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에는 넥슨레드가 진행하던 수집형 RPG ‘프로젝트 G’를 드랍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정상원 부사장이 총괄하는 띵소프트가 10년 가까이 진행해온 온라인게임 기대작 ‘페리아 연대기’도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넥슨은 8월 27일 ‘페리아 연대기’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넥슨은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 끝에 ‘페리아 연대기’의 개발을 중단하게 됐다.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외부 및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며 게임성을 점검해왔으나, 유저 분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개발을 중단했다. 출시를 기다려 주신 유저 분들에게 죄송한 말씀 드리며, ‘페리아 연대기’의 개발 경험을 발판으로 유저 분들에게 더욱 큰 재미를 드릴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페리아 연대기’는 띵소프트가 2011년부터 개발해온 PC MMORPG다. 유저가 직접 만드는 MMORPG를 핵심으로 앞세워 주요 콘텐츠를 게이머가 손수 만들어가며 즐길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남다른 비주얼도 눈길을 끌었다. 본래 ‘프로젝트 NT’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가 지스타 2013에 ‘페리아 연대기’라는 정식 타이틀을 달고 출전했으며, 지스타 2016에는 첫 시연 버전이 출품된 바 있다.
이후 ‘페리아 연대기’는 오랜 기간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2017년 이후 넥슨이 지스타를 앞두고, 주요 행사 내용을 소개하는 간담회 현장에서 ‘페리아 연대기’에 대한 질문도 종종 나왔고 작년 지스타 프리뷰에서는 이정헌 대표가 직접 ‘페리아 연대기’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스타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유저를 대상으로 한 첫 비공개 테스트가 열리며 ‘페리아 연대기’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기대감을 품을 수 있었으나, 첫 테스트를 끝으로 ‘페리아 연대기’는 개발 중단에 들어갔다. 테스트를 통해 살짝 맛보고, 본 메뉴는 먹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10년 가까이 게임을 기다려온 팬들도, 2011년부터 땀을 흘려가며 ‘페리아 연대기’를 만들던 제작진도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주목해볼 부분은 넥슨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접는 것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넥슨레드 모바일 RPG ‘프로젝트 G’를 중단했고, 지난 3월부터 ‘HIT’,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 ‘니드포스피드 엣지’, ‘배틀라이트’, ‘어센던트 원’ 등 기존에 서비스하던 게임을 정리해왔다.
기존에는 매각을 앞두고 몸집을 줄이는 움직임으로 해석됐으나, 매각이 불발된 후 NXC 김정주 대표가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 창업자인 원더홀딩스 허민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한다는 이야기가 돌며 넥슨은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10년 가까이 준비해온 기대작 ‘페리아 연대기’ 개발이 중단되며, 분위기가 더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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