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모바일

중국 마켓 파편화 종결, 텐센트·360·바이두 3대 마켓을 잡아라

/ 4

▲ '중국을 부탁해' 세션에 패널로 참가한 연사들
(좌로부터) 모빌팩토리 배영진 대표, 모유 진자유엔 대표, 넥슨 장유리 실장
가이아모바일 코리아 권명자 대표, 게임빌차이나 김동균 지사장

모바일게임 업계의 핫 키워드는 변함없이 중국 시장 진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진출한 국내 작품 중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아직 없다. 시장은 이미 변했는데 ‘중국 시장은 어떻다더라’하는 낭설들만 업계에 돌고 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자타공인 중국 모바일시장 전문가들이 중국의 현주소를 짚고, 향후 진출 전략에 대해 제안하기 위해 나섰다.

게임넥스트웍스는 5일(월),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맥스 서밋 2015(MAX summit 2015)’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모바일 스타트업 관련 내용을 다루는 B2B 대상 컨퍼런스로, 일반 스타트업을 비롯 모바일게임 관련 세션도 다수 존재한다. 그중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강연도 진행됐는데, 킹넷 김두일 고문과 넥슨 장유리 실장, 모유 진자유엔 대표, 게임빌차이나 김동균 지사장, 가이아모바일 코리아 권명자 대표가 연사로 참여했다.

앞서 언급된 다섯 명의 연사는 약 10년가량 중국 최전선에서 게임사업을 경험해 온 전문가들이다. 김 고문은 국내에 ‘뮤 오리진’으로 잘 알려진 ‘전민기적’ 마케팅을 총괄했고, 장 실장은 ‘삼검호’와 ‘천룡팔부’ 등 넥슨의 중국 모바일게임 라인업 계약과 PM을 모두 담당한 사람이다. 진 대표와 김 지사장도 회사의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권 대표는 ‘도탑전기’를 비롯해 중국 모바일게임을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중이다. 즉,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각 시장을 경험해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다.

중국 안드로이드 점유율 80%, 3대 마켓부터 잡아라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올해도 어김없이 나왔다. 넷마블은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으면서 메인 시장으로 중국을 꼽았다. 컴투스 역시 ‘서머너즈 워’를 필두로 중국 시장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업체들의 상황은 뾰족한 수가 없는 ‘사면초가’ 상태다. 한국만큼이나 중국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다보니 대처하기 힘들고, 언어나 문화 장벽으로 인해 현지화도 쉽지 않아 너도나도 본토 퍼블리셔를 찾았다.

하지만 중국 퍼블리셔와의 제휴가 답은 아니었다. 의사 소통이 어려워 개발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출시 준비 과정에서 퍼블리셔와 개발사 관계가 틀어질 경우 아예 중국 진출 자체가 무산되어버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달을 삼킨 늑대’와 ‘데빌메이커: 도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텐센트를 퍼블리셔로 잡았지만 결국 출시도 되지 못한 채 계약이 파기됐다. 이런 일들이 몇 번 누적되자 중국 시장은 아직도 ‘어렵다’라는 이야기만 나오는, 그림의 떡이 되어버렸다.


▲ '하반기 중국 시장 핫이슈' 세션을 진행한 킹넷 김두일 고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두일 고문은 중국 시장에 지금이야말로 중국 시장에 진입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국내 업체들이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던 마켓 파편화 문제가 갈무리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김 고문은 중국 시장도 규모 경쟁 국면으로 접어든 지 꽤 됐지만, 오히려 이에 따라 몇몇 마켓이 큰 파이를 가져가면서 파편화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되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마켓 파편화가 심해 본토 퍼블리셔를 찾는 국내 업체들이 많았는데, 그 고민이 사라진 셈이다.

신경 쓸 마켓 수만 줄어들어도 위험부담은 확 줄어든다. 김 고문은 “현재 중국 안드로이드 3대 마켓은 텐센트와 360, 바이두다”라며 “이들이 중국 안드로이드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고, 하위 마켓들은 나머지 20%를 나눠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여유가 된다면 여러 마켓을 신경쓰면 좋겠지만 3대 마켓만 잡아도 성공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똑같은 RPG로 승부하지 말 것... 브랜딩이 중요하다

마켓 파편화 현상은 정리되는 중이다. 그렇다면, 어떤 게임으로 중국을 공략해야 할까. 연사들은 기존 중국 RPG 공식을 답습하는 작품이 아닌, 좀 더 고급화되고 전략적인 게임성을 가진 하드코어 타이틀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연달아 고배를 마신 이유는 중국 퍼블리셔와 동일한 전략으로 경쟁했기 때문인데, 이 틀을 깨라는 것이다.


▲ 넥슨 장유리 실장

넥슨 장유리 실장은 중국에 피처폰 시절부터 RPG만을 개발해왔던 회사들이 많아, 이미 모바일 RPG 개발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훨씬 앞선 상태라고 언급했다. 더군다나 본토 게임업체들은 현지 인터넷 상황은 물론 결제 환경, 유저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도 월등하게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 RPG 정면승부에서는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임빌차이나 김동균 지사장은 “중국 유저들은 해외 게임이 뭔가 다를거라 기대한다. 슈퍼셀 ‘클래시오브클랜’과 ‘붐비치’가 인기를 얻은 것도 그 이유다. 기존 중국 RPG들과는 다르게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 어렵지만 전략적인 맛이 있다”며 “그래픽도 전혀 중국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이야기했다. 다시 말해, 중국 게임과는 다른 개성을 지녀야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RPG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 승부수를 띄울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모유 진자유엔 대표는 “되려 중국에는 싱글, 캐주얼게임을 만드는 개발사가 많지 않다”며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는 싱글게임의 경우 유저 잔존율이 RPG보다 월등히 높아 이를 찾는 퍼블리셔들이 많은데, 이런 장르를 만드는 것도 경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혹은,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 게임’ 브랜딩을 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킹넷 김두일 고문은 “중국 사람들은 지금 한국에서 수출되는 콘텐츠 전반에 상당히 관심이 많고, 좋아한다. 드라마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게임에도 그런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 온라인게임 시절에 그랬듯 고퀄리티 타이틀로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면 가능성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허새롬 기자 기사 제보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5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