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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베이스볼 온라인, 타자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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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이런 섬세한 야구 게임이라니

우선 그래픽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사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이하 MVP)’는 경이로울 정도는 아니지만 ‘오우!’ 정도의 가벼운 감탄사는 충분히 내뱉을 만 했습니다. 1650 X 1150 해상도로 비춰지는 야구장의 전경은 과연 ‘실사형 야구게임’이란 말에 동의를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위엄이 있었죠.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감동의 깊이는 더해집니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의 유니폼이나 움직임만 봐도 어찌나 디테일한지 확실히 비주얼은 80점 이상을 줄만했죠.

태생부터 해태 타이거즈와 영혼을 공유한 기자는 당연하게 기아 타이거즈를 골랐는데요, 1번 타자로 배치한 이용규 선수가 타석에 등장하고 좀 놀랐습니다. 어딘가 어설퍼 보이기도 했지만, 생김새(얼굴)부터 시작해 모션, 그리고 전체적인 느낌까지 실제의 모습과 매우 비슷한 느낌으로 구현돼 있었기 때문이죠. 어설픔-사실성 사이의 비율이 전자 쪽에 치우쳐 있다면 비웃음이 나왔겠지만, 일단 ‘MVP’는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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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함과 퀄리티 높은 그래픽이 인상적인 게임 화면

구현된 모든 선수를 본 건 아니었지만, 과거 롯데와 한화의 용병으로 활약했던 가르시아도 얼굴은 좀 어색해도 특유의 묵직한 타격 폼은 잘 구현했습니다. 마치, 공 한번 잘못 던지면 그대로 홈런을 맞을 거 같은 아우라가 풍겼죠. SK의 최정 선수도 몸을 쪼그린 듯, 특유의 타격 자세가 잘 묘사돼 보는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투수의 경우 윤석민, 김광현, 류현진 등의 유명한 선수는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얼굴 구현에는 공을 들였는데요, 투구 모션은 타자에 비해 조금 디테일이 떨어졌습니다. 언더핸드나 사이드암 등을 제외하면, 전부 비슷했다고 표현하면 될까요? 삼성의 ‘돌부처’ 오승환 선수의 경우에도 슬쩍 브레이크를 거는 특유의 모션은 포함돼 있었지만, 역시 2% 부족한 느낌은 지우기 힘들더군요.

자, 그렇다면 여기서 짚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선수구현의 디테일이죠. 우선 얼굴부터 볼까요? 테스트 단계이긴 했지만 확실히 스타급 플레이어, 그러니까 대중들에게 친숙한 선수는 잘 뜯어 고쳐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을 했습니다. 누군지 봐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죠.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는 죄다 비슷한 형태로만 꾸며져 있었습니다. 마치 코에이의 ‘삼국지3’처럼 유명한 장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장수가 ‘같은 얼굴’로 구현된 그런 느낌이랄까요? 물론 유명한 선수라도 디테일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긴 했습니다.

얼굴을 넘어서 신체조건, 모션 등의 특징으로 가면 더 아쉬워집니다. 몇몇 정말 특이한 선수는 비슷하게 구현했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선수가 몇 가지 정해진 패턴 내에서 움직이는 거 같았거든요. 아예 실제 모습과 다른 선수도 꽤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더 자세히 보면 재미있는 것들도 많이 보입니다. 스윙을 하고 타격했을 때 이를 악무는 듯한 섬세한 표정, 그리고 삼진 당했을 때 신경질을 내는 모습이 꽤나 리얼했거든요. 이런 사소한 것들을 훔쳐보는 것도 ‘MVP’가 가지는 장점이며, 하나의 재미요소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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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폼이 바뀌어도 이용규 선수는 알아보겠는데, 마일영 선수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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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유니폼이 아니라고는 하나, 이건 도저히 '양준혁' 선수가 아닌데

그래서 궁금해집니다. 선수 구현에 대한 기준이 말이죠. 현재 단계에서는 선수구현 자체를 디테일하게 ‘못 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에 가깝습니다. 잘 구현된 선수는 무척 섬세하게 표현한 걸 이미 확인 했으니까요. 때문에 앞으로 엔트리브가 방향을 어떻게 잡을 지에 따라 게임의 전반적인 느낌이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소한의 특징만 가져와 ‘어설프지 않게’만 구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유는 모두 디테일하게 구현하기란 시간 투자밖에 길이 없으니 그만큼 개발기간이 연장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업데이트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그림을 그려나갈 수도 있겠죠.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MVP’에서 가장 큰 장점은 ‘리얼’입니다. 때문에 그 기본이 되는 선수 구현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건 단순히 ‘게임을 즐긴다’에서 벗어나 ‘게임과 호흡한다’는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는 까닭이죠. 공개 서비스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하는 유저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만족시키기 위해 더 고생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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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갑용(타자) 선수와 윤석민(투수) 선수의 대결, 진갑용은 얼굴묘사가 잘 됐죠?


# 2. 스윙이 어렵습니다

자, 이제 조작으로 넘어가보죠. 우선 ‘MVP’는 자동진행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만큼, 타자와 투수 모두 직접 조작해야 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고,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픈 주루 플레이에 수비까지 할 생각에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우선 투수부터. 투수의 경우 인터페이스가 매우 간단합니다. 동그란 원, 정확히 말해 스트라이크 존이 화면에 배치돼 있고, 바로 옆에 투수가 지닌 구질이 표시됩니다. 바로 여기서 던지고 싶은 공을 선택하고, 원하는 지점에 마우스를 대면 끝납니다. 그러면 반원 모양의 게이지가 뜨는데 노란색에 타이밍을 맞추면 ‘Good’, 녹색에 맞추면 ‘Perfect’가 뜹니다. 당연히 녹색에 포인트를 맞춰야 정확하게 제구 돼 원하는 지점으로 공이 날아갑니다. 노란색도 녹색도 아닌 이상한 데다 포인트를 맞추면 소위 말하는 ‘실투’가 돼 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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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질을 선택하고 게이지에 맞춰 마우스 버튼을 누르면 된다(타자=두산 김현수 선수)

타자는 더 쉽습니다. 역시 화면 중앙에 스트라이크 존이 배치돼 있는데, 투수가 공을 던지면 마우스 포인터가 ‘방망이 모양’의 아이콘으로 변경됩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움직이다 날아오는 궤적에 맞춰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누르면 스윙이 됩니다. 참 간단하죠?

네, 맞습니다. 간단합니다. 하지만, 조작방법만 간단할 뿐 게임 플레이는 생각보다 섬세했습니다. 우선 타자의 경우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이슈가 컸는데요,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게임빌의 스마트폰게임인 ‘2012 프로야구’처럼 화면에 투수가 던지는 공의 위치가 표시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순전히 감각으로 해야 했기 때문이죠. 일단 어디로 날아올지 모르는 터라 1초(체감상 0.5초) 안에 타격 포인트를 찾아 마우스를 움직여야 하고, 그 순간 그 공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체크해야 합니다. 또 그 공이 변화구로 날아오면 헛스윙 하기 일쑤였고, 우물쭈물하던 사이 패스트볼이 날아오면 공이 미트에 꽂힌 이후 스윙을 하는 기괴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죠. 타자의 스윙이 끝나면 화면에 슬로우 비디오가 뜨는데, 얼마나 ‘늦게’ 타격했는지가 그대로 보여 한참 웃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타격은 어려웠습니다. 실제 야구선수들이 ‘타이밍’에 맞춰 스윙을 하는 데, ‘MVP’ 역시 타이밍에 맞춰 스윙을 해야 했기 때문이죠. 좀 잘한다고 하는 유저들은 일부러 공을 저 멀리 빼 스윙을 유도하기도 하고,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변화구를 던졌다가, 혹은 심리를 이용해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또 패스트볼을 던지며 타자를 괴롭혔습니다. 치는 입장에서는 정말 매 순간 긴장이 되고 답답하더군요. 무사 2, 3루 상황에서 삼진으로 물러날 때면 ‘이제 삽질하는 선수를 욕하면 안 되겠다’는 은근한 반성까지 유도하더군요(웃음). 투수가 언더핸드로 던질 때면 더 곤욕이었습니다. 아래쪽에서 날아오는데 ‘방망이’ 아이콘과 살짝 겹치면서 더 포인트를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꽤나 노련한 유저(잘 치는 유저)도 기자가 언더핸드 투수를 꺼내자 “어렵다”며 하소연하더군요. 충분히 이슈가 될 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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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의 궤적은 맞췄는데 스윙이 늦었다

물론 계속 하다보면 어느 정도 적응은 됩니다. 대충 스트라이크 존에서 멀어지는 공은 분별이 가능하고, 어느 위치에 공이 들어오는지 파악이 돼 맞추는 것은 가능하다는 거죠. 타자의 코스트(별 아이콘으로 표시)가 높아지면 ‘정확’ 수치가 높아서 섬세하게 아이콘을 맞추지 않아도 대충 타격이 된다는 점도 한 몫 했습니다. 결국 적응만 되면 말 그대로 타격 타이밍에 대한 싸움으로만 심리전이 압축됩니다. 적응 된다고 무조건 칠 수 있는 게 아니라 타격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죠.

이렇게 설계된 타격은 장점과 단점이 확실하게 갈립니다. 우선 장점은 리얼함과 깊이에 있습니다. 리얼하다는 의미는 앞서 언급한대로 실제 야구선수들이 타이밍에 맞춘 혹은 빼앗긴 타격을 하는 그 심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이 들어오는 순간의 궤적이 구질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섬세한 표현방식이 이 장점을 더욱 살려주고 있죠. 덕분에 야구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그만큼의 깊이를 제공해줍니다. 너무 쉬우면 재미없고, 이런 식으로 ‘본인의 조작 실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그런 모습을 지향할 수 있는 거니까요.

반대로 단점은? 네, 맞습니다. 초보 유저들이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게임의 깊이를 느껴보기도 전에 다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죠. 이 부분은 개발팀의 고민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대중성을 살리자니 너무 쉬워져 ‘리얼’을 지향하는 게임의 방향성에 어긋나고, 또 어렵게 하자니 유저 풀 확장에 어려움이 있을 거 같고. 그래서 게임 내에는 유저가 아닌 AI 팀과 경기를 하는 모드가 구현돼 있었습니다. 여기서 적응을 하라는 거죠. 그러나 AI 팀과 하면 누군가와 대전을 하는 스포츠 장르에 재미가 크게 반감됩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번 테스트에서 “타격이 어렵다”는 말이 가장 많았던 만큼, 개발 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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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하하하하(-_-;)

주루 플레이와 수비는 반자동 방식이 적용돼 있었습니다. 굳이 선수를 움직이며 수비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해주고, 굳이 각 루를 선택하지 않아도 알아서 주루 플레이를 펼쳐주죠. 그렇다고 플레이어가 할 일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키보드의 W가 2루, A가 1루, S가 홈, D가 1루로 세팅이 돼 있는데요, 수비할 때 1루에 던져야 할 상황이 되면 D를 눌러 던져줘야 합니다. 가끔 공격 측이 도루를 시도하면 빠르게 해당 루에 공을 던져 이를 막아줘야 하고요. 주루 플레이의 경우 원하는 루를 선택하고 키보드 버튼을 누르면 강제로 돌릴 수도 있고, 시프트키와 해당 루의 키를 같이 누르면 복귀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움직이고 싶으면 마우스 휠을 위로 돌리면 달리기, 아래로 돌리면 복귀가 됩니다. 네, 뭐 말 참 쉽게 하고 있는데, 막상 해보면 이상한 데 공을 던지기도 하고 무조건 달리다가 어이없이 아웃되기도 하고, 뭐 그런 상황이 생각보다 많이 연출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어렵다는 유저들이 있었는데요, 사실 이건 ‘자동방식’을 택한다는 거 자체가 오류이기 때문에 야구게임 자체의 진입장벽이라고 봐야겠죠. 오히려 ‘수동방식’이 아닌 게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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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작에 적응되면 런앤히트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거야!


# 3. 안타 치고, 홈런 하고, 도루 하고, 아웃 되고

기본적인 투타의 조작이 적응되면 비로소 게임 플레이가 눈에 보입니다. ‘MVP’의 가장 큰 장점이 드디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죠.

확실히 게임 플레이는 굉장히 섬세하고 리얼했습니다. 투수의 경우 상대를 어떻게 요리할까란 생각으로 공을 선택해 던지고, 이것이 잘 들어맞았을 때 쾌감이 매우 좋습니다. 선택한 투수에 따라 구질이 다르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타자에 유리한 투수를 올려 이를 막아내는 것(참고로 타자는 직구, A변화구, B변화구에 따라 정확과 파워의 능력이 모두 다름)도 가능하고, 반대로 타자는 유리한 상황에 맞게 대타를 기용할 수도 있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스탯 등의 시스템 연계가 잘 돼 있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그라운드 내에서 꽤나 많은 상황이 연출됩니다. 방망이 끄트머리에 살짝 맞아 공이 뒤로 튕겨나가는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1루와 2루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빠지는 공을 유격수가 힘차게 몸을 날려 잡아내는 역동적인 모습, 그리고 1루로 송구된 공을 수비가 놓쳐 뒤로 날아가 버리는 어이없는 상황, 삼진당한 타자의 짜증스런 표정, 홈런을 맞자 우리 팀 벤치의 허탈해하는 유머러스한 장면, 외야로 완전히 빠진 공을 좌익수와 중견수가 꽁지가 빠지게 뛰는 리얼한 모습, 병살 코스에서 2루수의 송구를 막는 주자의 방해 모션까지. 정말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아마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더 다양한 연출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MVP’의 최고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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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진 당한 이호준 선수의 썩소

물론 아쉬운 모습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우선 MLB를 기반으로 해서 그런지 수비수의 모션에서 너무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내야수는 그렇다 쳐도 외야수의 경우에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도저히 볼 수 없는, 마치 묘기처럼 보이는 모션으로 공을 낚아챕니다. 이건 도저히 적응이 안 되더군요. 어서 수정이 필요합니다. 또, 외야수 바로 앞에 떨어지는 공은 정확히 눈에 보이지 않는 버그(혹은 문제)가 있어 아웃인지 안타인지 구분이 안 될 때가 많았는데, 이 부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확률의 존재. 사실 정규 리그 혹은 토너먼트 등이 시작돼봐야 알겠지만, 확률에 기반 된 타구나 투구가 너무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야구 자체가 내가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넣고, 무조건 안타치고 홈런 치는 건 아니니까요. 때문에 확률을 이끌어내기 위한 보조 시스템이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컨디션’ 시스템을 넣어 그날그날의 활약에 영향을 주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또 지금은 대타 기용이 너무 자유로워 선수 코스트(등급)를 맞추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요, 이 역시 대타 선수에게 별도의 스탯(예를 들어 의욕 같은)을 두는 것도 좋은 개선방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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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사 만루 ?상황에서 4번 타자를 앞두자, 포수와 투수가 이야기하고 돌아가고 있다


# 4. 경기 외에 재미요소는?

끝으로 선수 설계와 게임 플레이 외에 그 나머지 요소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UI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선수 정렬 기능이 전혀 없어, 그때그때 필요한 선수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채팅창의 경우에도 아무런 기능도 없고 시각적으로 불편해 역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경기 중 현재 상황에 맞춰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음성이 도입됐는데요, 이건 좀 심각할 정도로 오류가 컸습니다. 아웃인 공을 안타라고 외치기도 하고, 계속 삼진을 잡다 딱 한번 안타를 맞았는데 “오늘 컨디션이 최악”이라는 둥, 첫 안타인데 “또 안타입니다” 라는 둥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번 공은 직구 아니면 변화구로 올 확률이 높아요”와 버금갈만한 괴상한 말도 분명히 들렸습니다. 야구에서 워낙 많은 상황이 발생하는 만큼 ‘완벽하게’ 구현하기는 힘들겠지만, 이번 테스트 이후 통계자료를 통해 최소한의 ‘오류음성’은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이네요.

또, 이번 테스트 버전에서 ‘MVP’는 사실 경기 외에 특별히 즐길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선수 스카우트를 통해 내가 원하는 선수카드를 구하고, 강화 시스템을 통해 강화하는 것뿐이었죠. 물론 작전카드 구매 등이 있었지만 크게 재미에 영향을 주진 않았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어떻게 바뀔지 짐작이 안 됩니다. 말 그대로 ‘MVP’의 특징인 경기만을 진행하기에는 금방 질려버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죠. 때문에 플레이어가 경기 외에 선수, 정확히 말해 구단을 직접 관리하거나 하는 식의 보조 콘텐츠의 존재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향후 테스트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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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정 레벨을 올리거나 경기에서 승리해 MP를 얻은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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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우트를 통해 내게 필요한 선수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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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를 마친 선수를 세팅해 경기 준비에 나선다


# 5. 끝으로

확실히 ‘MVP’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부분도 참 많았습니다. 특히 야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본인이지만, 매니지먼트 외에 리얼 야구를 즐긴 적은 거의 없었거든요. 최근 즐기고 있는 게임빌의 ‘프로야구 2012’가 소소한 장난감을 내 맘대로 조작하며 노는 기분이었다면, ‘MVP’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거 같은 거대한 장난감을 슬쩍 조작해본 그런 느낌이었어요. 팔, 다리부터 움직여보니 어느새 이 거대한 장난감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심정, 그러니까 계속 접속하고 싶은 기분도 있었으니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야구의 룰만 아는 ‘초보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적응할만했고, 게임이 내세운 재미요소를 온몸에 안았다는 게 고무적으로 보이네요.

이제 중요한 건 앞으로의 방향성입니다. 초보와 중수, 중수와 고수, 고수와 초고수 사이에 ‘종이 한 장의 차이’를 어떤 식으로 설계할 것인지, 선수의 리얼함을 어디까지 구현할 것인지, 게임 플레이 외에 어떤 콘텐츠나 시스템으로 유저를 붙잡을지 이런 식의 고민과 선택이 계속 이어지겠죠. 이번 테스트에 무려 80,000명의 지원자가 나설 정도로 관심을 받은 만큼, 그 결과를 잘 분석하고 ‘좋은 게임’으로 완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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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스포츠
게임소개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EA 스포츠의 콘솔 게임 'MVP 베이스볼' 시리즈를 기반으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맞게 개발한 실사형 온라인 야구 게임이다. 기존 시리즈를 통해 누적된 야구 게임 제작 노하우와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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