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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폭력?` 게임과 청소년 폭력성 관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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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A&M 국제대학의 크리스토퍼 J. 퍼거슨 교수가 지난 1월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이 실제 청소년의 폭력성에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수치로 하면 0%다.

이번 연구는 히스패닉 계열 청소년 165명과 그의 부모를 대상으로 3년간 세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종의 종단연구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청소년 폭력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건 압박감, 우울감, 반사회적인 성격적 특징, 가정폭력, (비행)친구와의 관계 등이고, 게임은 전혀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키지 못했다.

관련 연구방법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여러 조사법과 통계를 활용한 수치 환산 등이 뒷받침돼 신뢰를 이끈다는 평가다. 게임의 경우, 아이들에게 즐겨하는 3종의 타이틀을 선택하게 하고, 주로 플레이하는 시간대를 조사해 비율을 구분했다. 선정된 게임은 미국의 심의등급위원회인 ESRB를 통해 등급이 매겨진 것으로, 6등급(국내 ‘18세 이용가’ 게임물)도 포함돼 있다. 바로 이 등급에 플레이시간을 곱해 전체적인 폭력게임 노출도를 측정했다.

게임 외에 청소년 폭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일상생활에 침투한 갖가지 변수를 측정한 비교조사도 진행됐다. 청소년 행동의 범죄적 조사방법인 ‘부정적인 생활사건’에 우울증 등급을 도출할 수 있는 행동 체크 리스트 ‘청소년 자기 리포트(YSR)’도 동원했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는 ‘갈등해결척도법(CTS)’에 의한 체계적인 인터뷰도 진행해 부부간 문제행동까지 다뤘다. 이 외에도 청소년 폭력성에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소소한 요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연구 팀은 바로 이런 조사결과를 모두 수치화해 청소년 폭력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 청소년기 공격성에 대한 다중 수치 조사 결과(데이트 폭력은 국내 정서와 맞지 않아 제외)
*출처: 피지컬 리서치 저널(2012년 46호, 141-146p)에 공개된 논문 中


통계로 분석된 청소년 폭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아이와 부모의 생각이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다만 수치적일뿐,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아이들이 직접 작성한 리포트(YSR)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이 증가했을 때 청소년 폭력성이 32%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내재된 기본 공격점수가 증가할 때에는 42%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 요인은 이번 연구결과에서 청소년 폭력성에 영향을 주는 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41%)하고 있어 제 1 요인으로 분석된다. 가정폭력이 심화됐을 때에도 38%나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전체에 약 12%를 차지해 제 2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게임 폭력성에 노출됐을 때는 청소년 폭력성이 3%만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부분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사실상 0%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은 우울증이나 기본 공격점수가 커질수록 ‘청소년 폭력성’이 증가한다고 느낀 셈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작성한 리포트(CBCL) 분석 결과도 비슷하다. 특히 기본 공격점수가 증가할 때 무려 49%나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부모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에 노출됐을 때는 오히려 3%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부모들이 아이가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청소년 폭력성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참고로 본문에 언급된 공격점수란 말 그대로 아이와 부모의 기본적인 공격 성향을 의미한다. 크리스토퍼 교수는 최초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165명의 아이들 중 단 2명만 공격적인 성향이 없었고, 부모들 중에는 22명만 그들의 자녀에게 공격성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와 부모가 기본 공격 성향이 있었던 셈(다만 수치는 청소년기에 보일 수 있는 표준치).

크리스토퍼 교수가 밝힌 논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게임의 폭력성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 연구가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는 방법으로 진행돼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 연구방법은 정확한 수치로 증명할 수 있어 보다 신뢰도가 높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학설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앞으로 소셜 미디어와 새로운 매체의 영향을 연구하고자 한다면 비논리적인 결과에 도출될 수 있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리 모델이 될 만한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발표한 논문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새로운 미디어의 영향을 조사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스웨덴 미디어협회가 내놓은 학술 자료도 크리스토퍼 교수의 의견과 궤를 함께 한다. 이들은 지난 11년간 국제 논문협회에서 발간한 100종의 학술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했는데, 역시 게임이 아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을 띄게 하는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 중 상당히 많은 수의 논문이 게임과 청소년의 공격성에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조사 대상이 연구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론적인 결점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결점은 조사 대상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공격적인 행동을 동시에 표출할 때만 평가하고, 평상시 그들의 신체적인 활동이나 공격적인 성향 태도나 느낌 등을 수치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모호한데다 실제적인 공격성과 연관성이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구체적인 데이터 없이 추론적으로만 이끌어 억측을 펼쳐왔다는 결론이다.

두 연구결과를 발표한 미국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ESA)는 게임과 청소년의 폭력성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믿는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게임이 청소년의 교육이나 건강, 그리고 산업 전반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결과가 더 많다고 전하면서 게임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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