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최용석 기자] ‘업계 최고의 성능’으로 발표 당시부터 화제가 됐던 엔비디아의 듀얼 GPU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타이탄 Z(Titan Z)’가 29일 정식 출시됐다.
이날 오전부터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기가바이트와 MSI, 조택, 이노3D, 이엠텍 등의 타이탄 Z 제품들이 가격과 함께 공개됐다. 가격은 막 공개된 29일 오전에는 390만원대에 달했으나, 오후가 되면서 다소 낮아진 360만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 엔비디아 지포스 GTX 타이탄 Z (사진=엔비디아,에이수스)
지난 4월 엔비디아가 공개한 지포스 GTX 타이탄 Z는 발표 당시부터 강력한 성능과 스펙, 가격으로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현재 엔비디아의 가장 최상위급 GPU인 케플러(Kepler) 기반 GK110 GPU를 2개나 탑재함으로써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타이탄 Z는 2개의 GK110 GPU로 GPU당 2880개씩 총 5760개의 쿠다(CUDA) 코어를 갖췄다. 덕분에 8TFLOPS(테라플롭스)의 연산속도를 확보해 게임 그래픽 처리는 물론, GPGPU기반 연산 처리가 필요한 분야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또 384bit의 메모리버스를 가진 총 12GB의 GDDR5 그래픽 메모리를 탑재해 4K급 초고해상도(UHD) 디스플레이나 멀티 디스플레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프레임 유지가 가능하다. 가격 부분도 화제가 됐다. 컨슈머용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로선 유래 없는 2999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발표됨으로써 엔비디아의 플래그십급 그래픽카드라는 인식을 더욱 공고히 했다.
▲ 대략 360만원대의 가격이 책정된 지포스 GTX 타이탄 Z (이미지=다나와 캡쳐)
하지만 지포스 GTX 타이탄 Z를 둘러싼 시장의 분위기는 좋지 않은 편이다. 우선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비싼 가격이다. 당초 발표된 2999달러의 ‘원가’에 관세 및 부가세 등을 고려하면 360만원대의 가격 책정은 수긍이 가지만, 단일 그래픽카드인데다 레퍼런스 제품이 3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저항도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같은 GK110 GPU를 하나만 탑재하고 스펙은 타이탄 Z의 절반 수준인 전작 ‘타이탄 블랙’이 현재 120만~130만원 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타이탄 Z의 ‘가성비’는 더욱 떨어지는 셈이다.
▲ 대항마인 '라데온 R9 295X2'의 가격은 타이탄 Z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사진=AMD)
그뿐만이 아니다. 경쟁사인 AMD가 지난 4월 말에 2개의 GPU를 채택한 ‘라데온 R9 295X2’를 선보여 기선을 제압한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라데온 R9 295X2는 타이탄 Z를 뛰어넘는 11.5TFLOPS의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데다, 타이탄 Z에 비해 조금 모자라거나 엇비슷한 퍼포먼스를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인 1499달러에 불과해 오히려 압도적인 ‘가성비’까지 지녔다.
국내 판매가격도 현재 180만~190만원대로 타이탄 Z 하나 살 비용으로 라데온 R9 295X2를 두 대까지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또 라데온 R9 295X2와 마찬가지로 소수 물량만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져 엔비디아의 기본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현재 이하의 가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이탄 Z의) 원가 자체가 높게 형성되어 있어 실 판매가도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별도의 가격 인하 계획 등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