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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게임업계, 실적은 좋았으나 쏠림은 극복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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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반기 기준 국내 게임 매출액은 2019년보다 11.9% 늘었다 (자료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년 상반기 기준 국내 게임 매출액은 2019년보다 11.9% 늘었다 (자료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년에 신작 공백과 해외 진출 부진으로 성장에 정체됐던 국내 게임업계가 2020년에는 호실적을 거뒀다. 넥슨은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연매출 3조 원을 달성했고, 엔씨소프트 역시 첫 연매출 2조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2019년에 답답한 행보를 보인 중견 게임사도 2019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면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며 업계 전체적으로 부실했던 허리도 튼튼해졌다. 다만 해결 과제도 분명히 드러난 한 해였다. 업계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는 ’쏠림’이다.

먼저 짚어볼 부분은 모바일 MMORPG 쏠림이 2020년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19년에 저조한 실적을 거뒀던 웹젠은 2020년에 자사 대표작 뮤와 R2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MMORPG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연매출을 달성했다. 위메이드 역시 작년 11월에 출시한 미르4를 바탕으로 연매출이 11% 늘었고, 4분기에는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에 적자를 면치 못했던 넷게임즈는 모바일 MMORPG V4를 바탕으로 2020년에 최대 연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20년에 모바일게임은 글로벌 게임시장 점유율 48%를 기록했고, 이는 PC, 콘솔보다 비중이 높다. 다만 미국, 일본 등 모바일게임 주요 시장에서 MMORPG는 매출 상위권에 없는 비주류로 평가되며, 모바일 MMORPG가 인기를 끄는 중국은 판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해외 시장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쟁력 높은 비 MMORPG가 절실하다. 그러나 작년 출시작 중 두각을 드러낸 국산 게임은 세븐나이츠 2, R2M, 바람의나라: 연, 라그나로크 오리진, 뮤 아크엔젤 등 인기작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 MMORPG가 주를 이뤘다. 일명 '장르 쏠림'을 극복하지 못 한 것이다. 피파 모바일,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 등 수동조작을 기반으로 한 비 MMORPG도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으나 이들은 모두 해외 개발작이다.

▲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도 국산 게임은 MMORPG 쏠림이 두드러진다 (자료출처: 구글플레이)

앞서 이야기한 플랫폼과 장르 쏠림과 결이 비슷한 것이 기존 인기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컴투스는 2020년에 연매출 5,000억 원대를 회복했으나 수년간 주력 매출원이 2014년에 출시된 서머너즈 워 하나로 압축된다. 조이시티 역시 2020년에 전년 대비 매출이 60.2% 늘었으나 2017년에 출시된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을 비롯해, 건쉽배틀: 토탈워페어, 프리스타일 등 기존작이 실적을 견인한 주요 타이틀로 지목됐다.

이러한 경향은 대형 게임사에서도 나타났다. 첫 연매출 3조를 달성한 넥슨의 실적을 견인한 주역은 한국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피파 온라인 4로 압축된다. 넷마블도 2020년 출시작 중 세븐나이츠 2만 두각을 드러냈고,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 기존작이 실적을 책임졌다.

국내 게임의 경우 수년간 서비스를 이어가는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이 주력이기에 신작 출시만큼 시장에 안착한 기존작들의 성과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주력 게임 또는 핵심 IP에 대한 쏠림이 심화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매출원이 한정된다는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이 감소하며 2020년 연매출도 8.7% 하락한 펄어비스가 대표 사례다.

▲ 검은사막 IP 의존도가 높은 펄어비스는 2020년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이 줄며 전체 매출도 감소헸다 (자료제공: 펄어비스)

마지막은 국내 쏠림이다. 주요 게임사를 보면 2019년보다 해외 매출이 줄거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줄어든 곳이 많았다. 이러한 흐름은 소규모보다는 중견 이상 게임사에서 나타났다. 네오위즈는 전체 연매출은 늘었으나 해외 매출은 8.8% 감소했고, 넥슨도 중국 매출이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와 해외 매출이 모두 전년보다 늘었으나 전체 매출에서 국내 매출 비중이 77.5%에서 83.3%로 증가했다.

국내 게임시장은 지금도 성장 중이며, 국산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력이 줄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주목할 곳은 중국이다. 중국게임출판산업위원회와 중국게임산업연구원이 발간한 2020 중국게임산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게임 해외 매출은 154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7조 원)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기존에는 중국 게임은 내수에 강하고 수출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에는 원신, 콜 오브 듀티: 모바일 등 동양을 넘어 서양에서도 흥행한 중국산 게임이 늘며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원신은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인기를 끌었다 (사진제공: 미호요)

분명히 2020년에 국내 게임업계는 호실적을 거두며 전년의 답답함을 풀어냈다. 다만 유명 원작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RPG에 쏠리는 현상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다만, 새 우물을 찾으려는 국내 게임사의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네오위즈는 올해 스팀을 통해 신작 6종을 출시할 계획이며, 엔씨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은 콘솔 진출을 중요 과제로 앞세우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MMORPG가 아닌 장르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수집형 RPG와 소셜 게임을 합친 게임성으로 구글 게임매출 5위를 달성한 쿠키런: 킹덤이 대표 사례다. 작년 성과를 밑거름으로 삼아 올해는 쏠림을 해소할 단초를 찾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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