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무엇 때문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계속 해왔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자원, 돈, 종교적인 이유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인류학에서나 동물행동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한 학자들이 얻은 결과에 따르면 인류 초기 발발했던 전쟁의 목적은 엉뚱하게도 ‘여자’를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매우 단순한 구실이 그 도화선이었다는 것이다. 뜬금없이 게임이야기가 아니라 전쟁론이 나온 것에 의문을 품겠지만, 지금부터 이야기할 `데스타레`가 내건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여자`이기 때문이다.
데스타레는 중국 `쫑청`사에서 개발하고 네이비포스를 서비스 중인 `게임플루`에서 퍼블리싱하는 웹게임이다. 데스타레는 10가지 문명 중 하나를 선택해 왕국을 부흥을 이루는 게임이다. 겉으로만 보면 자원을 채취하고 건물을 건설하고 병력을 모아 전쟁을 벌이는 여타 다른 웹게임들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전쟁을 벌여 자원과 영지를 약탈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여기에 후궁이라는 `여자`가 전쟁을 일으키는 새로운 이유로 떠오른다. 게다가 기존 웹게임이 전쟁을 표현하는 방식이 단순 텍스트로 적을 몇 명 죽였고 우리는 몇 명 죽었으며 공격과 수비 결과를 표시해주는 것뿐이었다면 데스타레는 이 부분을 강화해 RTS게임처럼 병력이 이동하고 부대간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구현해냈다. 색다른 요소로 눈길을 끄는 데스타레를 플레이 해봤다.
▲10가지
다양한 문명 중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라
웹게임의 편견을 깨는 생동감 넘치는 마을
살아있는 데스타레는 처음 시작하고 나서 놀란 부분은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기존 웹게임들이 플레이어에게 보여주는 화면이 정적이며 고요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면 데스타레는 마을에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각자의 일상에 충실하고, 병사들이 훈련에 매진하며 호국보훈의 정신을 되새기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쉽게 지나치기 쉬운 부분에 세세한 신경을 써서 마을이 살아 있고 게임이 흥미롭게 느껴지게 된다.
▲깃발이
펄럭이거나 마을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등 생동감이 넘친다
▲훈련하는
모습도 3D로 구현됐다
내성, 외성 등 유저가 플레이하면서 계속 보게되는 화면은 유럽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로 이뤄저 있다. 하지만, 데스타레는 유럽 문명을 포함해서 중국, 잉카, 터키 등 다양한 문명국가로 플레이 하는 게임이다. 유럽 문명을 선택하면 건물이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잘 융화되지만, 중국이나 이집트, 잉카 같은 유럽과 많이 동 떨어진 문명을 선택하면 이질감이 느껴지고 모든 문명이 똑 같은 게임 화면만 보면 나만의 성이라는 고유성을 느끼기 힘들다. 그리고 대부분의 업무를 보는 내정 화면에는 대부분 신하들이 유럽풍 복식을 갖췄지만, 유달리 중국풍으로 입은 신하 하나가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어 어색한 느낌을 준다.
▲그냥
보면 중국에서 건너온 사신 같지만 신하다
왕국에 부임한 초보 임금님
갑작스럽게 한 문명을 다스리는 왕이 됐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약육강식의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기 힘들다. 이럴 때 모든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비서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유저 혼자서 모든 국정을 봐야 한다. 다행히도 데스타레의 튜토리얼은 잘 짜여 있다. 튜토리얼을 따라가다보면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방법을 익히게 되고 이후 초보자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 하다 보면 자연스레 중견국가로 성장하게 된다. 미션 보상도 제법 넉넉하게 지급되어 창고가 가득 찰 정도니 초보자를 게임 초반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게 만든다.
▲튜토리얼은
제법 잘 짜여있다
▲교수님
제가 해야되는 미션이 뭔가요?
데스타레에는 기존 웹게임 처럼 모든 생산활동을 함에 있어 시간을 요구한다. 특이하게 현실시간 5분 단위가 게임상에서 `1달`이 된다. 이는 현실처럼 12월 단위로 1년씩 흘러가며 시간에 따라 계절이 바뀐다. 이 계절에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제법 중요하다. 게임에서 평소에 농장에서 생산되는 식량으로 생활하지만, 겨울이 되면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농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모두 굶어 죽게 생겼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으면 민중봉기가 일어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이럴 때 미리 봄, 여름, 가을에 사냥터를 지어 식량을 생산해야 한다. 농장에 비해 얻는 식량은 적지만, 사계절 내내 식량을 얻을 수 있어 왕국은 풍족하게 겨울을 보내게 된다. 이처럼 데스타레에서 계절은 현실적으로 게임에 적용됐다.
▲데스타레에
겨울이 오면 사냥 시즌입니다
데스타레는 유저가 자신의 문명을 강대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식량, 나무, 철광 3가지 자원에 신경 써야 한다. 자원의 생산과 사용은 ‘데스타레’의 기본 조건으로 시장에서 금화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어 경제활동의 주축이 된다. 이 자원을 늘리기 위해 해당 건물을 지으면 화면상에서 건물이 불어나는 것이 아니라 생산하는 건물의 숫자가 늘어난다. 예를 들어 내성 화면에는 광산의 모습이 보이고 그 아래 가동중인 광산의 숫자가 표시되는 방식이다. 해당 건물이 늘어남에 따라 외형이 바뀌는 그래픽적 요소는 없고 단순히 숫자만 증가하는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나는야
농장 3,000개의 대지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투신
데스타레에서 가장 흥미롭게 느껴진 것은 바로 과거 삼국지 시리즈에서 봐왔던 전투 장면의 향수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조금은 아쉽지만, 실시간으로 전투가 이뤄지지는 않고 전투 결과 보고에서 어떤 식으로 전투가 벌어졌는지 플래시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게 나름 그럴듯하게 3D로 만들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부대 종류에 따라 검병은 검을 휘두르고 궁병은 활을 쏘며 포명은 포탄을 날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대별 전투 이외에도 영웅간 PvP는 자신이 보유한 영웅의 능력과 스킬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유저들의 몰입감은 더욱 높아진다. 게다가 고전 게임인 삼국지 시리즈의 일기토를 연상시키며 데스타레를 웹게임으로 인식하지 않고서 전투와 PvP 장면을 봤다면 올드풍 전략 게임이 새로 나왔나 생각이 들 정도다.
▲아기자기해
보이면서 그럴싸하게 구현된 전투신
여심을 잡기 위해선 다이아가 필요하지
앞서 말한 전쟁론에 대한 결론인 `여자`. 즉 데스타레에서 중요한 요소인 후궁은 게임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선발할 수 있는 후궁마다 금 생산량을 늘리는 등 고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 국가 발전을 위해선 없어선 안될 존재다. 그러나, 이 후궁을 얻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골드가 아닌 현실의 화패, 즉 캐쉬가 필요하다.
▲후궁과
함께 왕국 발전을 도모하자
후궁은 최대 4명까지 선발가능하며 후궁 슬롯은 기본적으로 잠겨있다. 이 슬롯을 해제하기 위해선 30다이아(1다이아 100원)가 필요하며 해제 이후 후궁을 뽑으려면 최소 5다이아에서 50다이아가 필요하다. 처음 게임에 접속하면 50다이아를 무상으로 지급하니 최소 1명의 후궁은 얻고 시작할 수 있다. 아니면 슬롯만 해제하고 전쟁으로 다른 나라의 후궁을 뺏어올 수 있다. 물론 뺏어온다고 해서 바로 후궁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감옥에서 카사노바의 매력으로 설득해야 한다. 이렇게 얻은 후궁은 고유의 능력으로 왕국 발전을 도모하지만, 여심을 잡기란 쉽지 않다. 후궁은 친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 친밀도는 6시간 마다 1씩 감소하고 친밀도가 0이 되면 후궁은 자동적으로 왕국을 떠난다. 능력이 좋은 후궁이라면 반드시 붙잡아야 할 텐데 `투명하고 반짝이는 각진 돌` 같은 선물로 친밀도를 올려 왕국에 남아있도록 눈물겨운 또 다른 전쟁을 벌어야 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듯이 이 선물을 얻기 위해선 일정량의 다이아가 필요하다. 여심을 잡기란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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