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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바람의 나라: 연'에서 찾아낸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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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는 사실인데, '바람의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서비스 중인 그래픽 MMORPG'라는 이름으로 기네스 북에 올라 있다. 무려 인터넷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던 1996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너무 오랜 세월이 흐른 탓일까, 지금의 '바람의 나라'는 우리가 익히 알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도트 그래픽과 4방향 일변도의 답답하면서도 정겨운 움직임은 여전하지만, 23년 넘게 서비스 되고 있는 만큼 과거에 즐길 수 있던 콘텐츠나 재밌는 시스템은 많이 사라진 상태다. 

다행히도 지난 21일부터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 연'에서는 원작에서 볼 수 있던 각종 추억의 요소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나오는 푸른 여자아이 실루엣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로고와 맵을 이동할 때 볼 수 있는 로딩 화면까지, 게임 이곳 저곳에서 옛 것의 향취가 폐부에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바람의 나라: 연'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리운 소리 '넥슨은 다람쥐를 뿌려라!'

지금 원작 '바람의 나라'를 접속해보면 올드비들의 추억이 서려있는 국내성과 부여성에서 즐길 수 있는 퀘스트나 콘텐츠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저들이 다람쥐와 뱀을 달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던 토끼굴, 쥐굴, 뱀굴, 사슴굴은 아예 구경도 못하는 실정이다. 튜토리얼만 끝나면 99 레벨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한 때는 접속만 하면 캐릭터 레벨을 630으로 만들어주는 이벤트가 실시됐을 만큼 '바람의 나라' 레벨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수준이다.

다행히도 '바람의 나라: 연'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레벨 1부터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성장 속도도 원작 못지 않게 느릿느릿해서 초반 콘텐츠를 물릴 때까지 즐길 수 있다. 덕분이라고 해야 하나, 테스트 시작 1일차인 현재 초보자 사냥터 및 쥐굴 등에는 사람이 미어터지고 있다. 당연히 다람쥐와 토끼는 씨가 마를 대로 말라서 다른 의미로 구경하기가 힘든 수준. 그 옛날 초보자 사냥터에 울려 퍼지던 '넥슨은 다람쥐를 뿌려라'가 다시 한 번 재현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릴 때 초보자 사냥터에서 다람쥐를 잡지 못해 아쉬웠던 유저라면 코 끝이 찡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정말로 다람쥐가 씨가 말라서 잡을 다람쥐가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정말로 다람쥐가 씨가 말라서 잡을 다람쥐가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바람의 나라: 홈커밍', 다시 만난 국내성, 부여성

레벨 1부터 차근차근 성장하는 만큼 '바람의 나라: 연'의 무대는 그 옛날 우리를 설레게 했던 바로 그 국내성과 부여성이다. 고구려를 국적으로 선택하면 국내성에서, 부여를 국적으로 선택하면 부여성에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식이다. 두 성지 모두 우리가 흔히 알던 모습 그대로가 재현돼 있다. 빠른 이동을 위해 크기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던전이나 NPC, 주요 건물의 위치도 똑같다.

위치만 똑같은 것이 아니다. 등장하는 NPC도 그대로다. 레벨 인플레이션 덕분에 만날 수 없었던, 여인숙의 왈숙이, 푸줏간의 순이, 대장간 털보, 포목상 이쁜이, 갑옷전 떼보도 예전 그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심지어는 대사도 그대로다. 대표적으로 털보랑 대화 중에 방천가위 제작을 클릭하면 '자네가 원하는 게 뭔지는 알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닐세...'라는 대사가 출력된다. 녹용을 한 움큼씩 사가던 한의사를 그리워하는 순이의 짝사랑도 현재 진행형이다. 

왈숙이,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구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왈숙이,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구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난 땅 팔아서 장사하니?", 건재한 NPC 상호작용

'바람의 나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있다면 NPC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채팅창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푸줏간에 가서 고기를 사거나 팔고 싶으면 NPC를 클릭하지 않고 채팅창에다 '쥐고기 다 판다' 라고 치면 진짜로 수중에 있는 쥐고기가 모두 팔렸다. 이 밖에도 특정 채팅에 반응하는 NPC가 따로 있었을 만큼 '바람의 나라'는 보기보다 NPC와의 상호작용이 잘 구현된 게임이었다.

재미있게도 '바람의 나라: 연' 또한 이 시스템이 그대로 구현돼 있다. '도토리 다 판다', '도토리 10개 산다'는 물론이며 사망 시 성황당 할머니에게 가서 부활을 받았을 때 '감사합니다'를 입력하면 체력과 기력이 모두 회복되는 것까지 여전하다. 심지어 할머니가 '그래, 다음부터 조심하고'라며 답변을 해주는 것도 똑같다. 그러니까 NPC 앞에서 "비싸"라는 말은 하지 말자. 그랬다가는 "난 땅 팔아 장사하니?"라며 일갈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살려줘라고 했다간 안살려주시는 성황당 할머니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살려주세요' 대신 '살려줘'라고 했다간 안살려주시는 성황당 할머니 (사진: 게임메카 촬영)

MUS2019.DAT, 역사에 길이 남을 BGM은 최대한 똑같이

'바람의 나라' 배경음악은 게임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한다. 사실 게임이 처음 나왔을 시점에는 BGM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목검 휘두르는 소리나 아이템 줍는 소리에만 집중했었다. 하지만 추후에 음악이 하나 둘 추가되면서 게임의 재미를 한층 더 상승시키는데 일조했다. 이 BGM은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면 데이터 폴더 내의 musXXX.dat 파일로 압축되어 있으며 데이터 추출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떼어내서 듣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모바일 버전인 '바람의 나라: 연'에는 그 당시 우리의 귀를 간지럽히던 효과음부터 '부여성 노래', '국내성 노래' 등이 똑같이 이식돼 있다. 그래픽이 너무 깔끔해서 옛날 느낌이 안 난다고 불만을 표하던 유저들도 이 배경음악들만 들으면 모두 조용히 옛 추억을 회상할 정도다. 특히 '12 지신의 유적'에서 흘러나오는 몽환적인 BGM과 검을 휘두를 때 들리던 간지러운 바람소리는 당장이라도 2002년 월드컵이 개막할 것만 같은 절묘한 음향미를 자랑한다. 

▲ '바람의 나라 OST' 전곡을 들을 수 있는 영상 (영상출처: Eclair 에클레어 유튜브)

묘한 중독성이 매력적인 목도 휘두르는 소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묘한 중독성이 매력적인 목도 휘두르는 소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버그까지 똑같이 구현할 필요는 없잖아

압권은 자잘한 버그와 랙까지 똑같이 구현했다는 점이다. 초기의 '바람의 나라'는 한 맵에 조금만 많은 인원이 있으면 초당 1프레임도 간신히 구현할 만큼 서버가 불안정하고 최적화가 안돼 있었다. '바람의 나라: 연'은 그 당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쾌적한 환경과 안정적인 서버를 자랑하지만, 의외로 옛날이 연상되는 버그나 랙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레이드를 진행하다 보면 내 캐릭터가 갑자기 순간이동을 하고 파티원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파천군도', '뢰진주', '일격필살' 같은 화려한 스킬을 서로가 난무하다 보니 입력지연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물위를 걸어 다닐 수 있는 버그부터 본래 막혀서 못 지나가야 하는 돌이나 게시판을 유령처럼 뚫고 지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평소 같으면 꼴 보기 싫은 버그였을 텐데 '바람의 나라: 연'은 추억보정이 제대로 잡혀서 그런지 몰라도 이런 버그마저 정겹다.

물 위를 걷는 기적을 보아도 정겹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물 위를 걷는 기적을 보아도 정겹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내 캐릭터가 하얘져서 원래대로 안돌아오는 버그를 만나도 추억이 돋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내 캐릭터가 하얘져서 원래대로 안돌아오는 버그를 만나도 추억이 돋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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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
장르
MMORPG
제작사
넥슨
게임소개
'바람의나라'는 1996년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상용화된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극한 게임이다. 만화 '바람의나라'를 기반으로 개발된 '바람의나라'는 수만 가지의 커스... 자세히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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