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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도 못한 한국 플랫폼 시대, 게임산업이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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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급률이 전세계 30% 이상을 상회하면서 본격적인 플랫폼 시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과거 IT 강국이라 불렸던 한국은 변화의 흐름에 속도를 맞추지 못한 채 뒤처지고 있다.

현재 플랫폼 시대를 주도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미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업체다. 눈에 띄는 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가형 제조국가로 불리던 중국 업체들이 세계 10대 플랫폼 기업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심지어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포함한 네 업체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중국이 콘텐츠를 핵심 역량으로 삼는 국가로 변신해 플랫폼 시대의 선두주자가 됐다.


▲ 순식간에 세계 선두 플랫폼 기업으로 떠오른 알리바바

플랫폼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중소업체가 살아야 한다. 콘텐츠 산업은 변화가 빠르기에 몸집이 큰 기업은 이를 따라잡기 힘든 탓이다. 때문에 스타트업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부 주도하에 진행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단순 자금 지원에 그쳐 단기적인 해결책만 제시한다. 따라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기업 주도하의 중장기적인 스타트업 육성이 필요하다.

한국 플랫폼 시대를 이끌어가리라 기대를 받았던 삼성은 제조업 위주의 정책을 벗어나지 못했고 눈에 띄는 결과도 없다. 갑-을로 대변되던 중소업체와의 관계가 협력관계로 변해야만 건강한 스타트업 육성이 가능한데, 이를 바꾸지 못한 탓이다. 안주의 결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2014년 3분기 영업이익 4조 3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0.5%나 감소한 수치다.

이런 스타트업 육성에 앞장서도 있는 것이 게임업계다. 게임업계는 오래전부터 몇몇 스타트업이 변화를 이끌어온 산업군 중 하나다. 이를 반영하듯 작은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들은 저마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프로그램
(위부터) 넥슨 NPC, 네오위즈 네오플라이,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

대표적으로는 넥슨의 ‘NPC’와 네오위즈의 ‘네오플라이’, 스마일게이트가 지원하는 ‘오렌지팜’이 있다. 세 프로그램 모두 입주사들에게 무상으로 사무 공간을 지원하고, 투자사와 퍼블리셔를 연계해 주는 등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들을 제공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입주사들에게 ‘자신들의 품으로 들어올 것’을 강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NPC에 입주한 스타트업은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어야 하는 의무가 없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오렌지팜 입주사에 투자를 먼저 제안할 수는 있지만, 더 좋은 투자자가 있다면 반드시 스마일게이트로부터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된다.

자유로운 기조는 성과로 이어진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에 입주한 스타트업 ‘드럭하이’는 아프리카TV를 통해 처녀작 ‘톤톤용병단’을 출시, 후속작을 준비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게임이 아니라도 괜찮다. 네오플라이 입주사인 ‘마이리얼트립’은 DIY 패키지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업체 중 가장 잘 알려진 회사가 됐다. 즉, 게임업계는 반드시 동종 직군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플랫폼 산업의 근간을 마련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플랫폼 중심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에게 권하고 싶다. 멀리 볼 것 없이, 국내 게임업계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참고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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