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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구의 목장이야기, 비밀도구도 없는 도라에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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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라에몽: 진구의 목장이야기'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만화 ‘도라에몽’의 주인공 노진구는 의지박약의 대명사다. 퉁퉁이랑 비실이에게 괴롭힘을 당한다거나 숙제가 밀리면 너구리 닮은 고양이형 로봇 도라에몽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한다. 도라에몽은 무리한 요구에 난색을 표하기도 하지만, 보통의 경우 주머니 속에서 미래 과학의 정수가 담긴 비밀도구를 꺼내 문제를 해결해준다.

그런데 이런 진구가 급 달라졌다. 도라에몽의 도움 없이 열심히 노동을 해 폐허가 된 목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놀라운 활약을 펼친다. 평소 이렇게 노력을 했다면 그토록 도라에몽을 고생시킬 이유가 없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진구가 지닌 허술한 매력이 사라지는 듯 해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지난 7월 25일 출시된 목장이야기 외전 ‘도라에몽: 진구의 목장이야기’는 이런 신선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게임이다. 농사와 목축 등 다양한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마을 사람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목장이야기’ 특유의 재미는 20년 넘게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여전하다. 그러나 ‘도라에몽’ 팬 입장에서 게임을 보면 비밀도구 사용이 극히 제한돼 ‘팥 없는 찐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도라에몽: 진구의 목장이야기' 공식 소개 영상 (영상출처: 한국 닌텐도 공식 유튜브 채널)

‘목장이야기’와 ‘도라에몽’ 사이의 줄다리기

원작 ‘목장이야기’ 시리즈는 시골 마을의 주민이 돼 폐허가 된 목장을 재건하고, 결혼까지 골인한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현실 1초가 게임 속 1분으로 적용되는 시간 흐름과 뚜렷한 사계절 속에서 농사, 채광, 목축, 채집, 낚시, 건축, 요리 등 다양한 노동행위를 하며 진짜 시골에서의 삶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도라에몽: 진구의 목장이야기’ 역시 이러한 ‘목장이야기’ 시리즈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고 있다. 진구가 돼 본격적인 농촌생활을 시작한 그 순간부터 농지를 개간하고, 농작물을 심어 날마다 물과 비료를 줘 키워야 한다. 게임 초반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도구들은 효율이 매우 떨어지기에 처음부터 일을 크게 벌이면 안 된다. 적당한 규모로 농사를 지어 자본금을 모으고, 도구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재료를 모을 수 있는 채광을 꾸준히 해야 한다.

▲ 정성껏 농사를 지어 농작물을 수확해 돈을 벌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채광을 통해 도구 강화 재료를 모아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낚시는 초반엔 비효율적이지만 굉장히 재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결혼 시스템 부재는 ‘목장이야기’ 팬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진구와 친구들이 초등학생 미성년자이기에 결혼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대신, 오리지널 스토리가 빈 자리를 대체했다. 진구와 도라에몽, 이슬이, 비실이, 퉁퉁이는 원인 모를 폭풍에 휘말려 다른 시공간으로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도라에몽이 비밀도구를 대거 분실하는데, 이것들을 회수해 본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비밀도구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NPC와 친분을 쌓아야 한다. 자신의 농장에서 한가로이 농사를 지으며 지나가는 NPC를 붙잡고 대화를 나누고 선물을 주는 여유로운 플레이도 가능하고, 맵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채집물을 얻고 NPC를 찾아 다니는 하드코어 플레이도 가능하다. 이처럼 정해진 엔딩이 없는 ‘목장이야기’의 높은 자유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노동행위와 오리지널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참고로 진구와 친구들이 도착한 곳은 ‘시젠타운’이라는 농촌인데, 이곳에서는 어린아이도 노동을 해야 한다. 진구와 친구들은 열심히 구직활동을 벌이는데 진구만 취직에 실패하고, 결국 NPC 란치의 배려로 버려진 농장을 경영하게 된다. 이 외에 야외 아무데서나 드러누워 낮잠을 자 체력관리를 할 수 있다던가, 축제날에 ‘시젠타운’ 시장 NPC인 야메이가 주최하는 사격대회에서 놀라운 사격솜씨를 뽐내는 등 ‘도라에몽’ 팬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만한 요소들이 소소하게 준비돼 있다. 수채화풍 그래픽은 이러한 요소들을 더욱 부각시켜 마치 ‘도라에몽’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 폭풍에 휘말려 다른 시공간에 떨어진 진구는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취업에 연달아 실패하며 좌절을 겪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란치의 배려(?)로 버려진 목장을 인수하게 된 진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축제날 사격솜씨를 뽐내는 진구의 모습은 '도라에몽' 팬이라면 낯설지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비밀도구가 없는 건 도라에몽이 아니야...

‘도라에몽: 진구의 목장이야기’는 ‘목장이야기’ 시리즈 팬과 ‘도라에몽’ 팬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일한 만큼 번다’라는 것이 ‘목장이야기’ 시리즈의 특징인 만큼, ‘도라에몽’과 같이 쉽게 포기하고, 도라에몽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진구 캐릭터가 많이 희석돼 버렸다.

게임의 진구에게서 원작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야외 대부분 장소에서 누워서 낮잠을 잘 수 있다는 것과 사격에 능하다는 것 정도. 이벤트로 시장 NPC 야메이에게 달려가 “왜 시젠타운은 애들도 일해요!”라고 따지는 것 정도가 있는데, 잠깐의 해프닝으로 지나간다. 너무 열심히 일한 나머지 병원에 드러눕는 진구를 보고 있으면,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위화감이 든다.

진구가 이처럼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도라에몽이 비밀도구 대부분을 분실했고, 시장 야메이의 일꾼으로 채용돼 따로 떨어져 생활하기 때문이다. 도라에몽은 야메이 시장의 충실한 일꾼이 돼 오후 6시가 되면 진구가 출하한 작물을 수거해 가기에 왠지 얄밉게 느껴진다.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비밀도구도 극히 소수만 등장하고 사용할 수 있는 도구도 제약이 크다.

▲ 사용할 수 있는 비밀도구는 달랑 하나. 그마저도 횟수가 제한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놀기 위해 시장에게 시위를 하기도 하는데, 잠깐의 해프닝으로 스쳐 지나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프롤로그를 겸하는 튜토리얼 분량이 너무 길다는 것도 단점이다. 튜토리얼을 스킵 없이 진행하려면 대략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시젠타운 동쪽과 서쪽, 그리고 바닷가와 목수의 오두막까지 NPC 거주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인사를 하며 구직활동을 한다. 경험자라도 30 - 40분 정도는 필수적으로 튜토리얼을 진행해야 한다. 이처럼 오랜 시간을 투자해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면 그나마 만족스러웠겠지만, 도구 이용 방법, NPC 얼굴과 하는 일 정도만 확인할 수 있어 매우 비효율적이고 지루하다.

그렇기에 단순히 ‘도라에몽’에 이끌려 ‘목장이야기’ 시리즈를 처음 접한 이라면 적응하기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튜토리얼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극히 적어 진구의 체력과 도구와 노동의 효율 등 전체적인 게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실제로 NPC 티랄에게서 무료로 지급받은 상당량의 씨앗을 욕심을 부려 한꺼번에 재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낡은 도구로 50여 개가 넘는 농작물에 물을 주고 비료를 뿌리다 보니 진구가 하루 걸러 한번씩 병원에 실려가는 참사가 벌어졌다.

‘도라에몽: 진구의 목장이야기’를 ‘목장이야기’ 시리즈의 후속작 중 하나로만 접근한다면 독특한 매력을 지니는 수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전개되는 농촌생활은 새로운 마을과 오리지널 스토리, 그리고 ‘도라에몽’이라는 인기 캐릭터를 만나 신선한 재미를 준다. 그러나 ‘도라에몽’ 팬이라면 비밀도구나 진구의 답답한 성격과 같은 만화의 매력 포인트가 많이 사라져 큰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콜라보레이션 관점에서 보면 ‘목장이야기’에 ‘도라에몽’ 스킨을 덧씌운 물리적인 합체 수준에 머문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도라에몽의 특징을 살렸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 씨앗 공짜로 받았다고 열심히 농사 짓다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병원에 드러눕는 경우가 다반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튜토리얼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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