제법 찬성론자들이 저러는 이유가 '모자라서 그런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왠지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대한민국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게 붙잡는 것 같다” 라는 자조 섞인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힘겨운 나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얼어붙은 분위기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모바일게임 역시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높은 수수료 때문에 장기적인 대안으로는 불안한 점이 많습니다. 콘솔 시장이야 PS4의 발매를 필두로 Xbox One 등 신규 콘솔들이 애써 주겠지만 그 규모가 여전히 작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3 게임백서’ 에 따르면, 대한민국 게임업계의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9.9% 성장한 10조 7천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 합니다. 2011년에 18.5%, 2012년 10.8%로 급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올해는 5.7%로 예상되고 있어 재난에 가깝습니다.

게임 규제에 대한 압박도 올해 그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부가 추진한 웹보드게임 규제안이 2월부터 시행되며, 난 12월 20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입법이 유보된 게임중독법은 올해 2월 임시국회나 4월 정기국회 통과를 또다시 노리고 있습니다. 법안 발의자인 신의진 의원은 일부 기독교 및 학부모 단체 등 지지 세력을 확대하고 있어, 조만간 어떻게든 결정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업계에 있어 2014년은 사업 확장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남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생존의 해’ 입니다. 매년 입버릇처럼 하는 새해인사지만, 올해는 정말 진심을 담아서 빌어 봅니다. 2014년을 끝으로 게임업계에 드리워진 구름이 조금이나마 걷히길 빌며, 새해에는 모두들 ‘제발’ 복 많이 받으세요.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6년 8월호
2006년 7월호
2005년 8월호
2004년 10월호
2004년 4월호
게임일정
2024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