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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로한 IP, 플레이위드 회사와 소액주주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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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한M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플레이위드)

작년 6월에 출시된 로한M은 예상을 깨고 구글 매출 2위까지 오르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로한M 성공과 함께 이 게임의 원작인 로한이 가진 IP 파워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로한하면 떠오르는 회사는 플레이위드이고, 로한M 역시 이 회사가 서비스하고 있다. 따라서 로한 IP도 플레이위드가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알고 보면 로한 IP는 플레이위드 것이 아니다. 예전에는 플레이위드 자회사였으나 지금은 별개 회사로 분리된 플레이위드게임즈가 갖고 있다. 여기에 두 회사는 지분으로 보면 전혀 관계가 없는 회사다. 플레이위드는 플레이위드게임즈 주식을 단 1%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플레이위드게임즈 지분은 100% 모두 드림아크라는 개인회사가 가지고 있다.

드림아크라는 회사는 플레이위드와 플레이위드게임즈를 모두 지배하고 있다. 드림아크는 플레이위드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학준 대표의 개인 회사다. 플레이위드 쪽은 지분 21.1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플레이위드게임즈 쪽은 100%를 가지고 있다. 김학준 대표가 설립한 드림아크라는 회사 아래 플레이위드와 플레이위드게임즈가 각각 다른 자회사로 들어가 있는 형태다.

즉, 로한을 갖고 있는 플레이위드게임즈는 플레이위드 자회사가 아니기에 당연히 로한 IP도 플레이위드 소유가 아닌 것이다. 이를 두고 플레이위드 주주와 회사 간 분쟁이 발생했다. 주주들은 플레이위드가 로한 IP를 김학준 대표 개인회사에 헐값으로 넘겼고, 이 부분이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기에 로한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플레이위드는 로한 IP를 넘기기 위해 자회사였던 플레이위드게임즈를 분리한 것이 아니며, 주주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 맞서고 있다.

2012년 판교 건물 매각까지 거슬러 올라간 분쟁

▲ 자회사 매도에 대한 플레이위드 공시 내용 (자료출처: 전자공시)

그렇다면 왜 플레이위드는 황금알을 낳을 거위가 될 로한을 가진 자회사를 분리해서 다른 회사로 넘겼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위드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2014년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 2014년 3월에 플레이위드는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플레이위드게임즈를 포함한 계열사 6곳을 최대주주인 드림아크에 팔았다.

또 하나 살펴볼 부분은 2012년에 일어났던 일이다. 당시 플레이위드는 판교에 있던 건물을 716억 원에 팔았다. 건물을 사들인 쪽은 전 최대주주였던 황금가지였는데, 건물 매각과 함께 황금가지는 당시 가지고 있던 플레이위드 지분을 에이치앤에이치홀딩스에 매각했다. 에이치앤에이치홀딩스는 플레이위드 김학준 대표가 대표 직을 겸임하고 있던 곳이다.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 사건에 대한 주주와 회사의 의견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플레이위드 소액주주협의회(이하 소주협)은 플레이위드가 2012년에 가지고 있던 판교 부동산을 시가보다 400억 원이나 낮은 719억 원에 팔았고, 이해할 수 없는 부동산 매각으로 회사 재무구조가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플레이위드는 2014년에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고 결국 로한 개발사였던 플레이위드게임즈가 김학준 대표 개인회사인 드림아크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회사 입장은 다르다. 2012년에 건물을 시가보다 낮게 팔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만기가 돌아온 은행 대출을 갚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판교 부동산은 경기도가 10년 간 전매금지를 걸어서 원가보다 높은 이익을 남길 수가 없었다. 매각 조건이 안 좋지만 대출을 깊기 위한 돈이 급했기에 외부 회계법인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716억 원에 건물을 팔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플레이위드게임즈를 분리한 이유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자본이 마이너스였던 자회사를 분리한 것이라 밝혔다.

소주협 주장은 김학준 대표 개인 및 관계사 이익을 챙기기 위해 로한 IP를 비상장사인 개인회사로 넘겼고, 그 과정에서 김학준 대표에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소주협은 김학준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소주협이 주장하는 내용은 근거 없는 사실이며, 소주협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와 주주가 서로 법정싸움을 예고한 상태다.

갈등 배경에는 흥행 거둔 로한M이 있다.

▲ 구글 매출 2위까지 올랐던 로한M (자료출처: 구글플레이)

그렇다면 회사와 주주가 6년 전에 벌어진 일로 지금 충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작년에 큰 성공을 거뒀던 로한M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한M은 공개 당시에는 많은 이목을 끌지 못했으나 출시 후 구글 매출 2위까지 도달하며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플레이위드 주가도 당시에 수직상승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로한M은 물론 원작 로한도 따지고 보면 플레이위드 것이 아니다. 개발사인 플레이위드게임즈가 로한을 가지고 있다. 로한이 플레이위드 소유가 아니기에 주주 입장에서는 로한이 가진 시장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고, 최근 플레이위드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문제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소주협은 플레이위드가 로한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보다 2배에 달하는 수익이 발생했으리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서도 회사 입장은 다르다. 작년 기준 플레이위드게임즈가 로한 IP로 벌어들인 로열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4억 원, 16억 원 정도이며, 영업이익은 플레이위드가 작년에 달성한 영업이익의 8분의 1 수준이라고 전했다. 로한 IP를 플레이위드가 가지고 있다고 쳐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부분은 적다는 뜻이다.

모바일게임 경쟁이 치열해지고, 특히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성공사례를 낳은 온라인게임을 가운데 둔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미르의 전설 2 IP를 두고 수년간 법정분쟁 중인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가 대표 사례다. 다만 플레이위드의 경우 충돌한 당사자가 회사와 그 회사 주식을 가진 주주라는 점이 특이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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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플레이위드게임즈
게임소개
'로한'은 안정적인 커뮤니티 솔루션을 통한 신용경제활동, 목적지향적 길드 연합을 통한 정치 활동 등 개성있는 시스템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휴먼과 엘프, 하이엘프, 단, 데칸, 다크엘프, 자이언트 등 7가지 종족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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