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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게임광고] 장학금 걸고 개최됐던 1994년 게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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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네오지오 게임경진대회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4년 7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네오지오 게임경진대회 광고가 실린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4년 7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지금은 e스포츠가 기성 스포츠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1990년대만 해도 게임을 잘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e스포츠라는 단어는 커녕 게임 대회가 방송을 타지도 못하던 시절이었기에, 게임을 잘 하면 오락실 고수가 되어 주변으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 정도만이 유일한 혜택이었습니다.

다만, 당시에도 게임을 스포츠화 하려는 시도는 적게나마 있었습니다. e스포츠라는 단어를 붙이진 않았고 중계 시스템도 없었지만, 게임으로 승자를 가리는 대회 형태는 띄고 있었죠. 당시 잡지에도 여러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아직 게임이라는 것이 아이들의 놀이 문화에 머물러 있던 시기였던지라 지금 기준으로 보면 꽤나 독특한 모습들이 많습니다. 1994~6년 게임잡지 속 게임 대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장학증서를 걸고 펼쳐진 네오지오 게임경진대회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장학증서를 걸고 펼쳐진 네오지오 게임경진대회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4년 7월호, 네오지오 광고입니다. 당시 네오지오 게임기와 게임 타이틀을 국내 정식 수입 유통하던 국내 업체 빅에이에서 낸 광고인데요, 신작이었던 용호의 권 2가 메인에 붙어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건전한 놀이문화 창출을 위한 게임 경진대회' 안내가 있는데요, 제목만 봐도 살짝 낯설 겁니다. 지금은 게임대회에 잘 붙지 않는 '경진'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요, 수학경진대회, 과학경진대회 같은 이미지를 줘서 당시 '애들 오락'에 불과했던 게임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자 한 듯 합니다. 아래쪽 시상내용에 상금 대신 장학증서가 들어 있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참가할 경우 어떻게 받을 수 있었을 지 궁금하네요.

재미있는 점은, 용호의 권 2가 메인에 걸려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대회 종목은 월드 히어로즈 2 JET와 수퍼사이드킥 두 개라는 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회가 열릴 당시 용호의 권 2는 아케이드로만 발매되고, 아직 콘솔(네오지오 CD 발매 시기가 그 해 말)로 나오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SNK가 아닌 네오지오 게임기와 게임 패키지 국내 유통사에서 연 대회에 아직 콘솔로 나오지 않은 게임을 주종목으로 내세우긴 어려웠을 겁니다. 참고로 대회 장소는 장충체육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열리는 꽤나 대규모 행사입니다.


1996년 열린 용호의 권 외전 대회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1996년 열린 용호의 권 외전 대회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다음 광고는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까는 용호의 권 2가 메인이었지만, 이번에는 3편격인 용호의 권 외전이 메인에 실려 있습니다. KOF로 오며 다소 개그 캐릭터가 되어버린 료와 로버트의 진지한 모습이 돋보입니다. 그래요, 확실히 본가 용호의 권은 진지 일변도였죠. 참고로 이 때는 아케이드도 한데 모은 전국규모 대회였습니다.

아래쪽에는 역시 장학금타기 게임경진대회 광고가 실려 있습니다. 이번에는 확실히 용호의 권 대회에요. 참고로 대회 방식이 조금 독특한데요, 대전격투게임임에도 불구하고 PvP가 아닌 PvE 타임어택으로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원코인으로 엔딩에 도달하는 시간을 비교해 우승자를 결정하는 시스템인데, 게임 중계 시스템이나 개념이 갖춰지지 않은 시대였기에 이런 방식을 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고로 용호의 권 3는 버그성 무한 콤보 등 꽤나 밸런스가 치우쳐져 있는 게임인지라, 몇 가지 얍삽이와 시스템적인 구멍만 잘 알면 엄청나게 빨리 클리어 할 수 있었죠. 다행히 당시는 발매 초기였고 정보 공유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던 시기였기에 꽤나 피나는 접전이 벌어졌을 듯 합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게임 대회 외적으로 진행되는 부가 행사들입니다. 일단 글짓기 대회입니다. '신세대와 컴퓨터 게임', '생활속의 컴퓨터 게임'이라는 주제로 원고지 10매 이상 작품을 제출하면 현장에서 시상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네요. 여기에 16절지 캐릭터 그림 그리기 대회, 제기차기 대회, 노래자랑 디스코 경연대회까지 열립니다. 얼핏 학교에서 진행하는 행사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역시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보입니다.


게임팩을 보내야 했던 한국프로야구 게임 대회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게임팩을 보내야 했던 한국프로야구 게임 대회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다시 1994년으로 돌아와서, '현대 슈퍼컴보이'를 유통하던 현대전자에서 낸 야구게임 '한국프로야구' 대회 광고를 보겠습니다. 분명 현대 슈퍼컴보이는 닌텐도 슈퍼패미컴의 정식 수입 버전인데, 어째 광고에 등장한 마리오는 공식 이미지로 보이진 않네요. 야구 게임 광고에 맞춰 마리오도 끼워넣고 싶고... 그렇게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게임은 당시 프로야구 8개 구단 라이선스를 얻어 제작된 야구 게임이었는데요, 대회가 꽤나 독특하게 진행됐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팀을 선택해 패넌트레이스 126게임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MVP상, 우수상, 장려상 등을 지급하는 방식까지는 평범하지만, 응모 방법이 무려 '해당 게임 내용을 저장한 게임팩을 당사로 직접 가져오거나 배송할 것'입니다. 직원들이 하나하나 열어보고 확인하는 듯 합니다.

참고로 각 상별 수상 조건은 각기 다른데요, 최소조건만 기재돼 있습니다. 즉, 조건을 달성한다고 무조건 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가르는 시스템이죠. 추첨을 통해 상을 준다는 점에서 엄밀히 따지자면 대회라기 보다는 이벤트가 가깝습니다. 참고로 MVP상과 우수상 수여자의 게임팩은 반환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조건도 함께 붙어 있는데, 장학금 100만원, 50만원을 받으니 5~6만원대 게임팩은 아깝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듯 합니다. 게임 데이터도 소중한데 말이죠.

e스포츠라는 말은 커녕, 게임 대회라는 개념 자체도 낯설었던 그 시절. 제한된 환경과 조건 하에서 나름 열심히 진행했던 게임 대회들을 보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회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데, 아쉽게도 당시 행사 진행상황 등이 기사를 비롯해 웹 상에 남아있지 않군요. 지금 같았으면 사진과 영상은 물론 생중계까지 진행됐을 법 한데요. 세상이 참 많이 변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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