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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나요] PC 파워진 2004년 7월, 새콤달콤 ‘모바일’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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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달에는 유독 심신이 지쳐 몸 보신이 필요한 ‘아시나요’의 허새롬 기자입니다. 요즘 입맛도 없고 잠도 잘 안 오고…왜 그런가 했더니,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쥐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재미있는 모바일게임이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TCG에 RPG, 리듬게임 등 장르를 막론하고 온라인게임 못지 않은 모바일게임들이 속속 출시되어 다양한 유저층을 아우르고 있죠. 그러다 보니 지하철, 버스 안에서도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강력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은 9년 전만 해도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무선인터넷도 활성화되지 않아 인터넷 페이지에 잘못 접속했다간 모뎀시절 뺨치는 요금이 나오기도 했었죠. 그러나 그런 환경 속에서도 모바일게임은 출시되고 있었습니다. 피처폰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그 시절, 함께 떠나 보실까요?

아직은 온라인이 강하던 시절


▲ '모' 자가 있는지 눈을 씻고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만…

음, PC 파워진 2004년 7월 표지에서는 모바일게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 ‘100% 온라인게임’ 이라는 문구가 한켠에 떡하니 박혀있기까지 하네요. 눈을 다시 한번 씻고 꼼꼼히 살펴보아도 모바일게임의 ‘모’ 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신지의 오프닝곡으로 유명세를 탔던 '요구르팅'


▲ 이 분 왠지 오래 사실 것 같네요


▲ 이때까지만 해도 모리안이 착한 줄 알았지
상품 중에 깨알같이 핸드폰이 있군요

광고지면도 대부분 온라인게임이네요. ‘판타지 학원 액션 RPG’를 표방하며 경쾌한 주제곡을 대동하고 나타난 ‘요구르팅’과 자극적인 광고 문구로 눈에 확 띄던 ‘A3’, 다양한 상품을 내걸고 야심차게 오픈베타를 시작한 ‘마비노기’까지…


▲ 온라인게임 광고 홍수 속에서 유일하게 찾을 수 있었던 모바일게임 '택티컬 퀘스트'

그래도 PC 파워진의 끝자락 그 어드메쯤, 모바일게임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게임에 적합한 핸드폰’ 기기를 소개한다는 기획으로 등장했죠. 



 모바일게임에 가장 적합한 핸드폰을 찾아라~!

“카메라도 좋고 MP3도 되는 비싼 핸드폰이라 당연히 게임도 잘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느리다”는 식의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핸드폰의 다른 기능이라면 몰라도 ‘게임 성능’은 가격과 정비례하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스펙만 가지고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럼 어떤 핸드폰을 골라야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이동통신사별로 각 핸드폰의 장단점을 정리해봤다.



▲ 분홍색 캔유는 여고생들의 로망이었죠


▲ 파랗고 굵게 씌여진 시계 폰트가 눈에 확


▲ 그래도 슬라이드 형식도 있네요, 많이 발전했습니다

요즘은 가장 저렴한 핸드폰에도 모두 탑재되어 있는 카메라나 MP3가 당당히 언급되어 있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기사에 삽입된 핸드폰 기종 사진들만 봐도 추억이 방울방울 솟아나네요. 핸드폰을 닫았다 열었다 하는 플립형에 작은 액정, 개인 취향보다는 보편성에 초점을 맞춘 색상 편성까지 9년 전의 감성(?)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당시 핸드폰의 스펙으로는 용량을 비롯한 구현 기술 등의 한계가 있어서,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 수준의 볼륨을 가지고 단독 타이틀로 출시되기는 무리였기 때문에 기존에 존재하는 IP를 많이 사용했죠.

그래서 그런지 당시 기사에 소개된 여섯 가지의 모바일게임들은 모두 애니메이션이든 게임이든 원작 IP를 활용한 작품이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눈에 확 띄는 건 ‘리니지공성영웅전’ 입니다. 



 ‘리니지공성영웅전’ (장르: 롤플레잉/ 개발사: 엔씨소프트/ 이동통신사: KTF/ 가격: 2,000원)

‘리니지공성영웅전’은 액션 RPG로서 수준 미달이다. 스토리가 있긴 하되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며 그저 끝없는 전투의 연속에 불과한데, 그래픽이나 조작감 등 어느 하나 내세울 만한 부분이 없다. 이 게임이 의미를 가지는 유일한 이유는 온라인게임 ‘리니지’와 연동이 된다는 사실 뿐인데(게임에서 얻은 경험치를 통해 온라인 ‘리니지’의 아데나를 획득할 수 있다), 이 역시 한달에 1,500원의 추가요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별다른 매력은 느끼지 못한다.


이 게임은 엔씨소프트에서 직접 제작한 모바일게임인데도 당시 평이 썩 좋지 못합니다. 원작인 ‘리니지’는 PC 파워진 지면의 10%를 차지할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었는데 ‘리니지공성영웅전’은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더군다나 모바일게임 하나 다운받는 가격인 1,500원이 월정액 방식으로 매달 빠져나가다보니 더욱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 같네요. 

▲ 이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다니, 장하다


온라인게임 뉴스 사이에서 유일하게 고개를 내민 모바일게임 관련 기사도 온라인게임 원작을 리메이크한 게임입니다. 2004년 당시의 모바일게임이란, 독립적인 플랫폼이라기보다는 PC, 온라인게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경우가 많았네요.

다시는 모바일게임을 무시하지 마라

하지만 모바일게임은 2004년 이후로 무럭무럭 자라서, 고유 IP를 개발하고 억대 매출을 갱신하는 등 온라인게임 시장 부럽지 않게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컴투스의 ‘액션퍼즐패밀리’, 추리 어드벤처게임으로 유명한 ‘방탈출’ 등은 모바일 기기의 간단한 조작에 특화된 게임성으로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물론 스포츠게임이나 타이쿤, RPG처럼 매니아층이 두터운 장르도 속속 출시됐고요.


▲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게임 IP 두 가지
새로운 시리즈가 계속 나오고 있는'액션퍼즐패밀리'는 컴투스의 간판 게임이기도 하죠

꾸준히 성장하던 모바일게임은 스마트폰의 출시와 함께 폭발적인 잠재력을 발휘해, 이제는 세계 게임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이라는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이한 모바일게임 시장은 2011년 4236억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면서 전년 대비 33.8%라는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중략)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iOS 진영의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진영의 T스토어, 올레마켓, U+앱마켓, 구글 플레이 같은 새로운 오픈 마켓이 등장하였고, 이들 마켓에서의 게임 이용이 급증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팽창하였다. 특히, 스마트폰에서는 기존 피처폰과는 달리, 무료로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추가로 인앱결재(In App Purchases)를 통한 부분유료화가 보편화되어 피처폰 시대보다 시장에 대한 침투력이 높아진 것도 시장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민국 게임백서>, 2012



2012년에는 전년도 대비 시장 규모가 33.8%가량 증가하며 모바일게임은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접근성이 높은 마켓 형성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스마트폰 자체의 기능도 빠르게 향상되어 온라인 플랫폼 못지 않은 수준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겠네요. 

더불어 모바일게임이 대두되면서 인디개발사의 스타트업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다면 소규모로도 빠르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데다 비싼 게임 엔진을 살 필요도 없어, 참신한 방식을 시도하는 인디 개발자들에게 모바일 플랫폼이 각광받았기 때문이죠.


▲ 게임메카에도 모바일 스타트업 개발사들을 다루는 [스타트] 코너가 있습니다

이제 모바일은 독립적인 게임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지난해 지스타에서는 몇몇 부스를 제외하고는 모바일게임이 없는 부스가 없을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더불어 휴대기기 특유의 이동성과 나날이 발전하는 기능까지 더해져, 보다 많은 유저들이 빠르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규모는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그리고 잠깐! 다채로운 게임이 출시되는 것은 게이머 입장에서 더없이 기쁜 일이지만,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심신이 허약해지는 상황에 다다를 수 있으니 게임 중 적당한 휴식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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