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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 개발자가 밝히는 테트리스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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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 개발자는 억만장자가 되었다? 아니다, 소련이 공산주의 국가라서 컴퓨터 한 대만 받았다. ‘테트리스’는 성적인 암시가 담긴 게임이다? 아니다. 개발자도 모르는 이야기다. ‘테트리스’의 막대기 피스는 필요할 때는 절대 안 나온다. 맞다, 이건 사실인 것 같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거짓일까?

‘테트리스’에 얽힌 모든 비밀과 음모론에 대해 오리지널의 개발자가 직접 입을 열었다.

‘테트리스’ 개발자 알렉세이 파지노프가 2박 3일의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테트리스’는 1985년, 당시 서른 살인 모스크바 아카데미의 컴퓨터 공학 연구원인 알렉세이 파지노프에 의해 탄생했다.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분야의 프로그래머였던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새 장비의 시험수단으로써 전통 퍼즐인 ‘펜토미노’의 변형게임을 프로그래밍하던 도중 ‘테트리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구형 러시아 컴퓨터를 사용해야 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테트리스’의 프로토 타입은 파지노프의 절친한 친구이자 16세의 해커였던 바딤 게라시모프의 도움을 PC버전 ‘테트리스’로 재탄생, 몇 주 만에 모스크바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윽고 1989년 테트리스는 닌텐도 게임보이용으로 발매되어 3천 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퍼즐게임이 되었다.

31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만난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매우 밝은 얼굴로 한국 기자들을 맞았다. 그에게 테트리스의 탄생부터, 25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와 발전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1991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더테트리스컴퍼니(The Tetris Company)를 설립하여 최고 게임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이번 한국 방문에는 더테트리스컴퍼니의 행크 로저스 대표도 동행했다.

이번 한국 방문 목적은 무엇인가?

알렉세이 파지노프(이하 파지노프): 이번이 개인적인 첫 한국 방문이며, NHN과의 사업 협의 차 방문했다. (테트리스는 지난해부터 한게임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 중이다.) 직접 한국 유저들을 만나고, 또 한국에서 테트리스가 인기 있는 요인을 알고 싶어서 방문했다.

한국 방문일정이 짧은데, 주로 무엇을 하며 보냈는가?

파지노프: 사업 이외에는 특별한 주제는 없어서 한국 관광이나 커다란 쇼핑몰 같은 곳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평소 한국이나 한국 게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파지노프: 한국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해 본 게임은 있지만 오래 전에 해본 것이라 정확하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 `테트리스`의 창시자, 알렉세이 파지노프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테트리스 개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듣고 싶다.

파지노프: 25년 전 이야기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러시아(당시 소련:소비에트 연방)에 있는 컴퓨터 센터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당시에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취미로 작은 게임이나 퍼즐을 맞추는 것을 좋아했다. 러시아의 민속게임 중에 펜토미노라는 것이 있는데 서로 다른 퍼즐을 박스에 맞추는 방식이다. 내가 즐겨 했다. 이 게임을 잘 못 하는 사람은 1~2시간씩 하더라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것을 컴퓨터에서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2명이서 같이 하면 또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그래픽으로 그리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조각들을 맞추면서 돌리면서 하는 것을 프로그래밍하여 현재의 게임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아까 이야기했듯이 러시아의 고유게임은 전체 조각이 5개인데 한 개를 없애고 네 개가 되었다가 다시 12개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현재의 7개가 완성되었다. 7이니까 행운의 숫자라고 생각했다(웃음).

처음에는 10초만 플레이가 가능했는데, 재미는 있는데 더 길게 즐길 수 없을까 생각해서 나온 것이 합이 맞춰진 한 줄이 사라지는 방식으로 즐기면 되겠다고 착안했다.

테트리스가 25년이나 서비스되면서 아직도 재미있고, 지겹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파지노프: 나도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테트리스가 재미있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그 중에 하나는 테트리스가 추상적인 게임으로서 매력이 있다는 점이다. 테트리스는 문화적인 배경이나 특정한 캐릭터가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 문화적 배경이나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 같은 매력을 모르는 사람은 아예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는 폭력적이지 않은 게임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좋아한다. 세 번째는 오래되거나 낡은 게임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으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25년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를 게임에 반영하고 발전시키기 때문에 처음에 고안되었던 게임에 비해서는 많이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테트리스도 유저들의 제안이나 새로운 룰의 등장으로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서로 블록을 추가하면서 공격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는데, 테트리스의 변화 중에서 특별히 의미 있었던 룰이 있는가?

파지노프: 사실 매우 긴 시간이었기 때문에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 첫 번째는 스코어링 시스템이다. 이 룰은 가장 먼저 일본 버전에서 등장했다.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한꺼번에 여러 줄을 없앨 때에 추가 배점이 없었는데, 닌텐도 버전에서 처음 추가 배점이 생겼다. 이러면서 룰이 변경되었다. 이 방식은 나도 처음에는 생각했었는데 첫 개발 프로젝트라 룰이 복잡해지는 것을 걱정해서 시도하지 않았던 면이 크다.

두 번째는 피스들이 만들어지는 순서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는데 이후에는 랜덤하게 등장하는 게 룰에 큰 영향을 주었다.

세 번째는 다음에 등장하는 피스를 보여주는 것인데 여기서 다시 두 번째, 세 번째 피스를 보여주는 방식이 게임에 변화를 주었다. 네 번째는 홀드 기능, 다섯 번째는 소프트 드롭 기능이다.

여기에 게임이 결정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표준화된 것은 슈퍼 로테이션 시스템이 등장하면서부터다. 기존에는 로테이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한적이었는데, 이 시스템이 가능하면서 특정 시기나 공간에 대한 룰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게임에 일관성이 만들어지면서, 최근에는 T스핀과 콤보 기능이 추가되었다.

지난 25년 동안 테트리스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였는지 궁금하다.

파지노프: 평범한 집에서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내가 테트리스를 개발하던 당시에는 러시아는 소련연방(공산주의 국가)이었다. 당시에는 지적재산권(저작권)의 보호나 권리가 없었다. 이것을 해외에 어떻게 퍼블리싱 할 것인가 하고 고민하다가, 저작권을 10년 동안 소련연방에 양도하는 것으로 했다. 10년 뒤에 저작권이 다시 나에게 돌아왔고 96년부터는 로열티를 받을 수 있었다. 닌텐도 게임보이가 인기 있을 때와는 다르지만 만족하고 있다. 다행히 모바일 게임을 통해서도 테트리스가 많이 팔렸기 때문에 행운이 된 것 같다(웃음).

한게임 테트리스에 대한 인상은 어떠하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협력관계를 펼칠 것인가?

파지노프: 한게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테트리스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마음에 든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유저들이 참여하는 테트리스 컵이나 테트리스 대회를 열어서 첫 번째 e스포츠가 되는 것이 목표다. (더테트리스컴퍼니의 행크 로저스 대표가 덧붙여 이야기했다.) 

테트리스 이외에도 퍼즐게임을 많이 개발했는데, 퍼즐게임의 장점이나 매력은 무엇인가? 새로 구상 중인 퍼즐게임이 있는가?  

파지노프: 나는 게임이 어떤 장르이기에 재미나 장점을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퍼즐게임은 지적이 활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좋아한다. 나는 두뇌를 쓰는 게임을 좋아하고, 나 말고도 이런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새로운 게임 구상중인 것이 없고, 테트리스의 새로운 버전을 구상 중이다.

테트리스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파지노프: 개인적으로 크게 잘하지 않고 12~13 정도라고 생각한다. 처음 개발했을 때에는 하루, 이틀 정도는 내가 월드챔피언이었다(웃음).

테트리스가 전세계에서 서비스되고 있는데, 이것만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룰이라는 게 있는가?

파지노프: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규칙은 전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똑같은 테트리스를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나라에서 요청한 룰은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룰의 제안이 들어오면 우리는 내부에서도 테스트하고 유저들에게도 테스트한다. 이 룰을 통해 게임이 더 재미있어 지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의 변속기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게임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

테트리스는 특정 지역에서 하나의 기업만의 독점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정책적 배경이 궁금하다.

행크 로저스: 한 개의 기업에게만 주면 마케팅이 분산되지 않고 집중이 이루어지면서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행크 로저스 더테트리스컴퍼니 대표

게이머 입장에서 정말 궁금하다. 테트리스를 하다 보면 막대기 모양의 테트리스(I 모양의 피스)를 기다리면서 게임을 하면, 절대 안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심리적인 요인인지 아니면 무언가 게임내 조정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파지노프: 이것은 내가 25년 동안 들어온 이야기다(웃음). 어느 유저는 자신에게는 I피스가 정말 필요한데, 프로그램 상에서 이게 필요하니까 일부러 안 준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니라고 말했는데도, 절대로 믿지 않았다(웃음). 프로그램에서 모든 확률이 똑같다. 13피스마다 1피스는 I 피스가 나온다.

이 문제를 회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랜덤으로 나가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 친구가 이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조차도 믿을 수 없다며 여러 번 재확인을 했다(웃음). 내가 직접 랜덤이라고 확인시켜 준 적도 있다.

테트리스 이외에도 헥식이나 월트리스 등 여러 가지 게임을 개발했다. 테트리스를 제외하고 애정을 가지는 게임이 있는가?

파지노프: 개인적으로 헥식은 운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한다. 괜찮은 게임인데 게임이나 대전 면에서도 즐길 만하다.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게임은 큰 인기를 얻지 못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일할 때 만든 판도라의 상자라는 게임이다. 손익분기점은 넘긴 게임이지만, MS가 게임회사로 유명한 회사가 아니라서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다. 독창적인 게임 스타일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테트리스에 대한 여러 가지 음모론이 있다. 소련이 미국의 컴퓨터 발전을 저해하려고 만든 게임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피스가 성적인 암시를 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들어 본 적 있나?

파지노프: 여러 번 들었다(웃음). 이 게임의 방식을 두고 성적인 연관성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개발하던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음모론적인 관계도 없다.

최근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정신적 외상 치료에 테트리스가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테트리스가 단순한 게임이나 시간낭비가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져서 기뻤다.

 ▲각종 음모론, 상징론 등 기자들의 호기심어린 질문에도 그는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이었다.

자신이 개발한 게임을 전 세계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은 모든 개발자들의 꿈이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 같은 것은 없는가?

파지노프: 이 질문은 항상 받아오는 것인데, 나는 다른 게임개발자들도 나와 똑 같은 동료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이것 역시 대단한 메시지가 아니라 동료 개발자들에 대한 격려 정도로 받아들여준다면 좋겠다. 게임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창성이랑 고유성이다.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기보다 자신의 독창성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테트리스의 결과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 지 궁금하다. 점수로 준다면 몇 점 정도 줄 수 있는가?

파지노프: 나는 테트리스가 만들어놓은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 물론 100% 만족한다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로테이션 시스템이나 멀티 플레이에서도 발전할 부분은 많다. 10점 만점에 8.5 정도 줄 수 있다.  

여러 게임들이 나왔지만 테트리스보다 인기 있는 퍼즐게임들은 없었다. 최근에 다른 퍼즐게임을 해 본 것이 있는가?

파지노프: 나는 모든 퍼즐게임을 좋아한다. 상하이, 소코반, 등 다양한 퍼즐게임을 해보았다. 로드러너라는 게임도 좋아하는데, 아케이드게임이라기 보다는 퍼즐게임으로서 좋아한다. 다양한 버전이 없는 것이 아쉽다. 비주얼드도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매우 좋은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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