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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개발자 앞에 선 넥슨의 첫 강연은?

한국 개발자와 게임사에게 GDC는 참여보다는 ‘관람’을 하는 행사였다. 전 세계 개발자들의 지식이 모이는 행사라고는 하나, 개최 장소가 미국이기 때문에 철저히 서양 게임산업의 흐름에 맞춘 강연으로 꾸려진다. 국내 개발자들이 한국 게임업계에서 일하며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는 강연은 GDC에서 만나기는 어려웠다. 작년까지는... 올해는 조금 특별하다.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이 'GDC 2016'에 발을 내딛은 것이다. 스폰서나 참관객이 아닌, 연사로 말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4일째를 맞이한 GDC가 한창 열기를 더해갔다. 수십 개에 이르는 강연이 열리는 가운데 넥슨이 맡은 주제는 ‘Running Live: Many games for a Long time’이다. 연사는 넥슨 라이브인프라실 송창규 실장으로 ‘던전앤파이터’ 한국 및 중국 라이브 서비스를 총괄한 고참 개발자다. 이번 강연은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서 생기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 넥슨 라이브인프라실 송창규 실장

북미와 유럽, 그리고 일본처럼 메인 게임시장으로 칭해지는 곳들은 일반적으로 콘솔이 강세를 보인다. 그래서 GDC에서도 게임 서비스 과정보다는, 어떻게 ‘잘’ 만들어내느냐에 초점을 맞춘 강연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서비스를 오랫동안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GDC에서는 콘텐츠 업데이트 주기와 유저 커뮤니티 관리, 게임 수명 늘리기 등의 세션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넥슨도 그런 흐름을 읽어냈고, 첫 강연 주제로 '라이브 서비스'라는 테마를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송 실장은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해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어둠의 전설’ 등 오랫동안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온 업체다. 특히 ‘바람의 나라’는 서비스 20주년이 넘은 온라인게임으로, 아직도 많은 유저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라이브 서비스에 있어서는 20년 가까이 노하우를 쌓은 업체라는 점을 서양권 개발자에 어필한 것이다.

송 실장은 어떤 게임이라도 오랜 기간 서비스가 이어지면 데이터가 늘어나 메모리가 부족해지고, 과거와 최신 코드가 충돌을 일으키는 현상이 잦아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드 충돌 현상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도 잦은 랙과 버그를 경험하게 되고, 급기야는 게임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의 경우 지속적으로 콘텐츠 업데이트를 해야 하니, 필연적으로 코드는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온라인게임 서비스는 개발 외에도 버그, 메모리 관리가 가장 큰 숙제다.

문제는 이를 관리하는 데에만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들어가, 정작 개발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넥슨 ‘던전앤파이터’ 팀은 콘텐츠 개발과 QA, 중국, 한국 라이브 서비스 팀을 비롯해 총 7개의 팀이 협업을 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공유하는 과정에만 상당한 시간이 들어갔다고.

그는 “기존의 작업 방식은 비효율적이었다. 문제를 인식하는 속도도 느렸고, 원인 파악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몇 가지 시스템을 만들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먼저 코드 충돌이 일어나는 지점을 리포팅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처음에는 직접 시스템에서 확인했는데, 지금은 2시간 이상 충돌이 일어나면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메일이 발송된다. 몇몇 게임은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을 스크린샷으로 남기는 기능도 접목했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경우는 게임 내에 문제 상황을 스크린샷으로 공유해 좀 더 빠르게 문제를 해결한다. 라이브 서비스 도중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 위험 소지는 있었지만, 지금은 그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덕분에 좀 더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QA 중 문제가 생기는 지점의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블랙박스’ 기능도 추가했다. 스크린샷보다 더욱 직관적으로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송 실장의 설명이다. 이 외에 넥슨은 유저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유저들이 남기는 불만 사항을 모니터링하면 좀 더 빠르게 버그를 잡을 수 있고, 유저들의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송 실장은 “넥슨이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한 여러 게임에 시도한 작업은,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를 바꾼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QA와 문제 파악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야말로 라이브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야만 개발팀이 개발에만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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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앤파이터 2005년 8월 10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액션 RPG
제작사
네오플
게임소개
횡스크롤 온라인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콘솔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타격 판정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또한 공중 콤보, 다운 공격, 스킬 캔슬 등 과거 오락실에서 즐겼던 벨트스크롤 액션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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