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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숀가면] 공주와 해골 병사의 도피행각 ‘도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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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 레드가 완전히 자취를 감췄으니, 이제 내가 진정한 리더로 등극한 건가!

 핑크: 리더라고 뭘 더 하는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호들갑이세요?

 실버: 너희들은 대원이라는 칭호를 공유하지만, 리더는 하나! 바로 나 뿐이라고! 하하하.

 핑크: 아이고~. 어련하시겠어요!

 블루: 그만해라 핑크. 리더라는 이름을 달았으면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

 그린: 블루가 갑자기 실버를 챙겨주다니. 이상하군요.

 실버: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블루가 드디어 나의 리더십에 감탄한 것이지!

 블루: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할 게임도 실버를 향한 대원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선정했다. 바로 퍼즐 게임 ‘도쿠로’다.

 실버: 좋아 블루! 드디어 내 수하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구나! 하하하! 그런데 ‘도쿠로’가 뭐지?


▲ 공주와 해골 병사의 도피행각 '도쿠로'

'도쿠로' 다운로드


베스트 PS비타 퍼즐 게임상 수상작 ‘도쿠로’

 남박사: 블루가 소개한 ‘도쿠로’는 ‘퍼즐앤드래곤’으로 유명한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신작이네. 개발사 게임아츠에서 제작해 지난 2012년 PS비타로 출시했던 게임을 겅호가 모바일로 옮긴 것이지. 출시 당시에 독특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베스트 PS비타 퍼즐 게임상’ 등 다수 매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네.

 실버: 블루. 난 감동이다. 네가 날 이렇게 생각하는 줄은 몰랐어. 이런 인상적인 게임을 나에게 헌정하다니!


▲ 펫처럼 보이지만 주인공은 맨 왼쪽의 해골 '도쿠로' 다

 블루: 시끄럽다. 그냥 들어라.

 남박사: 게임의 스토리는 마왕에게 잡혀간 공주를 구출한다는 내용이지. 주인공은 마왕의 부하이자 그 공주를 불쌍히 여긴 한 해골이야. 게임은 완벽하게 한글화되어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보면서 몰입할 수 있지.


▲ 마왕이 신부로 맞이하려고 힘들게 잡아온 공주를


▲ 일개 병사가 놓아준다. 커플브레이커의 등장이다

 실버: 캬. 주인공의 마음씨가 나처럼 따뜻하기도 하지!

 남박사: 허허허. 실버군. 막상 게임을 해보면 그런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라네. 처음에는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불과하지만, 나중에는 상당히 머리를 써야 하는 고난이도 퍼즐도 등장한다는 말일세.

 실버: 하지만 위대한 실버는 부하들을 이끌고 장애물들을 돌파하겠죠.

 남박사: 뭐, 돌파랄 것까지야…. 그저 가상패드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간혹 화면을 스와이프(문지르기)해 부가적인 조작만 하면 된다네. PS비타의 버튼이 터치로 바뀌었을 뿐이지.


▲ 단촐한 가상패드로 구성된 인터페이스

 블루: 자. 박사님 설명은 끝났다. 이제부터 네가 들어야 할 부분이다.

 실버: 충직한 블루 대원이 말하니, 리더 실버님이 들어주겠노라.

2분이면 끝나는 퍼즐

 그린: ‘도쿠로’의 목적은 정말 단순합니다. 공주나 해골 병사가 죽지 않고 미션을 완료하는 것이지요.

 옐로우: 게임 방법 역시 단순하죠. 주변 사물을 조작해 공주가 지나갈 길을 만들어주면 돼요.

 그린: 게임 시간도 짧습니다. 초기에는 각 미션 당 1분도 걸리지 않지요. 아직 한 미션에 2분을 넘겨본 일은 없습니다. 잠깐 다른 일 하다가 왔는데도 말이지요. 간혹 어려운 퍼즐은 공략방법을 찾느라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퍼즐 해법을 찾아낸 뒤 바로 다시 도전해보면 금방 깨더군요.


▲ 이렇게 길을 만들어야 한다. 공주의 앞가림을 다 해주는 해골 병사


퍼즐은 계속 어려워지지만, 짧은 플레이타임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실버: 그런데 이 게임의 어디에서 나를 향한 여러분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지?

 블루: 공주=실버이기 때문이다.

 실버: 일단 나랑 성별이 다르긴 하지만, 떠받들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은 같군. 감동의 눈물이 난다. 

 블루: 떠받들기는 무슨. 공주는 이 게임에서 짐짝이야.

 옐로우: 동감이에요. 같은 여자로서 이런 여성상은 싫어요. 무능력함이 정말 실버와 같네요.

 실버: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짐짝이라니!


▲ 이런 낮은 곳도 못 내려가는 공주가 밉다!

 옐로우: 일단 공주는 안전하게 가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해골 병사는 상관없다는 듯이 무조건 앞으로만 가요. 그러다가 고저 차가 조금이라도 다른 지형이 나타나면 이동을 못하죠. 낮은 점프도 못하는 바보 공주…. 게다가 몬스터를 만나면 뒤로 도망가기 바쁘고, 둘이 힘을 합치면 쉬울 것 같은 퍼즐이지만 이마저도 도와주지 않죠. 오히려 해골 병사가 움직인 사물에 맞아 죽기까지….

 실버: 아…그. 그래?

 옐로우: 말 끊지 마세요. 실버! 공주가 더 짜증나는 건 잘생긴 남자만 밝힌다는 점이죠. 해골 병사는 물약을 먹으면 왕자로 변하는데, 평소 해골 병사에는 관심도 없던 공주는 왕자만 나타나면 신바람이 나요. 그러다 왕자가 사라지면 궁금해하고 말이에요. 게다가 워낙 느리다 보니 왕자가 직접 들고 이동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정말 능력 없는 공주네요.


▲ 주인공이 뭘 해도 상관 안하는 공주


▲ 보스에게도 쉽게 잡힌다


▲ 하지만 왕자로 변하면 한없이 친절한 공주

 핑크: 그 공주가 꼭 실버 같다는 말이죠. 블루?

 블루: 정답.

 실버: 실컷 떠받들어 주는 줄 알았더니, 이런 음해를….

 그린: 블루는 떠받들어 준다고 말한 적 없는 것으로 압니다만.

 블루: 정답.

 실버: 당했다!

 핑크: 억울하면 직접 해봐요. 실버! 해골 병사의 고충을 느껴보라고요!

가격과 콘텐츠 모두 합격점

 실버: 처음에는 쉬웠는데, 갈수록 어렵군. 공주 하나 구하는 게 이렇게 짜증날 줄이야.

 그린: 단순히 길만 만들어주는 식의 퍼즐에서 공주가 걷는 속도를 계산한 트릭까지 나오니 난이도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절차입니다.

 핑크: 실버는 어떤 트릭이 제일 재미있어요? 난 분필로 그림 그리는 퍼즐이 제일 신기하던데! 끊어진 줄 연결하고, 대포 심지도 만들고~.


▲ 선을 그려 퍼즐에 활용할 수 있다


▲ 키 작으면 죽으라는 말인가

 실버: 난 물이 제일 와 닿았어. 왕자로 변하면 건널 수 있지만, 해골로 지나가면 키가 작으니 숨이 막혀 죽는 그 모습…. 루저들의 고충이 느껴지더군.

 옐로우: 이상한 부분을 좋아하네요. 변태같이.

 실버: 그 외에도 내가 움직인 상자에 깔리거나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서 죽어가는 공주를 보고 있으면 어떤 기상천외한 차도 살인을 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 같더군. 제일 어이없었던 것은 승강기 사이에 교묘하게 걸쳐 있다가 죽었던 부분이야.

 핑크: 으아! 사이코패스! 살인마!

 실버: 후후. 핑크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내가 이런 상황을 마주했던 이유는 모두 조작 때문이라고. 그린도 말했지만, 공주의 걷는 속도까지 계산하는 트릭이 있는데 가끔 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었던 상황이 생겨. 아마 콘솔게임기의 버튼을 터치가 대체하면서 입력이 확실히 됐는지 알 수 없게 된 이유도 있겠지.

 그린: 좋은 분석입니다. 리더다운 모습입니다. 앞에서 공주 죽는 이야기 했던 것을 빼면 말이죠.


▲ 레버를 돌리는 조작은 힘들다

 실버: 개인적으로 게임 속 레버를 돌려서 사물을 움직일 때가 제일 불편했어. 레버를 조작할 때 방향키를 누르면 바로 자리를 뜨는 게 아니라 취소버튼을 눌러야 이동할 수 있었으니까. 아슬아슬한 타이밍을 놓쳐서 실패한 트릭이 많았다구. 하지만 조작이 반복되다 보니 나름대로 학습효과가 생겼지. 이젠 꽤 능숙하게 한다!

 옐로우: 그래서 처음 미션들은 기본적인 조작을 익힐 수 있도록 쉽게 배치돼 있잖아요? 그 뒤에는 기술 숙련도를 테스트하는 셈이에요.

 핑크: 핑크는 스토리를 보는 게 좋아서 조작 불편함은 다 잊었어요. 점수경쟁만 강조하던 게임들보다는 매력적인걸요?

 그린: 그 배경에는 역시 한글화가 한 몫 합니다. 역시 한국 사람은 한글로 게임을 즐겨야죠.


▲ 게임 분위기에 어울리는 한글 폰트라서 더 마음에 든다

 옐로우: 전 이런 게임을 싼 가격에 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좋아요. PS비타로 출시됐을 때 약 2만 원이었던 게임을 이제는 천 원만 내면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린: 가격 면에서는 초월이식 됐다고 평가해도 되겠습니다.

 실버: 아무튼 여러분의 고충은 알았다. 나를 공주에 빗대어 표현하다니….

 핑크: 이제야 우리를 대했던 태도를 반성할 생각이 들었죠?

 실버: 아니. 너희가 해골 병사처럼 더 바쁘게 움직이도록 더 분탕질 치며 돌아다닐 테다!

 그린: 결국 반성의 뜻은 없어 보입니다.

 옐로우: 그런 걸 기대한 우리가 바보네요.

 블루: 기대하지 않았다. 저런 말을 하면 또 몽둥이찜질을 할 시기만 기다렸을 뿐.

 실버: 으악! 그런 트릭을 숨겨놓다니 블루!

 핑크: 블루는 참 알 수 없는 퍼즐 같다니까요?

 실버: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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