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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전쟁`을 `게임`으로 `즐긴다`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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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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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오브듀티7’의 배경이 베트남전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아직 ‘콜오브듀티6’도 발매가 되지 않은 시점에서 차기작의 배경을 언급하긴 이르지만 실제 전장을 배경으로 한 명품 FPS ‘콜오브듀티’라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루머에 의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최근 베트남 전쟁 당시의 음악의 라이센스를 획득했습니다. ‘댓 비디오게임 블로그(That VideoGame Blog)’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베트남 전쟁 시대의 음악뿐만 아니라 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쿠바, 아프리카, 구소련 연합 음악의 라이센스를 취득했다는군요. 바야흐로 세계대전을 지나 냉전시대로 FPS의 흐름이 옮겨가는 모습입니다.

베트남 전쟁은 미국인들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전쟁입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사실상 실패한 전쟁인데다 자국의 무수한 젊은이들이 그곳에서 쓰러져갔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미국 내에서는 징병 거부와 반전 운동도 거세게 일어났죠. 만약 베트남 전쟁이 소재로 쓰인다면 해피엔딩으로만 끝낼 수는 없을 겁니다.

한국의 경우도 ‘용병’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전력이 있습니다. 때문에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FPS게임이 만들어진다면 그 안에 한국군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특히 하나의 게임에서도 주체를 달리해 다양한 전투방식을 보여주었던 ‘콜오브듀티’ 시리즈라면 한국군의 등장은 어쩌면 필수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의 배경이 냉전시대로 옮겨 오면서 한국의 등장을 좀더 직접적으로 언급하던 이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전쟁’도 게임의 소재에서 예외적일 수 없다는 목소리들이었죠.

ID pjn8643 “한국전쟁도 엄연히 큰 전쟁인데 말이죠. 남한군 미션, 미국군미션, 영국군 미션 등을 삽입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ID 메일리앙 “아직 분단이 된 상황에서는 좀 민감한 부분이 아닐런지. (뭐, 크라이시스랑 스팅도 나온 판국에)

ID aca1279 “6.25는 민감해서 안 나온다고 했는데, 지금 정권이 빨갱이를 그렇게 싫어하니, 6.25 빨갱이 학살게임 나오면 수위를 떠나서 그냥 정발해 줄 듯 합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한국전쟁’의 게임화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의 역할이 부분적이었다면 ‘한국전쟁’은 그야말로 우리 이야기입니다.  

전쟁을 겪고 또 전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그 전장을 게임으로서 즐긴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수 많은 목숨들이 사라져간 비극의 현장을 ‘즐긴다’라는 것은 아무리 게임이라도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게임은 게임이다’라는 명제를 거부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한국전쟁’이라는 보다 피부에 와 닿는 소재를 접하다 보니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즐겨왔던 ‘총싸움 게임’이 불현듯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또 차라리 세상의 모든 전쟁이 가상의 ‘총싸움 게임’으로 대체 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흔히들 FPS를 수식 할 때 ‘실감나는’이라는 수식어를 많이 붙입니다. ‘마치 실제 같다’라는 느낌은 실제 있었던 전장을 배경으로 한 게임을 플레이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요. “와, 실감난다.” 라는 게이머들의 반응 속에는 아마 아무런 악의도 들어있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다시 게임으로 재구성해 가지고 논다고 생각하니 왠지 ‘폭력’과 ‘즐긴다’는 사이의 경계가 무의미한 것처럼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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