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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3 아트팀, '살아있는 선수에 도전한다'

'피파온라인3'가 또 한번 '자랑'에 나섰다. 이번에는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부분이다. 

넥슨과 EA는 오늘(13일) 삼성동 소재 EA서울스튜디오에서 박창준 아트팀장과의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피파온라인3'가 지향하는 그래픽과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출시된 '피파13'은 물론 지난 EA의 패키지 '피파' 시리즈와 충분히 견주어도 될 정도라는 자신감을 몸소 '증명'하겠다는 의도였다.

오늘 행사에 발표자로 나선 EA서울스튜디오 박창준 아트팀장은 "피파온라인3는 피파11 버전에서 출발했지만 아트팀은 더 높은 퀄리티를 원했다"면서 "이를 위해 피파11은 물론 12, 13까지 그래픽 소스를 검토하고, 필요한 것을 뽑아내 피파온라인3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키워드를 빌리자면 '피파 종합선물세트'다.




▲ '피파온라인3'는  종합선물세트! (사진제공: 넥슨)


879개의 페이스온 모델링, 머리 기른 차두리도 문제 없다

우선 '피파온라인3'에는 총 879개의 페이스온 모델링이 존재한다. 이는 645개였던 '피파11'과 비교해 더 많은 수다. 그만큼 선수 표현의 디테일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 기본으로 준비된 모델링 외에도 박지성을 비롯한 유명한 한국선수나 유망주 등의 선수는 EA서울스튜디오가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EA서울스튜디오는 자체 개발에 있어 꼼꼼하면서도 '살아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박지성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특유의 카리스마가 뿜어질 수 있게, 기성용은 당당한 모습에 얼굴에 피어 오른 특유의 장난기는 돋보일 수 있도록 디테일에 신경썼다.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 모습도 잊지 않았다.

이를 위해 아트팀은 자료 수집에 큰 시간을 할애한다. 박창준 아트팀장은 "간혹 내가 헤어 아티스트인지 헷갈릴 정도로 관련 잡지를 많이 보고 자료 수집을 한다"면서 "힘든 단계이긴 하지만, 피파 관련 콘솔 커뮤니티에서 우리 결과물이 이슈가 되기도 해 노력을 인정받는 거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A서울스튜디오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캐나다 스튜디오와의 업무협력이 큰 힘이 됐다. 개발팀 자체가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구조라는 것. 처음 만들어진 모델링은 특정 양식에 맞게 출력돼 개발팀 입구에 걸리는데, 여기서 1차 피드백이 오간다. '먹을 욕'을 미리 걸러내고, 퀄리티를 더 높이자는 데에서 출발한 고유의 개발문화다. 덕분에 한층 높은 완성도로 게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만들어진 모델링은 개발팀 입구에 부착돼 1차 피드백을 받는다(사진제공: 넥슨)


시시콜콜한 UI 학습보다 '액션'이 먼저! 프리룸 도입

"축구 게임에 접했을 때 게이머들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박창준 아트팀장은 개발 초기 이런 고민을 했다. 기본적인 UI를 익히고 학습하는 뻔한 콘셉이 싫었던 거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박 팀장은 결론을 내렸다. 답은 액션이었다. 시시콜콜한 UI 학습 대신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그라운드를 뛸 수 있도록 하자는 것. '피파온라인3' 메인 화면에 프리룸을 도입한 결정적인 이유다. 

보통 게이머는 축구 게임에 접속하면서 그라운드를 달리고, 개인기를 써보고, 골대에 공을 차보고, 골키퍼와 엉키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는데, 프리룸은 이러한 기대를 50% 이상 충족해주는 장점을 지닌다. 프리룸은 초기 도입 단계에서 다소 투박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지만, MMO의 카메라 기법을 적극 활용해 그라운드와 골대가 직관적으로 보이면서 선수의 듬직한 뒷태를 살리는 형태로 발전됐다. 


▲ '피파온라인3'에 구현된 프리룸(사진제공: 넥슨)


등번호 폰트에도 비밀이? '피파온라인3'의 디테일

"나는 QPR을 좋아하는데, 등번호가 왜 2부 리그 폰트로 구현돼 있나? 실망했다" 한 이용자가 커뮤니티 게시판에 남긴 말이다. 박창준 아트팀장은 이 게시물을 보고 무척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나름 디테일을 살렸다고 판단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깨알 같은' 디테일에서 피드백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충격을 받은 박창준 아트팀장은 게임의 기본적인 부분 외에 세세한 점까지 디테일을 살리기로 마음 먹는다.

이러한 디테일은 '피파온라인3'을 구성하는 시각적인 표현 대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총 52개의 팀 폰트를 도입해 각기 달리 등번호를 구현한 것은 당연하고, 푸른 잔디의 경우 경기장마다 패턴을 달리해 구현하면서도 리그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파이는 모습도 구현했다. 선수들이 신는 축구화도 각 브랜드별로 세세하게 디자인했고, 공인구 역시 현재 EPL 등의 리그에서 쓰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 냈다. 경기장 관중도 날씨에 따라 복장이 바뀌거나 응원도구를 들고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등 생동감을 살렸다. 

그러나 이와 같은 디테일은 게임 리소스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다. 그러나 박창준 팀장은 개발자들과 의사소통이 잘 돼 사양 때문에 퀄리티를 낮추지 않아도 될 만큼 최적화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 세세한 부분에서의 디테일도 '피파온라인3'의 장점 중 하나 (사진제공: 넥슨)

※ 아래부터는 개발팀(한승원 차장, 박창준 아트팀장)과의 일문일답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하이폴리곤 선수를 제작할 때 가장 힘들었다.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모두 폴리곤이라 그만큼 소요되는 시간이 길었다. 촉박한 시간에 높은 퀄리티를 제공하려고 했으나, 예상과 달리 결과물은 많이 부족했다. 몇 번 벽에 부딪치면서 '모자라다'는 기억이 많았던 만큼, 더 분발할 계획이다. 

-작업하기 가장 어려운 선수는 누구였나?
사실 선수 하나하나가 다 어렵다. 특히 국내 팬들은 한국선수에 대해 조금만 어색해도 민감하게 찾아내기 때문에 더 신경 썼다. 특히 차두리의 경우 머리카락이 없어서 모델링이 쉬울줄 알았는데, 특유의 두상을 찾기 어려워 무척 힘들었다. 결국 앙리 뒤통수를 개선해 만들었다. 이렇게 힘들게 작업을 했는데, 최근 머리 기른 차두리의 모습에 개발팀 모두 허탈해 하기도 했다(웃음). 

-그래픽 퀄리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기존 패키지 시리즈와의 비교에 심적 부담이 큰 거 같다. 
맞다. 전작인 '피파온라인2'는 워낙 차이가 커서 비교 자체가 없었다. 유저층도 완전히 분리돼 있었고. '피파온라인3'로 넘어오면서 최대한 콘솔의 퀄리티에 근접하려고 노력을 했고, 그런 노력들이 보여지니 이용자들도 피드백을 통해 '피파13'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심적 부담은 결과적으로 개발팀에 긍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뒤쳐지지 않게 더 노력하겠다. 

-2차 테스트에서 공개 서비스로 넘어가면서 추가되는 콘텐츠가 있다면?
우선 리그모드가 도입됐고, 테스트에서 피드백으로 전달 받은 12가지의 시스템 개선이 있었다. 2주 정도 밖에 여유가 없다 보니 많은 변화를 주기 힘들었다. 리그는 아직 완성된 버전은 아니지만 총 32개 리그를 플레이할 수 있고, 모든 기록이 따로 저장된다. 리그모드는 장기적으로 '매니지먼트 게임'처럼 발전시키려는 계획이 있다. 이 외에 PC방 접속 유저는 이름 옆에 아이콘이 붙도록 하는 식의 12가지 변화가 있다. 

- '피파11' 엔진을 썼는데, 후속작이 계속 나온다. 엔진 유지에 대한 '피파온라인3'의 전망치는?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 캐나다 스튜디오는 현재 Xbox720과 플레이스테이션 다음 버전을 위한 4세대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게다가 단순히 콘솔에 맞춰져 있는게 아니라 타블랫PC 등 멀티 플랫폼까지 모두 품는 방향이다. 그 엔진이 등장한 이후,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이용자들이 손에 익어버리면 아무리 좋은 걸 가져다 줘도 싫어하니 고심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굳이 전망을 하자면, 이번 월드컵 이후 다음 월드컵에서 신규 엔진을 가져올 계획이다. 그래픽은 개방하겠지만, AI나 물리엔진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거다. 

- 그래픽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 같다. 다른 팀과 리소스 최적화 문제로 충돌이 있지 않나? 
충돌은 흔한 밀이긴 한데, 우리 엔지니어들은 일단 시도해보라고 주문한다. 최적화는 알아서 해보겠다는 의미였다. 덕분에 이것저것 많이 넣어 고사양 게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기우였다. 퀄리티를 높이면 높였지, 낮추지 않았는데도 내부 테스트에서 잘 돌아갔다. 이후로는 욕심이 나서 퀄리티에 더 신경을 썼다. 의사소통이 잘 되고 '피파' 시리즈가 워낙 기본이 잘 돼 있어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 이 부분 만큼은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라는 자신 있는 결과물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피파온라인3'는 인터페이스인 거 같다. 기존 캐주얼 게임이 보여줄 수 없었던 퀄리티를 선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소수의 컬러로 텍스트를 구성하면서도, 버튼 등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레이아웃을 구성했다. 비주얼의 흐름이나 중요도를 감안하고 기획 단계에서 요청되는 불필요한 점은 과감히 배제했다. 그러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이 부분은 만족스럽다. 

사실 공개 서비스 시점이라 더 많은 콘텐츠가 준비되지 못했다. 커뮤니티 관련 기능, 그 중에서도 이용자끼리 경쟁해 순위를 파악하거나 클럽원들과 함께 즐기는 기능은 부족하다. 다만 '피파온라인3'는 최대한 확장성 있는 구조로 뼈대를 잡았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는 것들은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국과 일본 리그 업데이트는 언제쯤 되나?
일본 리그 라이선스는 '위닝일레븐'이 독점하고 있어 도입이 힘들다. 중국 리그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시점에서 라이선스를 얻어 업데이트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피파온라인2'보다 속도감이 많이 떨어진다. 개선할 계획은 없나?
사실 이번 두 번째 테스트에서 속도감을 높여 이에 대한 결과를 보고 싶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테스트한 결과 그냥 '피파온라인2'하고 똑같이 되더라. 전략을 생각하거나 할 수 있는 장점이 모두 사라졌던 거다. 현재의 속도는 '축구다운 게임'이 되는 부분에 방향이 맞는 부분이라 이를 유지하려고 한다. 다만 재미요소를 확장할 계획은 있다. 앞서 언급한 리그모드는 추후 매니지먼트 형태의 재미요소를 담을 생각히고, 선수 컨디션에 따라 전술과 팀 스쿼드를 공략하는 '위닝일레븐'식 재미요소도 일궈낼 계획이다. 

-축구를 잘 모르는 이용자에게도 어필해야 하지 않나?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피파'는 지난 1탄과 2탄이 게임을 키워놔서 많은 유저들이 알고 있지만, RPG나 FPS 시장에 비하면 아직 작다. 조작이나 룰 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게임 콘텐츠 쪽에서 해결방법은 없는 거 같다. 누군가 알려주고, 스스로 배우는 게 최선이다. 내 기억에 가장 어려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였다. 그러나 이 게임의 가장 훌륭한 튜토리얼은 역시 옆사람에게 배우는 것이었다. 축구 게임을 잘 모르는 유저들 역시 e스포츠 활성화 그리고 게임 내 관전 모드 등을 통해 더 보게 하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이렇게 하다 보면 관심 있는 유저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축구게임 안에 축구를 담고 싶었다. 그걸 시각적으로 표현하려고 싶던 걸 오늘 보여줬다. 다만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이다. 앞으로 커뮤니티 등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반응하고, 니즈를 바로바로 충족시켜줄 수 있는 그런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개발팀이 무척 고생하고 있다. 개발인원이 총 29명인데 2명이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정도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각자의 이름을 걸고, 인생을 바쳐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용자들이 보기에 부족해 보이겠지만, 이제 시작 단계이니 더 높이 갈 것이라 믿고 열정을 쏟고 있다. 이러한 열정과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만나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유저들이 다른 축구게임이 아닌 '피파온라인3'만 플레이했으면 좋겠다(웃음). 


▲ EA서울스튜디오 박창준 아트팀장(좌), 한승원 실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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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소개
'피파 온라인 3'는 차세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향상된 전략플레이와 생생한 그래픽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한층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전세계 40개 국가 대표팀과 30개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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