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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네마 3D GSL May 로고
저그 최초 2회 우승을 노리는 임재덕(Z, IMNesTea)과 돌아온 ‘잉카’ 송준혁(P, oGsInCa)의 맞대결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4월 19일 32강을 시작으로 한 달여 동안 진행된 LG 3DTV 코드S GSL May의 피날레는 대구에서 열리게 되었다. 이번 시즌은 ‘프통령’ 장민철(P, oGsMC)의 조기 탈락과 황강호(Z, IMLosirA), 양준식(P, SlayerSAlicia)으로 대표되는 신성들의 활약 등 숱한 이변이 속출했다. ‘난세’라 칭해도 결코 어색하지 않았던 이번 시즌 화룡점정을 찍고 옥좌에 오를 선수는 ‘관록’의 임재덕과 ‘부활’의 송준혁 중 누가 될 것인가.
클래스는 영원하다! 관록의 임재덕
임재덕의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커리어를 살펴보면 그 꾸준함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2010년 오픈 시즌1 64강을 시작으로 다시 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임재덕은 같은 해 시즌2 우승, 시즌3에서는 8강에 오르며 좌중의 눈을 휘어잡았다. 이듬해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임재덕은 2011 GSL Jan.에서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저그는 임재덕이 먹여살린다’라는 찬사를 듣게 되었다.
비록 지난 GSL Mar.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으며 코드A 강등 위기를 맞았지만 승격/강등전에서 녹슬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코드S에 재입성, 이번 시즌 다시 한 번 결승 무대에 진출해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입증했다.
오랜 기간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프로토스의 탕아! 송준혁
송준혁은 이름 석 자보다는 ‘잉카’라는 아이디로 더 유명한 게이머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유명했던 게이머다. 클로즈베타 때부터 이름을 알린 송준혁은 프로토스가 암울했던 시절 올인에 가까운 공격이 막혀도 바로 운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을 선보이며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의 참신한 전략은 ‘잉카류’로 일컬어지며 당시 최강의 프로토스로 인정받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이어진 2010 GSL 오픈 시즌에서 8강과 16강 진출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린 송준혁은 일찌감치 코드S를 확보, 게이머 생활에 탄탄대로가 펼쳐진 듯 했지만, 그에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슬럼프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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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가 시작되기 전 웃고 있는 송준혁의 모습
슬럼프의 독기는 점차 심해져 2011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잉카’의 검에 녹이 슬기 시작했다. 리그2연속 32강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송준혁은 은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공황에 빠지며 방황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와 맞물려 같은 팀 장민철이 프로토스 최초로 우승컵을 손에 쥐자 그의 존재감은 점차 미약해졌고 팬들의 관심 역시 사그라졌다.
일반적으로 오랜 슬럼프에 빠진 선수라면 한 번쯤 자신의 스타일 변화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송준혁은 아니었다. 4차원 관문 러쉬와 거신 조합이라는 대세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격에서 이어지는 매끄러운 운영, ‘잉카류’의 칼날을 더욱 갈고 닦은 것이다. 그 결과 송준혁은 이번 시즌 무수히 많았던 위기를 극복해내고 결승에 진출, 자신의 흑역사를 벗어나는 부활의 날개를 펼치며 비상을 시작했다.
운영 종결자 매치. 과연 누구의 전략이 더 매끄러울까?
임재덕과 송준혁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깔끔한 운영을 자신의 독문무공으로 삼고 있다. 넓게 살피면 두 선수의 스타일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그 전략을 채우고 있는 요소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임재덕의 운영은 정찰과 직감을 기반으로 하는 방어를 중시한다. 그는 상대의 체재를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전략으로 대응, 효과적으로 적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에 최적화된 선수다. 이런 임재덕을 흔들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다양한 카드를 들고 왔지만 결국 그의 ‘눈’을 벗어날 순 없었다.
여기에 이번 시즌에서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초반 찌르기를 선보이며 공격에 다양성을 부가했다. 그의 새로운 카드는 김원기(Z, TSLFruitDealer)와의 16강전부터 시작되었다. 1세트에서 상대의 초반 저글링 러쉬에 GG를 선언한 임재덕은 이어진 2세트에서 똑같은 저글링 러쉬를 감행해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3판 2승제의 다전제 매치, 그것도 먼저 1패를 당한 상황에서 올인성 초반 러쉬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임재덕은 이 날 승자 인터뷰에서 “저글링 러쉬를 준비해 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하고 가만 있을 순 없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공격 본능의 일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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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을 경악에 빠트린 임재덕의 가시촉수 러쉬
그리고 임재덕은 이정환(P, anyproPrime.WE)과의 8강에서 다시 한 번 일을 저질렀다. 이정환은 상대의 방어적 성향을 고려한 듯 초반부터 빠르게 앞마당을 가져가며 중반을 도모했지만 임재덕은 그마저 예측한 듯 가시촉수 러쉬라는 초유의 전략을 선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저그전 스페셜리스트인 이정환은 1세트의 충격적 패배에 영향을 받은 듯 자신의 장기를 펼치지 못한 채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처럼 튼튼한 방어외에도 깜짝 공격이라는 카드를 추가한 임재덕은 디펜더(Defender)에서 올라운더(All Rounder)로 진화하며 자신의 커리어 상승에 박차를 가했다.
임재덕이 공격 카드를 옵션으로 추가했다지만 아직은 방어쪽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반해 송준혁은 방어보다는 공격적인 운영을 중시한다. 완벽한 올인은 아니지만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강력한 공격과 동시에 멀티를 늘리거나 테크를 올려 추가타를 준비하는 송준혁의 잉카류는 일단 도화선에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는 화력을 자랑한다.
신상호(P, TSLKiller)와 대전한 지난 8강전은 부활의 서막이었다. 1세트에서 공격적 운영으로 승리한 송준혁은 2세트에서는 자원적 우위를 앞세운 짜릿한 역전승, 마지막 3세트는 광자포 러쉬라는 올인성 공격 후 이어진 상대의 역러쉬를 안정적으로 막아내며 4강행을 결정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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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이 결정되자 환호로 자축하는 송준혁
이후 송준혁은 이윤열(T, oGsNaDa)과의 4강전에서 잉카의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상대 이윤열은 정민수(P, MVPGenius)와의 대전에서 걸출한 프로토스전 능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 중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경기 전 송준혁의 패배를 조심스레 예상했다. 하지만 송준혁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과 유닛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까지 선보이며 완승,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승부의 변수는 대전 기록과 상성
허점이 없어 보일 정도로 완성된 기량을 자랑하는 양 선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먼저 임재덕은 저그가 가지고 있는 종족 약세가 가장 큰 숙제다. 앞서 언급했듯 이정환과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며 프로토스전 실력을 입증한 임재덕이지만 상대가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지고 있는 송준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송준혁의 공격은 같은 유닛 구성이라도 시간대에 차이를 두어 상대를 흔든다. 거기에 공격과 동시에 방어 형태도 갖추는 잉카류에게 임재덕의 장기인 날카로운 반격이 얼마나 통할지가 관건이다.
무난하게 경기를 후반으로 가져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 상대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면 거신, 고위기사가 조합된 한 방 병력을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재덕은 결승전에 앞서 방어와 정찰 외에도 경기 전, 후반을 넘나드는 다양한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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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대진이 완성되자 결의를 불태우는 송준혁과 임재덕
송준혁의 변수는 저그와의 대전 기록이다. 이번 시즌 송준혁은 저그와 대전한 적이 없기에 대 저그전 감각을 되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송준혁은 공식경기 대 저그전 통산 전적에서 4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상대가 저그 톱클래스인 김원기(Z, TSL), 한준(Z, ZeNEX)이라는 점에서 다소 위안이 되지만 전패라는 멍에는 쉽사리 떨쳐내기 힘든 법이다.
여기에 스피디한 경기를 즐기는 성향도 약점으로 다가온다. 이번 시즌 송준혁은 승리한 경기의 평균 종료 시간이 9분대로 상당히 빠른 축에 속한다. 반면 패배한 경기의 평균 종료 시간은 15분대로 공격에서 이득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 이어지는 중, 후반전에 약점이 있다는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송준혁은 결승에 임하기 전 자신의 장기인 공격, 그것도 난전을 더욱 갈고 닦을 것인지, 아니면 중, 후반 안정적인 운영에 주력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안개 속 전망, 관계자들은 임재덕의 우위를 조심스레 점쳐
결승전에 대한 화두는 단연 ‘누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가?’이다. e스포츠의 팬이라면 임재덕 vs 송준혁의 대진이 결정되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관계자들의 경우 임재덕의 우위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는 임재덕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송준혁의 공격력보다 7전 4승제인 다전제 경기에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4강전 인터뷰에서 임재덕은 “그동안 숨겨왔지만 연습 기간 동안 대 프로토스전 승률 90%를 기록했다. 아직 선보이지 않은 다양한 전략이 있으니 기대해달라.”라고 밝히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실제로 임재덕의 공식전 대 프로토스전 승률은 약 60%로 나쁘지 않다.
여기에 이정훈(T, 프라임), 김승철(T, fOu) 등 공격 성향이 짙은 선수 다수를 잡아낸 경력과 결승전 무대를 미리 경험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송준혁 역시 호락호락하진 않다. 그는 결코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높은 근성과 투쟁심으로 정평이 나있다. 임재덕이 경험으로 무장했다면 송준혁은 패기로 뭉친 게이머다. 여기에 오랜 기간 침묵에서 벗어나 부활을 외치고 있는 이번 시즌 그의 각오는 한 층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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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우승 트로피의 모습
매번 그러했 듯이 이번 결승전에서도 각본 없는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다. 과연 그 드라마의 주제가 전세계 저그의 희망 임재덕의 2회 우승이 될 것인지, 아니면 오랜 기간 방황을 마치고 돌아온 송준혁의 부활이 될런지 결과는 아직 모른다. 한 달간의 제작과정을 거친 이번 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14일 대구 엑스코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적어도 다음 회와 결말이 뻔히 드러나는 풍속 드라마보다는 훨씬 만족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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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정식 후속작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세 종족 중 '테란'의 이야기를 담은 패키지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이후 이야기를 담았...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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