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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송재경, `와우`를 통해 완성된 MMORPG를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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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

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MMORPG ‘아키에이지’다.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3차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한 ‘아키에이지’는 플레이어가 직접 나무를 자르고 집을 지으며 배를 만들어서 해상전을 펼치는 등 다른 MMORPG에서 보기 어려운 콘텐츠를 내세웠다. 미디어에서는 2011년 ‘빅3’ MMORPG 중 하나로 꼽으며 ‘아키에이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키에이지의 개발사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대표는 이전부터 ‘고정된 월드가 아니라 유저가 직접 변화시키는 것이 MMORPG’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MMORPG는 대체 무엇일까? 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송 대표는 오늘(31일), 코엑스에서 열린 ‘NDC 2011’에서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MMORPG 완성을 논하기는 아쉬웠다

송 대표는 ‘세 가지 나눔’을 소재로 강연을 시작했다. 첫 번째 나눔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나눔’이다. 어렸을 때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보고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이후 친구 집에서 8비트 컴퓨터 ‘Sharp MZ-80’을 보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이후 넥슨 김정주 대표와 함께 KAIST에서 대학 생활을 하던 송 대표는 ‘네트핵’이라는 게임에 빠지게 된다. 그는 ‘네트핵’을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제가 ‘방향감각’이 없어서 텍스트 게임에서는 자주 길을 해메더라고요. 그래서 박사 과정 논문으로 ‘그래픽 머드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며 발표했습니다. 그랬더니 교수님이 그런 걸 왜 하냐며 면박을 주셨죠. 당시 훌륭한 답변을 냈다면 지금과 다른 길을 걸었겠지만 저는 그냥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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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시절 넥슨 김정주 대표와 송재경 대표를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

결국 박사 과정을 때려친 송 대표는 김정주 대표와 넥슨을 창업, ‘바람의나라’를 개발했다. 이후 엔씨소프트에서는 ‘리니지’를 개발하고 자신이 이력서를 넣었던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기면서 MMORPG의 완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WOW가 너무 훌륭해서 기존에 제가 만든 ‘리니지’, ‘바람의나라’는 창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어린 공대장에게 구박을 받아가며 WOW를 하다보니 아쉬운 면이 느껴지더라고요. WOW로 MMORPG 장르가 끝나는 것은 아직 아니라고 생각하여 새로운 MMORPG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아키에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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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도 높은 `WoW`는 `아키에이지`를 개발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었다

현실 세계를 투영한 예측불허의 세계, 그것이 진정한 MMORPG

송 대표는 ‘MMORPG 다운 MMORPG’가 무엇인지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MMORPG는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의 약자다. 그렇다면 MMORPG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송 대표는 ‘Massively(대규모)’라는 단어에 시선을 집중했다.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도 ‘Massively’를 강조하는 인터뷰를 하셨더라고요. 몇 천명 이상의 사람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 이것이 MMORPG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리니지의 성공 이후 MMORPG는 여러 방식으로 단점을 보완해 왔다. 현금 거래는 ‘귀속 시스템’으로, 무분별한 PVP는 같은 진영 혹은 PVP 불가 지역 설정, 사냥터 독점은 ‘인스턴스 던전 시스템’ 등의 콘텐츠를 적용하여 게임을 즐기는 데 ‘편안하고 쾌적하도록’ 했다. 그러나 송 대표는 이것이 MMORPG의 본질적인 방향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MMORPG는 콘솔 게임과 다릅니다. 그러나 요즘 MMORPG를 보면 콘솔 게임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MMORPG에서 처음부터 정해진 패턴대로 파티를 맺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어쩌다보니 함께 하게 되고 모험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예측 불허의 세계, 그것이 MMORPG이고 여기서 느끼는 즐거움이 진정한 MMORPG의 즐거움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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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사람들이 현실처럼 함께 즐기는 것. 그것이 MMORPG의 가장 큰 특징이다

MMORPG는 엔드 콘텐츠를 먼저 개발해야 오래 간다

최근 MMORPG는 ‘퀘스트’ 위주의 게임이 대부분이다. 송 대표는 퀘스트 등의 유저 유도 장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중심이 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요즘 유저들에게 게임을 설명 없이 던져 놓으면 대부분의 그만 둡니다. 1세대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될 때와는 차원이 다르죠. 그러므로 퀘스트나 스토리, 캐릭터, 세계관 등으로 유저를 유도해 줘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게임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 오랫동안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습니다.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에 개발자는 절대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결국 동시접속자 수는 떨어지고 게임의 수명은 끝나고 맙니다.”

송 대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엔드 콘텐츠’, 즉 유저가 마지막에 즐기는 콘텐츠를 먼저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자신이 개발 중인 ‘아키에이지’ 역시 개발 초기부터 엔드 콘텐츠인 하우징과 해상전, 공성전을 먼저 개발하기 시작했다.

“엔드 콘텐츠는 게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자 게임의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퀘스트나 스토리는 이후에 곁다리로 들어가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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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키에이지`의 엔드 콘텐츠인 `해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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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엑스엘게임즈
게임소개
'아키에이지'는 첫 번째라는 의미의 'Arche'와 시대라는 뜻의 'Age'를 합친 제목의 MMORPG로, 크라이 엔진 3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이다. 누이안과 하리하란 동맹간 갈등을 그린 '아키에이지'는 가상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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